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요? AI 기술이 우리 사회를 또 한번 혁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을 태세입니다. 증기기관이 가져온 산업혁명에서 시작한 인류의 발전 속도는 반도체와 컴퓨터가 가져온 3차 혁명에 이어 AI 기술이 가져올 차세대 혁명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가져올 우리의 삶의 변화는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변화의 '거대한 물결'에 올라서지 못하면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고 도태될 것임은 이미 세 차례의 산업혁명이 분명하게 입증하고 있습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산업계와 학계도 글로벌 AI 시대를 선도하고 AI 기술을 우리나라의 차기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 투자·연구를 확대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팩트>는 올해 두 번째 혁신 포럼을 통해 AI와 조금 더 친해지려고 합니다. 'AI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한 특별기획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에 나서고 있다. AI를 활용한 투자 콘텐츠와 투자 자문 서비스는 대중화됐다. 디지털 혁신 바람은 있었지만, 챗GPT가 대중화하면서 증권사들의 AI 서비스 역시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기업들의 거래소 공시 등에 대한 접근도 용이해졌다. 가상 인간이 애널리스트로 등장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AI 활용은 비용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집중도를 높일 전망이다.
◆ "고객님, 보유 종목 최근 뉴스 알려드립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챗GPT를 활용해 종목 시황을 요약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매일 관심 종목을 선정해 시황 데이터와 최근 뉴스를 결합한 내용을 제공한다.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인 '엠스탁(M-STOCK)'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후 제공 종목 수를 확대하고 개인화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 클라우드 기반 해외뉴스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에도 챗GPT를 반영해 번역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중소형 리포트나 주식 종목 선별 서비스에도 AI를 접목했다.
NH투자증권은 AI를 활용한 GPT뉴스레터 서비스를 오픈했다. GPT뉴스레터는 NH투자증권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서비스다. 전 거래일 장 마감 기준 조회수 상위 10개 종목 최신의 뉴스 핵심 키워드를 추출해 주가이슈와 경영·재무정보, 신기술·경쟁력 카테고리로 분류 제공한다.
정중락 NH투자증권 자산관리 디지털 사업부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한 GPT뉴스레터는 우리 회사가 AI 시대에 발맞춰 변화하고,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며 "투자자가 증권 시장 정보를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7월 국내주식을 대상으로 AIR(A.I. Research)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AIR는 매일 쏟아지는 3만여 건의 뉴스 콘텐츠를 계량 분석해 선별한 뉴스를 투자자에게 알아보기 쉬운 리포트 형식으로 제공한다. 올해부터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다루고 있다.
AIR는 출시 후 올해 2월까지 국내주식 7613개, 미국주식 5626개 종목 코멘트를 내놨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정보를 찾아보기 어려운 중소형 주식도 폭넓게 다룬다. AIR가 지난 동안 다룬 1173개 국내주식 가운데 85.1%는 시가총액 1조 원 미만의 기업이다. 국내 증권사가 한 번도 리포트를 발간하지 않은 기업만 해도 523개에 이른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R는 중소형주 발굴 측면은 물론 광범위한 글로벌 시장의 주제나 이슈 또한 빠르게 제시해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AI 기술을 활용해 리서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 번역 어려웠던 해외 주식 정보, AI가 '척척'
해외주식 투자자가 늘면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해외 기업들의 거래소 공시는 번역 문제, 복잡한 내용 방대한 분량 등으로 내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예탁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의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998억3000만 달러(한화 약 126조3349억 원), 결제금액은 1886억8000만 달러(약 238조7745억 원)로 작년 하반기 대비 각각 30.2%, 12.6% 증가했다.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종류별로 외화주식이 746억9000만 달러(94조5053억 원)로 직전 반기 대비 34.9% 늘었고, 외화채권은 251억4000만 달러(31조8147억 원)로 17.9%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미국이 전체 보관금액의 68.4%로 비중이 가장 높고, 미국을 포함한 유로시장, 일본, 홍콩, 중국 등 상위 5개 시장이 전체 보관금액의 97.5%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이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등 4개국의 기업공시 번역·요약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수시공시 외에 연간·분기 보고서, 주주총회 안건, 대주주 지분변동, 배당 등의 공시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NH투자증권 고객들은 해당 서비스를 NH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QV, NAMUH) 해외주식 현재가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적시성 있는 기업공시를 위해 공시가 거래소에 등록된 후 평균 2분 30초 이내에 번역 후 요약해 정보를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중락 NH투자증권 WM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해외주식 투자수요가 높아졌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여전히 해외 주식시장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라며 "이번 기업공시 서비스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해외주식 투자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대한 해법을 끊임없이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