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니든 다니지 않든 많은 사람이 한 해를 마쳐가는 이 성탄절에 먹고 마시고 떠들고 노래하기를 좋아한다. 교회에서는 12월이 오면 작은 전구들이 번쩍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운다. 성탄절에는 아이들이 성탄절 노래를 하고, 청년들이 성극을 무대에 올리고, 성가대원들이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노래한다. 그리고 서로서로 “Merry Christmas”라고 인사하면서 구주의 나심을 축하하고 즐거워한다. 그런데 실상 성경에는 예수님의 생일에 대해서 언급이 없기 때문에 예수님의 탄일이 언제인지 모른다. 그런데 4세기에 이교도들의 태양절인 12월 25일을 예수님의 탄일로 정했다고 한다. 교인들은 많고 많은 날 중에서 왜 하필이면 이교도들의 절기를 예수님의 탄일로 정했는지 못마땅하게 생각할 만하다. 불경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성탄일의 유례
예수님의 탄일을 추정하는 여러 주장이 있었다. 1월 6일 설, 10월 설, 12월 25일 설이 대두되었다. 1월 6일 설은 첫 째 아담이 천지창조 6일째에 창조되었기 때문에 둘 째 아담인 예수님도 새해의 6일째에 탄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왔다. 10월 설은 12월 25일 설에 대한 반대로 나왔다. 유대 지방의 12월은 장마철이기 때문에 목자들이 양과 함께 들에서 야숙하기 어려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12월 25일 설을 내세웠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주교 율리우스 1세(재위 337-357)의 주장이다. 그는 사가랴의 환상에 관한 누가복음 1장의 내용에 근거해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가 초막절에 환상을 분 후 요한이 잉태되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춘분에 그의 친척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했고, 9개월 후 동지(12월 25일)에 예수님을 낳았다는 것이다. 성탄절을 공인하여 지킨 최초의 문서 기록은 감독 리베리우스(재직 352-366) 시대에 쓰여진 것이다. 354년에 편찬된 『필로칼루스의 연대기』에는 유대력으로 “정월의 제8일 째 전날(12월 25일)에 그리스도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셨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문서에는 336년에 최초로 예수님의 탄생일을 12월 25일로 기념했다고 나와 있다. 성탄절을 지정하여 지킨 이 시대는 콘스탄티누스 1세가 313년에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여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지정한 후였다. 기독교가 로마의 박해를 받는 동안에는 교회에서 예수님의 탄일을 기념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12월 25일은 로마인들이 태양신의 생일로 지키는 날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왜 하필 이교도들이 지키는 태양신의 생일을 크리스마스로 정했을까?
태양의 상징과 성탄일
4세기경 로마에는 여러 신을 섬기는 축제들이 있었는데, 그 축제일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태양신의 생일인 12월 25일이었다. 그리고 12월 25일은 이집트에서 태양신 호루스(Horus)의 생일로 축하하던 날이기도 했다. 그 당시 태양은 국경을 초월한 인류의 최고 숭배 대상이어서 나라마다 12월 25일을 태양의 탄생일로 지켰다. 여러 문화권에서 태양신을 숭배한 것은 태양이 빛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태양이 지면 캄캄한 밤이 되는데, 어둠은 죽음이나 악의 상징이고 빛은 생명과 선의 상징이다. 이러한 빛의 상징성 때문에 여러 문화권의 종교에서 생명과 선을 상징하는 빛의 원천인 태양을 신으로 섬겼다. 태양을 그려 넣은 일본의 국기에서 우리는 태양신 숭배의 잔재를 발견할 수 있다. 여러 나라에서 12월 25일을 태양신의 생일로 지킨 것은 동짓날인 12월 22일에 태양이 가장 약해졌다가 3일 후인 25일에는 힘을 얻어 새로 태어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태양절은 태양신이 점차 커지면서 추위와 어둠이 점차 물러가고 따뜻하고 밝은 세상이 온다는 희망과 기쁨의 축제였다. 우리가 정월 초하루에 해돋이를 보려고 동해안이나 높은 산을 찾는 것도 옛 사람들의 태양절 축제와 관련이 있다. 4세기에 와서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된 후에 자유롭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자유를 얻자,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일을 12월 25일로 정했다. 예수님이 세상의 어둠을 물리치고 이 땅에 빛을 가져오는 구세주라고 믿은 사람들이 빛의 날인 12월 25일에 예수님이 탄생했다고 믿었던 것은 수긍할 만한 일이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
성경에서는 예수님이 세상을 비추는 빛으로 오셨다고 말한다. 요한복음의 기록자는 1장 9절에서 예수님을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비추는 빛”(1:9)이라고 증언한다. 그리고 요한복음 3장 19절에서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예수님을 빛에 비유한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탄생 기록에서도 빛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태복음에서는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동방박사들을 예수님의 탄생 장소로 인도했다. 동방박사들을 인도한 별은 천문학적인 별이 아니라 예수님이 빛으로 오셨다는 것을 드러내는 상징이다.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된 빛의 이미지가 마태복음에서보다 더 풍성하다. 밤에 밖에서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에게 주의 사자가 나타나고 “주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매”(2:9) 그들이 무서워했다. 여기서 우리는 신성한 주의 밝은 빛으로 온 들판이 환하게 밝혀진 것을 본다. 그리고 예수님이 한밤중에 탄생했다는 기록은 어두운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상징성에 힘을 보탠다. 누가복음 1장 말미에서 사가랴는 앞으로 태어날 예수님을 가리켜 “돋는 해가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여 어둠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비추고”(눅 1:78-79)라고 빛을 빌려 은유적으로 예언한다. 그리고 2장에 가면 시므온이 예수 아기를 안고 예수님을 가리켜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2:32)라고 말한다. 마태복음에서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마리아에게 그녀가 잉태할 예수님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1:21), “임마누엘”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태어날 예수님은 구세주이시며 하나님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동방박사들은 예수님을 “유대인의 왕”(2:2)이라고 말했다. 누가복음에서는 천사가 마리아에게 태어날 아이는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1:32)이라고 선포했다. 이 말은, 마태복음에서 천사가 말한 것과 같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언급이다. 그리고 목자들에게 나타난 천사는 목자들에게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1:10)을 전한다고 하면서 예수 아기가 “구주”, 곧 “그리스도”(1:11)라고 말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서 여러 사람이 탄생하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그리고 구세주(그리스도)로 오셨다는 것을 증언했다. 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하실 분,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출 분으로, 다시 말해서 세상의 빛으로 오셨다는 말이다.
마치면서
이러한 예수님이야 말로 태양절에 경배받으셔야 할 분이다. 태양절을 예수님의 탄일로 정한 것은 혜안이었다. 그 결과 세계 도처에서 이교도의 태양절은 사라지고 모든 세상 사람들이 12월 25일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면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수님의 탄일이 국경일로 지정되었다. 이제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 만방에 전파되고 온 세상 사람이 성탄절에 “Merry Christmas”라고 인사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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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긴급사항-카페운영을 포기해야 합니다
통신료도 못내고 생활고로 카페도 운영을 못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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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지기가 드리는 부탁의 말씀.....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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