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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 컴퓨터가 아니다 보니.. 지금 30분동안 썼는데 모두 날라갔다. 뭐 이렇게 후진 컴퓨터가 다 있노? ㅠㅠ
아무튼 다시 쓰라고 하니까.. 다시 써야지...
드디어 자전거 여행의 시작이다. 오후 1시 30분.. 미사와 성지설명.. 그리고 점심식사까지 마친 뒤.. 출발하였다. 힘차게 패달을 밟은 결과.. 김포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1시간도 안되어서.. 이대로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수원에는 여유있게 도착할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꼭 있는 법... 어렵게 물어 물어 1번국도를 찾았는데.. 글쎄.. 그 서울에서 들어가는 1번국도는 자전거 진입을 할 수 없다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뭐 이런게 다있어~~ 난 못봤어..'하면서 그냥 1번국도에 들어갔다. 헉... 갓길이 없다... 차들은 정말로 빨리 달린다. 내가 들어가니까.. 왜 이렇게 차들이 빵빵대는지... 한 1키로 정도 갔다. 그러나 도저히 갈 수 없을 것 같다. 느낌이 교통방송에 나올 것 같다.
"지금 서울의 1번국도 진입부분에 들어갈 수 없는 자전거를 끌고서 달리고 있는 운행자가 있어 교통체증이 되고 있으니.. 운전자들은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결국 그 무거운 자전거를 메고서 경사면을 올라가서 지방 국도를 타기 시작했다. 1번국도만 믿었는데.. 더군다나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는 지방국도는 나오지도 않는다. 그런데 아주 우연히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것도 하천을 끼고서 신나게 달린다.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이 하천 타고 가면 안양까지 간단다.
"앗싸~~"
안양까지 자전거도로를 타고 갔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오니 큰 도로가 보인다. 1번 국도... ㅠㅠ
헉... 또 탈 수 없는건가?
아니다... 지방에서는 1번국도에서 자전거 타나보다... 열심히 탔다. 이정표 보인다.
"수원 12키로"
어둡기 전에 빨리 가야한다. 왜냐하면 길 찾다가 바위에 부딪혀서 자전거 라이트가 뽀개졌다.
드디어.. 수원 도착... 저녁 7시 10분이다. 정말로 기쁘다. 여관을 잡은 뒤에.. 곧바로 샤워.. 그리고 빈센트 병원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아는 수녀님께서 어제 주님 곁으로 먼저 가셨기에...
빈센트 수녀원에서 미사를 한 뒤.... 숙소에 돌아왔다. 그리고 주겄다....
어제.. 자전거 탄 시간은.. 4시간 22분... (쉬는 시간이 무지 많은 것이 아니라, 길 찾고 물어보는 시간이 많아서 도착 시간과 맞지 않는 것이다).
총 거리는 88.77Km. 정말로 쪼금 탔다. 내일은 100키로 이상이다.
평균시속 20.2Km/h 길을 모르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지..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내일의 목적지는 대전 가톨릭 대학교이다. 전국 성지 담당 신부 모임이 있다. 솔직히 가기는 싫지만, 가야지....
그럼....
2006년 8월 21일 월요일
우선.. 오늘은 사진이 없다.... 어쩌면 앞으로 계속해서 사진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찍기가 너무 힘들다. 갈구리 심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사진기 왜 가져왔나 싶더라..."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그런데 그런 이유는 아니고... 사진 찍을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정하상 교육관에서 몰래 인터넷을 하면서.. 사진 올리기가 힘들어서 오늘은 사진을 못올린다.
8월 21일 월요일....
6시 30분...수원에서 출발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1번 국도가 내 타겟이다.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가는데, 나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달려가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너무나 반가웠다.
신호등에서 나란히 설 기회가 있어서 물어보았다. 어디서 출발했냐고...
분당에서 출발했단다. 군대 제대한 후 복학을 했는데...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나태한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벗어나고 싶단다. 멋있다. 그러면서 나는 왜 자전거 여행을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 하지? 멋으로? 자전거를 잘 타서? 아니다. 나 역시 이유가 있다.
초등학교때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 어깨부분이 다 까졌다. 그런데 그 뒤로는 자전거 타는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올라만 타면 또 넘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20년의 시간 동안 한번도 자전거 안장 위에 올라서지를 못했다. 하지만 자전거 타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다. 나도 예전에는 탔었는데... 지금 과연 탈 수 있을까? 또 타다가 넘어지지는 않을까?
이렇게 자신감없는 내 자신의 모습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성지에 있을 때.. 큰 맘 먹고 자전거를 구입했고, 혼자서 연습을 했다. 생각보다 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아마도 어렸을 때 배운 것이라도 잊지 않는 것 같다.
아무튼 자전거를 타는 재미를 흠뻑 느길 무렵... 글쎄.. 자전거에서 또 넘어졌다. 어렸을 때보다 더 크게 다쳤다. 양팔 골절.... 한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불편과 아픔... 그러면서 더 두려운 것은... "과연 자전거를 또 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정말로 자전거 타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어렸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반복하기가 싫었다. 무섭다고.. 힘들다고 포기하는 내가 되기 싫었다. 그래서 남들도 꺼린다는 장거리 여행을 계획했다. 강화도에서 부산까지....
솔직히 지금도 손목이 시끈시끈 거린다. 또한 도로에서 너무나 빨리 달리는 자동차 사이를 가로 질러 간다는 것이두렵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펼쳐질 어떤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여름휴가를 자전거 여행으로 삼은 것이다. 이번 여행은 나의 두려움을 없애주고, 나의 의지를 확고하게 굳혀주리라 확신한다.
지금 대전교구의 정하상 교육관에서 전국성지 담당 신부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쉼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솔직히 포기하고 싶다. 엉덩이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니까.. 그냥 돌아갈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간다... 포기는 절대로 안된다.
타협은 나의 의지를 나약하게 만드니까...
어제 자전거 탄 시간... 4시간....
거리는 85.74Km
평균속도 21.4Km/h(이상하게 속도가 안올라간다... 속도계가 잘못되었나?)
최고속도 50.7Kn/h
전국 성지 담당 신부 모임이 오후에 끝나는 관계로... 오늘(22일)은 유성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유성온천... 좋잖아~~~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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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2일 화요일
음.. 지겨운 전국 성지 신부 모임이 끝났다. 물론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른 지역의 신부님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물 안의 개구리는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휴가중이었기에... 이 모임에 참석하는 것에 많은 부담감을 가졌지만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얻게 되어서 기쁘다.
점심식사 후... 모든 짐을 꾸리고 다시 출발을 했다. 출발 시각 1시 30분.... 오늘의 목적지는 상당히 짧다. 유성에 나의 친형이 살고 있기에... 그곳에서 1박 하기로 했다. 2시간 만에 형 집에 도착했다. 오늘 자전거 탄 총 거리는 48Km, 평균시속은 23.1Km/h, 최고속도는 45.3Km/h 이다.
1박 2일간의 회의를 통해서 푹 쉬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왜 이렇게 고개가 많은거야? 부산으로 내려간다고 우리들은 말하지 않은가? 따라서 거의 모든 길이 내리막길만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내리막보다는 오르막길이 더 많은 것 같다. 점점 지쳐가는 몸... 오늘의 주행거리는 너무나도 짧은데... 내일은 추풍령이라는 엄청난 고개도 넘어야 하는데...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짐의 무게가 장난 아니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싶다.
사실 여행을 간다고 꼼꼼하게 짐을 챙겼다. 물론 내가 직접 짊어지고 가야 하는 자전거 여행이기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절대로 싸지 않았다. 그런데 필요한 물건은 왜 이렇게 많은지..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한 것... 필요한 것 투성이다.
쌌던 가방을 다시 풀어서 다시 싸기를 몇차례... 그래서 지금의 배낭 한 개를 쌌다. 들어보니 '이쯤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이 가방이 왜 이렇게 무거운지.. 누가 내 어깨에 올라타고 있는 느낌이다. 버리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갑자기 가방에서 무엇인가가 떨어졌다.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짐 하나 줄었다는 생각에 그냥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나중에 보니 썬크림이 떨어진 것이다. 이런... 그래도 살을 안 태우려고 했는데... 하지만 무거운 짐 하나 줄었다는 생각에 기쁘다...
살아가면서 늘어나는 것은 모두 짐이다. 언젠가는 필요하겠지 라는 생각에 점점 늘어나는 짐. 그러나 그 짐이 바로 나를 힘들게 하는 주범은 아니었을까?
무소유를 외쳤던 성인들의 지혜와 식견의 놀라울 뿐이다. 무소유란 없이 사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짐을 짊어지지 않고 그 짐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바로 진정한 무소유가 아닐까?
내가 내려 놓을 짐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책, 컴퓨터, 옷, 각종 악세사리...
너무나 많아서 언제 다 없앨 수 있을까 싶다. 그러나 그 짐들의 자리를 제대로 찾아줘야 하겠지...
내 몸의 가치에 비해 나는 너무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음에... 깊은 반성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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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23일 수요일
일찍 자전거 여행 일기를 쓴다. 왜냐하면 지금 게임방에 들어온 관계로....
오늘... 자전거 탄 시간... 5시간 40분. 거리 91Km. 평균시속 15.8Km/h. 최고시속 46.6Km/h.
이걸 보면 알꺼다.. 오늘 얼마나 지쳤는지... 이제까지 평균시속이 2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걸은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끝없어 보이는 오르막길... 그 길을 타고 올라가는데... 이건... 이건... 아니잖아~~~
사실 오늘은 시작부터 영 아니었다.
새벽 6시. 형 집에서 출발하려는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조금 기다렸다. 15분 쯤 지났을까? 비가 멈추기 시작한다. 그래서 출발했다. 형의 커다란 유혹에도 불구하고...
"내가 구미까지만 바래다 줄까?"
추풍령을 힘 안들이고 넘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남의 힘으로 하면 무슨 재미인가? 그래서 그냥 출발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런데 출발과 동시에 하늘에 구멍이 뚫어졌나보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줄기... "이건 아니잖아~~"
하도 많이 와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고개를 팍 숙이고.. 바닥만 보고서 앞으로 갔다. 잠시 뒤.. 느낌이 이상하다.. 분명히 큰 길이 나와야 하는데.. 왜 이렇게 길이 조그만지... 지름길인가? 방향은 맞는것 같은데...
아무튼 계속 앞으로 갔다. 이정표가 나왔다.
"한밭 대학교"
한밭이 대전이니까...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비가 많이 와서 지도도 꺼낼 수 없는상황... 그런 상황에서.. 한밭 대학교라는 이정표를 보고서 계속 앞으로 갔다. 그런데.. 계속되는 조그마한 길... 어떤 집 처마 밑으로 가서... 지도를 펼쳤다. 이런... 한밭 대학교는 내가 가려는 곳의 정반대이다.
결국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 비를 맞으며... "이건 아니잖아....ㅠㅠ"
유성까지 온 뒤... 32번 국도를 쭉 타기 시작... 대전에 도착했다.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구... 다시 출발...
이제 4번 국도다. 4번 국도를 타고서 "앞으로 앞으로..."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다리 근육이 이상한 것이다. 시큰시큰 하다.... 갈구리 심의 예견이 그대로 내게 다가왔다.
"분명히 가다가 무릎 부분이 시큰시큰 할꺼야... 그렇게 자전거를 탄적이 없을테니까... 그때에는 무조건 아무 병원이나 가서 주사 한대 맞으면 돼. 자전거 타는데 아파서 왔다고 하면 의사도 알아서 놔줄꺼야."
그말 믿고 정형외과에 들어갔다. 의사 선생님의 눈이 엄청나게 커진다.
"여기 싸이클 경기있어요?"
"아뇨.. 자전거 여행 중인데... 아파서 병원에 왔습니다."
"어디서 오셨는데요?"
"강화에서 왔어요."
"와.. 대단하다.... 정간호사... 이분 좀 봐라. 이분 허벅지가 네 허리보다 두껍다."
음...부끄럽다. 그런걸 뭐.. 사람들 다 들으라고 큰 소리로 말하는지.... "이건 아니잖아..."
아무튼 주사 한대 맞고... 오늘 하루는 쉬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서 영동 읍내로 들어갔다. 여관으로.... 그런데 빈방이 하나도 없단다. 다른 여관으로 갔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뭐 이래... 이 여관들이 작당을 했나.. 내가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알고보니.. 영동에 국악축제가 있단다. 그래서 그 축제로 인해서.. 타지 사람들이와서 여관에 쉴 곳이 없단다. 다리 아픈데... 의사 선생님도 쉬라고 했는데.. 쉴 데가 있어야지.... "이건 아니잖아..."
결국.. 아픈 다리를 끌고서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1시간 정도를 가니.. 황간이라는 곳이 나왔다. 모든 건물이 1층이다. 여인숙이 보인다. 여기라도 들어가야겠다. 저기 보니 여관이 있다. 여인숙보다는 여관이 낫겠지? 여관에 들어갔다. 힘들게 왔는데.. 그 여관.. 내부수리중이다.... "이건 아니잖아."
다시 그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글쎄... 자전거 타이어 펑크 났다. 이런..."이건 아니잖아."
그런데 아무리 봐도 타이어 펑크 난 곳이 없다. 왜 그래? 물 속에 튜브를 넣어도 바람 빠지는 공기방울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바람을 넣으면 금방 빠진다. 왜 그러지?
알고보니.. 튜브의 공기 주입부 부분이 찢어졌다. 헉... "이건 아니잖아."
예비 튜브를 갈아끼고서... 근처의 여관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짐 풀었다. 그리고 황간 읍내의 게임방에서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다. "이건 괜찮네... ㅋㅋㅋ"
내일 새벽... 드디어 마의 고개.. 추풍령을 넘습니다. 지금 있는 황간에서는 차로 10분 걸린다고 하던데.. 자전거로는 얼마나 걸릴지.. ㅋㅋㅋ
이제 푹 쉬어야겠다...
아니..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제는 포기하려고 해도 포기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쯤 포기하려고 했는데... ㅋㅋㅋ
오늘 자전거 탄 시간은 5시간 20분. 총거리는 112Km, 평균시속 20.3Km/h, 최고시속 50.5Km/h....
어제보다는 꽤 먼 거리를 갔다. 어제 주사 맞고 조금 쉰 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은.. 다시 다리가 아파서... 쉬고 있지만.. ㅋㅋㅋ
어제 있었던 일 하나가 기억난다. 자전거 바퀴의 벙크로 인해서 예비 튜브를 하나 구입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황간읍내로 들어가니 자전거포가 있다. 주인이 할아버지다...
"할아버지~~~ 튜브 있어요?"
"응?"
"자전거 튜브 있냐구여~~."
"아~~ 튜브? 만원이야...."
"아니 뭐 이렇게 비싸요. 저는 5천원에 사는데요?"
"내가 넣어주잖아."
"제가 넣을 수 있으니까요... 싸게 주세요."
할아버지.. 자신의 일을 빼앗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6천원 내."
뭐.. 다른 자전거포가 없으니... 6천원을 냈다. 그리고 정보 하나를 캐기 위해서... 친한 척하면서 물었다.
"할아버지? 이 근처에서 밥 맛있게 하는 곳이 어디에요?"
"다 맛없어...."
진짜로 불친절한 할아버지다. 아무튼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나서... 밖으로 나가서 식당을 찾았다. 제일 가까운 가게에 들어가서... 친절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깜짝 놀란다.... 내가 좀 오바했다.
"저기 자전거포 할아버지한테 물어봤는데요... 이 집이 황간에서 제일 음식 맛있게 한다면서요?"
주인 아저씨가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아니... 그 할아버지가 그런 소리를 했어요? 그럴리가 없는데...."
"정말이에요... 다리 입구에 있는 집이 이 집 아니에요? 이 집 가서 밥 먹으라고 했는데요?"
고백성사를 봐야 할까? 하지만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 그 아저씨의 표정을 보면서 차마 "뻥이에요."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서 김치덮밥을 시켰다. 밥한톨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 맛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기분이 좋으셨는지.. 김치덮밥에.. 김치보다 고기가 더 많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칭찬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저녁식사 후 곧바로 취침.... 꿈에 산을 자전거 타고 오르는 꿈을 꿨다. 너무나 힘들었다. 아마도 추풍령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추풍령.. 너무나 겁 먹었다. 솔직히 차로는 지나갔던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없다. 하지만 강원도의 대관령, 한계령을 생각해보라... ~~령으로 끝나는 단어가 얼마나 두려운지... 그래서 추풍령이라는 글자 자체로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모른다.
새벽 6시 10분... 황간에서 출발.... 주인 아줌마가 말한다.
"벌써 가?"
"추풍령이 겁나서, 일찍 가요...^^;;"
"겁낼 것 없어. 금방 넘어갈꺼야..."
"넵..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고바위가 보인다. 이건가? 짧다.. 이게 추풍령은 아닌가 보다... 또 나타난 고바위.. 이건가? 역시 짧다. 이것 역시 추풍령이 아닌가 보다.... 이렇게 몇 차례를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저 멀리 보이는 도시.... 아니.. 추풍령이 도시인가? 아닌데.... 글쎄... 김천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추풍령을 넘은 것이다. 뭐 이래....
사실 우리들은 이름만을 보고서 겁을 먹는다. 하지만 이름은 별 것 아니다. 내가 직접 체험하지 않는 한 이름에 주저 앉아서는 절대로 안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멍청한 짓이니까...
만약 내가 추풍령이 힘들 것 같다고 포기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이 고개를 넘어간 사람이 이렇게 말할꺼다...
"별 것도 아닌데.. 그것 때문에 포기했어요?"
바로 멍청이가 된다. ㅋㅋㅋ
다시 달리기 시작... 왜관을 지났다... 드디어... 100키로를 넘으면서.. 대구에 도착했다. 시간을 보니... 경산까지도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대구가 무지 크다...
대구 시내를 관통해야 경산에 갈 수 있는데..... 더군다나 왜 이렇게 차가 많은지.... 결국 차 피하다가 지치고 말았다. 경산 10Km라는 이정표를 남겨둔채... ㅠㅠ
생각해보니.. 인천도 얼마나 큰가?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생각해보니.. 무지 넓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인천보다 더 큰 대구는 얼마나 커야 하는가?
결국.. 대구의 한 여관 안으로 들어갔다. 다리가 아파서... 오늘도 푸~~욱 쉬고... 내일은 부산까지 들어가야지....
이제 휴가도 이틀 남았구나.. 아쉽다... 일주일만 더 있으면... 부산에서 강화까지 올라갈텐데...
솔직히 하지도 못할 걸.... 말만이라도 큰 소리를 쳐본다. ㅋㅋㅋ |
첫댓글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의 제목으로 복음묵상내용을 게시하였습니다. 지금은 휴가중입니다. 휴가중의 일기를 게시하면서 일기 써본제가 언제던가? 다시 한 번 반성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