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서늘해지면,
황토방 군불을 때거나
한여름에도 장마뒷끝이면
스며든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한번씩 불을 땔 필요가 있다
참나무를 한 트럭 사 놓은 지 어언 3~4년,
평소에 전기톱으로 참나무를 썰고
도끼로 쪼개서 군불용 쪼가리를 비축해둔다
필요할때 몇날며칠, 넉넉히 사용하기 위함이다
필요할 때라면,
우리할매 친구나 내친구들이
숙박을 겸해 다녀갈 때이거나,
자식.손주들이 다니러 와서 자고 갈 때이다.
자식.손주들이 오면
'우리 눈치보지말고 너거들 맘대로 편하게 지내라'
라는 심정으로, 본 채의 방들을 그들에게 내주고
우리 노친네들은 황토방으로 이주를 한다.
봄.가울.겨울에는 뜨근뜨근 웃목이 좋아서
한 여름에는 차거운 바닥 땜에
황토방으로 쫒겨남을 자칭한다.
수 미터가 넘는 참나무 통그루는
무거워 혼자들기 불가능한 덩치이다.
한쪽을 들어 톱질하기 좋게 위치시키는 것도
예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그래서, 눞혀진 상태로 제일 윗그루부터
전기톱으로, 2등분으로 짜르고, 다시 2등분...
그리고 적절한 길이로 다시 짜른다
윗부분을 짤라서 들어내면
곡갱이나 쇠봉 등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다른 나무위에 나무 한쪽을 들어올려
짜르기 좋게 위치시킨 후 전기톱으로 자른다.
톱날이 깊게 썰어갈 수록
짤려진 부위가 벌어지도록 되어야지
톱날이 깊게 썰어갈 수록
톱날이 통과한 위쪽이 좁아지면,
톱날에 저항이 발생하여
톱날이 멈추거나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그래서 짜르고자 하는 나무를 다른 나무위에 얹어 놓을 때,
적정한 길이로 짤려나가는 부분이 벌어질 수 있도록
밑에 받혀지는 나무위에 올려 놓는
나무 위치를 잘 조절하여야 한다
화목보일러나 화목난로를 사용하는
땔감의 대량소비처일 경우
전기톱을 구비하여 짜르고,
유압도끼를 쪼개어 직접 해결하기도 하고,
쪼개난 장착을 구매하기도 한다.
땔감수요가 그리 많지않은 나는
몇년째, 참나무 통그루를 사서
전기톱하나 달랑들고,
직접 짜르고, 도끼로 쪼개어 왔다.
나이가 들어가니
도끼 휘두르는 힘이 이전과 같지 않지만
아마도 나무 쪼개는 노하우는 늘어 그럭저럭, 버티는 중인데,
이미 사다가 놓은 나무를 쪼개기를 차일피일 미루다
본격장마가 오기전에 마무리 해야해서
마침내 마음을 내어 서둘렀다.
그러나, 그 작업이
옛날같지 않아서, 노구를 이끌고 하기에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그래서 시골에는 나무를 통으로 파는 경우도 있지만,
장작을 패서 불 때기 좋은 크기로 쪼개서 파는 경우가 점점 늘어난다.
그래서 나도, 앞으로 잘라서 쪼갠 나무를 사야겠는 데,
이미 사둔 요것 땜에 유압도끼를 살 수는 없고,
<인터넷에서 팔고 있는 유압도끼 >
수년째 방치 중이였는 데,
더구나 무릎연골 파열로 시술이후 더욱 차일피일하다가
본격적인 장마가 오기 전에 해결을 보자 겁없이 덤벼들었다
어쩌면, 우리할매 잔소리에
더 이상 미룰 처지가 아니였던 탓이 컸다 할 것이다
표피에 버섯도 피어나는 등,
나무 속의 진액이 빠져 나오면
화력이 약해지고, 쪼개기가 쉬워지기는 해도,
덩치 큰 나무나 옹이가 박혀있는 것은
도끼로 쪼개기에 보통나무의 배나 힘이 든다.
우선 짜르다 둔 참나무를
전기톱으로 적절한 크기로. 짜르고,
짜른 원형의 나무 동가리를 도끼로 짜갠다.
지름이 200~300mm 가 대부분이 나무동가리,
도끼 한번 휘둘러 반으로 쪼개고,
이것을 다시 반으로 도끼를 휘둘러 쪼개니,
보통 평균 도끼바람 3~4번을 일으켜야 한다.
나무에는 갈라지는 결이 있다
나무가 마르면 단면에 미세한 크랙이 발생한다.
보통 십자형으로 발생하는 데, 십중팔구 여기가 결이다.
여기에 정확히 톱날이 꽃이면 어지간히 큰 나무도 쩍 갈라진다
내 경우에 대략 50%정도는 이 결대로 단번에 반쪽을 낼 수 있다.
나머지는 옹이가 있던지, 짜개지는 길을 잘못 읽은 경우
몇몇 번을 더 휘둘러야 마무리된다.
지름이 작은 것은 두번으로 끝나지면
그런 경우는 몇 개가 안된다
그만큼 큰 통나무를 사왔던 탓이다.
초보자일 경우, 겁나니까 엉덩이를 뒤로 빼고,
왼손과 오른손 사이가 너무 멀어 도끼 방향도 못 잡고,
힘을 제대로 주지 못해 통나무에 도끼를 살짝 "콕" 찍는 모양새가 된다.
통나무가 쪼개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수로 도끼날 바로 뒷 부분이 통나무 바깥쪽 모서리에 부딪치면
도끼 자루 모가지가 부러지기 쉽다.
그렇지 않으면 도끼가 통나무를 찍지 못하고
허공을 찍으면서 자기 발등을 찍기 쉽다.
(출처: 도끼질하는 법)
6월중순부터 마누라의 등살에 못이겨
뒷밭입구에 쌓여 있는 나무 절단과 패기를 시작했다.
보통은 황토방을 데울 필요가 있을 경우
서너 동가리를 쪼갠 10개 내외의 쪼가리가 쓰인다.
황토방 시공에 따라 틀리겠지만,
우리 집은 한번에 데워지는 것이 아니고,
이틀이나 사흘전부터 군불을 때워야
아래목을 원하는 온도로, 뜨근뜨근하게 데울 수 있다
대신에 한번 데워진 방은 쉽게 식지 않는다.
한 겨울에도 2~3일은 뜨근뜨근함이 유지된다.
어쨌던, 이런 필요를 고려하여
최소한의 필요량, 한 1주일분?
그정도 이상을 쪼개서 비축하여 둔다.
그러니 그 이상은 통나무 채로
뒷문입구에 수년째 상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내가, 게을러서 그래 방치 한 것은 아니다.
나무 동가리 서너 개를 4등분하면
도끼질은 10~14번, 쪼가리는 12~18개내외가 생기는 데,
그때마다 자고 일어나면, 왼쪽 엉치부근이 아픈 것이였다.
오른 손으로 도끼를 내리치는 데,
왜 왼쪽 엉치부근이?
그때마다 파스를 붙이기도 하고 바르기도 하고
1주일에 한번정도 한의윈에 가서, 침도맡고...
그때마다, 한의원 쌤한테,
“ 여차저차한데 왜그러냐?"고 물어도
머라머라 카면서 침만 열씸히 놓아주는 데,
무슨 말인지?
이후 날이 더워지면서 황토방을 데울 기회가 없으니
군불나무 수요가 없어 여러달이 지났다.
봄이 지나고 여름에 접어들자, 주변히 잡초가 우거지고,
해마다 경험하는 대로, 뱀들이 그 사이 어딘가에
편안히 휴식을 쉴 수도 있을 것 같고
벌들이 집을 지어, 그주변을 지나다
간 떨어지게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
몇년을 쉬엄쉬엄, 찔끔찔금 소모해도
별로 줄어드는 기색이 없이
뒷문입구에 방치되고 있는 통나무더미,
마침내, 우리 할매의 분노(?)의 다그침에 발벗고 나섰다.
낼 모레 본격 장마가 오다니
그전에 정리하자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땡볕에 설치면
수년동안 그 좋은 날씨때는 뭐하고,
땡볕에서 용천을 한다 하지 싶어,
구름이 낀 날이나 아침, 저녁 한두시간씩…
나무를 자르고 쪼개고…
그런데, 나무 쪼개고난 후, 자고 일어나면
어깨.팔근육의 피로증세만 나타나긴해도
항상 아프던 엉치부근에 아무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는다
한 며칠을 반복해도 이상이 없다.
그 참 이상타!
그러구러 마침내 나무 동가리 40여개가 남았다.
고지가 보인다.
<이처럼, 토막난 통나무, 실제 내가 작업한 것은 사진으로 남기진 않았지만,
이와 비슷한 무더기와 같다. 요 사진 것은 참나무인지 소나무인지 구분이 안된다.
내가 작업한 것은 참나무이지만, 오래 방치한 때문에 겉에 버섯이 핀개 많고
다음번의 쪼개진 나무의 사진처럼 색깔이 어둡고 칙칙하다>
2~3일이면 끝나겠네?, 서두르자
지난 수요일, 종일 날이 흐린 틈을 타서
아침부터 나무를 자르고 쪼개기 시작했다
저녁 8시경에 쪼갠 나무를 옮기는 것까지
모든 작업이 끝났다
근 두세달 동안 쉬엄쉬엄해오다 남은 물량,
2~3일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 데,
하루가 안되어 끝낸 것이다.
쪼개는 작업은 2~3시간 걸렸을랑가?
마지막 나무의 쪼개기가 끝나자
“와, 당신은 돌쇠’
옆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던 할매가 감탄한다.
감탄인지 나무람인지 구분은 애매하다
'그리 하면 될 것을 와그리 오래 방치?...'
나에겐, 깊은 나무람으로 울려온다
나무를 쪼갤 때, 결을 잘못 타격해서
도끼가 나무에 박혀 잘 빠지지 않거나
타격력이 부족해서 완전히 갈라지지 않을 때,
도끼 뒷부분을 망치로 타격해서 갈라짐을 진전시키기도 하는 데,
이때 도끼자루를 잡아주거나
부엌이나 저장소로 옮길 때,
쪼개진 나무를 줏어 모우거나, 리어카를 밀어주는 등,
우리할매의 역할이 지대했다.
“그래 맞다, 나가 돌(석)입니다 마님”
일찍, 우리할매를 ‘엎어치기 천하장사’ 칭한 바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당신은 돌쇠’
->‘그동안 그렇게 처리하자 처리하자하던 나무더미들을
내가 시켜서 시작했고, 내가 도와주어서 마무리했다’
-> ‘내가 옆에서 도끼자루 잡아주고, 나무 옮기는데,
내 없었으면 어림없었다’
-> ‘내가 다한거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나의 노력은 평가절하되고, 할매 자신의 역활은
점점 고평가로 자평하는 결과로 이어질게 뻔하다.
<황토방 부억에 직접 쪼개어 쌓아놓은 장작들>
마지막
2~3시간동안 쪼개기하여야 할 장작동가리
정확히 42개, 도끼질은 동가리당 평균3~4번
그러니까 땀을 비오듯 흘리며
쇠뭉치인 도끼를 120~160번을 휘둘렀던 것이다.
온몸을 두드려 맞은 듯이 아려온다.
일을 할 때는 몰랐는 데,
저녁을 먹고나니, 팔과 어깨가 좀더 심하다.
“큰일이군 아침에 일어나면, 사달나는 거 아이가”
“할매명령에, 너무 무리하게 충성을 한거 아닌가?”
속으로 되뇌이며 좀 쉰다고,
침대에 몸을 뉘자마자 그 길로 잠들었나 보다.
눈뜨니 새벽, 전신이 뻐근하지만,
수년째, 미루고 미루던 일을 우리 할매 명령(?)으로 일거에 완수하였으니
마음은 상쾌하고 몸은 가뿐하다.
“(으험) 앞으로 절대 통나무로 사지말자. 좀 비싸드래도 쪼갠 나무를 사자”
우리할매님이 몇차례 씨부림이 귀에 맴돈다.
과연 그래야 할까?
큰 나무가 도끼질 한방에 쪼개질 때의 그 ‘카타르시스’
도끼질만은 해볼 수 없는 우리 할매가 알리가 있겠는가?
그래,
“그때 되야서(나무가 필요할 때) 생각하자”
첫댓글 옛날에 우리집 마당으로 수레가 들어오더니 남정네가 장작을 패더니
마당 한 구석에 쌓아 놓고는 천막을 씌어 놓고 갔는데,이게 그 당시에 김장과 더불어 越冬 준비였지요.
고추장을 담을 때는 밀가루가 아닌 장떡을 먼저 한 후에 여기에 메주가루와 고추가루로 고추장을 만들었지요.
메주에서 먼저 간장을 뽑고 난 것은 된장이고 된장과 고추장을 섞은 것이 막장이지요.
장작꾼이 장작을 패고 난후에는 자야 누나가 장작꾼에게 따뜻한 밥을 해 주었지요.
김장하는 날과 고추장을 만드는 날은 마치 잔칫날 같았습니다.
장떡을 젓는 날은 나중에 중국 사람과 살다가 야반도주한 애령이 엄마의 애인 보신탕집 삼촌이 와서 장떡을 젓는 일을 해주었지요.생각컨데 그때가 호시절이라...想起來 當時 好時節也
아, 가고 싶다. 옥자네 황토방!^^
장작 패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잘못하면 다치기도 하지요.
예전에 농촌에는 마당 한 구석이나 뒤안에 장작 패는 곳이 있어 장정의 일과였지요. 노인도 적당히 하면 육체나 정신의 건강에 도움이 될겁니다만 무리하진 마시길. 나는 어릴 때 좀 해 봤는데 장작이 한 도끼에 쫙 쫙 짜개질 때 쾌감이 있데요.
장작을 팰 때 땅에 가로로 놓여 장작을 받치는 크고 무거운 통나무 토막을 모탕이라고 하는데 오래 쓰면 수많은 도끼 자국에 홈이 몇 군데 크게 패이지요. 일단은 이 모탕의 어느 자리에 빠갤 나무를 ㅗ자형으로 안 움직이게 잘 걸쳐 놓느냐가 일타양분의 기본이고요.
이승만도 화가 나거나 아니면 의욕이 넘치고 기분이 썩 좋으면 경무대에서 걷어붙이고 장작을 팼다더군요.
그런데 화날 때 장작 패다간 제 발등 찍기 쉬우니 삼가야겠지요.
사이즈에 맞게 잘 빠개진 장작이 쌓여있는 사진을 보노라니..
몇 달 전인가.. 마이크로 소프트 사에 다니는 지인의 집에서 본
광경과 유사하군요.
대지가 굉장히 넓은 집인데..한쪽 곁에 큰 창고처럼 만들어 진 공간에 장작이 엄청나게
쌓여 있길래..어디서 나온 것이냐 했더니..마당 정리를 하면서 나온 원목들을
와이프와 함께 틈나는 대로 빠개어 쌓아둔 것이라 하더군요.
그걸 어찌 다 이처럼 정리할 수 있엇냐 했더니...위 본문의 사진에 나온 유압도끼 같은 것과
유사한 기계연장을 보여줍디다.
집에 설치된 큰 빼치카에 불을 지필 때, 그리고 마당에서 야외 바베큐 할 때
활용한다 하더군요. 집 전체적으로.. 나무태운 향기가 은은하니..참 좋습디다.
옥자는 아직까지 장작을 팰 수 있을 정도의 근력과 힘을 유지하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
옥자의 향토방은.. 수년 전 김재민 박사와.. 그곳에서 함께 동침한(?) 적이 있는 바..
본문 내용처럼..옥자가 하루이틀 전에 미리 장작불을 지펴 놓아..
아주 훈훈하고 뜨끈한 밤을 보냈던 기억이.. 글의 내용처럼 새삼 뚜렷해지는군요.
에어컨이나 전기장판에 주로 열을 의지해온 긴 세월에서..갑자기 새로이 맞은
향토방의 하룻밤 열기는...아침에 깨어난 서토의 몸을 아주 개운하고 산뜻한 기분으로
만들어 주더군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아침에 부랄도(?) 은근히 커져 있엇다는 회고가 되는 바..
그러고 보면..향토방 찜질이 몸에 좋다는 말이 공연한 허언은 아니라는 믿음이 가기도-
암튼 옥자가 강변으로 이사가기 전에.. 수인형님 등과 그 향토방에서 하룻밤이나마
보낼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다시 얻을 때가 올 수 잇을려는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