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일요일.
이날은 과제물 땜시 관련서적을 탐독하기 위해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만, 과목과 관련된 서적을 찾는데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주로 재미있는 신간은 뭐가 나왔나 싶어서 이곳저곳 두리번 대느라 엄청난 시간을 할애했다. 오후 5시에서 9시까지 책 구경만 하느라 시간을 보냈으니 오죽하랴.. 아무쪼록 이 게시글에서는 교보문고 방문당일날 재미있어 보이던 책들이나 봤던 것들을 몇가지 적어볼까 한다.
필자는 전공이 역사에다 취미도 역사다보니 서점에가면 제일 먼저 들르는 곳이 역사파트다. 역사 신간이 뭐가 나왔는지, 재미있는 책들은 뭔지 제목을 한번씩 주욱 흝어보고, 그중에서 흥미있는 제목의 책들은 꺼내다가 표지도 감상하고 저자는 누구고, 목차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머리말 결론부는 어떻게 작성되어있는지 등을 확인하면서 책들은 평가해본다.
일단 신간보다는 베스트셀러 분야에 꼽힌 책들이 눈에 갔다. 뭐, 기타 교양서나 가볍게 쓴 글들은 그닥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고, 굳이 눈에 띄는 것이라면 남경태씨의 <역사>나 주경철씨의 <대항해시대>가 눈에 띄었다. 남경태씨야 워낙 역사책을 사람들 보기좋게 쉽게 내니까 자주 베스트샐러를 냈으니 상관은 없다만, 요새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히 홀대하다는 말이 많은데 어떻게 대항해시대처럼 두꺼운 책(얼핏 봤을때 900페이지가 넘는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참 의아스러웠다. 물론 대항해시대라는 제목이 워낙 이목을 끄는 데다가 목차를 보니 각 파트별로 아주 재미있어 보인다 싶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비록 서술은 참고문헌과 각주를 갖춘 논문 양식으로 되어있지만 글투는 제법 어려운 말 없이 무난하고 쉽고 자세하게 되어있으므로(얼핏 봤을때는) 분량이나 서술양식은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베스트샐러 파트에서 잠시 고대사 파트로 눈을 돌려보니 최맹식씨의 <삼국시대 평기와 연구>나 백종오씨의 <고구려 기와의 성립과 왕권>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아주 독특한 주제에 대해서 다룬다 싶었는데, 역시 전문서적(논집)이다 보니 전문용어가 많고 전문용어 대부분이 한문으로 되어있고 음이 안달려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참 읽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건축분야도 잘만 대중적으로 알리려고 들면, 나같이 멋진 건축삽화를 보며 "햐 저건 어떻게 지어졌을까?"라는 식으로 호기심을 느낄 일반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되는데.. 이 두책은 독특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대중들을 대상으로 낸 책이 아니라는 점이 참 아쉽다.
베스트샐러 파트에서 잠시 고대사 파트로 눈을 돌려보니 최맹식씨의 <삼국시대 평기와 연구>나 백종오씨의 <고구려 기와의 성립과 왕권>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아주 독특한 주제에 대해서 다룬다 싶었는데, 역시 전문서적(논집)이다 보니 전문용어가 많고 전문용어 대부분이 한문으로 되어있고 음이 안달려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참 읽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건축도 대중적으로 알리려고만 들면, 나같이 건축삽화를 보며 "햐 저건 어떻게 지어졌을까?"하는 식으로 호기심을 느낄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되는데.. 이 두 책은 독특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대중들을 대상으로 낸 책이 아니라는 점이 참 아쉽다.
중국사 파트에 가니, 예전에 역갤에서 "치우의 후예"라는 놈이 언급하면서 부터 유명해진 존 페어뱅크의 책이 보였다. <신중국사>라는 책인데, 존 페어뱅크가 누군지 싶어서 책에 나와있는 저자설명을 보려고 했는데 표지에도 끝부분에도 없고 머리말 앞에 있는 책소개에도 저자 서명은 없이 역자소개만 있고, 책의 최 말단부에도 저자소개가 없어 아쉬웠다. 책 내용을 대략적으로 흝어보니 근현대사에 할애하는 비중이 높은것 같은데, 페어뱅크의 전공이 중국 근현대사이기 때문인가..? 모르겠다.
- 만주원류고의 소개문. 삼한이 칸국, 낙랑은 요서에 설치되었다, 백제는 요동과 요서에 진출했다.. 등등.
또 다른데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요새 신간된 <만주원류고>를 발견했다. 마침 내용도 확인하고 싶어서 책 앞표지에 있는 소개문을 읽어보는데 아뿔사...삼한이 칸(Khan)국이라느니, 낙랑군이 설치된 위치가 평양이 아닌 요서라느니 하는 환빠들 주장을 되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략 번역된 내용도 어떤식으로 했을지 짐작이 가서 그대로 덮어버렸다.
그리고 과제용 도서인 창작과 비평에서 펴낸 <동아시아를 바꾼 열가지 사건>이라는 책을 발견했는데 2008년 11월 6일인가 9일즈음에 발매가 된 신간이기 때문에, 신간코너에서 한참을 찾아서야 찾을 수 있었다. 한권만 달랑 조그마하게 숨어있으니 찾는데 어찌나 오래걸리던지.. 사서볼까 했는데 사실 내용은 동아일보 특집번역기사문과 다르지 않아 그냥 그대로 두었다. 대담집이나 인터뷰같은 것이 추가된 것이 인터넷에 연재되는 기사문과는 조금 다른 것이기는 하지만, 이점은 수업발표당시에 발표해야될 내용이므로 인터넷에 공개하지는 않겠다.
한국사 파트를 다시 두리번 대서 통사 베스트 셀러쪽으로 가보니 <아틀라스 한국사>라는 것이 눈에띄었는데, 다른사람이 한번 보려고 펴본 것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깜짝놀랐다. 내가 본 한국통사 서적중에서 가장 상세한 지도와 지리적 설명이 첨부되어있고, 모든 지도는 칼라로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있다는 것만 알고 내용이나 특징같은 것은 몰랐는데 그 섬세하고 커다란 도면들을 보면서 연신 놀라기만했다. 아참. 도면으로 실린 지도만 보느라고 정작 글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내 -_-;
그외에 역갤에서 한창 논란이되던 초야권에 대해서 아에 제목으로 다뤄둔 <서양역사에서 초야권은 없었다>라는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 있었는데, 대략 보니까 저자가 사료적 접근을 통하여 실제로는 초야권이라는 것이 없었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재미있어서 살까하다가, 초야권을 제외하고는 내 이목을 끄는 주제가 그닥 없어서 나중에 도서관에 있으면 초야권 부분만 제본뜨는게 낫다 싶어서 그냥 나와버렸다.
다시 신간 코너로 돌아가서 보니 에릭 힐딩거가 쓴 <초원의 전사들>이라는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제목이 달린 책이 나와있길래 한번 살펴보니까, 이책은 파르티아에서 만주족까지의 북방 기마 유목민족들의 군사적인 성과를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다만, 유목민의 군사적 성과소개에만 치중된 나머지 유목민에 대한 서술이 중점적이라.. 주로 유목민에게 유리한 전투과정들을 부각시키고, 긍정적인 전과만을 서술하고 있다. 예컨데 주제에 맞추느라고 파르티아가 로마군한테 박살난 사실이나 만주족이 졌던 경우, 훈족이 졌던 경우 같은 자잘한 사건들은 아예 언급조차 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다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중국사 파트로 돌아와서 보니 수막새의 <전쟁으로 보는 중국사>가 보이더라. 이책은 osprey 인가 하는 부엉이 회사(올빼미인가? 어쨌든 새던데..)가 외국에서 낸것을 국내에서 발행한 것인데 일단 첨부된 삽화가 풍부하고 칼라로 됐다는 점이 좋기는 하다만. 쉽게 내는 책이라 각주 같은 것은 달려있지 않았고 그림이 많기는 해도 책크기와 분량에 맞추느라 작게 첨부된 그림들도 있었다. 뭐 각주가 달려 있지 않아도 삽화와 유물사진자료가 워낙 많이 첨부되어있어 돈주고 살만한 가치는 있겠으나 전매칼라인쇄 덕택에 2만3천원의 가격을 자랑하는지라 감히 살 엄두조차 못냈다. ㅡㅡ;; 그림이 많은 책일수록 제본을 뜨지 못해 돈주고 살만한 책인데.. 앵간한 책 2권살 돈으로 1권사는데 써야한다는거 생각하니 감히 쓰질 못하겠더라..
그 옆에는 윤성익 씨의 <명대 왜구의 연구>라는 것이 눈에띄었다. 하도 다루는 주제가 희안해서 제목만 한참 바라봤다. 역사의 들러리(?) '왜구'를 다룬다는 점에서 참신하다는 생각이 드는 연구집이었다. 다만 이것도 앵간한 용어는 한문으로 쓰여있는데, 확장입력기와 타블렛으로 다 커버할 요량으로 살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대략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바가 뭔지 결론부만 봐도 알수 있고. 굳이 세부적인 사실까지 소장해가면서 알고싶지는 않아서 적당히 구경하고 얌전히 서고에 다시 꽂아두었다. 이책의 내용은 대략 "왜구가 일본인이라는 통설에 반대한다."정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왜구에 대한 통념을 까는 책이랄까..
다시 한국통사파트로 가니 <한국사 특강> 개정신판이 눈에띄었다. 일단 집필자부터 대폭 변경되었고, 목차도 싸그리 다 갈아엎어지고 내용도 많이 달라져서 이건 개정된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혀 다른 새로운 책을 발간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개정신판 소식은 말로만 들었는데 눈으로 확인하게됐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니 눈에 띄는 구절은 조선후기에 전세계적으로 소빙하기가 있었다는 부분이 파트로 추가되었다는 점과... 그리고 가장 아쉬운 점은... 한국사학사(한국역사를 연구하였던 흐름)에 관한 글들이 싸그리 증발되어 버렸지 뭔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내가 연초 설날에 한국사특강을 집어들고 아버지 돈주고 산것은 한국사학사를 정리한 부분이 있었기 떄문이었는데, 그게 없어지다니.. 쩝
한참을 역사파트에서 책구경을 하고 있을 찰나에 왠 누님 두명이서 재미있는 역사책이 뭔지 내가 들릴정도로 이야기를 나누시며 책이야기를 해주시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 누님들은 재미있는 책 흥미로운 책 찾는데 아주 탁월했다. 과제물에 도움이 될만한 책이나 지도로보는 세계사 (10만원짜리)를 몇번 보고도 몇개의 흥미로운 책들(기억이 안난다.)은 하나씩 잡아들으며 이야기를 나누셨다.
누님들이 이야기를 꺼냈던, '내 과제물에 도움이 될만한' 책이 동북아 역사재단에서 펴낸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라는 것인데, 과목담당 교수가 몇번이고 되내였던 "자국가 중심의 사관을 탈피하고 국제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조명하는" 작업을 국가주도로 이뤄낸 성과를 담고 있다. 그 누님들은 언젠가 한국과 일본도 이렇게 되야 할탠대 몇마디 하시고 어느새 사라지셨는데, 이름모를 그 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말씀드린다.
이건 서양중세에 환장하는 역갤의 모씨가 생각나서 사진만 찍어놨다. 서양중세에 관하여서는 그닥 관심이 없으므로(게다가 아는 것도 없다. 사학과 다니는 동안 서양사 제대로 배워본거라곤 한국의 서양중세사학회 소속인 심재윤씨의 교양강좌 들은게 전부다) 내용확인은 못했다.
이건 그리고 한국사의 시대구분에 관하여 다룬 책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역시 확인하지 못하였다. 다만, 한국사파트중에서 시대구분을 다루는 책이 이것 하나이다 보니 들게 되었는데, 집필진 구성을 보니 내가 지금 다니고 있는 서울시립대 학과 주임교수 이우태씨가 보였다. 지금 내가 듣는 수업중 하나가 이우태씨 수업인데, 여기서 보니 참 반갑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에는 그간 살려고 벼르고 있던 이탈리어로 완역된 <군주론>과 조너선 D.스펜서의 <강희제>를 샀다. 뭐 군주론이야 예전에 품평을 올렸으니 그렇고 강희제를 산것은 내 닉이 강희제인데 고작 강희제에 아는거라곤 사극 강희왕조 본거랑 세계인물사에서 2-3페이지에 걸쳐 서술된거 본게 전부인지라.. 좀더 알고싶은 심리에서 샀다.
아 책을 산뒤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외국도서란도 가봤는데. 영어가 짧아 다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꽤나 다양한 주제에 관한 책들이 있었다. 특히나 외국에서 임진왜란을 다룬 두꺼운 책이 있어서 꽤나 놀랬다. 아참. 바다건너 온 책들이라 그런지 존나 비쌌다. 그나마 얇은 책들도 2-3만원에다 국내 서적보다 적어도 1.5-2배는 더 비싸다는 느낌이다 ㅡㅡ;;
[출처] 광화문 교보문고 방문기|작성자 강희대제
첫댓글 곧이어 부산 교보문고 방문기도 쓸 생각입니다. =_=;;
부산 교보문고만 이용하다가 서울 교보문고를 가니 참... 놀라움을 금치 못 하겠더군요;;;
은근히 교보문고 한국사 코너에 환빠서적이 많지요.. 버젓이.. 전시되어있지요..
군대휴가 나와서 지하철타고 교보문구 2번가봤는데, 규모에 놀라고, 책에 놀라고, 사람숫자에 놀라고!!!
초원의 전사... 교보문고에 자주 가는 편인데 그런 책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강희대제 님 덕분에 좋은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 ^ ~ 이것과 비슷한 책으로 <말이 바꾼 세계사>라는 책도 있더군요.
서양중세문명은 10년만에 재판또는 개정되는건가요? 출판사 번역자가 같은걸로 봐서는 그런것 같기도 하고...여튼 기존에 출판된건 글이 넘 작아서 ....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