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4억 이하 주택 조건... 전국 23~35만명 혜택 받을 것
시세 조건 낮아 혜택 못받는 대출자들 많아... 전세대출자들도 불만
금리상승기 부담을 덜어줄 안심전환대출이 시동을 걸고 있어 이자 부담이 높은 대출자들의 기대감이 크다.
다만, 신청 조건 대상 주택 시세나 소득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일부 대출자들의 한숨이 여전하고, 전세자금대출은 해당이 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부터 주택금융공사와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 등 6대 은행의 사전안내 사이트에서 안심전환대출 신청자격과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대출자들은 사전안내를 통해 주택가격·소득·주택보유 수 등을 따져보고, 신청 대상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본인 주택 시세와 공시가격(현실화율 감안) 등도 조회할 수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기 주택담보 대출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공사의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대출금리는 연 3.8%(10년)~4.0%(30년)다.
17일 이전에 시행된 주담대가 대상이며,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1주택자가 신청할 수 있다. 주택가격은 4억원 이하이며, 기존 대출의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정부는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약 23만~35만명의 차주가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최근 발표한 대전, 세종, 충남의 가계부채 추정치는 127조원이다. 이중 금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만 하더라도 9조 5000억 원이다. 이중 대전·세종·충남에서는 2조원가량에서 대출 전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 대출자 A씨(유성구·41)는 "최근 금리가 계속 올라 가계에 큰 부담이 됐었다"면서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된다면 이자 부담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일부 대출자들 사이에서는 기준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 중위매매가격은 3억3852만 원이다. 안심전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수도권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일부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입주한 신규 아파트의 국민평형(84㎡) 경우에는 대부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세대출자들의 불만도 크다. 전세대출 금리가 연 7%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무주택 전세대출 이용자들은 별다른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세대출 대부분이 3∼12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금리 상품인 만큼 코픽스 상승 폭도 빠르게 반영되면서 가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거주 중인 B씨(서구·48)는 "가뜩이나 집이 없어서 서러운데 전세대출 금리도 상승하는데 집 있는 사람만 혜택을 주는지 모르겠다"면서 "전세대출을 받은 계층에 서민들이 더 많을 수 있으니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