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S'※ -1 wrtten by. 지겨운.
띠리리리리링-.
영업을 알리는 소리에 만지작거리던 자기재질의 커피잔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방번호를 보기위해 고개를 들었다. 2번. 꽤 오랜만에 열리는 VIP룸이었다.
"보람아 괜찮아? 속 많이 안좋으면 다른애들이라도 불러서..."
"아니 언니 괜찮아. 십분만 더 앉아있다가 들어갈게."
청담동에 자리잡은 한 Bar. 외관상으로는 왠만한 클럽이나 작은 크기정도의 호텔에 비교해도
뒤지지않을 정도로, 만들어진지는 얼마되진 않았지만 돈좀 있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을 탈 정도로 꽤 유명한 곳이었다.
"아 김찬영 저새끼는 돈도 쥐똥만큼씩 쓰는주제에 오면 맨날 나만찾어 짜증나게."
"헤헤.그래도 이번엔 앨범 진짜 낸대잖아. 언니 나진짜 괜찮으니까 빨리 들어가."
성질때문에 황깔이라고도 불리는 언니는 평범한 날 여기서 일하게해준 장본인이다.
손님들 격도 있고하니 이곳 여자들은 다들 예쁘고 실제로 여기서 캐스팅되어 연예인이 된 사람도
꽤 되고.. 확실히 아무나 일하긴 힘들지. 나이도 25살만되도 벌써 은퇴를 준비해야하니까.
아..근데 오늘은 속이 안좋아도 너무 안좋다. 미쳐버리겠네.
'띠링띠링-.'
주찬이녀석이 선물해준 정체불명의 벨소리가 경쾌히 울려퍼지자 안좋았던 속이 더더욱 더부룩해지는것을 느꼈다.
아. 핸드폰 꺼놓는걸 깜빡했네. 실루엣이 훤히 드러나는 타이트한 원피스엔 주머니도 없을 뿐더러,
룸에는 핸드폰 자체를 들고가지 못하니까.
'쥬챠니>.<♡'
"피식..."
오늘 낮에 혼자 내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 거리더니 어느새 저장되어있던 지 이름을 바꿔놨다.
분명 '박주찬'이라고 저장해놨었는데.. 아 유치한녀석. 그래도 너때문에 웃는다 내가. 아흐.
달칵-.
"응왜."
힘없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누르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시끄러운 노래소리가 울려퍼졌고,
동시에 여자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와 섞인 상당히 들떠있는 녀석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왜."
'나 지금 동식이여자친구 친구들이랑 술마시로 왔당!!!'
"응근데."
'질투나지케케케케케ㅔ케케케케케켘켘케케켘케케'
".................-_-"
'..............씨이....ㅇ.....'
뚝-.
무미건조한 내 말투에 민망했는지 녀석은 울음섞인 욕설과 함께 전화를 끊어버렸고,
나는 수화기를 상당히 멍한표정으로 몇초간 바라보다가 종료버튼을 꾸욱 눌렀다.
끼이익-.
대한민국 평균 중산층 집이 이정도 평수일까.
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건 내 눈앞에서 반대쪽 끝까지
한참이나 펼쳐진 엄청난 길이의 테이블이었다.
마치 정육점을 연상케 하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기품이 있는 적핑크색의 조명에
천장을 장식한 다섯개의 샹들리에. 끝도없이 길고 긴 테이블 위에는
보통 테이블 위에 한두병씩 놓여있던 로얄샬루트 38년산이 적어도 여섯일곱병은 깔려있었고
그와 비슷한 갯수의 죠니워커 블루도 보였다. 그 옆엔 마치 싸구려 맥주처럼
하찮게 놓여있는 몇병의 시바스리갈.
...................이 녀석들 대체 뭐야.
가게에서 제일 큰 VIP룸에 자리잡고 있던 네명의 남자아이들은
딱 보기에도 부모돈으로 호강하는 많이 앳된 부잣집 도련님들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앳된 아이들을 들여보낸건지.
또 그 잘나신 돈벌레 사장짓이겠지. 그렇게 돈없는 민짜들을 욕하더니
큭. 돈이면 다 해결되는 기막힌 세상이다.
"누나는 여기."
처음에 들어온 멤버가 맘에 들었는지 다른 여자들은 보지도 않고 건방지게 앉아서
손가락 끝으로 자리를 지정해주는 도련님들. 그래요. 감사합니다. 돈덩어리들.
"야 공원희. 너언제까지 그렇게 뭐씹은 표정으로 있을껀데?"
나까지 합쳐서 네명. 룸에 들어온 서비스여성 모두가 남성 한명씩을 끼고 옆에 앉아
부잣집 도련님들이 건넨 술잔을 받고 있지만 내 옆에 앉은 녀석. 이녀석 혼자만 유독
몸에 움직임이 없다. 내 앞에 홀연히 놓인잔이 안타까워보이려는 찰나, 맨 왼쪽에
앉은 멸치.. 아.. 멸치보다는 좀 귀티나므로 빙어..와 흡사히 닮은 녀석이 지나치게
힘을 주고 온 머리를 세워가며 말했다.
"아 내가 따라먹지뭐 괜찮어."
빙어새끼를 향해 so cool하게 말하곤 내 앞에 놓여진 콜라한병을 들고 맥주잔에 콸콸콸 따른후
원샷을 했다. 꺼억. 이제좀 살것같다. 속이좀 풀리는 기분.
"킥. 야 쟤 존나 귀엽다."
빙어 옆에 앉은 3초소지섭.. 같이 생긴 녀석이 나를 향해 사랑스런 눈빛을 쏘며 말하였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내옆에 묵묵히 앉아있던 공원희란 녀석이 수줍게 웃는게 보였다.
자식. 보조개도 있고 피부도 뽀송뽀송하니 꽤 귀엽게 생겼네.
"원희야. 너 원희라구했지 응? 근데 너 숯기가 없는거야? 너도 콜라마실래?"
콜라한잔에 꽉막힌 속이 풀려버린 나는 옆에 앉은 도련님을 보며 콜라병을 내밀었고,
녀석은 잠시 머뭇머뭇 하는것같더니 이내 콜라병을 잡아들곤 알수없는 말을 내뱉었다.
"아 몰라. 김희진이고 뭐고 신경안써 나이제."
뭐 어차피 손님이니까. 내 눈에는 어차피 니들 다 더러운 짐승으로 보일뿐이고,
좋게 알아서 내눈에서 포토샵처리해서 돈모양 스템프 찍어서 보고있고,
감정따윈없어. 내 성격이 어떻든 룸에서는 늘그랬지. 활발해야하니까. 그래야 살아남으니까.
많이벌어야. 학교도 계속다닐수있고. 공부도 계속할수있으니까. 응 그러니까.
니들 인생사따윈 난 관심없으니까.
'죽도록 너만을 사랑하는데에~~왜 날 잊지 못하니~~~~ 나는 죽을때까지 너하나 뿐야~~'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들어줄수 없는 빙어새끼의 7옥타브를 넘나드는 섹시한 남자를 시작으로
3초소지섭과 남은 한명..한솔이라고 하는것 같았다. 여튼 셋은 노래에 미쳐서 헤어나올줄을 몰랐다.
그러나 누구하나 딱히 노래를 잘하는 녀석은 없었다.
지잉-.지이이이잉-.
국내에 몇십개만 한정판매 되었다던 백만원이 훨씬넘는 핸드폰이 테이블위에서 진동을 울리며
이리저리 요동치기 시작했고, 두어번 전화기만 물끄러미 바라보던 공원희란 녀석은 이내 계속 울려대는
전화기를 들고 룸을 나갔다.
"야.오빠 오늘 기분완전 들떴으니깐 게임해 게임."
얼마나 날뛰었는지 에어컨바람이 쌩쌩해서 난 닭살까지 돋아있는데 땀이 흥건해진 빙어새끼가
테이블로 들어오더니 게임을 제안하며 잔을 돌렸고, 나는 그 잔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고딩확실하다니까. 게임은 개뿔..
"잠깐만."
그 와중에도 계속 공원희란 녀석은 전화를 받으러 들낙거렸고, 전화를 받고 룸에 다시 들어올때면
어김없이 뭐씹은 표정을 하고 나타났다.
"야. 공원희. 장난하냐? 나가지마. 너때문에 게임진행이 안되잖아!! 외출금지야 이제!"
양주를 물처럼 들이키더니 꼭지가 풀려버린 빙어새끼가 담배한개피에 불을 붙이며 말하였고,
그런 빙어를 공원희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채 말없이 바라보았다.
"야. 이거 재먼저 떨어뜨리는 사람 오른쪽 앉은 사람이 지정해서 딥키스5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극도로 신이난 빙어새끼가 담배한모금을 깊게 빨아들였고,
그 담배가 오른쪽으로 돌기 시작했다.
"아 난 담배안펴."
바에서 유일하게 담배를 안피는 내가 오른쪽에 앉은 3초소지섭에게 담배를 넘겼고,
그 담배는 오른쪽 끝까지 다 돌고 다시 왼쪽으로 돌기 시작했다.
이런 유치한 게임을 다들 많이 해보았는지 담배는 어느새 반이상 줄어들기 시작했고,
어느새 다시 3초 소지섭에게까지 와있던 담배를 말없이 손을 뻗어 집어든 원희.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잿더미들을 건드리지 않고 섬세하게 한모금 빨아들인후 옆의
강은언니에게 전해주었다.
"하뜨거!"
강은언니가 담배를 조심히 집어들고 한모금 빨려는 찰나, 높게 쌓아져있던 잿더미가 강은 언니의
허벅지쪽으로 떨어졌고, 유치하다고 혀를차던 나또한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던 게임은 언니가 걸리게되었다.
"야. 공원희 너야. 걸린사람 오른쪽이랬어!"
동영상 촬영을 할 참인지 빙어새끼가 핸드폰을 꺼내들며 말하였고, 강은언니가 허벅지위에 떨어진 재때문에
뜨거워하자 같이 화장실에 가주기위해 일어나려던 나는 나를 갑자기 붙잡는 녀석의 팔에 놀라 잠시 녀석을 바라보았다.
"왜 일어나."
"화장실가려고."
"빨리와. 나 걸렸잖아."
멍하니 녀석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하곤 언니와 함께 룸에서 나갔고, 벌써 시간은 새벽1시가 훌쩍 지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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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처음 소설을 연재하게되었는데요
어떨지 모르겠어요 일단은 10편까지 저장되어있구요.
봐서 올릴까말까 생각중이랍니다 많이 부끄러워서요ㅜ.ㅜ
보신분들은 댓글한개씩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어요! 그럼 좋은하루되세요!
첫댓글 조회수가 꽤 높길래 올라왔는데 댓글은 아무도 안달아주시네요 ㅜㅜㅜ하지만 재밌어요!!완결까지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