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만큼 질적으로도 발전했는가를 살펴보면 좋은 평가를 하기 어렵다.
최 근 수년간 국내 금융업권은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사태,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의
두 차례 위기를 겪었다. 두 위기 모두 그 중심 에 증권사가 있었다.
팬데믹 초기에는 증권사가 대규모로 판매한 파생결합증권 ELS(Equity Linked Securities)와 DLS
(Derivative Linked Securities)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ELS와 DLS는 기초자산의 지수나 가격이 일정 기간 미리 정해놓은
범위에 있으면 약정 된 수익을 지급하되,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손실을 보게 된다.
증권사는 ELS와 DLS 운용의 일환으로 해외선물에 증거금을 넣는데 기초자산인 유럽 유로스톡스 50, 미국 S&P500,
일본 니케이225, 홍콩 H지수, WTI(서부텍사스유)가 폭락하 면서 증거금을 더 넣어야 하는 마진콜(Margin Call)을 받게 되었다.
이 마진콜 규모가 수조원에 달했고, 증권사들이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회사채, CP 등 유가증권을
대거 매각하면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벌어졌다.
레고랜드 사태는 단기간에 급격히 증가한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에서 문 제가 발생했다.
부동산 PF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도 주요 원인이었지 만 그때는 건설사와 저축은행에게만 피해가 집중되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 은 두 업종 외에 증권, 캐피탈, 부동산신탁도 익스포져가 많고 전체적인 부동산 PF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는 증권사가 지급보증 형태로 부동산 PF에 참여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과거에는 부동산 PF에 대한 지급보증은 주 로 건설사가 제공했다.
건설사는 단기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A1을 부여받고 있 는 회사가 5개 내외에 불과해서 보증금액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증권사 는 단기신용등급이 A1인 회사가 19개에 달한다.
증권업 대형화 추진 과정에서 NCR 자본규제가 느슨해지고 부동산 PF 지급보증이 고수익원임을 알게 되자
19 개 증권사가 앞다투어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부동산 PF 규모는 순식간 에 눈덩이처럼 증가하게 되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국제결제은행(BIS ;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 Basel Committee on Banking Supervision)는 은행의 자기자본 규제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BCBS는 2010년 기존 규제제도인 바젤 II보다 손실흡수능력을 강화시킨 바젤 III 를 발표하였다.
바젤 III에는 여러 가지 철학이 담겨있다.
그 중 주목할만한 것 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정신이다.
BCBS는 높은 진입장벽과 정부의 보호에 기반하여 큰 힘을 보유한 은행이 흔들 릴 경우
경제시스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 은행에게 이 전보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을 부여하였다.
바젤 II에서는 BIS자본비율 8%, 기 본자본비율(Tier 1) 4%, 보통주자본비율 2% 이상을 권고수치로 제시했는데,
바 젤 III에서는 BIS자본비율은 8%를 그대로 두되 기본자본비율은 6%, 보통주자본 비율은 4.5% 이상을 요구하였다.
여기에 완충자본(Capital Buffer)을 추가로 적립하게 하였다.
완충자본은 자본보전완충자본(Conservation Buffer)과 경기대 응완충자본(Countercyclical Buffer)으로 구성된다.
자본보전완충자본은 모든 은 행에 대해 상시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의 2.5%를 추가 적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금융당국의 판단 하에 경기변동에 따라 0~2.5% 범위 내에 서 추가 적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업계 선두권의 초대 형 은행에게는 더 큰 책임을 부여했다.
경제시스템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시스템적 중요은행(Systemically Important Bank)에게는
1.0%를 추가적으로 더 적립하게끔 하였다.
NICE신용평가는 그간의 노력을 통해 증권사가 대형화하고 위탁매매 중심의 단순 영업에서 벗어나
IB 및 해외사업 비중이 높아져 금융당국의 정책의도가 상당수준 달성되었다고 본다.
다만, 증권사의 대형화와 사업구조 다변화 과정에서 나타난 몇 가지 문제점은 보완이 필요하다.
이제 대형 증권사에게는 권한만 주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과거 2003년 신용 카드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같은 위기 때에는
증권업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항상 그 중심에 증권사가 있는 모습이 발견된다.
경제시 스템 내에서 위상과 힘이 커진 증권사가 그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만 약 그렇지 못하다면 어떠한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깊은 분석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 영화 ‘스파이더맨(Spider-Man)’ 중에서
첫댓글 S&P “미래·한국투자증권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하향 조정”
https://www.etoday.co.kr/news/view/2338308
다만 양사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 BBB는 유지한다. '부정적' 등급전망은
향후 6개월 이내 신용등급 강등의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향후 양사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악화해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BBB-'로 떨어질 수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작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는 평균 약 30%로 나타난다.
투자자산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는 후순위 트랜치 또는 지분 투자이다.
해외대체투자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또한 부담이다.
증권사는 사업장의 건전성 수준에 따라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필요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의 평균 부동산 PF 익스포저(지급보증 및 대출)는 2023년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약 33%로 추정된다.
S&P는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해 "이는 향후 1~2년 동안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증권사의 기준신용도(anchor)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기준신용도는 신용등급 평가의 출발점으로 S&P가 설정한 국내 증권사의 기준신용도는 ‘BBB-’이다.
S&P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2년 이내에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지난해 국내 실질주택가격은 약 10% 하락했다.
과거 몇 년 동안 이어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고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동산 시장 부양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짚었다.
S&P는 "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되어 한국투자증권 및 모그룹을 포함한 국내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경우,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할 수 있다"며
"공격적인 발행어음사업 확장 과정에서 자금조달과 운용 간 만기불일치 확대로 인해
자금조달 및 유동성 수준이 크게 약화될 경우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투 거래중이고 연금저축계좌도 있는데요.
어쩐지...
자금조달하려고 채권 투자 문자가 거의 매일 오네요.
한투나, 태영이나 도긴개긴이네요.
양적 성장으로 수익성에만 집중하다가 위험 리스크 익스포저는 간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띠아모님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