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할머니 소재 공모 내용
공모자: 권*영 Email:
1. 제목: 애닲은 개비거리
2. 주제: 반려동물도 은혜를 안다!
3. 출처: 충주시 엄정면 추평리 마을 노인 구술 (당시 89세 김옥분 할머니)
1999년 5월
4. 저자: 미상 (취재)
5. 원문:
엄정면 추평리「가래산」서쪽에「개비거리」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이조말엽 이곳 가래올」마을에 방씨성을 가진 농부가 살고 있었는데 이 농부의 집에서는 유난히 짐승을 많이 기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 집에는 소는 물론 개, 닭 같은 동물들이 우글대고 있었다. 특히 검은 개는 방씨를 잘 따르고 방씨는 그 개를 유난히 사랑했다
그래서 주인이 들에서 돌아올 시간이면 동구밖 까지 마중도 나오고 아침에 들로 나 갈 때면 밭까지 배웅까지도 하는 개였다.
어느해 봄날 방씨는 이웃마을 잔치집에 갔다가 술을 잔뜩 마시고 기분 좋게 고갯길을 돌아오고 있었는데 주인을 마중이나 나온 듯이 검은 개가 어디서 보고 쫓아왔다
방씨는 술김에 하도 반가와서 개와 같이 앉아서 쓰다듬어 주며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러더니 방씨는 술이 좀 과했던지 누워서 눈을 감자 마자 가벼운 코를 골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개도 주인 옆에서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산 기슭에 바싹 마른 잔디밭에 어디서부터 번진 불길이 방씨쪽으로 봄바람을 타고 치닫고 있었다. 개는 앞발로 방씨를 깨우며 짖어댔으나 술이 워낙 과한듯 아무것도 모르고 여전히 코만 골고 있었다.그러자 불길은 달아오고 있었는데 개는 산을 내려가「원곡천」냇물로 뛰어들어 털을 적시더니 산으로 뛰어가서 방씨 옆으로 오는
불길을 막느라고 대골대골 굴러댔다. 물기가 마르자 또 다시 적시어 가지고 올라와서 같은 행동으로 불을 끄고 있었다. 취중에도 불길에 잠이 깨인듯 눈을 뜬 방씨는 깜짝 놀랐다. 사방은 불꽃이요, 검은 개는 자기 옷에 엉겨 붙은 불을 끄느라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부벼대고 있는 것이었다.
방씨는 옷에 불 붇기 직전 그 장소를 뛰쳐 나왔다. 그리고 개를 불렀으나 개는 불 속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개가 자기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것을 안 방씨는 개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명주 한필을 준비하고 석수를 찾아 비석에다 방씨네 충견의 무덤이라는 글씨를 새겨서「가래산」기슭에다 무덤을 만들어 주고 비석도 세워주었 다고 한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그 무덤도 비도 없어졌으나 충견의 이야기와「개비거리」란 지명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6. 개작 (소설용)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순으로
1) 발단
충주시 엄정면 추평리「가래산」서쪽에「개비거리」라는 곳이 있다, 개(犬)의 비석(碑)의 거리(街) -The street where the headstone for dogs stands – 라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슬프고 애뜻한 충견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2) 전개
조선조 말에 方서방은 동물을 좋아해서 많이 길렀다. 그 중에서 검둥이(黑犬)개를 좋아해줬다.
그러던중 어느날 방서방이 건너 마을 잔치집에서 거나 하게 한잔하고 마을 등성이에 들어섰다. 검둥이가 반갑게 마을 어귀 까지 나와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그러다가 술도 한잔 했고 노곤한데 개울가 언덕에 양지볕이 보여서 누워서 잠이든다. 검둥이도 같이 주인 옆에서 엎드려 주둥이를 꼬리에 묻고 잠이 든다.
3) 위기
이때 마른 가을 낙엽에 불이 나서 이 쪽으로 불길이 ‘원곡천’이라 불리는 개울쪽으로 닥아온다. 검둥이가 미친 듯이 짓어대지만 워낙 곤하게 잠이 들고 술기운에 인사불성이 된 방서방은 그냥 몸만 뒤틀면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자 검둥이는 안절 부절 못하면서 불 가까이 갔다가 털달린 동물이라 본능적으로 물러서다가 개울가로 간다.
4) 절정
개울가 물속으로 뛰어들어 굴러서 털에 물을 잔뜩 묻혀서 방서방 근방으로 닥아오는 불길에 몸을 데굴 데굴 굴린다. 그리고 또 개울로 가서 물을 묻혀서 불길을 막아서는 것이다. 검둥이의 털은 거의 타고 몰골이 말이 아니고 기진맥진한 상태에 화상까지 입은 몸이 되어간다.
이때 열기에 잠깐 정신을 차린 방서방은 깜짝 놀라 술이 확깨면서 불길 속의 검둥이를 부른다. 검둥아..검둥아.. 겨우 불길의 검둥이를 꺼내서 개울가로 끌다시피 데리고 가서 물로 씻으니, 희미한 눈길의 검둥이는 배를 불룩 거리며 마지막 숨을 헐떡인다.
이에 방서방이 흔들자 긴 혓바닥으로 방서방의 손을 힘겹게 몇 번 핣다가 눈을 스르르 감는다.
5) 결말
방서방은 죽은 검둥이를 껴안고 자기 대신 죽은 것에 대하여 미안해 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명주 한필을 준비하고 석수(石工)를 불러서 비석에다 ‘방씨네 집안의 충견무덤(방씨네 충견 묻엄)’이라는 글씨를 새겨서 「가래산」 기슭에다 무덤을 만들어 주고 비석도 세워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그 무덤도 비도 없어졌으나 충견의 이야기와 「개비거리」란 지명은 영원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