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에 전시를 앞두고 나태한 저를 바꿔보고자
어제 부산에서 강원도 시골 고모네 펜션으로 한달살기를 하러 왔습니다. 공짜로 묵을 수 없으니 낮에는 일을 돕고 저녁에 그림을 그리는 계획입니다.
새벽4시.. 닭 우는소리에 잠에서 깬 뒤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누워있다가 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합니다. 6시반쯤 대충 세수하고 양치하고 1층 식당으로 갑니다.
첫끼는 소소한 반찬에 시래기된장국, 돌솥밥입니다.
맛있는 밥을 먹고 믹스커피 한잔 마신 뒤 일하러 갑니다.
첫 일과는 잣을 물에 불려놓은 뒤 바닥에 널어놓고 다시 말리는 일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양이 놀랍게도 1톤 가까이 되는데 오전에 2톤정도를 작업했습니다. 두명이서 2톤을 작업하자마자 깨달았습니다. 아 큰일났다.
작업 중간중간 고양이와 놀아줍니다.
아침을 열어주는 다국적 닭들, 공작들에게 밥도 줍니다. 이녀석들은 상상이상으로 비싼 녀석들이라네요. 하얀 공작은 한마리에 200만원정도 한다고 합니다.
오전 일과를 끝내고 점심을 먹습니다. 메뉴는 막국수.
고모네 식당의 주 메뉴는 막국수와 돌솥밥입니다. 매 끼니 맛있는 음식을 먹어 행복합니다. 그런데 밥을 먹는 도중 금계 두마리가 탈출을 해서 뛰어다니며 잡으려 노력했지만 한마리는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애지중지하던 녀석이라고 하시는데 안타깝네요.
오후 일과는 잣 말리는 기계를 씻는 작업입니다. 오전에 했던 잣 2톤 불리고 말리기보다 훨씬 더 힘든 작업입니다. 쪼그려앉아서 몇시간이고 기계를 세척하다보면 허리가 부러질 것 같네요.
5시쯤 힘든 오후일과를 끝내고 펜션 제 방으로 올라와 샤워를 마친 뒤 바로 옆 계곡을 구경했습니다. 6년전 그림그리는 친구들과 놀러와서 수영하며 벽에 그렸던 그림이 세월이 지나 대부분 흔적도 없이 사라져가네요.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르는 듯 합니다.
그리고 먹는 저녁. 메뉴는 갈비탕과 돌솥밥입니다. 여기는 돌솥밥집이라 공깃밥이 없이 무조건 돌솥밥을 주시네요. 사치스러운 식사에 또 즐거워집니다.
밥을 먹다가 갑자기 궁금해져 켜본 배달의 민족. 단 하나의 가게도 배달이 되는 곳이 없네요. 저는 이제 한달동안은 반찬투정이 불가능합니다. 주는대로 먹지 않으면 굶어야겠네요.
가장 가까운 편의점입니다. 고모부께서 분명 걸어서 50분이라고 하셨는데 1시간 36분 거리네요. 그것도 평지가 아닌 산길이라 갈 엄두조차 나질 않습니다. 흡연자인데 담배를 아껴야겠네요.. 제 마음대로 나갈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식당에서 맥주 두병을 가지고 제 방으로 올라와 방장 유튜브를 틀어놓고 지금 맥주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전시준비를 위해 그림을 그리러 온 것인데 그림 그려야할 아이패드로 방장을 보고 있네요. 얼른 마음잡고 맥주만 마신 뒤에 그림을 그려야겠습니다.
대구맛집리스트 2편과 지스타를 위해 간단한
부산맛집리스트도 만들 예정인데 저녁마다 조금씩 자료 정리해서 업로드 해보겠습니다.
여기에 있으면 방장 방송을 보지못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일과가 5-6시에 끝나 방송을 챙겨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오늘 했던 일 똑같이 하고 다음날은 식당 일, 월요일은 휴무고 화요일에는 나무 30그루를 심어야한다고 하네요. 맥주말고 소주가 마시고 싶어지는 일정입니다.
도시보다 시골을 좋아하는 저는 힘들지만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오게되어 행복하네요. 나중에 중년의 나이가 된다면 한적한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졌습니다.
방장과 잉친쓰 여러분 모두 하시는 일 열심히 하시고 재미있게 사시고 여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작업(농사)
30그루 ㅋㅋㅋ
이거 완전 막사내 전 병력 지금 즉시 작업 복장으로...
전 병력 2명입니다..
일은 힘들겠지만 자연과 풍경이 너무 힐링이다..
제발 와서 도와주세요
풍경이 너무 예뻐서 힘든것도 참고 할거 같음 ..
제발 와서 도와주세요
공작 신기하다
우와 뭐야 ㅋㅋㅋㅋㅋ 공작 개쩐다
뭔가 편안하다
마음이 편안해지셨다니 보람차네요
한달 일하기 ㅋㅋ
유튜브 올리면 잘될듯
돈 벌 생각은 없고 기록하는 걸 좋아해서 여행다니며 영상 만들어 볼 계획중이긴 합니다
@월성동잉친이
나도 망중한을 즐기고 싶다...
제가 참 좋아하는 단어인데 망중한.. 간만에 들으니 덕분에 기분 좋아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