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만 더 일찍 길을 나서보기로한다.
이제 다들 숙련이 되어 짐 싸기가 빨라졌다.
어느새 텐트까지 팩킹 완료.
물론 창준이는 아직은 모든게 어색하고 어리둥절..
5시에 길을 나서려고 했으나, 6시 다 되어 출발한다.
오늘은 울진을 넘어 삼척으로 가게되는 약 16km의 해파랑길+일반도로…
조금 걸으니 하준이가 허벅지의 땀띠가 걸을때마다 쓸려 아파한다. 조금만 더 걷다가 결국 스톱하고..
모든 짐을 다 메고 걷다보니 어깨통증이 어제보다 더 하다고 다들 힘들어들한다. 결국, 계획을 변경해서 하준이와 모든 짐을 택시로 먼저 태워 보내고…(오늘 숙소로)
그때 시간이 겨우 오전 7시라, 숙소 체크인 전까지 하준이는 할수없이 미리 <홀로 깊이>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남은 동무들과 나는 나머지 작은배낭만 메고 걸었다. 발걸음이 훨씬 가볍다.
날이 어제보다는 많이 덥지 않아 걸을만하고, 울진의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감흥도 있으니 동무들도 덜 힘들만한데… 창준이가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정자가 보일때마다 쉬어가기로…
어제보더 더 걸으니, “언제 도착하나요?” 질문이 들려온다. 또는… “차로 가면 5분리인데, 걸으면 2시간이네요..?” 왜 궂이 걸어야하는지, 순례는 왜 하는건지 궁금해하는 창준…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대답을 해주고싶지만, 다음에 배움터 가서 두더지께 여쭤보기로 하고…
나는 그저 단순한 답만 해줬다.
마을인생은 걷기 위해 걷는 순례를 하는거라고…
더이상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걸어봐야 안다고…
발바닥이 후끈거리고, 발과 다리가 아프고, 땀이 주르륵 흐르고… 그렇게 걷다가 쉬어갈 때 쉬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고픈 배를 주어진 음식에 감사히 채우고, 고단함에 잠잘 수 있는 곳에서 스르륵 잠이 들며, 아침에 새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에 일어나 미소지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목적지인 삼척 초입의 숙소에 다다르니 조금씩 내리던 빗방울이 점점 굵어져 소나기가 쏴아~
시원한 마음에 비를 맞으며 뛰었다. 동무들에게도 뛰자고 했으나 준성이만 뒤따라 뛴다. 예슬이는 우비, 창준이는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으며 뒤따라 온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불평하지 않고 여기까지 잘 와주는 동무들이 그저 예쁘다.
숙소 도착해서 하준이도 만나고, 밀린 빨래를 하고는 저녁 밥모심~ 하준이의 닭볶음탕+닭곰탕! 와우~
다들 무척이나 맛있게 밥모심을 하고는 휴식~
오늘은 많이 걸어 다들 피곤해하고 살짝 예민한 모습도 보인다.
그것도 그런대로 받아들인다.
하루 닫기하며, 내일 있을 <홀로 깊이의 날> 각자의 계획을 나누고 마무리한다.
참,
오늘은 걸으면서 작년 생각이 많이 났다.
이 길을 하진, 서영, 겸, 남현과 함께 왔었는데…(반대편 하행)!
다들 잘 지내겠지~? 보고싶구나~
각자의 길을 잘 가고 있는 동무들에게 빛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