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윤/김소드망상글] 불편한 로맨스 - 8
“일기예보 진짜....”
여자는 목사이로 달라붙는 머리카락을 떼어내며 툴툴거렸다.
택시기사님께 최대한 건물에 붙어서 내려달라고 하긴했으나 무섭게 들이치는 비는 그 짧은 거리에도 웅덩이에 빠졌나 나온것마냥 두 사람의 겉모습을 홀딱 젖게 만들고도 남음이였다.
건물내부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서까지도 두 사람의 몸에선 물이 끊임없이 뚝뚝 떨어져 내려 바닥에 빗물용 깔개를 깔아놓았음에도 물기 머금은 퍽퍽한 바닥느낌이 고대로 느껴질 정도였다.
6층에 내려 녀셕의 집앞으로 가 비번을 누르고 집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은 현관문 앞에서 물기를 털어내려 노력중이였다.
덕분에 현관앞이 물로 난장판이 된 상태다.
“그래도 외투덕에 안에 옷은 많이 안 젖었죠?”
녀석이 위로랍시고 여자에게 말을 한다.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녀석은 가벼운 점퍼를 벗으며 벽애 있는 조명 버튼을 누른후 현관문 옆에 있는 문안으로 들어간다.
약간의 소음이 들리며 녀석이 커다란 수건 하나를 들고 나와 여자에게 내민다.
“고마워”
여자는 잘 마른 수건으로 머리카락 밑부분부터 일단 먼저 툭툭쳐서 물기를 닦아냈다.
외투를 어쩌나 고민을 잠깐 하다 안에 입은 옷마저 축축해질 것 같아 일단 재킷을 벗고 한번 접어 바닥위에 올려두었다.
“건조기로 말려드려요?”
마침 욕실문밖으로 나오며 녀석이 묻는다.
녀석도 마른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닦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여자는 녀석이 입은 티셔츠때문에 눈둘곳을 찾지 못해 시선을 피하며 수건으로 이제 제법 물기가 빠진 애먼 머리카락만 만지작거렸다.
언뜻 보기에 그가 입은 흰 티셔츠가 물기로 인해 몸에 달라붙은 탓이였다.
“어?그래도 될까?”
일단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척 대답을 하며 여자는 바닥에 둔 재킷을 다시 집어들었다.
“울로 만들었다던가 손상되는 옷감이면 안되구”
잠시 고민에 빠졌다. 비싼건 아니지만 아끼는건데
“이따 가실때 제 옷 빌려드릴수도 있어요. 아직 비오고 쌀쌀하니까”
“아냐. 그냥 건조기에 말려줘”
녀석의 말에 얼른 재킷을 들고 건네주었다.
“들어오세요. 언제까지 현관에 서 계실려고”
“어..”
물기를 잔뜩 머금은 신발에서 발을 빼 여자는 현관문으로 한발 내밀었다.
그가 작업실이라 불렀던 공간은 한눈에 모든 구조가 보이는 전형적인 오피스텔 원룸이였다.
모든 가구들이 빌트인 되어 있어 깔끔한 구조였고 유일하게 그가 가져왔을 법한 가구는 소파와 테이블 정도였다.
거기다가 작업실이라고 부르지만 정작 사용중인 듯한 이불과 베개가 올려진 침대가 방 구석쪽에 놓여져 있는것이 꽤나 신경쓰인다.
“양말 벗는게 좋지 않을까요?”
“어?”
“젖은 양말 신은채로 방 돌아다니실려구요? 바닥도 바닥이지만 발 짓물러요”
그의 말에 여자는 발을 보며 망설이다 괜찮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하려다 젖은 양말을 신고 다니는 것이 민폐인것 같아 고민에 빠졌다.
여자의 곤란한 표정에 동윤이 욕실로 다시 들어가더니 수건을 하나 더 꺼내온다.
“그럼 이렇게 하죠. 양말을 벗고 수건으로 발 감싸고 계세요. 제 양말 신으라고 드리긴 좀 그러니까”
왜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고 물어보지도 않는다.
여자는 그제서야 얼굴이 조금 펴 그에게 수건을 받아들고 주변을 둘러본다.
“여기 앉으시면 되요”
그런 여자를 봤는지 동윤이 먼저 방 한쪽에 놓인 하얀색 소파위를 가르킨다. 회색 패브릭 소파를 보니 여자는 문득 저기 앉으면 옷에 묻은 물기로 다 젖을텐데 걱정이 되어 머뭇거리자 그가 한마딜 한다.
“차~암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이네요”
녀석의 말에 괜히 억울한 여자는 눈을 흘기며 쳐다보았다. 아니 비오는 날 밤에 여기 온 이유가 뭣때문인데. 순 지가 우겨서 아니였다.
택시안에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여자에게 이미 너무 많이 미뤄졌다고 기획서 보고 가라고 우기던 녀석이었다.
“그러게. 그냥 집에 간다 그랬잖아.아니 기획서야 낼 봐도 되고 어? 일요일날 봐도 되고 하다못해 메일로 보내던가”
여자의 원망어린 말투나 눈빛 따윈 아랑곳 하지 않고 녀석이 또다시 욕실안으로 쏙 들어가더니 이번엔 꽤 부피가 커보이는 수건을 들고 나온다.
“보내기 싫던데요”
어느새 앞으로 다가온 녀석이 수건을 건네주며 하는 말에 여자는 놀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뭐”
“농담이예요. 농담.예민하시긴”
“......”
별거 아니란 식으로 그가 웃더니 여자에게 수건을 보여주며 건네받으란 듯한 눈짓을 한다.
사이즈를 보아하니 샤워용 대용 타올같은데 이걸 깔고 앉아도 되나 싶어 고민했지만 녀석이 얄미워 여자는 소파위에 수건을 크게 까고 그 위에 편하게 앉았다.
“윗옷...하나 줄까요?”
“응?”
“아무리 비에 덜 맞았다곤 하지만 그거 입고 있다간 감기 걸리실것 같은데”
“아냐. 뭘 그렇게까지”
“그럼 차 마실래여?”
“응”
여자의 말에 그가 방크기에 비해 사이즈가 작은 싱크대쪽으로 가 전기포트에 물을 채워넣은 후 버튼을 누르고 뒤쪽 식탁에 가지런히 상자에 넣어 정리를 해둔 티백들을 살펴보다가 하나를 꺼내 그옆에 준비해둔 머그컵안에 하나를 넣어둔다.
그러고는 맞은편 수납장쪽으로 가더니 무언가를 꺼내 챙겨들고 여자앞으로 와 내민다.
아이보리색 맨투맨 티셔츠였다.
“고집부리지 말고 입어요”
눅눅해진 옷과 뽀송해 보이는 옷 사이에서 고민하던 여자는 차마 더 이상 거절할수가 없어 조금전 그가 나온 욕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위에 입고 있던 셔츠와 니트를 벗었다.
옷을 벗고 맨투맨 티셔츠를 입으며 욕실내부를 구경하니 꼼꼼한 녀석의 성격이 그대로 보여 조금 웃었다. 그런데 작업실이란 거 치고는 이것저것 다 있는 것도 이상하고 욕실도 마치 여기 거주하는 사람인양 필요한 물품들이 전부 있는듯했다.
“혹시 여기 작업실 맞아? 살고 있는거 아니구?”
옷을 다 갈아입고 나가 여자는 동윤에게 물어보았다. 김이 하얗게 나는 전기포트 물을 머그잔에 넣으며 그가 대답을 했다.
“원랜 작업실이였는데 지금은 사정상 거주중이긴 해요”
“사정?”
“집에 일이 좀 있어서...들어갈수가 없거든요”
궁금했지만 더 이상 묻는건 사적인 영역 같아 여자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사정이 있길래...
문득 여자는 반지를 주문한것이 생각나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가격이 비쌀거란 효민의 말이 떠오르며 이런저런 사정이 있을텐데 과소비하게 만든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나도 옷 좀 갈아입고 올테니 먼저 기획서 좀 보고 있어요. 아 옷 주세요. 건조기에 재킷이랑 같이 돌려드릴께요. 한시간 정도면 다 마를거예요”
“응”
“컴퓨터 켜서 기획서 열어놨어요. 테이블위에 차 가지고 가서 마시면서 보세요”
녀석이 여자가 건네주는 옷을 받고는 싱크대 옆에 빌트인 되어있는 드럼 세탁기에 넣어놓구 전원을 켜 돌리곤 여자에게 컴퓨터 책상쪽을 가르킨다. 침대 바로 옆에 가로로 길게 놓여진 책상엔 기획자답다고 할까 방 분위기와는 다르게 책이 가득 쌓이고 종이와 문구류가 올려진 상태로 어지러워 보였다.
녀석이 수납장에서 옷을 하나 꺼내 욕실로 들어갔고
여자는 컴퓨터 책상 의자에 앉아 그 모습을 보고나서야 양말을 벗고 조심스레 접어 밑에 내려놓고 테이블위에 올려두었던 수건을 가져와 발등위에 올려두었다.
수건을 살짝 들어본 발등은 아직 옅지만 가로로 난 길쭉한 상처가 보인다.
마음이 따끔따끔해지는 것을 느껴 얼른 수건으로 상처를 가리고 여자는 모니터 화면에 집중하려 고개를 들고는 녀석이 열심히 적었을 기획서를 읽어내렸다.
유리창 문에선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가 고르게 들렸고 실내는 따뜻했다.
“어때요?”
녀석은 여자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지 샤워까지 대충 하고 나온 상태였다.
컴퓨터 책상앞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기획서를 읽어내려가고 있던 여자는 그런 동윤에게 시선이 갔다가 다시 모니터로 고개를 돌렸다.
뭐랄까. 작업실이라고 해서 훨씬 더 사무적인 분위기를 낼 줄 알아서 크게 개의치 않았는데 하필 비가 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여기서 녀석이 숙식까지 해결한다고 해서 그런건지 분위기가 여간 이상해지는 게 아니였다.
“읽고있어”
“아직 초반 기획서니 전체적인 느낌만 좀 말해주세요. 좋은 기획서들 많이 읽어보셨을거잖아요”
“응”
다시 집중하려는 여자옆으로 식탁 옆 작은 간이 의자를 가져와 녀석이 앉자 샤워를 하며 사용한것 같은 바디클렌져 향이 풍겼다.
우디향과 플로럴 향이 섞인 은은한 향에 여자는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이 어지러워진다.
“몇페이지 보고 있어요?”
녀석이 그런 여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몸을 모니터쪽으로 앞으로 숙이다 언뜻 어깨가 닿으며 한뼘 정도로 얼굴이 가까이 오자 여자는 심장이 튀어나올것 같아 의자를 옆으로 슬쩍 틀어 녀석과 거리를 벌렸다.
“27페이지? 꽤 읽었네요? 초반 시나리오는 어땠어요?”
아무리 거리를 벌리려 해도 한계가 있는탓에 고개를 돌리는 녀석과는 숨소리까지 들릴 듯 가깝다.
분명 이 정도 거리에서 얼굴을 본적이 몇번 있는 것 같은데 오늘따라 녀석의 젖은 머리카락이나 긴 속눈썹이 유난히 눈에 띈다.
“왜 긴장을 하고 그래요? 저도 긴장되게”
그가 시선을 여자에게 돌리며 겸연쩍은 표정을 지어보인다.
빛이 반사되어 하얀 피부, 혈색이 돌아 붉은 입술, 그 위 상처.
충동적으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여자는 당황스럽다.
“내가?내가 뭘?”
“회사에서는 제 자리 오셔서 옆에 앉아 기획서 잘만 보셨으면서 새삼스럽게”
녀석이 말이 틀린건 없다.
그저 다만 그땐 녀석을 기획자로만 대했을 뿐이였고 사무실이였다는게 지금과 다를뿐.
“얼굴...괜찮아?”
“갑자기?”
할말이 딱히 생각나지도 않고 가깝게 다가온 것 때문인지 녀석의 상처가 눈에 띄여서이다. 그래도 약은 잘 발랐는지 촉촉해보여 안도는 된다.
“일단 메일로 좀 보내줄래?집에 가서 더 읽어보게”
“오늘 얘기 안하구여?”
너때문에 집중이 안돼란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여자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꾸 늦춰지면 곤란한데...전 되도록이면 초반 기획서 관련된 애긴 오늘 끝내고 싶어서요”
“그럼 내일 해. 내일 낮에”
“주말에도 저랑 붙어서 일하시게요? 전 그냥 주중에만 할 생각이였는데.사생활도 가지셔야 하고 쉬셔야 하잖아요”
물론 여자도 그럴 생각이긴 했다.
하지만 저녁에 같이 한다는 게 생각보단 꽤 여자를 심난하게 한다는 걸 미리 생각지 못했던 탓에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
드르륵
마침 책상위에 올려진 핸드폰으로 메세지가 왔다는 진동이 울린다.
여자는 그제서야 살았다 싶어 핸드폰을 들어 카톡메세지를 확인했다.
-술 한잔 하는 중인데 나올 수 있어? 우리 자주 가던 이가 포장마차집이야-
번호를 아는건 어렵지 않았을것이다.
어차피 사내 연락처로 다 열람이 가능하니.
하지만 이런식으로 연락이 올줄 몰랐던 탓에 여자는 한숨을 쉬며 인상을 썼다.
“누구길래 표정이 그래요?”
“아...태환오빠...PD님”
아직 입에 익지 않은탓인지 태환오빠란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그 사람이 왜요?”
“....아..그게”
여자가 대답을 머뭇거리자 녀석이 핸드폰을 여자의 손에서 채가 메세지를 확인한다.
미묘하게 미간을 찌푸리는 녀석.
소드는 갑작스런 녀석의 행동때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어차피 공유가 되어도 상관없는 메세지니 개의치 않고 다시 모니터로 얼굴을 돌렸다.
“가요”
“응?”
“같이 가줉테니”
“기획서는?”
“내일 봐준다면서요”
그럴려고는 했지만 집으로 가려고 했던거지 굳이 녀석과 태환에게 가려던 건 아니였는데 싶어 여자는 됐다고 말을 했지만 이미 마음을 결정한듯 녀석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직 옷도 안 말랐잖아”
“그대로 가죠. 더 열받게”
“뭐?”
“둘이 뭐했는지 상상하게 되잖아요. 외투도 내꺼 빌려줄께요”
상상?무슨상상?
“구...굳이?”
“남의 여자한테 찝적거릴 생각이면 확실히 보여주는게 제일 확실하죠”
꽤나 잘 다니던 작은 실내 포장마차였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엔 특유의 우중충한 분위기가 좋아 봄비가 이렇게 내리던 날 종종 함께 술을 마시곤 했었다.
동윤의 집으로 갈때보다 잦아든 비는 부슬부슬한 가랑비로 바뀌어 금요일 12시를 꽤 분위기 있게 적셔주고 있었다.
가게 문앞에 도착해 문을 열까말까 망설이던 여자의 손앞으로 동윤의 손이 먼저 나와 삐걱거리는 나무문이 열리고 따스한 실내의 기온이 느껴지며 그 귀퉁이쯤 혼자 앉아있는 태환이 눈에 들어온다.
동윤이 준 봄코트를 걸치고 여자가 안으로 들어섰다.
여자 역시 작은 키는 아니지만 녀석의 코트가 꽤 오버핏으로 팔이 나오지 않아 돌돌말아 걷은 상태로 폼이 커 여자는 가슴쪽을 바짝 여몄다.
향수는 아닌것 같은데 항상 그에게서 풍기는 향이 옷에서 느껴져온다.
조용히 포장마자 가운데를 가로질러 태환의 앞에 섰다.
꽤 술이 들어갔는지 이미 눈옆이 붉어진 그가 두 사람이 걸어 들어온것을 보더니 소리없이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통금시간 있잖아”
“팀장되고 나서 풀렸어요. 일때문에 그런거 지킬수가 없으니”
“....그래.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 메세지 보내도 못 올거라고 생각했어. 통금시간 있으니까”
“......”
“앉지?”
동윤이 먼저 말없이 자리에 앉았고 여자도 그 옆으로 의자를 땡겨 앉으려다 녀석의 기다란 코트가 바닥에 끌릴것 같아 일단 겉옷은 벗어 둘둘 말고 옆에 있는 다른 의자위에 올려두었다.
안에 입고 있는 맨투맨 역시 팔이 길어 두세번 걷어올린 탓에 옷핏이 조금 우습긴 하지만
나름 녀석의 옷 취향은 나쁘지 않다.
그런 여자를 태환이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다 손을 들어 소주 다섯병과 어묵탕을 주문했다
굳이 묻지 않은건 이미 무엇을 먹는지 알기때문이다.
그만큼 둘은 꽤 오래사귀었었다.
주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술병과 술잔들을 챙겨온 이가 호기시 어린 눈으로 동윤과 소드의 앞에 세팅을 해주고 다시 본인의 자리로 돌아간다.
“못오면 못온다고 하면 되지 굳이 왜 같이 왔어?”
“그래야 앞으로 더 확실하게 미련 안 가지실거 아닙니까”
녀석의 말에 여자는 별말 없이 앉아 무릎위에 손을 올려 주먹을 쥐었다.
그러자 동윤이 팔을 들어 여자의 손위로 따스하게 손을 감싸며 꼬옥 쥐어준다.
고개를 돌리진 않았지만 여자는 놀란 눈으로 자신의 손위에 겹쳐진 그의 하얀 손등을 바라보았다.
익숙해져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여자에게 쉽지 않은 스킨쉽이다.
이 경우 그가 말한 어쩔수 없는 경우일테지만 단순히 손을 쥐고 있는게 아니라 손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그의 손가락 때문에 정신이 없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는 태환에게 동윤은 손을 잡은채로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꽤나 냉랭하고 차분하다.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씀드릴려고 왔습니다. 여자친구한테 따로 연락하지 마세요. 피디님이라도 참지 않겠습니다”
“참지 않으면? 이팀장처럼 밀어내려고?”
“가능하죠”
“.......”
태환은 동윤을 한번 쳐다보곤 아직 따지 않은 새소주병을 들고 뚜껑을 따 세팅이 된 그릇위에 뒤집어져 있던 소주잔을 녀석의 앞에 놓아주고 투명한 소주를 가득 채워주었다.
“그때 다 못 마셨던 거 마셔볼까?”
“........”
“그때처럼 보는 눈도 없고말야”
투명한 소주잔이 입술에 닿는 순간이 그렇게 섹시할 수 있단 것을 여자는 처음 느꼈었다.
목을 타고 넘어갈때 미묘하게 움직이는 목라인부터 술잔을 든 손까지.
태환을 도발하던 말 한마디가 너무 큰 파장이 되어 버렸고
옆에 앉아있던 팀장들은 그런 세사람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대화가 오고가야 할 술자리임에도 아무도 말한마디 하지않은채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멀리 앉아있던 기회팀 팀원들조차 술을 주문해놓구선 고기를 구워주는 사람에겐 관심도 없이 팀장들이 앉은 자리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채였다.
“그만하세요”
여자는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다 이건 아니다 싶어 동윤에 또 술병을 들어 채워주는 태환의 술병을 잡았다.
술잔을 들고 기다리던 동윤이 여자를 쳐다본다.
“왜요?”
“너도 그만해. 오늘 팀장 회식이야.뭐하는 짓이야”
“둘이...진짜 사겨요?”
옆에 앉은 개발팀 팀장의 질문에 여자는 퍼뜩 정신이 들어 민망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그게 그렇게 됐어요”
그렇게 됐다란 표현이 정말 알맞을 것이다.
“진짜?”
다시 한번 되묻는건 아마 믿기지 않아서일것이다.
그 날은 그렇게 술자리가 길지 않게 끝이 날수 밖에 없었다.
녀석을 기획팀 회식자리로 돌려보냈고 여자는 더 이상 술 마실 분위기가 아니라고 판단이 되어 질문거리가 많아보이는 남자들을 두고 먼저 일어난다며 가방을 챙겼다. 문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동윤이 언제 보고있었는지 데려다 준다며 따라나왔었다.
호기심 가득한 이들을 뒤로 한채 두 사람을 그 술자리를 벗어났다.
아마 태환이 그 때 다 못마셨던 걸 마셔보자는 것은 그걸 뜻하는 것이리라.
쉬는 타이밍 없이 어느새 소주 세병이 태환과 동윤의 술 잔으로 왔다갔다 채워지는 것을 보며 여자는 눈앞에 놓여진 어묵탕속에 어묵을 몇개 집어 먹었다.
그러고 보니 저녁도 안 먹고 이제까지 지나온 것이다.
저녁을 챙겨먹을 생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하루는 너무나 소란스러웠다.
그러고 보니 녀석도 빈속을텐데 괜찮으려나 걱정이 되어 쳐다보고 있었다.
마침 네병째 소주뚜껑을 따려고 할때 동윤이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일어섰다.
걸음이 들어올때와 다르게 살짝 흔들리는 것을 보고는 여자는 일어날 타이미을 찾아야겠다 싶어 태환을 쳐다보았다.
“그 녀석 옷이야?”
“어?...어”
동윤이 자리를 비우니 태환은 아까부터 참았던 질문을 던진다. 스스로 비참해질거란 것을 알면서 오래시간 괴롭히던 의문.
“너...녀석한텐 가능한가보네?근데....나한텐 왜 그랬어?”
“.......”
여자는 태환이 의미하는 것을 알고 있다.
“너 나한텐 왜 그랬냐고...”
“그게 그렇게 중요해?”
“....소드야. 우리 5년 사겼다...근데 녀석이랑은 몇개월 됐어?”
“......”
“너...발도...”
“아....”
그러고보니 정신없이 나오다 보니 맨발에 운동화다. 처음 있는 일이라 여자는 본인 스스로도 놀라 자신의 발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너 진짜 나한테 잔인한거 알고있냐?”
발음이 꼬인채 떨리는 목소리의 그에게 여자는 당장 할 밀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별의 이유는 그에게 있는데 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는것일까.
그는 단 한번도 여자를 탓해본적이 없었다.
처음 듣는 그의 속내에 여자는 손을 이마에 짚으며 긴 숨을 뱉는 태환을 쳐다보았다.
“야~정신차려.장동윤?동윤아~!”
녀석의 이름을 이렇게 많이 불러본적은 처음인것 같다.
여자의 어깨에 몸을 기대고 휘청거리는 녀석이 버거워 다리가 비틀거렸지만 최대한 힘을 주며 버티려 노력중이였다.
녀석의 대충 걸쳐 입은듯한 외투때문인지 몸을 잡아주려 하자 자꾸만 옷 안쪽으로 손이 들어가 티셔츠 아래 있는 등이 손바닥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술을 마셔 그런지 따뜻한 등의 열기.
단단한 근육의 매끄러움.
여자는 어쩔줄을 몰라하면서도 밀쳐내다간 쓰러질것 같아 오랫동안 녀석의 등을 감싼채였다.
술에 잔뜩 취한 태환과 인사를 할때까지만 해도 멀쩡해 보이던 녀석이
태환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며 한번 주저않고 다시 일어서더니 이 모양이 되었다.
긴장이 풀려 그런것일까.
비가 그친 바닥의 습기와 파릇하게 올라오는 봄의 냄새가 흙냄새가 섞인 새벽.
여잔 이 녀석을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면서 도로를 지나가는 택시들에게 계속 손짓을 했다.
한 십여분 실패를 하다 근처에 손님을 내려주고는 두 사람 앞에 선 택시를 겨우 잡아 녀석을 조심스레 밀어넣었다. 안쪽으로 들어간 녀석이 제대로 목을 가누지 못하고 앉아있는 걸 보고 여자는 문을 닫지 못하고 고민에 빠졌다.
“아가씨~탈꺼예요. 말꺼예요?”
손에 쥔 핸드폰을 확인하자 새벽 3시가 넘어있다.
그러다 결국 짧게 에이 씨 한마디 내뱉고는 택시안으로 들어갔다.
“아저씨.왕십리로 가주세요”
다행히 녀석이 택시를 타고 갔던 길을 기억하고 있어 택시기사님께 주소를 말해준 후 옆애 앉은 녀석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처음보는 모습이였다.
단한번도 이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어 여자는 당황스럽다.
택시 의자에 불편하게 고개가 흔들리는 것을 보곤 손을 뻗어 머리를 가지런히 의자 목받침에 올려주자 스르륵 미끄러지며 여자의 어깨위로 머리가 올려졌다.
순간 여자는 얼어붙었다.
가늘고 불규칙한 숨소리가 목을 간지럽힌다.
그러다 조금씩 목으로 파고드는 녀석의 입술에 자신도 모르게 목을 움찔거리며 뒷좌석 구선으로 몸을 틀자 녀석의 몸도 같이 쓰러진다.
몸이 쓰러지며 무릎위로 올라간 녀석의 머리때문에 여자는 한참동안 팔을 들고 있다 자세를 어떻게 고쳐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결국엔 한쪽손은 차문에 올리고 나머지 손은 어쩔수 없이 녀석의 어깨위에 올렸다.
술을 마셔서인지 녀석때문인지 얼굴에 열이 올랐다.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는 것을 느끼고 핸드폰을 드니 집이다.
여잔 잠시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으니 언니다.
-어디야?-
“어...회사.일이 생각보다 늦게 끝나서 오늘 철야할것 같아. 아침에 갈께”
-오빠 난리났어. 빨리 들어와-
“응...최대한 빨리 갈께”
-너 나이먹고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
-암튼 최대한 빨리 들어와 알았지?-
“응”
신경질적인 언니의 전화를 끊고 여자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게.나이먹고 생전 안하던 짓을.
이런 충동적인 행동이라니.
여자를 일탈하게 만든 무릎위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술도 잘 못 마시면서 무슨....”
손가락끝으로 녀석의 코끝을 살짝 때려준 후 여자는 아까 지나가던 건물들을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는 걸 보고 곧 도착할거란 것을 알았다.
이럴땐 기억력이 좋아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택시기사에게 길을 알려준 후 불과 몇시간 전 멀쩡하게 걸으며 내렸던 오피스텔 앞에 내려 택시비를 계산후 녀석을 끙끙거리며 택시에서 빼냈다.
아오 이걸 그냥 팍씨.
여자는 던져버릴까 중얼거리다 이 녀석이 이렇게까지 정신을 잃은것 역시 본인탓인지라 어쩔수 없이 마음을 가다듬고 녀석을 옮겼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앞까지 가면서도 그나마 비틀거리기만 하고 쓰러지지 않는 녀석에게 감사하며 문앞에 도착해 비번을 눌러야 하는 키앞에서 고민에 빠졌다.
“야~장동윤!동윤아! 비번뭐야? 비번”
여자가 어깨에 올려진 녀석의 뺨을 툭툭치며 묻자 녀석이 중얼거린다.
“생...일”
내가 니 생일을 어떻게 아냐.
“그러니까 니 생일 몇일이냐고”
“7월 12일”
그나마 기특하게 대답은 해서 다행이다. 문앞에서 노숙하진 않을수 있어서.
여자는 0712 비번을 누르고 삐리릭 소리가 나 문이 열리자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일단 던져놓구 가자 싶어 집안으로 들어가 침대쪽으로 데리고 가 생각한것과는 다르게 조심스럽게
그를 눕혀주었다.
하아...여자는 길고 긴 숨을 내쉬며 부들거리는 다리때문에 주저앉듯 녀석 옆 침대 귀퉁이에 걸쳐 앉았다.
이마위로 땀이 한두방울 맺혀 있었고 힘을 오래 준 탓에 손가락도 저린다.
“이게 무슨 일이야”
녀석과 얽힌 이후로 무탈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런데도 녀석이 싫지가 않다는 점이 또 이상하다.몸을 틀어 침대위에서 세상 천진난만한 얼굴로 자고 있는 녀석을 쳐다보았다.
잘땐 세상 이쁘네.
녀석과 효민의 결혼식을 가며 입만 안 열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것이 떠올라 말없이 몇분간 얼굴을 쳐다보다가 집에 들어가야되겠다 싶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추워...”
등뒤로 들리는 목소리에 여자는 이게 진짜 사람 똥개 훈련시키고 있어 싶었지만 그렇다고 버려두고 갈 수는 없어 녀석 옆으로 가 그가 깔고 누운 이불을 낑낑거리며 몸에서 빼내어 녀석의 몸위로 조심스럽게 올려주었다.
침대위로 무릎을 꿂고 올라가 있는 탓에 갑작스럽게 녀석이 팔을 잡아끌자 균형을 잃고 바로 앞으로 푹 쓰러졌다.녀석의 손에 잡힌 팔을 빼보려고 슬쩍 힘을 주었지만 그럴수록 녀석이 점점 품안으로 끌어당기며 끄응 거린다.
이미 녀성을 들고 오며 힘을 다 빼버린 상태라 여자는 에라 모르겠다 싶어 침대위에 그냥 몸을 기대었다. 그제서야 녀석이 팔에 힘을 빼고 여자의 몸위로 팔을 올리며 등뒤로 손을 뻗어 꼬옥 껴안는다.
아무런 말도 없고 다른 행동을 보이지도 않는걸 보니 무의식적인 행동 같아서 여자는 잠자코 있었다.
녀석과의 스킨쉽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는것인지....
아니면 그냥 받아들이고 싶어서인지 알수가 없다.
이 순간에도 살랑거리는 마음의 행방이 여자에겐 너무 낯선 느낌이라 여자는 눈을 감았다.
너 나한테 잔인했다는 태환의 말이 떠올랐다.
태환의 배신으로 묻어두었던 그에게 가졌던 미안함이 불쑥 떠오른다.
동윤이 녀석은 알까.
새벽 3시까지 회사외 집밖에 있는 건 처음이란 것을.
이것이 여자의 첫 외박이란 것을...
목이 말라 눈을 가늘게 떴을때 눈앞에 누운 여자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 숨을 잠깐 멈췄다.
딱 한 뼘 거리에 품안에 들어와 있는 그녀,
동윤의 팔에 머리를 베고는 잠든 여자의 모습에
두통으로 깨질듯 머리가 아파왔지만 한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고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간밤에 분명 태환과 술을 마셨고 뒤돌아서던 그를 보며 눈앞에 여자와 눈을 마주치다 어지러워지면서 한번 주저 앉았던것 같은데 이후 기억이 드문드문 났다.
등을 감싸던 여자의 차가웠던 손.
택시를 태우며 망설이던 여자의 표정.
택시 의자에 기대 어깨를 빌려주다 동윤의 입술이 목에 닿자 당황해 몸을 피하던 그녀.
끙끙거리며 택시밖으로 동윤을 끌어내리며 짧게 욕을 하던 그녀.
그 순간 동윤이 웃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어쩌다 이런 자세로 같이 누워있는것일까.
간밤에 가고도 남을 시간이였을텐데.
그러고보면 평소에 삐죽거리며 입을 가만두지 않는 여자는 처음으로 아무런 말없이 고요한 표정이다.
여자를 처음 보았을때 신경질적이고 차가운 이미지에 편하지 않은 타입이라 꽤 까칠하다고 생각했던것이 떠오른다.
거기다 남자들 사이에서 고군분투 하던 모습이 꽤 흥미롭다 여겼다.
일을 함께 하며 더욱더 그 특유의 전투적인 태도가 눈에 띄였다. 기획서에 꼬박꼬박 트집을 잡는 특유의 말투. 하지만 꽤나 쳐줄 수 밖에 없는건 필요한 포인트를 잘 집어내는 능력때문이였다.
외모가 업계에서 일하기엔 워낙 도회적인 이미지여서 사람들이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것뿐이지 동윤이 보기에도 눈여겨 보는 이들이 많았다. 이팀장 역시 먼저 들이대지 못하고 팀원들을 닥달해 정보 모으는 것 정도가 접근의 최고치였다.
회의실에 앉아 여자에 대한 정보들을 이팀장이 팀원들에게 보고 받을때만 해도 동윤은 팀에서 가장 쓸모없는 인간이 팀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이 불쾌할 뿐이였다.
-대신 하루만 남자친구 해줘요-
너무 의외인 제안이라 속으로 동윤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을 했다.
솔직히 슬랙으로 다이렉트 메세지가 왔을때도 한참동안 메세지를 쳐다보다 이유를 묻지 않고 먼저 나가있었던것도 이상한 일이였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고 있는 와중에 긴장을 한 모습이라니.
여자가 문으로 들어올때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짜증이 난건 별 다른 이유없이 저 여자에게 끌려다니고 있단 생각이 들어서였다. 보통은 여자들이 개인적으로 보자는 다이렉트 메세지가 보내더라도 무시를 하고 창을 닫아버리던 그였는데.
그런데 왜...
그녀가 다섯살이나 많다는 것도 알고 단 한번도 연상에 대해선 생각을 해본적도 없었다.
그저 여자의 모든 행동에 시선이 자꾸만 가고 있었다는 것을 본인도 그제서야 깨달았을 뿐.
-바람펴서 헤어진 전남친이 친구 결혼식때 오는데 남자친구 대역이 필요해요-
여자는 꽤 간절해 보였다.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지라 동윤은 흥미롭다 생각했다. 바람핀 전남친이라니.
이 여자를 두고?
전남친의 존재가 그렇게 큰 여자인가? 순간 가슴속이 뜨겁다.
-인디게임 만드는 데 아트 구한다고 들었어요. 초반컨셉 잡아줄께요. 나쁜 조건은 아닐거라고 생각해요-
조곤조곤 말하는 여자의 라인이 예쁜 입술을 한참 바라보았다.
사실 아트는 이미 몇주전 구해놓은 상태였다.
물론 실력으로 따진다면 아트팀 팀장인 그녀가 좋은건 맞지만 그녀는 컨셉정도만 잡아준다고 한다. 동윤이 굳이 동할 조건은 아니였다.
거기다가 귀찮은 부수적인 사항이 붙어있다.
결혼식장까지 같이 가서 남자친구 대역이라니.
여자는 동윤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하는데 무얼 믿고 자신만만했던 것일까.
오히려 평소 그의 판단으로는 당연히 거절할 수 밖에 없는 제안이였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른 대답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하루면 되요?-
그리고 지하철에서 나와 봄빛아래 미소를 짓는 여자를 보며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오랫동안 희주를 생각하다가 지친것일까.
아니면 저 여자가 특별한걸까.
동윤은 심난한 마음에 그녀에게 걸어갔다. 여자의 팔을 잡고 자신의 팔 위에 올리자 눈을 동그랗게 뜨는 그녀를 보며 희주에 대해 묽어진 마음과 새로운 여자에게 느끼는 이 묘한 감정이 이미 균형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환의 말에 의해 다시 재계약하던 날도 .충동적으로 커플링을 맞춰주던 날도 팀장들의 술자리에 찾아가 공개했을때도 여자는 알고 있을까.
평소의 그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이란 것을.
그럴듯한 변명으로 교묘하게 감춘 진심.
동윤은 손을 들어 눈앞에 있는 여자의 살며시 벌어진 입술위를 살며시 건드려보았다.
따스하고 도톰한 입술은 차갑던 여자의 손을 잡아보던 촉감과 또 다르다.
그리고 여자가 천천히 눈을 뜨고 동윤과 눈이 마주친다.
잠시 여자도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싶었는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벌떡 몸을 일으켜 세우고 한참동안 두리번 거리더니 그에게 묻는다.
“지금 몇시야?”
동윤이 몸을 돌려 벽시계쪽으로 손짓을 하자 여자는 비병같은 소릴를 질렀다.
“11시??나 죽었다”
***
주말이라 좀 길게 적었긔.
올리는것도 시간이 꽤 왜 걸렸다긔 ㅠㅠ 기대하신 젖은 남녀의 키이쓰신은 없긔 ㅋㅋㅋㅋㅋ
대신 처음으로 동윤이 시점 넣었긔.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
오늘도 미리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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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으니 왠지 나중에 희주 덕분에 둘이 마음을 확인 하게 될 것만 같긔ㅎ 다음편도 넘나 기대되긔 매일연재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선생님ㅠㅠㅠ
희주라뇨!!!!!!!
더 흥미진진하긔!!!
고맙습니당 ㅠㅠ 소드 사연도 넘나 궁금하긔 ㅎㅎ 좋은 꿈 꾸시긔 ☆
슨생님 너무 재밌긔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해외라 아침에 보게 되는데 오늘 꿈에서 새편 올라왔는지 찾는 꿈 꿨긔 ㅋㅋㅋ 넘 보고싶었긔!!! 감사하긩!!
선생님 ㅠㅠㅠㅠㅠ 존잼탱 ㅠㅜㅠㅠㅠㅠ 넘나 재밌어요 흑흑
다른 여자가 나오는거긔! 아오 또 심란해지긔.동윤이 짜란다짜란다
주말에도 와주시니 넘 감사하긔 ㅠㅠㅠ
동윤이 시점ㅜㅜㅜ 역쉬ㅜㅜㅜ간질간질하긔!!!!!!! 감사하긔???
작가님 최고시다
동윤이 시점 나와서 더 재밌긔~~
잘 모르는 분야의 직업 환경도 생생하게 느껴져서 더 더 재밌고요ㅠㅠ 항상 감사하긔ㅜㅜ
너무 재밌어요 선생님 ㅜㅜ 동윤이도 계획적으로 한건 아니네요 본능적으로 끌리는것일뿐!!!! 넘나뤼 잼나긔
꺄아 동윤이 시점까지라니! ㅠㅠㅠ 최고긔
어머어머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
언제 오시긔???
11시전에 글 올려드리겠긔 ㅎㅎ
@게임회사여직원 감사하긔!!
동윤이 마음 넘 궁금했었긔~ 희주는 누군가요?ㅜㅜ
선생님 정말 최고이십니다...
와 너무 설레서 심장이 저릿저릿하냄 ㅠㅠㅠㅠ 선생님 진짜 최고시긔
감사하긔..감사하긔..
0712 절대 안잊혀질거같긔ㅋㅋㅋㅋㅋㅋㅋ
어유너무좋긔진짜ㅠㅠㅠㅠ
단어 하나하나 다 잼나긔 ㅠㅠㅠ희주는 동윤이 구여친이려나요? 장면이 너무 잘 그려져서 조킈 ㅎㅎ
동유니 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