제게 감사하다며 찾아온 친구 중에 기억에 남는 자매가 있습니다. 그 자매에게 힘든 일이 있어서 상담을 몇 번 해줬는데, 하루는 교회에서 마주쳐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그 자매가 뭔가 말하고 싶은 눈치인데 말은 못 하고 사무실 앞 복도만 왔다 갔다 하고, “무슨 일 있니?” 하고 물어도 “아, 아니에요” 할 뿐이었습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여전해 사무실 복도를 서성거리던 그 자매는 결국 “저… 목사님” 하면서 쭈뼛쭈뼛 가방에서 파스 2장을 꺼내서 내밀었습니다. 웬 파스냐고 물었더니 쑥스러워하며 “목사님, 허리가 아프시다는 이 야기 듣고 사 왔어요” 하는 거였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뭐라도 감사하고 싶어서 사 왔는데 막상 파스 2장을 꺼내려니 잘 부끄러웠나 봅니다.
그 파스를 받아들고 사무실 자리에 와 앉았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는 그 자매의 마음이 마치 두 렙돈을 드린 여인의 마음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까지도 저는 ‘감사’, 하면 파스 2장을 가지고 왔던 그 자매가 생각납니다.
감사가 감동을 불러옵니다.
제 아들이 여섯 살 때 어버이날 카드를 써왔습니다
엄마, 아빠, 감사해요. 산이가
글씨도 삐뚤빼뚤하고 내용도 너무 단순합니다. 어쩌면 어린이집 선생님 이 불러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아들이 준 카드를 받고 감동한 저는 속으로 이런 결심을 했습니다.
‘더 좋은 아빠가 되자.’
부족한 우리가 감동해도 이런 결심을 하는데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감동하시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 내가 더 좋은 아빠가 되자. 내가 더 좋은 하나님이 되어야지’ 이렇게 다짐하지 않으실까요. 하나님께서 감동 받으시면 인생은 게임 끝입니다.
어떻게 하나님이 우리같이 작은 존재에게 감동을 받으실 수 있을까요? 우리의 부족한 재능과 우리가 이룬 작은 성취로 어떻게 크신 하나님을 감동하시게 할 수 있을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감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감동 시키기 위해 내가 뭔가를 더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나를 위해 이미 하신 일에 감사할 때 주님은 감동하십니다.
규장장재기
† 말씀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
-시편 50:23
† 기도
좋으신 주님, 삐뚤빼뚤한 글씨 같고 초라한 보리떡 같은 저희의 작은 감사를 기쁘게 받으시고 감동해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무엇을 대단하게 이루어서가 아니라, 삶의 순간순간 작은 일에도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그 감사를 표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그래서 늘 주님의 기쁨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적용과 결단
오늘도 역사하신 주님의 선하심과 인도하심이 함께 함을 믿고 어떤 일이든 그 속에서 감사를 찾아내는 하루 되길 소망합니다. 주님이 하신 일에 온전한 감사를 통해 주님을 감동시켜드리는 나의 삶이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