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매일
김상기
너무나 추운 날씨가 겨울 내내 지속 되면서 식물들도 겨울나기에 얼어서 죽을 것인지, 월동하여 살아남을 것인지 날씨에 생사를 맡기고 하루하루가 봄을 향해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들이다. 특히 우리 지역에 와서 자리를 잡은 상록수인 광나무가 동해(凍害)를 입어 때 아닌 겨울 낙엽이 지니 활엽수의 가을철 낙엽을 생각나게 하리만큼 피해가 심한 모습을 보이며 반짝이는 잎의 모습은 추위로 인해 광이 나지 않기에 봄이 와서 새잎이 돋아나 수형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른 봄의 체험활동에는 꽃과 나무를 주제로 하여 식물의 겨울눈과 새순의 관찰, 산야에서 겨울을 이기고 지면에 잎을 깔아 월년하는 로제트식물 찾아보기, 들판에서 나는 봄나물 채취하기 등으로 자연체험의 프로그램을 꾸려본다면 흥미로운 봄맞이가 되어 지리라.
추위가 이어져도 양지쪽에는 벌써 로제트 식물들이 나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잎을 지면에다 깔고 나 보라는 듯이 싱싱함을 보이며 다가오는 새 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제트식물이란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풀의 줄기가 밑바닥에서 짧아져 줄기의 끝에서부터 땅에 붙어 사방으로 나는 잎들을 말하는데 이러한 잎을 ‘뿌리잎’이라 하여 ‘근출엽(根出葉)’이라고 부르며 보통 뿌리 잎이 생기는 짧은 줄기에서 꽃줄기가 길게 뻗어 나와 꽃줄기에는 ‘경생엽(莖生葉)’이라 하여 뿌리 잎과 다른 형태의 줄기 잎이 나온다.
로제트란 말은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잎이 난 모양이 마치 장미꽃(Rose)의 꽃잎과 같은 배열을 보이기에 로제트식물이라고 하는데 마치 뿌리에서 잎이 수평으로 나와 평평한 장미꽃 모양의 화관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겨울 동안은 뿌리잎 만으로 지내고 봄이 되면 기온의 상승으로 환경변화에 따라 그때까지 뻗지 못했던 줄기가 자란다. 이른 봄에는 여러 종류의 로제트식물들이 주변에서 자리다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로제트식물의 다른 이름은 잎이 땅에 방석을 깔아 놓은 것처럼 보여 ‘방석식물’이라고도 부르는 아름다운 우리 이름도 있다. 그러면 주변에서 제일 먼저 봄을 기다리고 있는 대표적인 방석식물들을 찾아보면 달맞이꽃, 지칭개, 보리뱅이, 냉이, 망초와 개망초, 민들레, 방가지똥, 엉겅퀴, 질경이, 꽃마리, 봄맞이, 황새냉이, 가시상치, 꽃다지, 개소시랑개비, 배암차즈기, 익모초 등이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로제트식물들이다.
로제트 식물들을 살펴보면 식물들 나름대로의 살기 위한 생존 방식을 알 수 있다. 발아하여 꽃을 피우고 결실을 끝으로 일생을 마치게 되는데 다른 동물들에 밟혀도 쉽게 죽지 않고, 꺾여서 부러질 줄기 부분도 잘 없고, 초식동물들에게 쉽게 뜯어 먹히지도 않으며, 풀잎의 주변에는 바람에 날리어 온 낙엽이나 부스러기, 먼지와 흙들이 머물면서 바람도 덜 받게 되고 보온의 효과도 있기에 겨울나기가 쉬우며 낙엽들은 거름이 되어 양분을 제공해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대개가 1년 이상 2년 이내의 월년성 초본의 식물에서 로제트 형이 흔하며 가을에 발아하여 잎이 나와 겨울의 추위를 잘 견디어 내고 다음해 봄부터 성장을 하여 개화 결실이 끝나는 식물을 ‘월년생’ 이라 하고 식물체의 생활기 길이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봄을 맞아 기온이 높아지면서 생육의 적기에서 부터는 줄기를 뻗기에 로제트현상이라는 말은 저절로 없어지게 된다. 그러나 민들레의 경우는 잎이 없는 꽃줄기가 올라오느냐하면 개망초나 달맞이꽃처럼 높게 뻗어 자란 줄기에 많은 잎이 나는 것도 있다.
식물이 찬바람 부는 겨울을 지혜롭게 견디어 내는 자연현상으로 가을에 씨를 뿌린 유체나 보리, 시금치, 마늘, 양파와 같은 경우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이는 월년생 식물인데 로제트 형은 아니지만 겨울동안은 뿌리잎 만으로 지내고 봄이 되면 다시 생장을 하게 된다.
이른 봄에 골목을 나서 산야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로제트식물들은 대단히 많아 식물의 잎이 나는 모양을 보아 구분을 할 줄 알면 다음은 나물이 되는 종류가 많기에 우리들의 식탁에 올려 지면 음식으로 건강을 지켜 갈 수 있다. 로제트식물 중에는 외래종이 몇 가지 있기에 봄나물로는 쓰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냉이, 고들빼기, 지칭개, 민들레. 익모초 들은 봄나물로나 약용으로도 잘 쓰이는 편이다.
지난해에 가축의 구제역 병이 발생하여 100여일이 경과했으나 아직도 국가적 재앙으로 물러나지를 않고 이들의 살 처분과 매립이 이어지는 상태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2차적 문제로 지하수 오염을 초래하기에 어쩌면 자연 상태로 사육하지 못한 면에서 원인을 생각할 수도 있다. 닭이나 오리, 소, 돼지들 모두가 밀식사육이 대세이기에 자연 상태를 거역한 사육도 문제이고 투여되는 사료가 질병퇴치를 위한 항생제, 성장촉진을 위한 호르몬제가 포함되어 있으며 좁은 공간에 사육을 함으로 면역력이 약한 가축들은 그만큼 바이러스 확산이 빠름은 당연한 일이기에 사육환경을 바꾸어 주고, 사료도 개선된 먹이로 하여 면역력을 길러줄 때 질병이 와도 큰 피해가 없이 이겨 가리라 여긴다. 국민 식생활이 육류 쪽으로 기울면서 봄나물도 자꾸만 잊혀 저 가고 아이들은 육류음식에 길들여진 탓으로 쥐었다 하면 닭다리요 어른들은 구웠다 하면 돼지고기 삼겹살이니 이들의 사육이 정해진 기간에서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다보니 약해빠진 가축들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저항을 하지 못하고 급속히 확산됨은 자업자득의 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