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필리핀골드그랑프리대회’를 계기로 호흡을 맞춘 고성현(동의대)·권이구(경희대) 조는 짝을 이룬지 9개월여 만에 메이저 대회를 출전하기 위한 발판이 챌린지 및 그랑프리 대회를 석권했다. 첫 호흡을 맞춘 필리핀골드그랑프리대회에서는 16강에 머물렀지만, 이후 챌린지대회와 골드그랑프리대회를 석권하며 메이저무대를 꿈꾸고 있다. 미래에 큰물에서 놀 준비를 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보았다.
글_박민성 기자 / 사진_백승훈 기자
늦게 파트너 되어 실력발휘
동갑내기 고성현, 권이구는 온정초와 우산초를 각각 졸업하고, 진광중, 진광고에 함께 다니며 6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두 명 모두 복식주자로 6년 동안 같은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함께 호흡을 맞췄을 법도 하지만 그들이 조를 이뤄 대회에 출전한 기억은 없다. 고성현은 주로 한 학년 후배인 장승훈(한국체대)과 짝을 이뤘고, 권이구는 동갑내기 한태일(한국체대)과 조를 이뤄 전국대회에 출전했다.
권이구는 한태일과 함께 ‘2002년 여름철종별대회’ 남자복식 우승, ‘2004년 여름철종별대회’ 남자복식 준우승, ‘2005년 네덜란드 주니어선수권대회’ 준우승 등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고, 고성현 역시 장승훈과 조를 이뤄 ‘2002년 여름철종별대회 준우승’, ‘2005년 여름철종별대회 준우승’ 등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먼저 국가대표에 발탁된 것은 권이구였다. 권이구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5년 태릉선수촌에 입촌했고, 고성현은 동의대에서 1년 선배 이순철과 호흡을 맞춰 ‘2006년 대교눈높이 한국배드민턴최강전’ 남자복식 3위를 기록하며 2007년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파트너가 되지 못했던 그들은 진광중을 함께 다닌 지 8년 만에 국가대표로 처음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고성현·권이구 조는 지난해 7월 ‘2007 필리핀골드그랑프리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짝을 이뤄 16강에 올랐고, 8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4회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해 8강에 오르며 조금씩 호흡을 맞춰갔다.
이런 가운데 작년 11월에 열린 ‘베트남오픈골드그랑프리대회’ 결승전에서 강명원·조건우 조를 2-0(21-18 21-12)으로 따돌리고 처음으로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우리나라에서 11월에 열렸던 ‘수원코리아챌린지대회’와 최근 개최되었던 ‘2008 오사카챌린지배드민턴선수권대회’까지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에 오르며 차세대 복식주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성격, 플레이 스타일 모두 반대여서 찰떡궁합
고성현에게 자신의 성격과 플레이 스타일을 물어보니, 코트에서 “인·아웃 판정이나 서브 폴트에 민감해서 게임 중에 쉽게 흥분하는 편”이라며 플레이는 “스매시와 후배 공격을 선호하는 한편 전위 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대답한다.
권이구에게 같은 질문을 하니 “성현이와 반대”라며 “나는 성격이 조용하고 코트에서 표정변화도 거의 없는 편이다. 플레이도 후위보다는 전위플레이에 자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단점을 상대의 장점으로 보완할 수 있어 호흡도 잘 맞고, “오랜 친구여서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또 “오래전부터 함께 플레이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친구여서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이라도 같이 플레이할 수 있어 좋다. 플레이 스타일이 서로 잘 맞고, 오랜 친구라 편하다. 앞으로도 쭉 좋은 성적 거둬서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메이저무대에서 좋은 성적 내길
고성현은 육상 꿈나무였다. 하지만 전학을 간 온정초에 육상부가 없는 바람에 배드민턴부에 가입했다. 처음 접한 배드민턴의 볼치는 재미에 빠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권이구는 원주에 있는 우산초로 전학 오면서 취미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가 지금은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다.
초등학교에서는 평범한 선수로 지내다 진광중에서 이용선 코치(현 국가대표 코치)를 만나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중학교 2학년 겨울에 받았던 동계훈련으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이들은 “이용선 선생님 덕분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특히 권이구는 “힘든 훈련으로 배드민턴을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할 때 이용선 코치가 마음을 잡아줘 배드민턴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에서는 찰떡궁합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내대회에서는 서로 적으로 만난다. 고성현은 동의대에서 꾸준히 이순철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고, 경희대에 재학 중인 권이구는 최용현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서로 상대로 만났을 때의 느낌을 물어보니 고성현은 “1학년 때는 이구를 상대로 늘 져서 화가 났다. 학교에서 열심히 해서 다음에 만나면 이기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작년 여름철종별대회 준결승전에서 역전승을 거둬 기분 좋았다. 올해에도 이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권이구는 “친구에게 졌다고 해서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는다. 우선 스스로 만족하는 게임을 하고 싶다. 하지만 올해는 내가 이기겠다”고 작년 패배의 복수를 다짐했다.
골드그랑프리대회와 챌린지대회에서 3연속 우승을 달리고 있는 그들은 한 단계 높은 목표를 정했다. 메이저대회인 오픈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국가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 체제여서 그들에게 메이저 대회의 기회가 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단점을 보완한다면 올림픽이 끝난 이후 오픈대회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고, 좋은 성적도 기대해볼만하겠다. 고성현, 권이구는 “이동수, 하태권 코치님들에게 플레이 전반에 대해서 많은 말은 듣는데, 겸손한 자세로 받아들여 단점을 최대한 고치면서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메이저 무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프로필
이름 : 고성현 -오른손
소속 : 동의대
생년월일 : 1987년 5월 21일
신장 : 182cm
혈액형 : B형
출신교 : 온정초 - 진광중 - 진광고
최근수상경력
2008년 오사카챌린지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 1위(권이구)
2008년 오사카챌린지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 3위(김민정)
2007년 수원코리아챌린지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 1위(권이구)
2007년 베트남오픈배드민턴골드그랑프리 남자복식 1위(권이구)
2006년 대교눈높이 한국배드민턴최강전 남자복식 3위(이순철)
프로필
이름 : 권이구 -오른손
소속 : 경희대
생년월일 : 1987년 6월 11일
신장 : 178cm
혈액형 : B형
출신교 : 우산초 - 진광중 - 진광고
최근수상경력
2008년 오사카챌린지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 1위(고성현)
2008년 오사카챌린지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 1위(하정은)
2007년 수원코리아챌린지국제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복식 1위(권이구)
2007년 베트남오픈배드민턴골드그랑프리 남자복식 1위(권이구)
2007년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남자대학부 복식3위 (최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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