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가 답하는 여름철 질환
기상청은 올해 6~8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과 습도가 높은 여름, 건강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무더위에 조심해야 할 질환과 건강관리에 대해 알아보자.
01 여름철에 발생하기 쉬운 ‘식중독’ 예방법을 알려주세요.
‘식중독’이란 살아 있는 세균 또는 세균이 만들어낸 독소가 든 음식을 섭취해서 설사·복통·탈수·발열 등 급성 위장관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손 씻기가 중요하고, 물을 꼭 끓여서 마셔야 하며 냉면 육수·빙수·얼음도 끓여서 식힌 후 얼리는 것이 좋습니다. 상하기 쉬운 우유·치즈·육류·생선·조개류는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식재료는 가능한 한 깨끗한 물에 여러 번 세척하거나 끓는 물에 1분 이상 가열한 후 섭취해야 합니다. 요리를 할 때에는 재료마다 도마를 따로 사용하고 조리 후 소독합니다.
02 여름 ‘불면증’은 왜 생기며, 어떻게 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요?
사람이 잠을 자려면 체온이 떨어져야 합니다. 밤에 온도가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데 이를 ‘열대야’라고 합니다. 덥다고 차가운 물로 샤워하면 당장은 시원하지만 잠자리에 들 때에는 오히려 체온이 올라가 잠을 이루기 힘들어집니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고, 자기 전에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 체온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술은 입면은 도와주지
만 새벽에 잠을 깨게 해 오히려 숙면에는 방해가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03 당뇨 환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여름 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여름에는 당뇨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더위로 야외활동은 크게 줄고, 여름 보양식들은 열량이 높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인 삼계탕은 930Kcal, 보신탕은 1,262Kcal, 장어구이(500gm) 1,150Kcal로 일반 식사의 2배가 넘습니다. 또한 여름 음식으로 즐겨 먹는 콩국수, 비빔국수, 열무국수 등 밀가루 국수 종류는 열량은 높지 않지만 밥에 비해 혈당을 빨리 올려 췌장을 혹사시킵니다. 여름 과일인 복숭아, 참외, 수박, 포도 등도 혈당을 많이 증가시킵니다. 여름에 즐겨 먹는 팥빙수는 750~1,350kcal의 고열량 음식이니 당뇨 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04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점과 응급처치법을 알려주세요.
‘일사병’과 ‘열사병’은 둘 다 주위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체온이 올라가고, 땀을 많이 흘려 혈액순환이 나빠지면서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 병입니다. ‘일사병’은 여름에 실외에서 활동을 하다가 일어나는 병이고, ‘열사병’은 환기가 되지 않는 실내나 보일러실, 용광로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작업장에서 일하다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일사병이나 열사병을 치료할 때에는 가장 먼저 체온이 낮아질 수 있도록 바람이 통하는 시원한 곳으로 옮긴 다음 옷을 벗기고, 의식이 있다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며, 냉찜질과 선풍기·부채 등으로 체온을 내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의식이 좋지 않다면 빨리 병원으로 옮겨 수액 치료를 받도록 합니다.
05 ‘냉방병’ 증상과 일상생활에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우리 몸은 여름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적응하려는 특성이 있는데, 만약 에어컨이 강하게 나오는 실내에만 오래 머물면 우리 몸이 추위에도 체온을 낮추려다가 탈이 납니다. 냉방병은 감기나 몸살과 비슷하게 콧물, 재채기, 코막힘, 근육통, 피로를 느끼고 심하면 복통, 설사, 어지럼증, 두통, 부종이 나타납니다. 냉방병을 막으려면 실내 냉방 온도를 26~28℃로 유지해야 합니다.
에어컨을 가동할 때 1시간에 10분 정도 환기하고, 1~2주마다 에어컨 필터를 청소해 먼지나 곰팡이가 끼지 않도록 합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밤새 켜두는 경우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으므로 자기 전에 가동해 시원하게 한 후 끄거나 1~2시간 후 꺼지도록 예약하고 취침에 듭니다. 또한 실내 온도가 낮으면 겉옷을 걸치고, 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06 여름에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름철의 ‘심혈관질환’은 더위와 관련이 있습니다. 더위로 체온이 올라가면 몸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심장 박동을 빨라지게 하고, 호흡이 빠르게 되며,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빠르게 진행시키고, 땀을 배출해서 피부를 통해 열을 내보내려고 합니다. 이런 반응으로 인해 심장이나 뇌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게 되어 심혈관질환으로 혈관에 문제가 있거나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환자는 심근경색, 뇌경색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심혈관질환 예방에는 상추, 깻잎, 케일, 겨자잎, 적근대 같은 쌈채소가 좋습니다. 이 쌈채소를 혈전을 막아주는 비타민K가 풍부한 된장과 우렁을 섞은 쌈장을 만들어 고기나 생선과 곁들여 먹는다면 보신도 하고 심장도 튼튼하게 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07 이 밖에도 여름철 건강을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여름에는 햇볕이 강해 피부에 일광화상을 입기 쉬우므로 야외활동이나 물놀이를 하기 전에 피부에 SPF30 이상, PA++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모자와 겉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야외활동 중에는 탈수가 되지 않도록 음료수나 시원한 보리차를 수시로 마셔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물놀이나 야외활동을 한 뒤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샤워를 자주 하면, 여름철에 흔한 결막염이나 사타구니 습진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