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여행(240111)
남미 5개국 일주여행의 마지막 방문지는 세계 3대 미항 중 으뜸으로 불리는 리오 데 자네이로(Rio de Janeiro)입니다.
포르투갈어 발음르로는 <히우 지 자네이루> 이지만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영어식 발음도 통용되며 간단히 <리오, 리우 또는 히우>라고도 불리며, '1월의 강'이란 뜻입니다.
리오 데 자네이로의 랜드마크 빵 지 아수카르산을 케이블카로 올라갑니다.
영어로는 슈가로프(Sugar Loaf)라고 하는데 각설탕과 사루설탕이 나오기 전에 원뿔형의 설탕봉을 깎아서 썼는데, 그모양을 닮아서 생긴 이름입니다.
한국사람들은 보통 부르기 좋게 ‘빵산’이라고 부릅니다.
빵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보이는 구아나바라 만입니다.
1502년 1월 포르투갈의 항해자들이 이곳에 상륙했을 때 내륙으로 깊숙히 뻗은 만을 강의 하구로 착각하여 붙인 1월의 강이란 이름이 후에 도시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포르투갈인들이 처음 상륙했던 유서 깊은 장소
케이블카는 중간에 한번 갈아타고 해발 396m의 정상으로 향합니다.
007시리즈 중 스케일이 가장 큰 문레이커(Moonraker, 1979년 개봉) 촬영 때 사용된 케이블카입니다.
007(로저 무어)와 강철 케이블을 물어 뜯는 괴물같은 죠스(리처드 킬)이 빵산의 케이블카 위에서 벌이는 결투의 장면을 기억할 것입니다.
https://youtu.be/EnApeNP8-R4?feature=shared
잠시 007 영화 감상…
최초의 빵산 케이블카는 엔지니어 아우구스투 페레이라 라모스(Augusto Ferreira Ramos)에 의해 1908년 공사가 시작되어 1912년에 개통되었습니다.
당시의 캐빈은 나무로 만들어졌고, 세계에서 단 3개뿐인 케이블카였습니다.
이분은 크리스토뱌오 카스트로(Cristóvão Leite de Castro),
1972년 현재의 현대적인 케이블카를 새로 탄생시킨 인물입니다.
빵산은 유명한 암벽등반 대상지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비아페라타가 설치되어 혼자서 등반할 수 있는 코스도 있습니다.
최초 빵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때 모두 미친 짓이라고 비웃을 때 암벽등반가들의 도움으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빵산에서 등반할 수 있는 권리는 당시의 클라이머들에 대한 예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브라질 전통 고기요리식당인 슈하스카리아에 왔습니다.
다양한 음식의 샐러드바는 물론이고 쇠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쏘세지 등 각종 고기를 꼬치에 끼워서 들고다니며 테이블에서 직접 썰어주는 식당입니다.
이번에 왜 이렇게 사진을 안찍었는지 진짜 사진이 없네요.
인터넷에서 한장 슬쩍했습니다. ㅎ
재밌는 것은 웨이터가 고기를 들고 다닐 때
초록색 표지를 이마에 붙이면 먹겠다는, 빨간 표지를 붙이면 안먹겠다는 표시입니다. ㅎ
농담입니다.
슈하스카히아에 가서 절대 이렇게 하지 마세요. 그냥 살짝 들어보이면 됩니다. ㅋ
다음날,
브라질에서의 마지막날른 또한 남미에서의 마지막날 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리오의 랜드마크 코르코바두산의 예수님상을 보러갑니다.
빨간색 푸니쿨라를 타고 갑니다.
동쪽 하늘에 떠오르는 해를 마주보고 예수님이 아니 예수님상이 팔을 벌리고 있군요.
언듯 보면 팔을 벌려 태양을 맞이하는 것을 오해할 수도 있겠네요.
정식 명칭은 구세주 그리스도상(Christ the Redeemer)
해발 710m의 코르코바두 언덕 위에 있으며 제대(8m)를 포함한 석상의 높이는 38m, 양팔의 길이는 28m이며 무게는 무려 635톤에 이릅니다.
1922년부터 9년간의 공사 끝에 1931년에 준공하였습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겉면에 몇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진 동석의 조각판을 붙인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빵지아수카르 산은 물론 멀리 니테로이대교부터 리오의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과 이파네마 해변까지 리오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코르코바두 예수상에서 단체사진 찍기는 쉽지 않죠.
그나마 예쁜 세뇨리따가 끼어든건 다행입니다.
루이나스 파르크로 가는 길에 벌거벗고 거리를 활보하는 한떼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리오하면 삼바…
아직 정식으로 리오카니발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거리 곳곳에서는 반나체로 축제를 즐기는 열기가 뜨겁습니다.
잠시 삼바축제에 휩쓸려 함께 즐깁니다.
계획되지 않은 깜짝쇼가 있어서 여행은 즐겁습니다.
루이나스 파르크(Parc das Ruinas)는 산타테레사 지역에 있는 폐건축물을 이용하여 만든 공공박물관 겸 갤러리입니다.
원래는 브라질과 프랑스 양쪽에 걸친 억만장자의 상속녀인 Laurinda Santos Lobo의 저택이었습니다.
그녀는 1900년대 초반부터 20여년간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을 초청하여 공연과 전시를 열며 브라질 상류사회 사교계의 중심인물이 되었습니다.
이사도라 던컨도 이곳에 초대 받아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약사범으로 몰려 감옥으로 잡혀갈 위기에 처한 거리의 삼바연주자들과 춤꾼들을 불러들여 그들의 보호자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라우린다의 사후에 40년 동안 약탈되고 폐허로 방치된 이저택은 1997년 리오 데 자네이로 주정부에 의해 재개발되었습니다.
공모작으로 당선된 건축가 에르나니 프레이레(Ernani Freire)는 폐허가 된 건물을 그대로 남겨둔 채 현대적인 감각을 선보였고 이후 여러 나라의 재개발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누구 그림의 패러디인가…
나는 그저 여인의 입술에 키스로 작별을 고합니다.
알록달록 형형색색의 타일로 장식된 셀라론계단에 왔습니다.
셀라론 계단은 칠레 태생의 화가 겸 조각가 호르헤 셀라론이 1990년부터 2013년까지 20년에 걸쳐 만든 계단입니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다 리오에 정착한 그는 공사판에 버려진 타일 조각들을 모아 빈민가의 허물어진 계단을 수리하기 시작합니다.
거리가 밝아지면 주변에서 자라는 청소년들도 밝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서…
그 후 소문을 듣고 세계 60개 국가에서 보내준 2,000개 이상의 타일로 셀라론 계단은 완성하였습니다.
성 세바스티안 대성당에 왔습니다.
이성당의 외부 모습은 좀 특이합니다.
96m 높이의 원추형 외관은 마야문명의 피라미드와 아폴로 우주계획에서 동기를 부여 받았다고 합니다.
지름 106m 내부 천장의 십자가는 자연채광으로 조명을 대신했으며, 벌집구조의 콘크리트 벽면은 음향기구 없이도 소리가 울리게 설계했다고 합니다.
이곳은 여행의 마지막 순간을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잠시 상념에 빠져 여행을 돌아봅니다.
때마침 성가대의 낮은 노래소리가 울립니다.
27일간의 남미여행은 여기서 끝을 맺습니다.
여유없이 숨가쁘게 달려온 길이었기에 아쉬움이 없을 수 없습니다.
큰 탈 없이 건강하게 여행에 동참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보통은 이렇게 여행의 후기가 끝날텐데 이번에는 산타 테레사 지역에서 만난 삼바카니발 무리의 흥겨움에 빠지며 여행을 끝냅니다.
(동영상을 제공해주신 김영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벌거벗은 남녀가 활보하는 거리를 따라가 봅시다.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축제의 열기는 갈수록 타오릅니다.
거리축제팀을 만난 것은 이번 여행의 축복입니다.
더 이상 신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나의 인생에서 또 다른 놀거리와 즐거움이 있음을 느끼게 한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