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한 극장이 인공지능(AI)이 집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개인 시사회를 통해 상영하려다 호된 질타를 받고 취소했다고 BBC가 20일 전했다.
문제의 극장은 소호 구역에 있는 프린스 찰스 극장으로 오는 23일 챗GPT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마지막 극작가'(The Last Screenwriter)의 세계 최초 시사회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작가를 대체하려고 AI를 이용하는 데 대한" 대중의 우려 때문에 상영을 취소하게 됐다.
극장 측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고객들의 반발 때문에 "업계에서의 더 광범위한 논의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극장 측에 고객 불만이 160건가량 접수돼 어쩔 수 없이 상영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피터 루이시가 제작한 이 작품은 "first feature film written entirely by AI가 전적으로 집필한 첫 장편 영화"라고 홍보됐다.
영화는 잭이란 유명 극작가가 첨단 AI 각본 집필 시스템에 맞닥뜨린 뒤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으면서 시작한다. 처음에는 미심쩍기만 했는데 잭은 AI가 자신 못지 않게 재간이 있으며 인간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 자신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는다.
제작진은 "인공지능이 장편영화를 통째로 쓸 수 있으며 전문적인 팀이 제작하면 이 영화가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극장 측은 성명을 통해 문제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AI가 예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토론에 참여하고 싶어 "영화 제작의 실험을 꾀했다"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영화배우조합은 AI 기술이 연예산업에까지 침투해 인력을 대체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파업을 벌여 상당한 분량의 영화 제작이 차질을 빚었다. 이제 영국 의회 의원들은 자신들의 일이 AI에 의해 대체될 경우에 아티스트들에게 공정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정부가 개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THE LAST SCREENWRITER - Movie Trailer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