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 두세라[ Dussehra ]
hanjy9713
2023.11.16. 19:18조회 13
두세라
[ Dussehra ]
요약 힌두 달력 일곱 번째 달인 아슈비나 10일, 라마 신이 악마 라바나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축제
1. 축제 정의
두세라(Dussehra) 또는 비쟈다샤미(Vijayadashami)는 고대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 라마 왕의 일대기)의 주인공 라마(Rama) 왕이 악마 라바나(Ravana)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힌두교 전통 축제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힌두교 달력 일곱 번 째 달인 아슈비나 10일째에 라마 왕이 마침내 악마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힌두교인들은 이 날을 ‘승리의 10일’로서 성대하게 기념했는데, 지역에 따라 숭배하는 신과 그 형식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인도 동부에서는 이날 시바(Shiva) 신의 아내 두르가(Durga) 여신이 악마 마히사수라(Mahishasura)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날로 여겨 두르가 여신에게 제를 올리는 두르가 푸자를 행한다. 같은 시기에 네팔에서 열리는 힌두교 축제 다사인(Dashain) 또한 두르가 여신의 승리를 축하하며 여신을 숭배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슈비나 10일은 힌두교 신으로 상징되는 선(善)이 악(惡)을 물리친 날이라는 의미는 동일하다.
홀리, 디왈리와 더불어 힌두교 3대 축제로 불리는 두세라는 약 열흘간 이어지며, 축제 마지막 날인 아슈비나 달 10일은 인도의 국가 공휴일로 정해져 있다. 축제 기간에는 종교 행렬, 횃불 행렬, 가면극과 뮤지컬 공연, 연극 공연, 코끼리 행진 등이 펼쳐지고 인도 전역의 힌두교인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이 이어진다. 지역에 따라 행사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마지막 날 라바나, 마히사수라 등 악을 상징하는 인형을 불태우며 축제의 막을 내리는 것은 공통된다.
작은 제단을 마련하고 음식물을 공양하는 힌두교 사제
홀리, 디왈리와 더불어 힌두교 3대 축제로 알려진 두세라는 힌두교 신으로 상징되는 선(善)이 악(惡)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축제다.
악마 라바나(Ravana)를 불태우는 의식, 뉴델리
머리가 열 개인 악마 라바나 또는 두르가 여신이 물리친 악마 마히사수라의 인형을 불태움으로써 열흘간 이어진 두세라 축제가 막을 내린다.
두세라는 선(善)이 결국 승리를 거둔다는 진리를 되새기며 힌두교 신들에게 경배를 올리는 축제다. 두세라 축제 20일 후에 열리는 ‘빛의 축제’ 디왈리까지, 이 시기는 축제가 이어지는 휴가철이어서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축제를 함께하곤 한다. 농촌 지역에서는 추수가 막 시작되는 때로 대지를 관장하는 어머니 여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토양의 비옥함과 활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풍성한 음식을 장만해 신께 공양하고 모두 함께 나눈다.
두세라는 인도 전역은 물론 인도 주변의 힌두교를 믿는 지역에서 함께 기리는 축제이며, 힌두교 종파에 따라서는 경건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축제 기간 동안 채식을 하거나 술과 담배를 멀리하기도 한다.
2. 축제 어원
두세라(Dussehra)는 산스크리트어 ‘다샤하라’(Dashahara)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다샤’(Dasha)는 ‘태양’을, ‘하라’(Hara)는 ‘물리치다’를 의미한다. 즉 태양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쫓았다는 의미다. 두세라는 비쟈다샤미(Vijayadashami)라고도 하는데, ‘비쟈’(Vijaya)는 ‘승리’를, ‘다샤미’(Dashami)는 힌두교 달력에서 10일째 되는 날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쟈다샤미’는 ‘승리의 10일’이라는 뜻이다. 서사시 <라마야나>에 따르면 라마 왕이 악마 라바나에게 납치당한 아내를 구하러 랑카 섬(오늘날 스리랑카)에 도착한 10일째에 10개의 얼굴을 한 악마를 이겼다고 한다. 이렇듯 두세라 축제에서 10이라는 숫자가 큰 의미를 갖는다.
3. 축제 유래
두세라 축제의 유래를 두고, 지역에 따라 라마 왕의 승리, 두르가 여신의 승리와 친정 방문, 판다바스 다섯 왕자의 편력, 구루 카우트사와 금화 비 등 다양한 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
1) 라마 왕의 승리
라마 왕은 힌두교의 3신 중 하나인 비슈누(Vishnu)의 화신으로 고대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의 주인공이다. 코살라 왕국(Kosala Kingdom)의 다샤라타(Dasharatha) 왕은 왕위를 이을 아들을 얻게 해달라고 신에게 제사를 올리며 빌었다. 신들은 왕의 정성을 받아들여 아들 네 명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신들은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의 힘을 전수받은 랑카 섬의 라바나 왕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었다.
신들은 비슈누 신에게 도움을 청하고 비슈누는 인간으로 태어나 라바나 왕을 죽이겠다는 신탁을 내린다. 다샤라타 왕이 제를 올리는 순간 불 속에서 비슈누 신이 나타나 왕에게 신주가 들어 있는 항아리를 건넸다. 항아리의 신주를 마신 왕의 세 아내는 비슈누 신의 신성을 나누어 가진 왕자들을 낳았다. 라마와 동생 락슈마나(Lakshmana) 왕자는 성자 비슈바미트라에게 무예와 학문을 배우고 스승에게 받은 무기로 무장하고 타고난 신성으로 악귀를 퇴치하며 이름을 널리 떨쳤다.
라마가 악귀를 퇴치하며 인도를 돌아다니던 그때 비데하(Videha) 왕국(현재 인도 비하르) 자카나(Janaka) 왕의 궁전에는 어느 누구도 쏠 수 없는 신비로운 활이 있었다. 왕은 이 활을 쏠 수 있는 사람을 딸인 시타(Sita) 공주와 결혼시켜 사위로 삼겠다고 공언했고, 구혼자들이 줄을 이었지만 활을 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데하 왕국을 여행하던 라마는 활 쏘기에 도전했는데, 다른 사람은 활시위를 당길 수도 없던 활이 라마가 활시위를 당기자 두 조각이 나고 말았다.
자카나 왕은 약속대로 시타와 라마의 결혼식을 거행했다. 양쪽 집안과 백성들의 환호 속에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고 시타와 라마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라마는 계모의 음모로 왕위계승권을 빼앗기고 14년 동안 추방됐으며, 아들을 추방하고 슬퍼하던 부왕이 죽고 사랑하는 아내 시타가 랑카 섬의 라바나 왕에게 납치되는 시련을 겪게 됐다.
라바나는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악마로, 재물의 신 쿠베라(Kubera)의 이복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머리가 10개(각각의 머리는 쾌락, 분노, 애착, 욕심, 자만, 질투, 이기심, 불공정, 잔인함, 자존심을 의미한다), 팔이 20개, 다리가 4개 달렸으며 형인 쿠베라에게 뒤지지 않을 힘을 기르기 위해 1만 년 동안 스스로 목을 베고 불에 뛰어드는 고행을 거듭했다. 라바나의 고행에 마음이 움직인 브라흐마 신이 라바나 앞에 나타나자, 라바나는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결코 패배하지 않는 영원한 생명을 달라고 빌었다.
브라흐마 신은 라바나의 청을 그대로 들어줄 수는 없었기에, 가루다(Garuda, 비슈누 신의 탈 것), 나가(Nāga, 용신 혹은 뱀의 신), 야차(Yaksha, 힌두교의 악마)와 신에게는 죽임을 당하지 않는 권능을 부여했다. 이후 라바나는 이복형 쿠베라를 쓰러뜨리고 쿠베라가 지배하던 랑카 섬을 차지한 후 다른 신들도 공격했으며, 브라흐마 신이 부여한 능력 때문에 신들은 결국 라바나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악마 라바나를 물리치는 라마
고대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는 주인공 라마 왕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장면에서 라마 왕은 원숭이 군대의 도움을 받아 악마 라바나와 격렬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라마는 동생 락슈마나, 나중에 하누만(Hanuman, 힌두교의 원숭이 신)으로 신격화되는 원숭이 군대의 도움으로 시타가 잡혀간 랑카 섬으로 쳐들어갔다. 라마와 원숭이 군대는 라바나의 아들 인드라지트(Indrajit)와 동생 쿤바카르나(Kumbhakarna)와 사투를 벌였다. 양쪽이 팽팽하게 맞서던 중 두르가 여신이 라마에게 라바나를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가루다 또한 위험에 빠진 라마를 도움으로써, 결국 랑카 섬에 도착한 지 10일째 되는 날 라바나를 죽이고 아내 시타를 데리고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무적이던 라바나는 질서와 정의의 신 비슈누와 인간 라마에게 패한 것이다.
라마와 라바나가 벌인 10일간의 치열한 전투가 바로 서사시 <라마야나>의 주된 내용으로,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원숭이, 가루다, 두르가 여신, 인드라지트, 쿤바카르나 등의 캐릭터를 재현한 연극, 뮤지컬, 가면극이 두세라 축제 기간에 인도 곳곳에서 공연된다. 두세라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0일째 되는 날 밤, 라바나, 쿤바카르나, 인드라지트의 거대한 상에 불을 붙여 없애는 행사인데, 이 역시 라마가 세 악마를 없애고 싸움을 끝낸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2) 두르가 여신의 승리
두르가는 우주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악마를 물리친 여신으로 힌두교의 여신 중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 두르가의 다른 모습은 파괴와 살육의 여신 칼리(Kali)를 비롯해 브라마니(Bramani), 마헤슈바리(maheshvari), 카우마리(kaumari), 바이시나비(vaishinavi), 바라히(varahi), 안나푸르나(Annapurna) 외에도 수없이 많다. 인도 전역에서 널리 숭배되는 여신으로, 사자(또는 호랑이)에 올라탄 두르가가 물소 형상을 한 아수라의 왕 마히사수라(Mahishasura)를 밟고 있는 그림과 조각상을 인도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두르가 여신상
물소 형상을 한 악마 마히사수라를 밟고 있는 두르가 여신의 그림과 조각상을 인도 전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물소 형상을 한 아수라의 왕 마히사수라는 아수라들의 힘을 모아 신들을 공격하고 죽여 없애 신들의 우두머리로 올라섰다. 살아남은 신들은 모두 천계에서 쫓겨나고 추방당한 신들은 능력을 잃고 지상을 떠돌게 되었다. 신들의 힘을 되찾기 위해 비슈누, 브라흐마, 시바 세 신은 다른 신들을 불러 모아 힘을 한 곳에 모았다. 그리고 신들의 입에서 나온 화염과 광휘가 모인 가운데 여신 두르가가 탄생했다. 이미 성장한 모습으로 태어난 두르가 여신은 아름다운 용모를 지녔지만 신들의 분노가 모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매우 무서운 여신으로 묘사된다.
시바 신의 삼지창, 비슈누 신의 차크라(chakra, 원반형의 무기), 인드라 신의 번개 외 많은 신들이 두르가에게 무기를 빌려주었고 히마바트 신(Himavat, 눈을 가진 자라는 의미. 히말라야 산의 신격화)은 사자를 내주었다. 사자를 타고 신들의 무기로 무장한 두르가는 아수라들을 전부 없앤 후 마히사수라와 대결을 벌였다. 마히사수라는 사자, 코끼리,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두르가를 공격하지만 결국 싸움이 시작되고 10일째 되는 날 두르가의 공격을 받고 즉사했다. 두세라 기간 동안 두르가 여신이 마히사수라를 물리친 내용을 기리며 두르가 여신상을 만들어 장식하고 두르가의 승리를 내용으로 한 가면극과 연극을 상연한다.
3) 두르가 여신의 친정 방문
브라흐마 신의 아들 다크샤(Daksha)와 그의 아내 플라수티(Prasuti)에게는 사티(Sati)라는 딸이 있었는데, 사티는 어려서부터 자신은 시바 신과 결혼할 운명이라고 여겼다. 시바 신도 사티의 정성을 기쁘게 받아들여 사티와 결혼하려고 결심했다. 하지만 다크샤는 기행을 일삼는 시바 신을 못마땅하게 여겨 결혼을 반대했고, 사티와 시바 신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할 수 있었다. 결혼한 후에도 시바를 못마땅하게 여긴 다크샤는 시바 신이 연 연회 중간에 돌아가버리고 다른 신들을 모두 초대하는 자리에 시바 신만 부르지 않았다. 사티가 항의했지만 다크샤는 시바 신에 대한 험담만 늘어놓았다. 그러자 화가 난 사티는 그 자리에서 자기 몸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시바 신은 매우 분노하여 광기에 사로잡혔고, 사티의 시신을 어깨에 얹고 분노의 춤을 추었는데 그 힘이 워낙 강해서 세계가 거의 파괴될 지경에 이르렀다. 나라야나(Narayana, 비슈누 신의 다른 모습)는 시바 신의 광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차크라를 던져 사티의 유해를 잘게 잘랐다. 사티의 잘린 유해는 인도 곳곳으로 흩어졌고, 유해의 마지막 한 부분이 어깨에서 떨어지자 그제야 시바 신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사티는 나라야나를 비롯한 신들의 힘으로 파르바티(parvati)로 환생했다. 나라야나는 시바 신과 다크샤를 화해시켰다.
사티와 파르바티는 모두 두르가 여신의 화신으로, 시바 신과 다크샤가 화해하자 두르가 여신은 자식들과 다른 화신들을 데리고 매년 친정을 찾아가게 됐다. 이 일을 기념해 힌두교인들은 두세라 기간에 두르가 푸자(Durga Puja)를 행하는데, 푸자(Puja)는 힌두교의 예배, 제사 의식을 의미한다. 즉 두르가 푸자는 두르가 여신상에 공물을 바치며 예배 드리는 것이 특징이다.
두르가 푸자
지역에 따라 두세라 기간에 악마 마히사수라를 물리친 두르가 여신을 숭배하기도 한다.
4) 판다바스 다섯 왕자의 편력
인도 베다 시대 중기인 서기전 13~8세기의 국가 쿠루(Kuru) 왕조의 왕족 판두에게 다섯 아들이 있었으며, 이들을 판다바스(Pandavas)라고 불렀다. 다섯 왕자에게는 카우라바스(Kauravas)라고 하는 1백 명의 사촌이 있었는데, 다섯 왕자는 왕국의 계승권을 두고 1백 명의 사촌과 반목하게 되어 결국 다섯 모두 추방당했다. 추방된 왕자들은 무기를 샤미 나무(Shami tree, 인도에 자생하는 콩과 식물)에 감추었다가 쿠루로 돌아가는 날 꺼내 자신들의 원래 신분을 널리 알리며 왕권을 요구했다.
다섯 왕자와 1백 명의 사촌은 18일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다섯 왕자의 모험을 기록한 무용담이 바로 <라마야나>에 버금가는 인도의 인기 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다. 왕자들이 무기를 샤미 나무에 숨긴 이야기에 근거해, 두세라 축제 기간에는 샤미 나무의 잎을 선물로 주고 받는 풍습이 있다. 왕자들이 편력을 마치고 왕국으로 돌아온 때가 두세라 기간이었기 때문에, 인도인들은 두세라를 전후로 한 이 시기를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여행을 떠나기 좋은 때로 여긴다.
5) 구루 카우트사(Kautsa)와 금화 비
카우트사(Kautsa)는 브라만 계급으로 파이탄(Paithan)이라는 도시에서 살았다. 14년 동안 구루(Guru, 깨달음을 얻은 자 혹은 영적 스승)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동안 자신을 가르쳐준 스승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다. 스승은 돈 욕심이 전혀 없었지만 꼭 선물을 하고 싶어 하는 제자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14년 동안 가르쳤으니 한 해당 금화 1천으로 계산해 금화 1억 4천 개를 달라고 했다.
카우트사는 금화를 구하기 위해 라구라자(Raghuraja) 왕에게 도움을 청했다. 라구자라 왕은 씀씀이가 크고 너그럽기로 소문난 왕으로 라마의 조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라구라자 왕은 힌두교 제례를 치르느라 돈을 다 써서 내줄 돈이 없었다. 왕은 카우트사에게 사흘 후 다시 오라고 말했다. 라구라자 왕은 인드라 신에게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인드라 신은 재물의 신 쿠베르를 불러 라구라자의 도시 아요드야(Ayodhya)에 있는 아파티(Aapati or Apta, 인도에 자생하는 콩과 식물) 나무에 금화 비가 내리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금화 비가 내리자 라구라자 왕은 하늘에서 떨어진 금화를 모두 모아 카우트사에게 주었다. 카우트사는 이 돈을 스승에게 가져갔다. 스승은 말한대로 금화 1억 4천 개만 받고 나머지는 카우트사에게 돌려주었다. 카우트사는 물욕이 없었기 때문에 남은 금화를 다시 라구라자 왕에게 가져다주었으나 왕은 답례를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으므로 금화를 거절했다. 그러자 카우트사는 금화를 야요드야 주민들에게 나눠주었고, 주민들은 카우트사와 라구라자 왕의 선행을 칭송했다. 이 이야기를 기념하기 위해 두세라 축제 기간 동안 서부 지역의 인도인들은 아파티 나뭇잎을 금화로 여겨 서로에게 선물한다.
4. 축제 역사
두세라는 서사시 <라마야나>에 나오는 라마의 영웅담과 두르가 여신에게 바치는 제례 의식이 자생적으로 발전한 축제로,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돼 이어져왔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광대한 인도 대륙의 여러 지역에서 각각의 전승과 신앙을 바탕으로 발전한 축제이기 때문에 축제 기간도 조금씩 다르고 그 시작에 대한 설도 제각각이다. 현전하는 기록 중에는 17세기 마이소르(Mysore)의 왕 라자 와디야르(Raja Wadiyar)가 등극한 후 두세라 축제를 크게 장려하고 그 후손들이 규모를 점점 키웠다는 것이 있다.
북부 쿨루(Kullu) 지역의 두세라는 17세기 무렵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자가난드(Jaganand) 왕이 다른 지역에서 라마 혹은 시바 신의 조각상을 가져왔다. 가져온 조각상을 왕좌에 붙였는데 이 조각상이 신성을 지니고 있음이 드러나, 조각상을 모시는 제사를 행한 것이 쿨루 지역 두세라의 기원이 됐다고 전한다.
이렇듯 각 지역에서 생겨나고 발전한 종교 행사가 근대에 들어 본격적인 축제의 틀을 갖추었고, 20세기에 두세라는 인도 전역에서는 물론 전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과 함께 즐기는 인도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게 됐다. 축제 전체를 아우르는 공식 사이트나 조직 위원회는 없지만 마이소르 같은 몇몇 지역에서는 지역 단위의 축제 사이트를 만들어 두세라 축제를 널리 알리고 있다.
5. 축제 주요 행사
두세라는 인도 전역에서 벌어지는 축제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열리는 행사들이 조금씩 다르다. 두르가 여신을 모시고 기도를 올리고 집집마다 인형과 장난감으로 장식을 하며, 그 지역 고유의 춤을 선보이거나 횃불 행렬, 코끼리 행렬이 펼쳐지기도 한다. 두세라 축제가 끝나면 인도의 긴 여름이 끝나는데, 북부 인도는 이런 계절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는 지역이다.
두세라를 기점으로 날씨가 선선해지며 계절이 바뀌는 시기여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이사를 가거나 여행을 하기 좋은 때로 여겨진다. 예전에는 전쟁을 하기 좋은 때로 생각하기도 했다. 지역색이 강하고 다양한 두세라 축제지만 인도 전역에서 행해지는 공통적인 행사로 힌두교식 제사인 야즈냐(yajña), <라마야나>를 연극으로 옮긴 <람릴라>(Ramlila), 물건을 사원에 봉납하고 축성을 받는 아유다 푸자(Ayudha Puja)가 있다.
1) 인도 전역에서 공통적으로 열리는 행사
① 야즈냐(yajña)
야즈냐는 힌두교 성직자에 의해 거행되는 일종의 제사로, 주술적인 의미가 담긴 진언 만트라를 외우며 불을 지피고 예배를 드리며 찬양을 하고 공물을 봉납하는 종교의식이다. 야즈냐는 베다 시대부터 전해내려 온 오랜 역사를 지닌다. 푸자(puja)는 신상에 직접 공물을 바치고 제사를 지내지만 야즈냐의 경우 신성한 불 아그니(Agni)를 매개체로 불에 공물을 태워 신에게 바친다는 차이가 있다.
두세라 축제 기간 동안 인도 전역에서 다양한 신에게 바치는 야즈냐가 행해진다. 신성한 불인 아그니를 피우고 비슈누, 시바, 두르가 외 다양한 신들에게 공물을 태워 봉납하며 예배를 드린다. 두세라 기간은 힌두교 성직자들에게도 중요한 기간으로 이 기간에 학자들과 성직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모여 학술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토론 내용은 영성과 철학, 힌두교의 교리, 신자들의 체험담 등 다양하다.
야즈냐
두세라 축제 기간에 인도 전역에서는 신성한 불 아그니(Agni)를 매개체로, 불에 공물을 태워 신에게 바치는 의식인 야즈냐를 행한다.
② 람릴라(Ramlila)
람릴라는 ‘라마의 연극’이라는 의미로, 라마의 영웅담을 그린 서사시 <라마야나>의 내용을 토대로 행하는 연극을 통틀어 ‘람릴라’라고 한다. 람릴라는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두세라 축제 기간에 인도 전역에서 람릴라 공연을 볼 수 있는데, 북부 지역에서 더욱 흔하게 열린다. 16세기 힌두교의 성직자이며 시인인 툴시다스(Tulsidas)가 산스크리트어로 쓰인 서사시를 힌두어로 번역하고 연극으로 각색한 것이 람릴라의 시초라고 여겨진다. 라마의 일대기를 보통 10~12일에 걸쳐 공연하는데, 긴 이야기의 경우 한 달 동안 공연되기도 한다.
연극에는 라마와 그의 부인 시타, 라이벌인 라바나를 시작으로 하누만과 가루다 외에 수많은 신, 왕, 구루, 전사들이 등장한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도 대화로 이루어지는 연극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에, 람릴라는 계층에 상관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 지역의 아마추어 극단부터 람릴라 전문 극단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공연을 하며 두세라 축제 기간에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상을 만들고 무대를 꾸미고 무대에 선다. 최근에는 라디오 연극으로 만들어져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인도, 네팔, 파키스탄 외에 캐나다, 미국 등 인도 출신 이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람릴라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람릴라 공연 장면
서사시 <라마야나>의 내용을 토대로 행하는 연극을 통틀어 ‘람릴라’라고 하며, 람릴라는 2005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람릴라 공연 장면
악마 라바나를 물리친 라마 왕을 숭배하는 두세라 기간에는 인도 전역에서 람릴라 공연을 볼 수 있다.
③ 아유다 푸자(Ayudha Puja)
아유다 푸자는 사원에 물건을 가져가 축성을 받는 힌두교의 예식이다. 두세라 축제가 끝나면 계절이 바뀌고 학교와 회사 또한 새로운 분위기를 맞이한다. 이를 위해 힌두교인들은 새로 마련한 책, 농기구, 차, 최근에는 컴퓨터와 무기 등 다양한 물건을 사원에 봉납하고 축성을 받은 후 다시 가져온다. 지역마다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두세라 9일째에 물건을 사원에 가져가 축성을 받은 후 다음 날 집으로 가져온다.
이러한 의식에 대해, 판다바스 왕자들이 추방당한 동안 무기를 감추었다가 고향으로 돌아갈 때 무기를 꺼내고 그들의 정체를 밝혔다는 <마하바라타>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혹은 두르가 여신이 다른 신들의 권능을 받고 신들의 무기를 빌렸다는 전설과 인신공양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 다양한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
아유다 푸자
새로운 물건을 사거나 새 교과서를 받으면 두세라 축제 9일째 되는 날 사원에 봉납해서 축성을 받는 의식을 행한다. 이를 아유다 푸자라고 한다.
2) 지역별 행사
① 북부 인도
카슈미르(Kashmir) 지역 등 인도 북부에서는 두세라 첫날 보리 씨앗을 토기에 심고 씨앗이 발아하게 두었다가 9일 째 되는 날 새싹을 거둔다. 이 새싹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들은 새싹을 귀 뒤에 꽂거나 모자에 꽂아 장식한다.
인도 북부에서는 큰 규모의 람릴라가 상연된다. 라마의 라이벌인 라바나의 거대한 인형이 만들어지며 이 인형은 두세라 10일째 밤에 불태운다. 인형 안에 폭죽과 불꽃놀이 화약을 넣기 때문에 불이 옮겨 붙으면 화약이 터지고 불꽃놀이가 하늘로 올라가며 폭죽의 굉음이 울려 퍼진다. 히마찰 프라데시(Himachal Pradesh)의 쿨루(Kulu) 지역의 두세라 축제는 7일 동안 열린다.
② 남부 인도
인도 남부에서는 두세라 기간에 ‘골루’(Golu)라고 불리는 장난감 인형으로 두르가 여신을 찬양하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두르가 여신이 탄생할 때 많은 신들이 힘을 모아 그 권능으로 두르가 여신을 만들어낸 고사에서 유래한 풍습으로, 많은 신과 여신을 작은 인형으로 만들어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제단 가득 세워놓는다.
·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 주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에서도 람릴라가 상연되고 새로 산 물건을 사원에 가져가 축성하는 행사가 열린다. 이 지역에서는 나이가 어린 가족 구성원이 어른들에게 샤미 나무(Shami tree) 잎을 선물한다.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판다바스 왕자들이 추방당했을 때 샤미 나무에 무기를 감춘 고사에서 유래한 전통이다.
안드라 프라데시 주 하이데라바드(Hyderābād) 시에는 두르가 여신을 모시는 사원이 큰 규모만 따져도 10곳 이상 있다. 두세라 기간에 이들 사원에서는 두르가 여신상을 제작하고 예배와 찬양, 공물 바치기 등 다양한 종교 행사가 열리며 수만 명의 신도가 참배한다. 축제 10일째 되는 날 두르가 여신상을 꽃과 전구로 장식한 보트에 태워 강을 따라 떠내려 보내는 행사도 열린다.
· 마이소르(Mysore) 주
두르가 여신이 아수라의 왕 마히사수라를 물리친 곳은 오늘날의 마이소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마이소르는 두르가 여신 숭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역으로 행사 규모도 매우 크다. ‘마이소르’라는 지역 이름도 아수라의 왕 마히사수라(Mahishasura)의 이름에서 연유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이소르 지역 두세라의 역사는 설에 따라서는 15세기까지 그 연대가 올라가기도 한다. 2010년에는 두세라 축제 3백 회를 기념하며 대대적인 행사가 열렸다.
마이소르의 두세라 축제
두르가 여신을 숭배하는 마이소르에서는 축제 기간에 신전에 모셨던 두르가 여신상을 화려하게 장식한 코끼리 등에 태워 마이소르 시가지를 행진한다.
두세라 기간에는 마이소르 궁전(Mysore Palace) 혹은 암바 빌라스 궁전(Amba Vilas Palace) 전체에 전구로 불을 밝힌 조명이 설치된다. 마이소르 궁전 앞에서 ‘점부 사바르’(Jumboo Savar)라고 부르는 마이소르 두세라 행렬이 시작된다. ‘점부 사바르’는 반니(Banni, 샤미 나무의 다른 이름) 나무를 향해 행진한다는 뜻으로, 판다바스 왕자들이 무기를 숨긴 신성한 샤미 나무와 관련된 것이다. 신전에 모셨던 두르가 여신의 조각상을 꽃과 형형색색의 천으로 장식한 코끼리 등에 태워 시가지를 행진한다.
행진이 시작되기 전에 마이소르 왕실과 귀빈들이 먼저 두르가 상을 모시고 제례를 지낸다. 마이소르 궁전 앞에서 행렬이 시작되며, 무용수와 가면을 쓴 인파와 낙타, 말이 행렬을 따르고 샤미 나무 앞에서 도달하면 끝이 난다. 그 외에 아유다 푸자가 곳곳에서 열리며 마이소르 궁전에서 대대적인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시내 중심가에는 관람차 같은 놀이기구가 설치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두세라 축제 기념 에어쇼도 펼쳐졌다.
· 서부 인도
인도 대륙 서쪽에 위치한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 주에서는 두세라 기간에 아파티 나무에 제사를 지내고 그 잎을 서로 나눠 가진다. 이 풍습은 라구라자 왕이 금화를 나누어준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주황색 마리골드(Saffron Marigold)로 집을 장식하고 제단에 바치기도 하며, 그 외에 아유다 푸자가 널리 행해지고 이웃과 친지를 방문해 달콤한 과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 동부 인도
오디샤, 벵골 등 인도 동부 지역에서는 두르가 푸자가 대대적으로 열린다. 두르가 푸자는 두르가 여신의 화신 사티가 아버지와 남편의 불화에 희생된 후 다시 살아나 친청을 방문하게 된 신화를 바탕으로 하는 의식이다. 두르가 여신 혹은 두르가 여신의 여러 화신을 모시는 제사가 열리고 빵, 쌀밥, 과자, 구운 생선 등을 바친다. 두르가 푸자는 ‘부활’, ‘재생’을 뜻하기 때문에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준비하는 송구영신의 시기로 여겨지기도 한다. 동부 인도는 두르가 푸자가 널리 행해지는 지역이긴 하지만 라마 왕의 일대기를 다룬 연극 람릴라도 종종 볼 수 있다.
인도 외에 네팔, 방글라데시 등 인도에 인접한 나라에서도 두세라가 열린다. 네팔의 두세라 축제를 이르는 ‘다사인’ 축제에서는 물소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다. 또 가족과 친지, 이웃을 방문하고 새 옷을 사 입고 선물을 주고 받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세라 [Dussehra] (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류정아, 오애리, 김홍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