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화장실을 보고 옛날 군시절이 생각나더라고요. 7월말, 신병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본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신설 부대라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화장실은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서 대충 만들었더라고요. 수세식이 아닌
‘푸세식’이라 역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다 바닥에는 구더기가 구불구불 기어다니고 커다란 똥파리들이 휭휭 날아다니더라고요.
더욱 견디기 어려운 것은 화장실 내부가 완전 찜질방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삼복 더위에 콘테이너 안이 가열돼 45도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5분 정도 안에 있었는데, 땀으로 흥건히 젖을 정도였으니까요. 사병들은 지옥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데, 중대장과
소대장은 볼일 볼 때면 잼버리 조직위관계자들이 시원한 팬션에서 지내듯 별도의 간부 화장실에서 볼일을 봤구요.
예산을 1,000억 넘게 쓰면서 국제대회를 여는데 대체 어떤 놈 머리에서 그런 발상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필시 그 발상을 한 놈은 군생활을 하지 않은 자일 겁니다. 샤워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게다가 나무 한 그루 없는 매립지에 텐트 안은 얼마나 뜨겁겠습니까? 에어컨 없이는 잠을 이루기도 힘든데, 모기와 화상벌레가
아이들을 마구 물어대니 제대로 잠이나 잘 수 있었겠습니까? 태풍이 오지 않고, 그대로 며칠 더 대회가 새만금에서 계속됐으면, 필시
많은 아이들이 쓰러지거나, 혹 사망자도 나왔을지 모릅니다.
오죽하면 잼버리 종주국인 영국과 미국이 더 머물다가는 아이들 목숨이 위태롭겠다고 철수를 했겠습니까? 그러함에도 “이번 새마금
잼버리는 대한민국의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준 멋진 대회”라는 망발을 하고 있으니 정말이지 국가적 개망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철저히 수사해서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