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숲길] 정선 칠족령과 고성산성
쉬엄쉬엄 오르다보면 탁 트인 전망 천하일품 22㎞ 강줄기 따라 ‘가수 8경’, 드라이브 ‘제격’
물굽이가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동강. 유려한 물길과 울창한 숲길을 함께 즐기러 간다. 장쾌하게 굽이치는 동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숲길 여행이다.
동강은 정선~영월 땅을 흐르는 남한강 상류 물줄기의 한 구간이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이 정선을 거치며 조양강이 되고, 정선 가수리에서 동남천이 합쳐지며 동강이 된다. 동강은 영월읍에서 서강과 만나 남한강의 상류를 이룬다.
동강 주변은 험한 석회암 지형으로, 물줄기가 숱한 산과 산을 감싸고 돌며 마치 뱀이 기어가듯 굽이쳐 흐르는, 이른바 사행천의 모습을 보인다. 경관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수많은 희귀 동식물들의 서식하는 '생태 보물창고'이기도 하다. 한때 댐 건설 추진으로 수몰 위기를 맞았던 곳이다.
동강의 멋진 경관과 생태를 배우고 즐기려면 산을 타야 한다. 영월 거운리의 잣봉과 정선~평창의 백운산이 굽이치는 동강 물줄기를 한눈에 감상하는 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각각 4시간가량 걸리는 다소 험난한 산행 코스다.
그러나 힘을 덜 들이면서도 숲길과 동강 경관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들도 있다. 백운산 자락의 칠족령과 정선 고성산성 숲길이다. 녹음 짙은 숲길을 잠깐 걸어 오르면, 탄성이 절로 터지는 강 풍경이 발밑으로 펼쳐진다. 동강을 따라가며 물줄기와 절벽들을 감상하는 아름다운 드라이브길도 가까운 곳에 있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숲길 부문 공존상’
◇ 칠족령
칠족령은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제장마을과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을 잇는 고개다.
정선 주민들이 '배비랑산' '배구랑산' 등으로 부르는 백운산(882m) 줄기의 뾰족한 봉우리를 안고 넘는 고갯길이다. 굴참나무·신갈나무 무리가 빽빽하게 우거진 숲길과 약간의 가파른 바윗길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산길이다.
제장마을 잠수교를 건너 포도밭 왼쪽 길로 오르면 곧바로 울창한 숲길이 시작된다. 백운산 등산로의 하산길이다. 한동안 칡꽃·마타리 등 꽃들이 널린 완만한 숲길이 이어지다 가파른 바윗길이 나타난다. 10여분 바윗길을 타면 '위험 경고' 팻말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 바윗길은 칠족령 봉우리 꼭대기와 더 멀리 백운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다. 왼쪽 완만한 산길로 접어들어 10여분이면 칠족령 전망대에 이른다.
탁 트인 전망대에 서면 매우 아름다운 광경이 눈을 사로잡는다. 서너번 용틀임을 하며 흐르는 짙푸른 동강 물줄기가 감탄사를 터뜨리게 만든다.
앞서 올라온 제장마을을 감싸고 돌아온 물줄기가 하늘벽·하방소를 거친 뒤 다시 가파른 절벽에 막혀 바새마을을 에워싸고 멀리 연포마을로 굽이쳐 돌아나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멀리 연포마을 건너편은 영월, 칠족령 고갯길 너머는 평창이다.
제장마을은 '장이 설 만한 곳'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고, 바새마을은 모래가 많은 마을이라는 뜻이다. '바새'는 일제 때 행정 편의를 위해 한자를 갖다붙여 소사(所沙)로도 불린다. 연포마을도 본디 베리메(베르메·베루메) 마을이다. '베리·베루'란 벼리·벼랑을 말하는데, 일제 때 한자를 잘못 붙여, 먹을 갈 때 쓰는 도구인 벼루 연(硯)자를 쓰는 연포로 만들어버렸다.
칠족령이란 이름에도 전설이 얽혀 있다. 제장마을에 가구 옻칠로 먹고 사는 선비가 있었는데, 이 집 개가 옻을 발에 묻히고 산길을 올랐다고 한다. 발자국을 따라가 보니 동강의 멋진 경치를 발견했고, 이 때부터 이 고개를 칠족령(漆足嶺)으로 부르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주민들 중엔 칠죽령(七竹嶺)으로 부르는 이들이 많다. 백운산에서부터 칠족령까지 예닐곱개의 뾰족한 봉우리가 이어지는데, 그 모습이 갓자란 죽순을 연상케 한다.
좌우간 40분가량 산길을 걸어 동강의 이런 장관을 만날 수 있는 곳도 따로 없다. 여기서 잠시 산길을 올라 20~30분 숲길을 내려가면 평창군 미탄면 문희마을에 닿는다. 숲길은 평창 쪽이 더 완만하다. 평창쪽 숲길엔 위치와 거리를 표시한 등산로 팻말이 곳곳에 있어 편리하다.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칠족령 숲길의 경관과 생태적 가치를 인정해,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8회)에서 '숲길 부문 공존상'을 수여했다. 칠족령 정상에서 문희마을 쪽 1.5㎞, 제장마을 쪽 1.5㎞의 숲길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선 제장마을 땅 일부를 사들여 보존운동을 펼치고 있다.
칠족령 평창 쪽 동강 절벽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백룡동굴이 있다. 현재는 폐쇄돼 있으나 올해 안으로 개방이 추진되고 있다. 동굴까지 뱃길로 다가가는 방안, 길을 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삼국시대 축조됐다는 석성 네 곳에 우뚝
◇ 고성산성
제장마을 들머리인 고성리 고방마을의 고성산성에 올라도 운치있는 숲길과 굽이치는 물줄기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높이 425m의 낮은 산으로, 전망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제장마을·바새마을 쪽의 절벽들이 겹쳐지며 그 사이로 흘러나가는 물줄기를 한눈에 둘러보는 전망대로 손색이 없는 장소다.
고성리 고성안내소 지나 고성분교 못 미쳐 왼쪽으로 고성산성 들머리가 있다. 숲길은 짤막하지만 야생화들을 감상하며 거닐 만하다. 20분쯤 오르면 성곽이 있는 평지가 나온다. 개망초와 달맞이꽃들이 무성한 평지를 가운데 두고 네 곳에 탄탄하게 축조된 석성이 있다.
삼국시대 고구려가 신라와 대립하던 시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둥글게 이어진 성곽이 아니라 전망이 좋은 네 곳에 따로 따로 축조된 성벽이다. 반듯하게 복원된 부분과 비스듬히 축조된 옛 성곽 부분이 뚜렷이 구분된다. 좌우로 성벽을 따라 한바퀴 돌며 동강 물길과 산들을 둘러볼 수 있다.
가장 좋은 전망대는 제4산성이다. 돌틈을 딛고 성 위에 올라서면 제장마을쪽 물줄기와 칠족령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고성리 주민들이 해마다 가을 이 산성에 올라 산성제를 지낸다.
고성리 덕천리 일대엔 선사시대 유적들도 많다. 고성산성 아래 예미초교 고성분교 옆 밭에는 청동기시대 유적인 고인돌이 있다. 고인돌 덮개돌 위엔 다산을 기원하기 위해 팠다는 여러 개의 성혈도 볼 수 있다. 고인돌은 소사마을에도 있다.
고성리 창말에 사는 주민 오대근(76)씨가 말했다. "내가 젊었을 때 그 장군묘(고인돌) 옆에 학교 터에서 지다란 돌로 된 칼을 찾았지. 군대 대검보다 좀 즉지. 그걸 학교에 전시하라고 교장한테 줬는데, 그게 인제 어디루 갔는지 모르겠어." 구비구비 짙푸른 물줄기, 높푸른 산·절벽 파노라마
◇ 동강~조양강 드라이브
고성리에서 동강 상류 쪽으로 강변길을 거슬러 오르면 구비구비 멋진 강경치가 펼쳐진다. 신동읍 고성리~운치리~정선읍 가수리~귤암리를 거쳐 광하교에 이르는 22㎞ 거리의 강변길이다.
최근 길이 포장되고 이어지면서 차를 몰며 동강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떠오른 곳이다. 동강댐 건설계획이 백지화된 뒤 동강자연휴식지로 지정해 각종 동식물과 경관을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다.
길은 줄곧 강 오른쪽을 따라 이어지는데 그림 같은 마을과 절벽, 수량 많은 짙푸른 물길의 연속이다. 깊고 푸른 물줄기, 높고 푸른 산과 절벽들이 쉬지 않고 나타난다.
백운산 등산길 들머리인 점재마을과 해매마을, 옷바우마을 등 물이 불면 물에 잠기는 잠수교가 놓인 강마을 풍경이 훌륭하고, 깎아지른 절벽들, 다리가 놓이지 않은 강마을의 줄배, 오래된 느티나무와 소나무 들이 모두 구경할 만하다. '가수 8경' 등 이색적인 경치들마다 길옆에 내력을 적은 팻말을 세워놓았다.
◇ 백운산 산행
더 수려한 동강 경치를 즐기고 싶다면 본격 백운산 산행을 하면 된다. 백운산 산행은 평창쪽 문희마을~정상~칠족령~문희마을 코스나, 정선쪽 점재마을~정상~칠족령~제장마을 코스가 많이 이용된다. 모두 4시간 안팎 소요. 백운산 정상에서 칠족령으로 이어지는 뾰족한 봉우리들을 타며 왼쪽으로 굽이치는 동강 물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정상~칠족령 구간은 바윗길이 매우 험하다. 특히 비올 때나 비온 직후엔 산행을 피하는 게 좋다.
정선·평창/글·사진 이병학 한겨레 여행전문기자 leebh99@hani.co.kr, 동영상 이규호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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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쪽지
<가는길>
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 만종분기점에서 안동쪽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제천나들목에서 나가 영월 방향 38번 국도를 타고 직진한다. 영월 지나 정선 예미교차로에서 유문동 팻말 보고 좌회전 구레기재를 넘거나 비좁은 차량 전용 터널을 통과해 고성리로 간다. 동강 고성안내소에서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름철 성수기엔 입장료도 받는다. 제장마을은 고성분교 지나자마자 나오는 삼거리에서 소골길로 좌회전해 골덕내길로 가다 잠수교를 만나 건너가면 된다. 다리 건너 직진하면 포도밭이 나오고 포도밭 왼쪽길로 오르면 칠족령 숲길이 시작된다. 주차는 다리 건너 강변이나 길가에 해야 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예미행 시외버스가 하루 10회 운행한다. 4시간 소요. 청량리역~예미 열차 하루 5회 운행. 3시간40분 소요. 예미에선 함백~예미~운치리를 오가는 공영버스가 고성리의 제장마을 들머리(고성분교 옆)까지 하루 5회 운행한다.
칠족령 숲길은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문희마을과 제장마을로 이어지는 찻길은 없다.
<묵을곳>
정선 제장마을에 정희농박(033-378-3838) 등 민박집들이 있고, 평창 문희마을에도 동강 백운산장(033-334-9891) 등 민박집들이 있다. 고성리~광하리 동강 드라이브길에도 민박집·산장들이 있다. 여관은 예미에 한 곳(약수장)이 있고, 영월 석항으로 가면 허브모텔(033-378-0664)이 있다.
<먹을곳>
신동읍 예미리 38번 국도 옛길가의 정원광장(033-378-5100)에서 청국장·곤드레밥 등을 한다. 곤드레나물밥을 잘 하는 곳은 예미 농협 근처 뒷길에 있는 허름한 식당 본가(033-378-3636)다. 미리 예약을 하면 염장한 곤드레나물을 써서 솥밥을 차려낸다. 몇 년 전까지 정원광장에서 곤드레나물밥을 해오다 계약기간이 끝나 지금의 자리로 옮긴 식당이다. 정선·평창/글·사진 이병학 한겨레 여행전문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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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개하는 김에 주천강쪽 여행지도.... 영월읍쪽이라도 대부분 평창에 가깝습니다.
아늑하고 푸근한 영월 주천강 여행
신선이 놀다간 그곳 … 내 마음 두고 오다
2008082100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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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선정에서 절벽 아래로 내려다본 주천강. 낙락장송 뒤로 펼쳐지는 주천강의 부드러운 물길은 사람의 마음을 한없이 푸근하고 순하게 만든다. | 순하고 부드러운 강물은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어머니의 품에 비유하는 게 공연한 수사는 아니다. 그 물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모두 안식할 수 있다.
영월의 주천강도 그런 곳 중 하나다. 흔히 동강은 남성, 서강은 여성에 비유되지만, 서강의 상류인 주천강의 물길은 한층 더 보드랍고 온화하다. 강을 둘러싼 바위와 절벽도 위압적이고 압도적인 게 아니라, 시골 고향집 담장처럼 정겹고 아늑하다. 그래서 한여름 내내 무더위에 시달리다가 여름 끝자락에 늦은 휴가를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해지는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 주천강이다.
# 신선이 놀던 요선암과 요선정
‘강의 고장’으로 불리는 강원 영월에서도 주천강은 최상류에 자리한다. 평창과 횡성의 경계에 있는 태기산(1261m)에서 발원한 주천강은 영월의 수주면과 주천면을 지나 서면 신천리에서 평창강을 만나 서강이 된다. 이 서강이 영월군 합수머리에서 동강을 만나 남한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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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품처럼 희한한 모양을 자랑하는 요선암. | 주천강은 남한강의 첫 물줄기인 셈이다. 동강과 서강의 명성에 가려 덜 알려져 있지만, 주천강의 풍광은 결코 그에 못지않다. 동강과 서강에 비하면 피서객이 많이 몰리지 않았던 만큼 늦여름에 찾아도 쾌적하고 청정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88번 국도를 따라 주천강변을 오르내리며 드라이브를 즐기다 가장 먼저 찾을 곳은 요선암과 요선정이다. 금마리의 터널과 주천읍을 지나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상류로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작은 암자 미륵암. 이 미륵암 앞마당에서 돌계단을 따라 강가로 내려가면 조각품처럼 기기묘묘한 형상의 거대한 암반 지대를 만난다.
어떻게 저런 희한한 모양의 바위가 생겨났을까. 신선들이 신통력을 발휘해 바위를 밀가루처럼 반죽을 해 놓은 것일까. 요강 만한 작은 구멍, 욕조 만한 널찍한 구멍이 바위 곳곳에 패어 있다. 조선 중기의 명필 양사헌은 이곳 경치에 반해 ‘신선이 놀고 간 자리’라는 뜻의 요선(邀僊)이란 이름을 붙였다.
미륵암 뒤편으로 숲길을 5분 정도 오르면 요선정이 나온다. 정자 앞에는 마애석불과 작은 석탑이 서 있다. 석불과 석탑은 조형미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온화하다. 그래서 부드러운 물길의 주천강과 더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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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강변 절벽 위에 자리한 요선정과 마애석불, 그리고 석탑. | 마애석불이 새겨진 물방울 모양 바위의 뒤편으로 돌아갔다. 발아래는 수직절벽이고, 그 위에 멋지게 생긴 낙락장송 한 그루가 서 있다. 싱그러운 강바람이 온 몸을 감싸고, 산줄기 사이로 흘러내리는 주천강의 유려한 물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 송림이 울창한 적멸보궁, 법흥사
주천강 일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사자산(1120m) 중턱의 법흥사.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자장율사가 중국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고찰이다. 우리나라에는 부처님 진리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적별보궁이 5곳 있는데, 법흥사가 그 중 하나다.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영취산 통도사, 태백산 정암사 등 다른 적멸보궁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그 풍광과 정취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법흥사는 멋진 소나무숲으로도 유명하다. 절집 진입로에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적멸보궁에 오르는 산길 양 옆에도 높이가 30∼4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소나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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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둔계곡에서 즐기는 낚시. | 적별보궁 안에는 불상이 없고, 대신 뒤쪽 풍경이 훤히 보이는 유리창 하나가 뚫려 있다. 유리창 너머로 사자를 닯았다는 사자산의 봉우리 3개가 보인다. 이 창에서 직선을 똑바로 뻗으면 사자의 귀 부분에 닿고, 그곳에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적멸보궁 뒤에는 자장율사가 수련을 했다는 토굴이 남아 있다. 적멸보궁으로 올라가는 산길 입구의 삼성각과 200년 된 잘 생긴 밤나무도 눈길을 끈다.
# 청정 옥수 흐르는 법흥계곡
주천강 주변에서는 8월 말의 늦더위를 식힐 수 있는 청정계곡도 만날 수 있다. 법흥사가 자리한 사자산 기슭에서 발원해 요선정을 거쳐 주천강에 합수되는 법흥계곡이 이 일대의 대표적인 계곡. 1급수에서만 산다는 옆새우, 열목어 등도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이 깨끗하다는 수많은 계곡을 만나봤지만, 법흥계곡 상류의 계류는 유난히 맑고 투명하다. 바닥의 바위가 흰색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곳의 물은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법흥계곡은 물놀이나 야영을 즐기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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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적멸보궁 입구의 장대한 소나무. | 최상류의 계곡인데도 물살이 느릿느릿하고, 군데군데 깊지 않은 소가 형성돼 있다. 계곡 양쪽의 울창한 소나무 숲은 8월 하순의 제법 따가운 햇볕을 막아준다. 주천강의 또 다른 지류인 엄둔계곡에는 꺽지, 쏘가리, 피라미, 버들치, 쉬리 등이 산다. 엄둔계곡에서 강태공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것도 이 때문일 게다.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걸까. 해는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고 빗방울도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낚시대를 드리운 휴가객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한다.
영월 주천강은 1989년 포장도로가 연결되기 전까지는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90년대 들어 동강과 서강의 절경, 유적지가 여행지로 개발되며 이와 인접한 주천강도 도시인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몇년 전부터 크고 작은 오토캠핑장과 야영장이 들어섰으며, 최근에는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도 잇따라 생기고 있다. 주천강 일대는 지난해 8월 한우를 싸게 먹을 수 있는 다하누촌이 들어서며 미식여행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 박물관 천국인 주천강과 서강
주천강에서 서강 쪽으로 내려오면 서면 옹정리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 단종의 능묘인 장릉, 소나기재 정상 부근의 거대한 선돌,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 등 영월 서쪽 지방의 대표적인 여행명소를 만나게 된다. 이들을 둘러본 후에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여행 테마로 삼아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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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하누촌. | 주천강과 서강 주변에도 동강 못지않게 최근 독특한 빛깔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5월 요선정 근처에 문을 연 ‘호야 지리 박물관’(033-372-8872/ www.geomuseum.co.kr)은 36년간 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쳐 온 호야 양재룡(61) 선생이 세운 국내 최초의 지리정보 전문 박물관. 한반도가 섬으로 표시된 1630년대 고지도, 동해가 ‘한국의 바다’로 표시된 1770년대의 고지도 등 지리 관련 희귀 자료 600여점을 모아놓았다.
주천면 판운리의 ‘영월화석박물관’(033-375-0088)은 영월·태백 지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희귀 화석 32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영월에서 발견된 삼엽충과 암모나이트 화석을 통해 5억년 전에는 영월이 바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화석박물관 옆의 ‘영월 서강 미술관’(033-375-0077)은 유해랑 작가의 서양화 작품 및 유명 화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스케치 교실, 미술 기초지도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두 곳 모두 올 6월에 문을 열었다.
# 한우 싸게 먹을 수 있는 다하누촌
올 8월로 개장 1년을 맞은 다하누촌이 들어선 이후 주천읍내는 주말이면 북새통을 이룬다. 연평균 평일에는 2000명, 주말에는 5000명이 이곳을 찾았다. 다하누촌에서 소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은 10곳, 고기를 구워 주는 식당은 모두 38곳이다. 정육점에서 소고기를 사서 식당에 들어가면 1인당 2500원에 상을 차려준다. 정육점에서 1등급 한우 600g에 2만8000원이니 200g에 9000원이 조금 넘는 셈. 식당의 상차림 비용을 감안해도 대도시의 한우 값보다 많이 싸다.
다하누촌에 사람이 몰리자 이와 연계한 다양한 여행 상품도 개발됐다. 다하누촌에서 한우를 즐긴 후 청령포, 동강 어라연 등 인근 여행지를 둘러보는 상품을 하나투어 등 여러 여행사에서 판매한다. 다하누촌을 방문한 후 주변 펜션에 묵거나 동강 래프팅을 즐기면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여행정보
중앙고속도로 신림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해 88번 국도를 타고 직진하면 주천면이다. 법흥계곡 주변에 펜션과 민박집이 많다. 법흥계곡 최상류에 자리한 ‘청송가든 펜션’(033-374-8146)은 숙소 바로 옆에 계류가 흐르고, 송림이 우거진 넓은 잔디밭도 갖추고 있다. 주천강 일대의 별미로는 꼴두국수가 있다. 신일식당(033-372-7743)이 유명하다. 꼴두국수는 4500원, 메밀막국수는 5000원. 다하누촌(www.dahanoomall.033-372-0121), 주천면사무소.(033-372-8001). 영월=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좀더 위쪽으로 올라가셔서 영동고속도로 너머 북쪽까지 가시면 평창 허브나라나 대관령 양떼 목장에 가 보셔요. (라빈이네 여행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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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금 더 산쪽으로 들어가서... 정선땅.
강원도 정선
그대와 나의 사랑이 '아우러지는 곳' 아우라지 줄배 여행객 반겨 진신사리 모신 정암사… 수험생 부모 간절한 합장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국내 5대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정암사는 불교 신도들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즐겨 찾는 곳이다. 사진은 적멸보궁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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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국내 5대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정암사는 불교 신도들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즐겨 찾는 곳이다. 사진은 적멸보궁 전경. | | |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고갯길인 만항재에서 만나는 겨울은 신비롭다. 여행객이 눈이 쌓여 발목까지 쌓인 만항재 야생화 공원 산책로에서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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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고갯길인 만항재에서 만나는 겨울은 신비롭다. 여행객이 눈이 쌓여 발목까지 쌓인 만항재 야생화 공원 산책로에서 걷고 있다. | | |
365일 어느 때 찾아가도 그때 그때 느낌이 다른 곳이 있다면 단연 태백산맥 줄기를 따라 위 아래로 뻗어나간 강원도를 들 수 있다. 주봉인 태백산(1,567m)을 비롯해 금강산(1,638m), 오대산(1,563m), 설악산(1,708m), 함백산(1,573m)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명산(名山)들이 곳곳에 솟아 있어 여행의 맛을 더한다. 이들 명산 처럼 여행객의 발길이 몰리지는 않지만 언제나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곳도 있으니 그 곳이 바로 정선이다. 강원도 곳곳에 숨어 있는 비경 중에서도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고갯길인 만항재와 젊은 연인의 사랑을 담고 있는 ‘정선 아리랑’으로 유명한 정선을 찾아봤다. ◇하늘 아래 사랑이 흐르는 아우라지‘아우라지 뱃사공 배 좀 건네 주게 /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지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싸이지 / 사시사철 님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정선 아리랑’ 혹은 ‘정선 아라리’로 불리는 이 민요는 정선의 명물 아우라지(池)를 발상지로 하고 있다.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흐르고 있는 아우라지는 구절리에서 내려오는 송천과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에서 내려오는 골지천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하여 ‘아우라지’라는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아우라지로 가는 정선 여행을 놓고 어느 작가는 “길은 아라리 흩어졌다, 아우라지 어우러진다. 산이 버티어 서서 앞품을 막아서고 강이 휘휘 돌아 발목을 휘감아 잡아도, 신들메 다시 고쳐 메고 사붓 사붓한 걸음으로 아라리 아라리 돌아가면 아우라지 아우라지 어우러지는 게 정선의 길”이라고 노래했다. 아우라지의 명물로 유명한 것은 줄배(강 양 쪽으로 이어진 줄을 잡아 끌면서 오고 가는 배)다. 요즘도 줄배가 아우라지 이 편에서 저 편으로 여행객들을 건네 주고 있다.
◇구절리에서 즐기는 레일바이크아름다운 계곡을 거슬러 올라 본 사람만이 오지의 슬픔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이 만들어 낸 마을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오지 마을 구절리. 구절리 사람들은 이 곳을 ‘슬픔이 기쁨에게 손 내미는 땅’ 혹은 ‘절망이 희망에게 손짓하는 땅’이라고 부르곤 한다. 정선선 기차의 끝 자락에 있어 한때 ‘인생의 종착역’이라고도 불렸던 구절리에는 몇 년 전 레일바이크가 들어서면서 슬픔 보다는 기쁨이, 외로움보다는 함께 하는 즐거움이 커졌다. 철도(Rail)와 자전거(Bike)를 합친 말인 레일바이크는 페달을 밟아 철로 위를 달리는 네 바퀴 자전거로 유럽의 산악 관광지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 역까지 7.2㎞를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앉아 페달을 밟고 있노라면 슬픔이 기쁨에게 손 내민다는 구절리 사람들의 말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정암사정선의 또 다른 명소로는 정암사를 꼽을 수 있다. 함백산 자락 아늑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정암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서기 634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양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에 이어 네 번째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의 땅이다. 마지막으로 창건한 영월의 법흥사를 포함해 5대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정암사는 불교 신도들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이 연중 즐겨 찾는 곳이다. 국내 절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정암사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는다. 이유는 경내에 자리한 보물 제 410호 수마노 탑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 놓았기 때문. 수마노 탑에서 탑 돌이를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어 매년 가을이 되면 수험생을 둔 어머니들이 수마노 탑 주위를 정성스레 돌고 돈다. 정암사 앞에 자리한 계곡에는 천연기념물 제 73호인 열목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절 주변으로는 수 백년 묵은 전나무 숲이 펼쳐져 있어 지나는 이들도 가볍게 산책을 하기 좋은 곳이다.◇하늘 아래 아름다운 산책길 만항재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 등 세 고장이 한데 만나는 곳에 만항재라는 이름의 고개가 걸려 있다. 만항재는 함백산 줄기가 태백산으로 흘러 내려 가다가 잠시 숨을 죽인 지점(해발 1,313m)으로, 지리산 정령치(해발 1,172m)나 강원도 평창과 홍천의 경계선인 운두령(해발1,089m)보다 높다. 따지고 보면 포장 도로가 놓여 사람의 손이 닿는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고갯길인 셈이다. 간혹 이 곳으로 드라이브를 나선 사람 중에서는 한밤 중에 만항재 정상에 올라 별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했다는 이들도 꽤 있다. 정암사 입구를 지나 만항재 고개에 오르는 중간에 만나는 만항 마을은 본래 주변 탄광의 근로자들이 살던 마을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인근 탄광들이 문을 닫으면서 마을 주민들이 밭 농사에 손을 대 끈질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눈발이 흩날리는 겨울 어느 날 만항재 위에 펼쳐진 숲은 환상적이다 못해 몽환적이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을 걸어 들어가자 곳곳에 크고 작은 동물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다. 한겨울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방황한 흔적이다. 숲 건너 편 만항재 정상에 자리한 새하얀 야생화 공원 산책로도 봄이나 여름에 찾을 때와는 다른 맛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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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내려오시는 길에
단양쪽으로 남한강따라 도담삼봉 보고 충주호 보고 오셔도 좋지만
경북 울진쪽으로 빠지셔서 불영계곡 거치고 동해안 따라 내려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단양쪽으로 내려오면 고속도로가 뚫려 빨리 올 수 있지만 볼거리는 7번국도 쪽이 좋습니다. 오래 걸려서 힘드실 수도...
그래도 울진쪽 강추 - 동해안도 강원도쪽보다 더 천연에 가까운 듯합니다
[여행] 경북 울진은 '관광 종합선물세트' |
꼭꼭 숨은 오지...산.바다 그림 같은 풍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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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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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민물고기생태체험관에 있는 수달. 불영계곡 등에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 오랫동안 오지로 파묻혀 있어 산과 바다가 그림같이 어울리는 곳 울진(蔚珍). 사람들의 때가 묻지 않아 청정 월빙도시인 울진은 조선시대 강원도에 속해있다가 1963년 경상북도로 예속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인구 6만명인 울진은 연평균 기온 12.4℃로 날씨가 따듯하고 해안선 길이가 82km로 농업과 어업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울진의 관광지 속으로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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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를 넘어서면 밤새 잡아온 게의 경매 모습을 볼 수 있는 죽변항. | △죽변항...너희가 게맛을 알아 죽변등대를 바라보며 평균 8톤급 소형선박 200여척이 드나들 수 있는 항이다. 지금은 대게가 제철이어서 오전 9시를 넘어서면 경매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고 인근 식당에서 대게를 직접 맛볼 수 있다. 죽변항은 오징어, 쥐치, 문어 등이 나오지만 뭐니 뭐니 해도 대게가 고향이다. 동국여지승람 등에 대게(자해紫蟹)를 울진의 주요한 특산품으로 기록하고 있다. 대게는 몸체가 크다고 해서 붙여진 게 아니라 다리가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 마디가 6개여서 ‘육촌’이라고도 불리는데 키토산과 타우린산이 다량 함유돼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한다. 울진은 전국 대게 생산량의 30%를 차지해 대게의 본고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덕 강구항 보다 3분의 1가격에 대게를 맛볼 수 있고 매년 4월에 대게축제를 진행한다. 죽변항 인근에는 SBS 특별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이 그대로 있다. 주인공의 집과 교회 밑으로 쪽빛바다 선착장이 있고 위로는 100년 된 흰등대가 아래를 굽어본다. 등대 아래로는 2m나 되는 대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차 산책로로 개방되는 데 바람부는 날이면 부딪치는 댓잎소리를 들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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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청정계곡을 자랑하는 불영계곡. | △불영계곡...한국 대표 계곡 불영사가 있는 불영계곡은 국가명승 6호로 지정될 만큼 자연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보면 장장 15km나 이어지는 계곡은 군데군데 금강소나무와 어울려 환상을 자아낸다. 기암괴석과 맑은 물, 여기에 토종 민물고기와 깊은 숲은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릴 만큼 빼어나다. 사람들의 출입을 철저히 막아 원시상태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창옥벽, 의상대, 산태극, 부처바위, 거북돌, 소라산 등 30여곳의 명소가 있다. 불영사(佛影寺)는 신라 진덕왕 5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로 서쪽 산 위에 있는 부처를 닮은 바위가 연못에 비춰 불영사로 이름 지어졌다. 불영사 입구 바로 옆에는 사랑바위가 위치해 있는데 약초를 캐러 산에 올랐다 떨어져 죽은 오누이의 애절한 사연을 알게 된 신령이 평생 떨어지지 않게 서로 끌어안고 있는 형상이어서 신비감을 더해준다. 이곳 일대는 소나무와 어우러진 불영계곡을 내려다 보는 맛이 있다. 36번 국도를 타고 가면 통고산 자연휴양림이 금강송 군락지 전에 있다.
△민물고기생태체험관...수달 만나봐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거의 모든 민물고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금강모치, 쉬리, 열목어 등 천연기념물과 한강에서 잡은 107cm나 되는 초대형 메기 등 119종 4400여 마리가 전시돼 있다. 특히 북한의 두만강버들개, 두만강자그사니 중국의 조문이수비, 홍잉어와 일본의 홍송어, 곤들메기 등도 비교 전시된다. 또 열대우림 아마존의 제왕인 아로와나와 상어모습의 대형 물고기들도 볼 수 있다. 사라져가는 멸종 위기종 민물고기와 함께 베스, 이스라엘 잉어, 블루길, 황소개구리 등 외래종도 만날 수 있다. 민물고기생태체험관의 가장 인기 있는 녀석은 수달이다. 사육사가 미꾸라지를 줄 때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숨는 미꾸라지를 찾는 수달의 모습이 마치 전쟁을 치루는 듯하고 얼마나 민첩한지 육지에서 물속으로 뛰어들 땐 쏜 화살같이 빠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하는 이곳은 화-일요일 개관하고 월요일 휴관한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054-783-9413)
△덕구온천...몸 한번 지져볼까 우리나라온천 중에서 물 좋기로 소문난 곳이다. 해발 998m인 응봉산에서 43℃의 온천수가 하루 4000t 이나 나온다. 칼륨과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류마티즘, 신경통, 피부병 등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온천수처럼 물을 데우거나 식히지 않는 자연용출온천으로 약알칼리성이다.(054-782-0672) 덕구온천 인근에 있는 구수곡자연휴양림은 울진군에서 운영하는 휴양림이다. 200년 이상 된 금강소나무가 군락을 이뤄 산양 등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희귀 동 식물이 많고 구수곡의 물이 굽이치는 곳마다 18개의 작은 소(沼)와 웅녀, 용소폭포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어린이 300원이다. 숲속의 집은 14개가 있는데 4만-8만원(비수기) 5만-10만(성수기, 주말)까지 다양하게 있다. (054-783-2241)
△성류굴...2억년 전 탐험 성류굴은 1년에 0.4mm씩 자라나 2억5000만년의 나이를 자랑하는 석회암동굴로 지하금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총길이 870m인 성류굴은 5개의 연못과 12개의 광장, 50만개의 종류석, 석순, 석주 등 신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이곳은 외부 암벽의 1000년 측백나무와 함께 천연기념물 155호로 지정돼 있다. 이 외에 해송과 어우러진 기성망양, 구산, 후포해수욕장과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 월송정, 해월 황여헌이 1588년에 세운 별당인 해월헌 등이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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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곡자연휴양림 새벽 풍경. 금강소나무가 운치를 자아낸다. | △울진 택시투어를 아시나요 울진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택시투어가 있다. 관광안내 도우미인 택시 기사들이 재미난 해설과 함께 관광을 할 수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택시투어는 울진시외버스터미널이나 후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운행되며 운행코스는 3시간, 5시간, 1일(7-8시간) 코스로 코스당 5만-12만원 정도 한다.(054-783-4000) 울진에서 가장 이름난 드라이브 코스는 망양정해안도로(근남 산포리-원남 덕신리)와 울진대게해안도로(평해 직산리-후포항)가 꼽힌다.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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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혹시 단양쪽으로 오시려면....
몽환의 땅, 단양 온달산성
박종인의 여행 편지 2
글·사진=박종인 기자 seno@chosun.com 입력시간 : 2008.09.19 15:57 / 수정시간 : 2008.10.30 10:44
충청북도 단양(丹陽). 도담 삼봉이며 고수동굴 기타 등등 ‘전통적인’ 관광지다. ‘전통적’이라는 말이 가끔은 ‘낡았음’라는 말과도 통하기도 한다. 그래서 단양은 본질과 상관없이 젊은이들에게 외면 받는 관광지가 되었다. 이제는, 다르다! 이 가을 단양에는 몽환과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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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너무나도 예쁜 산성, ‘온달산성’에서 전설을 만난다. 밤이 되면 낮 동안 숨어 있던 풍경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어둠 속에 모습을 드러낸다. 나그네로 하여금 24시간 내내 숨을 막히게 만드는 도시, 단양 여행. 물론 이번에도 외계인 마시무스 뷁과 함께였다.(우리의 마시무스 뷁은 2005년 10월 우연히 알게 된 토성의 위성 이오(Io) 출신 외계인이다. 저렇게 생겨먹었다.)
::: 이정표의 도시, 단양
일단, 아래에 있는 지도는 무용지물이다.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에서 빠져나오면 그때부터 이정표가 사태(沙汰)를 이루니, 어지간한 길치가 아니라면 지도 없이도 자기 동네처럼 차를 몰고 다닐 수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객을 맨 처음 반겨주는 것은 채석장이다. 5번 국도로 단양쪽으로 가는데, 왼편에는 정말 처참하게 잘려나간 산들이 맥을 이룬다. 필요하되 악(惡)이다. 그 산들을 깎아내 만든 시멘트가 대한민국을 재건하는 데 일등공신이었으니 필요였고, 훗날 환경에 눈을 뜨면서 그를 악이라 재단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없고 덧없다. 하지만 대도시에 사는 여행객들에게 그 어마어마한 인공미 또한 볼거리이니, 크게 욕만 할 일은 아니겠다. 어쨌든! 이번 주 ‘몽환과 전설’ 일정은 이렇게 잡으면 되겠다. 1박2일. 도담 삼봉 ⇒ 봉우산 활공장 ⇒ 태왕사신기 세트장 ⇒ 온달산성 ⇒ 그리고 1박 및 야경 감상 ⇒ 고수동굴 ⇒ 사지원리 태장이묘 ⇒ 선돌 ⇒ 집으로. 도담 삼봉 이야기는 생략한다. 너무나도 유명한 관광지요, 물 위로 솟은 바위 봉우리 세 개에 정자가 걸쳐 있어 “눈 감고 찍어도 그림이 되는” 곳이다. 낮에는 잠깐 가서 구경하고 서둘러 온달산성으로 가시라. 아니면 그냥 방문을 생략. 삼봉의 진면모는 밤에 드러나니까. 신단양 읍내를 거쳐 고수대교를 지나 ‘온달산성’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가면 이제 본격 여행이 시작된다. 다시 말하건대, 지도는 필·요·없·다. 네비게이션도 필·요·없·다. 다리를 건널 때, 그 모습을 잠시 기억해두시라. 팍팍한 콘크리트 철교가 밤이 되면 아래와 같이 요염한 분칠을 하고 나타난다. 믿어지겠는가. 이게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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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과 맞닿은 고원, 봉우산 활공장
그 예술을 건너서 남한강을 따라 차를 모시라. 고수령이라는 작은 고개가 나오는데, 고개를 넘고 1㎞ 정도 가면 왼편으로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바로 깜빡이를 켠다. 오른쪽으로 나오는 시멘트 포장길로 들어간다. 길은 끝없이 하늘로 솟는다. 갈림길이 나오면 무조건 왼쪽으로 간다. 마을이 나오고 ‘활공장 가는 길’이라는 작은 이정표들이 계속 나타난다. 이 산길에도 이정표가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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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 무렵은 교행이 어려운 좁은 길이다. 절대 속도는 내지 마시라. 갑자기 텅 빈 평지가 나타나고 그 뒤로 끝없이 산자락이 펼쳐진다. 평지 아무데나 차를 세우고 잠시 하늘을 감상한다. 패러글라이딩, 행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단양군에서 만들어준 길이요, 활공장이다. 아래로는 남한강이 산줄기 사이로 흐르고, 여행 초입에서 봤던 채석장이 산줄기 중간을 잘라놓았다. 왼쪽으로 키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그 아래에 누군가가 묻혀 있는 무덤이 오롯하다. 여기에서, 이 풍경이 맘에 들었다면 이 마을에 있는 ‘드림 마운틴’이라는 펜션을 찾아보시라. 이 까마득한 고원지대에 멋들어진 펜션이 숨어 있다. 펜션 단지에 구멍가게도 있으니 일용품, 음식, 술도 해결된다. 한 마디로 괜찮다.
::: 전설의 성(城) 온달산성
그리고 온달산성으로 간다. 1400년 전, 온달이라는 고구려 바보 하나가 장군이 되어 싸우다 죽은 곳이다. 고집불통 평강공주는 “자꾸 울면 바보 온달한테 시집보낸다”는 아버지 평강왕(559~590) 말을 곱씹으며 자라나 진짜로 바보에게 시집을 갔다. 바보와 공주의 사랑, 그리고 고토(故土) 회복을 외치며 칼을 뽑아든 고구려 사내의 웅혼이 깃든 곳, 산성이다. 아니, 온달산성이 단양에 있다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온달산성은 경기도 아차산성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내력은 이러하다. 단양 온달산성 주변 4㎞ 이내 47개 자연마을 가운데 36군데에 온달에 얽힌 전쟁 용어가 지명으로 쓰이고 있다. 장군목은 온달이 전투를 지휘했던 본부요, 면위실은 신라의 맹공격에 포위된 온달이 위기를 피한 곳으로 6·25때도 인민군이 그냥 지나갔다. 이때 피범벅이 된 옷을 갈아입은 곳은 자삽(자습·自習)이라 한다. 군간교가 있는 군간(軍看) 나루는 전쟁 당시 초소였다. 온달과 평강이 윷을 놀았다는 윷판바위도 남아 있다. 정발1리 선돌은 성을 쌓는 온달을 돕기 위해 마고 할멈이 들고 왔다가 온달이 성을 버리고 후퇴했다는 소식에 땅에 꽂아버린 돌이다. 온달 전사 소식에 굳어버린 여동생이라는 말도 있다. 사지원리에는 태장(泰葬)묘가 있다. 죽은 온달을 묻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새마을 운동 때 길 뚫리고 돌을 거둬가 무척 초라했으나, 지금은 복원이 이뤄져 웅장하다. 몹시 가물었던 1994년, 마을에서 “장군 자리를 이제 더럽힐 터이니 비로 씻어달라”며 닭피와 개피를 뿌리자 30분도 안돼 비가 내렸다고 했다. 최근 발굴 결과 고구려 유적이 아니라 신라 유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전설이 퇴색됐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온달 무덤으로 믿고 있다. 산성 아래 최가동(最佳洞·최개울) 마을은 고구려 병사들이 고향 식구들을 생각하던, ‘살아 생전 마지막 보는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했다. 병사들 피로 적신 피바위, 무기를 제련했던 쇠골, 지친 병사들이 대굴대굴 떠내려간 망굴여울, 전쟁 뒤 함께 남은 양국 부상병들이 마을을 이룬 안이골…. 대충 결론은 나왔다. 온·달·은·단·양·에·서·죽·었·다.
::: 산성 가는 길
생수 한 병을 준비해서 그 산성을 올랐다. 산 아래 온달동굴이 있는데, 습기로 인해 곰팡내가 가득하다. 입구에는 지난해 TV 드라마 ‘태왕사신기’와 ‘연개소문’을 촬영했던 세트장이 있다. 제법 잘 만들어서, 아이들과 함께 들러볼만한 곳이다. 산길은 인공적인 배려를 최대한 절제한 오솔길이다. 메뚜기, 여치, 쓰르라미, 그리고 어딘가에서 이들을 노리는 새들이 노래를 한다. 꽃들도 많다. 구절초, 벌꽃, 나리꽃, 엉겅퀴, 조팝나무…. 정말 여기가 전쟁터였던가? 800m 남짓한 오솔길 딱 중간에 정자가 하나 나온다. 사모정(思慕亭)이다. 전사한 온달을 실은 관이 꿈쩍도 않자 “생과 사가 갈렸으니 이제 움직이시라”며 공주가 통곡했다는 자리다. 너무나도 한적한 오솔길을 이어간다. 조금 급한 길에는 반드시 밧줄로 난간을 만들었으니, 막말로 ‘삐딱구두’를 신고도 오를 수 있는 길이다. 시끄럽기 짝이 없는 풀벌레 우는 소리를 벗삼아 깔딱고개를 지나자, 1400년을 버틴 웅장한 석벽이 앞을 가로막았다. 직선이라고는 보이지 않던 대자연의 끝에서 돌을 촘촘히 쌓은 수직 성벽이 나타난 것이다. 그때의 갑작스러움과 긴장감이란! 머릿속에서 예술, 전설, 마법 따위의 단어들이 소용돌이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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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계단을 올라 성 안으로 들어가니, 이건 거인의 정원이다. 웅장한 석벽으로 푸른 초원을 에워싸고, 거기에 거인 하나가 온갖 꽃들을 심어놓았다. 녹색과 흰색 융단이 담쟁이 덮인 성 안을 가득 메웠다. 군사 요새가 아니라 정성 들여 만든 정원이다. 그것도 아주 멋진 강변 풍경을 가진. 9년 전에 산성에 왔을 때는 키 작고 귀한 하늘나리꽃이 많았었는데, 이 가을에는 몽땅 사라지고 없었다. 필시 꽃을 귀히 여기는 이기주의자들이 뿌리째 훔쳐간 탓이리라. 벽을 따라 걸었다. 혹시 모를 전쟁의 흔적을 찾고자 함이었다.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민족이 이를 갈며 싸우던 흔적 말이다. 하지만 꽃과 나비와 새와 바람과 하늘 뿐, 아무도 기억 못하는 옛날 일. 오직 바보와 공주의 사랑만이 남아 있는 그런 공간이었다. 그래서 참으로 근사한 소풍이었다.
::: 마늘 진미(珍味)
산을 내려오니, 제법 몸이 고단하다. 자, 숙소를 정하고, 맛집을 찾는다. 단양 특산은 뭐니뭐니해도 마늘이다. 그 맵싸한 마늘로 단양 사람들은 온갖 요리를 개발해 놓았다. 마늘 샐러드, 마늘 무침, 마늘 구이 기타 등등. 그리고 이들을 몽땅 한 상에 내놓는 마늘 정식이 식당마다 다 있다. 버스 터미널 부근이 그 맛집들의 소굴이다. 아래 여행수첩에 몇군데를 적어놓았는데, 일인분은 절대로 팔지 않으니 유념하시라.
::: 밤, 그리고 몽환(夢幻)
밤이 되었다. 고수대교로 산책을 떠난다. 낮에 건넜던 그 다리, 그 팍팍한 다리가 빛의 예술로 변신했다. 오색영롱한 빛이 광채를 수시로 바꾸며 너울너울 춤을 춘다. 어찌 이렇게 화려한 다리를 그냥 차로 건널 수 있으랴. 좁은 인도를 따라 빛 속으로 들어간다. MP3라도 있다면 귀에 꽂고 음악을 곁들여 산보를 한다. 기름값도 오르고, 환율도 팡팡 뛰지만 이 다리만은 조명을 거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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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을 돌려 오른편 강 건너를 보면 뭔가 희끄무레한 물체가 눈에 들어온다. 양백폭포다. 밤에만 물을 퍼붓는 인공폭포다. 눈부신 조명 속에 세 줄기 폭포가 물을 쏟는다. 뱀 같기도 하고, 용처럼 보이기도 한다. 조명이 없었다면 다리도 폭포도 없는 무덤덤한 도시였을 단양이 그렇게 화려하게 변한다. 다음, 어제 처음 들렀던 도담삼봉으로 간다. 이 또한 맑은 조명을 받으며 수면에 산그림자를 비치고 있다. 가끔은 불이 꺼지기도 하는데, 그때는 승용차 전조등을 켜서 조명을 대신하면 된다. 아래 사진은 불 꺼진 삼봉에 승용차 전조등을 비추고 찍은 모습이다. 근사하지 않은가. 때마침 보름달이 떠서 거대한 풍경화를 만들어주었다. 자, 여기에서 첫날 일정은 끝. 과욕은 금물이니, 하루에 다 보려는 자는 반드시 체한다.
::: 태장이묘, 선돌, 고수동굴
단양에 왔는데 고수동굴을 아니 볼 수 없다. 각종 동란 때마다 사람들이 피란을 떠나 숨었던 동굴이다. 고수동굴 여행은 탐험과도 비슷하다. 좁은 길, 너른 길, 수직 길, 호수 기타 등등 그 추운 동굴 속에서 땀이 다 날 정도다. 아이들과 함께 가면 흥미진진한 여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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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장이묘와 선돌은 온달산성 가는 길에 나오는 가대교 건너에 있다. 사지원 마을과 정발1리 마을을 찾으면 된다. 딱히 볼 거리는 없으나, 온달의 전설을 완성하려면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그 길을 죽 이으면 중앙고속도로로 빠지는 대로와 만나게 된다. 초입에서 봤던 채석장이 길 양편으로 들어서 있다. 그렇게 여행을 끝낸다.
또 다른 관광지 영월과 평창이 지척이지만, 욕심은 부리지 마시라. 대한민국은 넓고, 주말은 다음주에 또 온다. 마시무스 뷁은 여행 내내 말이 없었다. 산성도 하늘이요, 활공장도 하늘이요, 그리고 밤의 몽환이 내내 향수를 불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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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에서 나와 단양쪽으로 빠진다. 이후에는 지도 자체가 필요없다. 과분할 정도로 이정표가 많다.
- 온달산성:이정표 따라 군간교를 건너 우회전. 가기 전에 이미 연개소문 촬영 세트장이 보인다.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2500원. 그 값을 한다.
- 태장이묘·선돌:가대교를 건너 직진하면 태장이묘가 있는 사지원리가 나온다. 태장이묘는 사지원리 마을 입구에서 4㎞ 정도 들어가면 길 옆에 보인다. 선돌은 사지원리에서 2㎞ 정도 가면 왼편에 있다. 구 도로와 신작로로 나뉘는 길이 나오는데, 구 도로로 들어갈 것. 고추밭 너머 산등성이에 있다.
▶ 먹을 곳:터미널 부근에 있는 온누리회관 추천. 마늘보쌈밥을 비롯해 여러가지 마늘 요리를 낸다. 친절하다. 1인분 1만 원. (043)423-3311. 터미널 건너편 고수대교 앞에 올갱이해장국을 파는 식당이 몇군데 있다. 남한강에서 잡은 올갱이에 된장을 풀고 시금치를 넣어 찌개를 만든다. 6000원. 어디든 맛은 비슷하다.
▶ 묵을 곳: 1.읍내를 원한다면 터미널 옆 강변에 있는 호텔 럭셔리 강추. 단양 사람에겐 미안하지만, “도저히 단양이라고 믿을 수 없는” 깨끗하고 예쁜 부티크 호텔이다. 영화, 드라마 촬영을 나온 연예인들이 단골로 묵는 호텔. 일반실 1박 5만5000원. 주말에는 뛴다. (043)421-9911, www.hotel-luxury.co.kr 2.한적하고 은밀한 여행? 앞서 말한 드림 마운틴 강추. 산꼭대기의 은밀한 숙소다. 주중 6만원부터. 011-481-8324, www.dreammount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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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선호도 중심의 여행지를 스크랩해봤습니다.
어머니 여행하시는 전체 일정이 좀 정해지면 그 근처 여행지나 맛집을 더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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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나라야 말로 정말 좋은 여행지가 많은데 언제 두루 다녀볼까? 잘 감상 했다 갑년씨!
글은 다읽지는못했지만 아주좋은 여행지네 언제다가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