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봉주릉의 649.1m봉(산불감시초소) 다음 암봉에서 바라본 656m봉
차로 달려 30분도 채 안 걸리는 서울, 의정부 사이 길에, (……) 옛날부터 원(院)도 촘촘했다. 지금은 그 이름으로
다가 남아 있는 곳만 해도 서낭당의 무수원(無愁院), 경기도 경계의 다락원(多樂院 ․ 樓院), 망월사 어구의 장수
원(長水院), 회룡사 어구의 호원(虎院) 등, 대개는 30리 어간에 한 곳 정도로 세워져, 지나는 길손을 쉬게 한 원
이 이 길에 유독 5리마다 촘촘했던 까닭도 알만한 것이다. 길손이라고 길만 재촉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지나
가는 둘레 경치도 나그네 길에 위안이 되고 눈요기가 되어, 그 다리에 힘을 태워주었던 것이다.
그 중에도, 이 길 양편에의 산이 모두 동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수락산이 등을 돌리고 있는 반면, 도봉산
(739.5m)은 이쪽을 향하고 있으니, 길에서 쳐다보기로는 역시 도봉산의 그 얼굴에 더욱 눈이 팔리기 마련인 것
이다. 사실 산의 얼굴도 얼굴 나름이지만, 이만한 미모를 이렇게 쉽게 가까이 할 수 있다는 행운을 옛날사람들
이라고 그렇게 쉬 저버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 김장호(金長好), 『韓國名山記』, ‘도봉산(道峰山)’에서
▶ 산행일시 : 2022년 7월 10일(일), 흐림, 연무, 염천
▶ 산행시간 : 7시간 57분
▶ 산행거리 : 이정표 거리 13.0km
▶ 갈 때 : 전철 타고 의정부역으로 가서, 택시 타고 안골로 감(택시요금 5,700원)
▶ 올 때 : 북한산우이역까지 걸어 와서, 전철 타고 옴
▶ 구간별 시간
07 : 07 - 의정부 안골계곡 산너미교, 산행시작
07 : 30 - 성불사 입구
07 : 45 - ┫자 범골 갈림길
07 : 53 - 392.1m봉(사패산 2보루)
08 : 33 - 사패산(賜牌山, △551.1m)
09 : 07 - 회룡사거리 쉼터
09 : 50 - 649.1m봉, 산불감시초소
10 : 38 - 포대, 721.2m봉
11 : 14 - 신선대(神仙臺, 726m)
11 : 56 ~ 12 : 17 - 오봉능선 갈림길, 점심
12 : 48 - 오봉(667.1m)
13 : 04 - 오봉샘터
13 : 21 - 도봉주릉 오봉고개
13 : 47 - 542.6m봉, 우이암
14 : 05 - 원통사(圓通寺)
14 : 08 - 무수골 갈림길
14 : 26 - 도봉주릉
14 : 33 - 297m봉
15 : 04 - 북한산우이역, 산행종료
2. 맨 오른쪽부터 신선대, 자운봉, 만장봉
▶ 사패산(賜牌山, △551.1m)
요즘은 주말이 돌아오는 게 겁이 난다. 산은 가야겠고 염제(炎帝)와 감히 맞설 일을 생각하면 아득해져서다. 내
한때는 만용을 부려 덤볐으나, 이제는 그저 염제의 자비를 구하던지, 풍백(風伯)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을 터
이면서도 내 기도발이 전혀 먹힐 것 같지 않다. 부디 살살 걷자고 다짐한다. 안골계곡은 예전에는 유원지로 제
법 많은 피서객들이 찾았는데 근래 들어 썰렁하다. 지금은 도봉산 둘레길로 잠시 거쳐 갈 뿐이다.
한갓지니 좋긴 하다만 성불사가 예전의 조촐한 모습을 버리고 대찰로 중창(?)하고 나서 길 또한 크게 변했으니
왠지 낯설다. 고즈넉한 산사 가는 길이 포장한 신작로로 변했다. 걷기보다는 차로 가기 일쑤다. 성불사 가는 언
덕배기 대로를 벗어나 왼쪽의 사면을 도는 소로로 가면 선녀폭포(일명 준홍폭포)가 더 가깝다. 가파른 한 피치
내리면 계곡 너덜에 닿고 암벽이 전면을 가린다. 선녀폭포다. 그간 잦은 비에도 불구하고 물줄기가 가늘다. 더
구나 폭포 아래 소는 토사와 자갈로 메워졌고 폭포수는 복류(伏流)한다.
이러니 도저히 선녀가 하강할 것 같지 않아 나도 앞으로 더는 찾아 볼 생각이 없다. 대로에 오르고 성불사약수
터를 지나면 바로 ┫자 갈림길이 나온다. 성불사가 가깝지만(0.1km) 들르지 않는다. 먼발치로 보아서도 산사가
아니라 도회지 관청 같아서다. 사패산 가는 길(2.05km). 왼쪽 사면의 계단 오르막을 길게 한 피치 돌아올라 지
능선에 붙는다. 비로소 산을 간다. 간밤에도 비가 내렸지만 열기가 남았다. 코 박은 오르막 돌길의 지열에 얼굴
이 화끈거린다.
오르막 0.5km 15분이 긴 구도의 길이다. 주변 둘러 아무 볼거리가 없으니 여러 생각을 폈다 접는다. 가파름이
수그러든 ┫자 범골 갈림길 지나서 등로를 왼쪽으로 약간 벗어난 392.1m봉을 들른다. 삼국시대(고구려) 사패산
2보루라고 한다. 금줄 얼른 넘는다. 슬랩 오르고 통천문을 지나 좁은 암벽 틈을 비집어 간다. 배낭 벗어놓고 옆
걸음 하되 숨을 깊이 들어 마셔 배를 최대한 훌쭉하게 해야 통과할 수 있다. 그리고 바위 턱 오르면 너른 암반
이다.
조망이 썩 좋은 경점인데 오늘은 연무가 짙게 끼여 원경이 완전히 가렸다. 오늘 새벽을 재촉하여 여기 온 뜻은
이른 아침 운무 위로 솟은 봉봉을 보고자 함인데 아쉽게도 글렀다. 지난주 내내 여러 산을 두고 고민했다. 시외
버스 타고 설악산을 갈까, 전철 타고 용문봉, 용문산을 갈까, 명지산을 갈까 하고. 물론 조망을 즐기는 산행이다.
그런데 날이 이럴 바에는 도봉산을 택한 건 아주 현명했다. 도봉산은 근경이라도 비길 데 없이 수려하니까.
온 길 뒤돌아 사패산 가는 주등로에 든다. 등로 살짝 비킨 402m봉도 조망이 좋은 암봉이다. 날이 좋으면 산 첩
첩 너머로 왕방산, 소요산, 화악산, 명지산, 운악산 등등이 보이는데 오늘은 연무로 건너편 수락산조차도 보이
지 않는다. 이래서는 머뭇거리지 않고 그저 걷는다. 봉봉을 왼쪽 사면 돌아 넘는다. 차츰 여러 등산객들과 마주
친다. 그들은 대개 중무장한 나와는 다르게 간편한 차림이다. 부채 펴들고 만고강산 유람하는 모습이다.
도봉주릉과 만나고 사패산은 0.6km 떨어져 있다. 왕복 1.2km. 옆구리봉(캐이 님의 버전이다.) 치고는 만만치 않
은 거리다.490m봉을 길게 오르내렸다가 바윗길을 냅다 오른다. 슬랩은 여러 발길로 닳고 닳아 꽤 미끄럽다. 철
봉 난간 붙들고 오른다. 사패산. 만천만지한 연무로 근경인 도봉주릉 자운봉도 캄캄하다. 통신중계탑 앞에 있는
삼각점이나 들여다본다. 성동 402, 1992 재설. 노송 그늘에 들어 정상주 탁주 독작한다. ‘음주산행 금지’라는 플
래카드가 곳곳에 달렸으니 앞으로 탁주잔을 노란 양재기가 아닌 머그 커피 잔으로나 바꾸어야 할 것 같다. 탁
주 맛이 떨어지겠지만.
3. 안골 성불사 가기 전 선녀폭포(일명 준홍폭포)
4. 사패산 가기 전의 사패산 제2보루인 392.1m봉, 경점인데 오늘은 연무가 짙어 사방 가렸다
5. 사패산 오르면서 바라본 오봉능선과 오봉
6. 사패산 정상, 뒤쪽의 도봉주릉은 연무로 가렸다
7. 산불감시초소(649.1m봉)에서 바라본 도봉주릉
8. 멀리 오른쪽은 오봉능선과 오봉
9. 산불감시초소(649.1m봉)에서 바라본 도봉주릉
10. 도봉주릉의 649.1m봉(산불감시초소) 다음 암봉에서 바라본 656m봉
11. 앞은 포대
▶ 신선대(神仙臺, 726m)
염제는 사정이 없고, 풍백은 외출중인지 감감하여 걸음걸음 비지땀 쏟는다. 안부마다 좌우로 잘난 갈림길이다.
사패산에서 자운봉까지 3.5km다. 암봉의 연속이니 다른 산의 길보다 훨씬 알뜰할 길이다. ╋자 안부인 회룡사
거리 쉼터 지나고부터 오르막 험로가 시작된다. 긴 슬랩을 두 차례 오르면 521m봉이다. 예전에는 암릉 날등을
내렸는데 지금은 오가는 보는 사람이 많다는 핑계로 잘 다듬은 등로 따라 내린다. 한 차례 뚝 떨어졌다가 긴
목재계단을 두 차례 오른다.
암릉보다 더 힘든 계단길이다. 암릉에는 산꿩과 은꿩의다리가 만발하였으니 그 꽃술 흔드는 성원으로도 덜 힘
들 것이다. 계단을 다 오르면 568m봉이다. 등로 오른쪽으로 약간 벗어난 암봉은 들르지 않는다. 금줄 두른 ‘출
입금지’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아무 볼 것이 없으므로. 오르막은 지난 폭우로 토사가 씻겨 내려 울퉁불퉁한 돌길
로 변했다. 또 한바탕 땀을 쏟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649.1m봉이다. 도봉주릉의 손꼽히는 경점이다. 전후좌우
로 조망이 훤히 트인다.
바로 앞의 첨봉인 645m봉의 층층 바위 쌓아놓은 현란한 자태와 멀리 별유천지인 듯 실루엣의 만장봉과 자운
봉을 보노라면 시원하고 후련함에 염제와 풍백은 개무시 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 645m봉에 올라 바라보는
바로 앞의 첨봉인 656m봉의 미끈한 암벽미는 손바닥에 저절로 땀이 고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황홀경
에 빠지게 한다. 어디 그뿐인가. 그 다음의 비슷한 높이인 암봉에 올라 뒤돌아서 바라보는 656m봉의 뒤태는
석화(石火)의 불꽃이거나 중세 유럽의 웅장한 고성을 연상케 한다.
암봉 자락을 돌아 오르고 내리는 슬랩은 일시 소강상태다. 너른 공터, 민초샘, 원도봉 갈림길, 포대 우회 길을
차례로 지나고 긴 데크계단을 오른다. 계단마다 경점이다. 뒤돌아서면 사패산에서 시작한 지나온 능선이 요연
하게 보인다. 그런 다음 721.2m봉인 포대다. 예전에 포대가 있었다고 한다. 데크전망대에는 일단의 젊은이들이
휴식하고 있다. 데크전망대 주변에서 바라보는 만장봉 일대가 도봉산의 하이라이트이다. 이 가경을 안주 삼아
탁주 독작한다.
도봉산의 간판 사진으로 자주 보는 가경이고, 사계절 어느 때를 막론하고 절경이다. 무명자 윤기(無名子 尹愭,
1741~1826)의 「도봉산을 유람하며 도봉산의 가을 경치가 금강산보다 낫기에 7수(遊道峯山 以道峯秋景勝金剛
分韻作七首) 운(韻)을 나누어 시를 지었다.」의 제2수 그대로다.
屹臨三角岫 우뚝 서서 삼각산 굽어보는
拔出萬丈峯 빼어난 만장봉(萬丈峯)이여
峭如烈士氣 높기는 열사(烈士)의 기상과 같고
儼若高人容 근엄하긴 구도자의 얼굴과 같네
森羅衆冠佩 벌여 있는 형상들은 갓을 쓰고 패옥을 찬 듯하고
戍削千芙蓉 높이 솟은 봉우리들은 일천 송이 연꽃 같구나
瞻言使人敬 바라보고 있으면 공경심이 절로 일고
仰止起余慵 우러러보노라면 게으름을 떨쳐주네
Y자 계곡으로 가기 전에 오른쪽 사면을 내려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직진한다. Y자 계곡은 여러 등산객들이
줄을 이었다. 건너편 자운봉을 감상할 겨를 없이 떼밀려 간다. 신선대 갈림길. 옆구리봉인 신선대를 들른다.
신선대도 줄서서 오르고 줄서서 내린다. 신선대에 바라보는 도봉주릉, 에덴동산, 만장봉, 자운봉 등등은 아무리
보아도 물리지 않는 가경이다. 예전에는 자운봉을 오르내리는 바위꾼이 더러 있어 그것도 대단한 구경거리였
는데 근래에는 통 볼 수가 없다.
12. 도봉주릉의 656m봉 뒤태
13. 포대 오르면서 뒤돌아본 도봉주릉
14. 자운봉과 그 주변
15. 오른쪽이 자운봉
16. 앞이 도봉주릉의 706.5m봉, 왼쪽 뒤는 칼바위
17. 신선대에서 바라본 만장봉
18. 신선대에서 바라본 도봉주릉
19. 신선대에서 바라본 신선대 남쪽의 에덴동산
20. 도봉주릉의 706.5m봉(기름바위)
▶ 오봉(667.1m), 542.6m봉, 우이암
도봉주릉을 간다. 뜀바위, 기름바위 다 우회한다. 거기를 오간 흔적이 없어 덜 서운하다. 개명한 세상이라 위험
구간의 ‘출입금지’ 안내를 고분고분 따른다. 슬랩과 데크계단을 번갈아 오르내린다. 오봉능선 갈림길. 706.5m봉
(기름바위) 아래 그늘에 들어 도시락 점심을 먹는다. 모처럼 이때가 가장 긴 휴식시간이기도 하다. 오봉능선으
로 간다. 여기서 우이암을 가기로, 오봉을 경유하는 편이 도봉주릉을 따라 곧바로 가는 것보다 1.1km가 더 길
다. 오봉능선 초입의 물개바위인 암봉을 오른다.
칼바위 능선의 전모를 살필 수 있다. 내게도 이런 때가 있었다. “칼바위 제3봉, 침니코스는 바위면 사이를 더듬
어 걸어 내려간다. 이어 암릉 날등의 요철을 잡고 내려선 다음 몸을 돌려 경사면을 내려가거나 아니면 크랙을
잡고 아예 오른쪽 사면 밖으로 몸을 빼서 레이백자세로 내려간다. 칼바위 3봉의 마지막 부분인 천정바위는 손
을 위쪽(천정)으로 한껏 밀어 올려야 한다. 여기서 팔심이 부쳐 손을 놓았다가는 그만 내리구르기 십상이다.”
슬랩을 한 차례 쇠줄 잡고 길게 내렸다가 사면 돌아 오봉능선 주릉에 올라선다. 오봉능선도 봉봉을 지정등로
따라 우회하여 넘는다. ┫자 오봉샘 갈림길 안부를 지나 계단길 한 피치 오르면 헬기장이다. 숨 한 번 크게 들이
쉬었다가 다시 한 피치 오르면 오봉 제1봉 정상이다. 사방 조망이 훤히 트이는 경점이다. 발아래 오봉의 2,3,4,5
봉은 뒤태도 아름답다. 상장능선 너머 북한산 연봉은 아직도 연무에 가려 내 눈 아무리 비벼도 희미하다.
┫자 헬기장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오봉 전망대 바위에 턱을 기대고 전망한다. 내 처음 오봉을 만나던 날의 감
격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런 멋진 암봉을 내 여태 모르면서 세상을 살고, 산을 다녔던가 하고 자책했다. 나에
게 오봉은 산에 대한 개안(開眼)이었다.
4봉 슬랩을 홀로 한 줄 자일에 의지하여 오르는 이가 보인다. 부럽다. 예전에 3봉의 감투아래 테라스는 내 점심
자리였다. 이보다 더 좋은 명당을 나는 아직까지 알지 못한다.
얕은 골짜기 내리고 사면 돌아 오봉샘이다. 오봉샘은 물이 철철 흘러넘친다. 물 보충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2리터를 마셨다. 도봉주릉 가는 길이 한산하다. 오가는 이가 없다. 도봉주릉 오봉고개까지 산모퉁이 5개를 돈
다. 오르내리막이 없는 사면 도는 평지라서 잰걸음 한다. 오봉고개. 여러 등산객들 간의 의견을 분분하게 하는
산행교통의 요충지다. 오봉을 들러 가자, 곧장 자운봉을 가자 하고.
우이암 0.5km. 내쳐간다. 슬랩 올라 전망 좋은 암봉이다. 거북바위는 아직도 그 자리에 엉거주춤하고 있다. ┫
갈림길 안부 지나면 긴 데크계단이 이어진다. 혹시 108계단일까 세어보았다. 146개 계단이다. 도중에 계단참으
로 오봉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오봉을 배경하여 기념사진을 찍는 등산객들이 줄섰다. 곧 우이암 전위봉인 암
봉이다. 우이암을 자세히 살필 수 있는 명당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우이암은 장(壯)하다. 이 우이암으로 해
서 우이동, 우이령 등이 작명되지 않았을까 한다.
슬랩 잠깐 내렸다가 통천문 오르면 542.6m봉이다. 우이암이 바로 아래에 있기에 이정표에는 이 암봉을 우이암
으로 표시한다. 우이암 내려 주릉 가는 길은 엄중히 막았다. 암릉이 험해서이리라. 내 여태 손맛 다시며 기차바
위와 할미바위를 오르내릴 기대에 부풀었는데 아쉽게도 틀렸다. 우이동 가는 길은 원통사를 지나서 이어진다.
급전직하로 우이암 밑자락을 한참 내려 원통사다. 이 절도 예전의 산사가 아니다. 대학입시 기도를 접수한다는
광고부터 이속 아닌 세속으로 보인다.
21. 칼바위능선
22. 가운데가 만장봉, 왼쪽은 신선대와 자운봉
23. 만장봉
24. 멀리가 신선대와 자운봉
25. 오봉에서 바라본 도봉주릉
26. 오봉에서 바라본 북한산
27. 오봉 연봉, 왼쪽 뒤는 상장능선
원통사 안내문의 일부다.
“원통사는 예로부터 좌우에 수락산과 삼각산을 거느리고 한강을 바라보는 도봉산의 최고 길지에 자리 잡은 수
행기도처로 알려져 왔으며 역대 숱한 선지식과 제현들이 거쳐 간 관음도량이다. 무학대사를 비롯하여 근래에
는 만공, 동산, 춘성 등 선지식께서 지견을 얻으셨고, 조선 영조 때 영의정을 지냈던 조현명, 서명균, 정이겸 등
이 국사를 논하며 심신을 닦았던 곳으로 당대 유학자들 사이에 명소로 이름 높았다.
관음보살이 부처님을 향해 기도하는 형상을 한 바위 봉우리는 현재 우이암으로 불리고 있으나 원래는 관음봉,
또는 사모봉으로 불리었다.”
내 그간 우이암을 크게 잘못 보았다. 내 생각이 속되고 또 속되었다.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며(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남근바위로만 여겼으니 부끄럽다. 원통사 대웅전의 주련이다.
補陀山上琉璃界 보타산 위 맑은 유리 세계의,
正法明王觀世音 정법명왕이신 관세음보살님께서는,
影入三途利有情 삼도에 그림자 들어 중생을 이롭게 하고,
形分六道曾無息 모습 육도에 나누어 일찍이 쉼이 없다.
因修十善三祗滿 수행으로 열 선업 닦아 삼아 승지겁 채워,
果修千華百福嚴 깨달은 결과 천 꽃 백복으로 장엄하셨네.
주1) 보타산(普陀山)은 고난에 빠진 중생을 구제해 주는 관세음보살이 거처하는 산으로, 본래는 불교 경전에 등
장하는 가상의 산이었다. 그런데 중국 당나라 때 절강성의 주산군도(舟山群島)에 관세음보살이 거주한다고 믿
으면서 이 지역에 있는 섬을 보타산과 낙가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주2) 삼도(三途)는 불교의 삼악도(三惡道)를 달리 부르는 말이다. 삼악도는 각각 지옥도, 축생도, 아귀도를 뜻한다.
원통사 절집을 나와 100m쯤 내리면 너른 쉼터에 ┳자 갈림길이 있다. 왼쪽은 무수골 입구 1.6km, 오른쪽은
북한산우이역 2.5km다. 무수골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無愁골이다. 아무런 걱정 근심이 없는 골짜기, 마을이
란 뜻으로 세종이 먼저 간 9번째 아들(영해군)의 묘를 찾아 왔다가, 약수터의 물을 마시고 “물 좋고 풍광 좋은
이곳은 아무런 근심이 없는 곳”이라 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간다. 데크로드로 사면을 길게 내려 산모롱이 지난다. 골짜기에는 옥수가 흐른다. 배낭 벗어놓고 계
류에 거꾸로 머리 담근다. 살 것 같다. 또 한 차례 산모롱이 돌아 오른 능선은 우이암에서 내려오는 주릉이다.
당분간 주릉을 간다. 잠깐 바윗길 오른 암봉은 297m봉이다. 그리고는 줄곧 내리막이다. 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없이 이정표 방향표시대로 간다. 계류와 만났는가 했더니 피서객들로 꽉 찼다. 땀에 전 옷을 갈아입을 데를 못
찾겠다. 그냥 간다. 코로나 마스크 덕 본다. 사람들 빼곡한 전철이지만 내가 내 땀 냄새를 못 맡는데 그들도 맡
지 못할 것.
28. 오봉 연봉
29. 오봉 4봉 슬랩을 오르는 바위꾼이 보인다
30. 오봉 연봉(2,3,4,5봉)
31. 우이암 가는 길에 뒤돌아본 자운봉과 그 주변
32. 우이암 가는 길에 뒤돌아본 오봉
33. 칼바위능선과 그 주변
34. 우이암, 관음보살이 부처님을 향해 기도하는 형상이라고 한다
35. 가운데가 자운봉
36. 원통사에서 바라본 우이암
첫댓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바로 도봉산으로 달려가고 싶네요.
적어도 계절마다 한 번은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네요.^^
역시 명산입니다
2보루 그능선도 기암들이 좋지요
저는 그쪽을 아직 가보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하네요.
상상봉(335m)도 있고. ^^
모처럼 서울근교를 다녀오셨네요,..도봉산은 언제보아도 명산입니다.^^
가면 또 가고 싶고 안 가면 잊히곤 합니다.
도봉산이나 북한산은 산행 중에 많은 갈등을 하게 됩니다.
저 암봉을 올라갈까 말까 하고. ㅋㅋ
예전에 제가 잠깐 근무했던 출판사 "다락원"이 저기 저곳의 이름을 땄나 봅니다.
저희 집사람은 아직도 다락원에 근무합니다만...
무수원, 다락원, 장수원, 호원 이름들이 멋지네요.
무수원(無愁院), 근심이 없는 집
다락원(多樂院), 즐거움이 가득한 집
ㅎㅎㅎ
ㅎㅎ 즐거움이 가득한 집에서 근무하셨네요.
도봉산을 바라본다 게 즐겁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