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비추는
태양의 불법
'한 사람을 소중히!' -
여기에 광포의 공전보 있노라
강의
5월 3일은 '창가학회의 날'입니다.
70년 전, 창가학회가 '광선유포'라는 인류구제의 성업(聖業)을 수행하는 '지용보살(地通菩薩)’의 화합승(和合僧)으로 발적현본(發迹顯本)해 사제공전(師弟共戰)의 대전진을 시작한 원점의 날입니다.
'태양의 불법(佛法)'이 내뿜는 희망의 빛은 바야흐로 지구 곳곳에 찬연히 쏟아져 사회를 비추고 있습니다. 자절광포(慈折廣布)라는 도도한 대하의 흐름도, 세계를 무대로 지용의 인재가 뛰어나오는 시대의 도래도 이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은사의 제2대 회장 취임 70년
1951년 5월 3일.
상쾌하게 맑은 이날, 도쿄 스미다구에서 은사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선생님은 광선유포의 대원을 내걸고 창가학회 제2대 회장에 취임하셨습니다.
초대 회장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如常三郞) 선생님이 1944년 추상같은 감옥에서 순교하신 지 7년이 지난 때였습니다. 나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도다 선생님의 늠름한 모습을 우러러보았습니다. 그날은 혁혁한 사제개가의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이날에 이르기까지는 마치 살얼음판을 딛고 단애절벽에 선 듯한 곤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경제 대혼란의 여파로 사업이 궁지에 몰린 도다 선생님은 그 전해에 학회의 이사장도 사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실사회의 투쟁은 실로 혹독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불법이 패배한 것은 절대 아니다. 신심에서는 결코 지지 않았다. 반드시 이 최악의 사태를 타개해 양양한 앞길을 열겠다.’고 불이(不二)의 서원을 세웠습니다.
- 마키구치 선생님과 함께 정의의 신념을 관철하다 투옥되고, 마키구치 선생님의 뒤를 이은 분은 도다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묘법(妙法)의 광선유포는 절대 할 수 없다. 지금 이 절복의 대스승을 지키는 일이 바로 묘법유포의 명맥을 지키는 일이다. 그리고 광포의 대서원을 수행하기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선생님이 제2대 회장에 취임해 진두지휘하셔야 한다!
도다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사명은 또한 자네의 사명이기도 하다.”
나는 맹렬히 기원하고 아수라처럼 투쟁해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늘 벼랑 끝을 걸어온 사람에게는 매우 긴급한 사태도 이를테면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70년 전 고난이 한창일 때 도다 선생님과 함께 생명에 새긴 혁명소설 《영원의 도읍》의 인상 깊은 한 구절입니다.
최대의 궁지 속에서도 창가의 사제는 이 부동의 신념으로 나아갔습니다.
'나는 지용보살이니라'
도다 선생님에게 제2대 회장 취임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군부정부의 탄압을 받아 괴멸한 학회를 어떤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난공불락의 민중조직으로 다시 구축하는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감옥에서 '나는 지용보살이니라' 하고 자각하신 선생님은 출옥하자 광선유포의 투쟁은 또다시 삼류강적(三類强敵)의 대난에 반드시 직면할 것이라고 각오하셨습니다. 마키구치 선생님은 전시하에서 엄한 말투로 몇번이고 “학회는 발적현본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선사의 마음을 이어받아 도다 선생님은 모든 사람이 지용보살의 자각에 일어서서 광선유포의 서원과 사명을 함께 나누는, 사제불이 화합승의 탄생이 바로 학회의 '발적현본'이라고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이후 해마다 돌아오는 '5월 3일'은 늘 신생의 숨결을 더하는 날이자, 영원한 사제공전의 광포여정을 계속하겠다고 서원하는 날입니다.
〈개목초〉의 일절
그런데 니치렌(日蓮)의 법화경의 지해(智解)는 천태, 전교에는 천만의 일분도 미치지 못하지만, 난을 견디고 자비가 뛰어났음은 공구(恐懼)함마저 가질 것이로다. (어서 202쪽 8행~9행)
현대어역
(법화경을 말법에 홍통해 전대미문의 대난을 만나고 있으므로) 따라서 법화경에 대한 이해는 니치렌이 천태나 전교의 천만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난을 견디고 자비가 뛰어남은 실로 황송할 정도다.
인난(難)과 자비야말로 실천의 궁극
먼저 배독할 어서는 니치렌 대성인이 말법의 법화경 행자(行者)로서 경지를 밝히신 개목초의 요문입니다. 창가학회가 이 세상에 출현한 의의가 지금 다시 선명히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법화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관해 천태, 전교가 남긴 공적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도리를 다해 설하여 보편적 지혜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악세말법에 법화경을 홍통하려면 그 이상으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현실에서 고뇌에 빠진 한사람 한사람을 전부 구제하려면 '인난(難)'과 '자비'밖에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 두가지는 법화경 행자의 근본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대성인이 악세말법에 '입종(立宗)'을 선언하고 일염부제(一國浮提, 전 세계) 광선유포의 대투쟁에 발을 내디디신 이유도 이 두가지 힘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입종 직전의 엄숙한 정신투쟁
〈개목초〉의 앞단에는 그런 경위가 씌어 있습니다.
대성인은 법화경을 설할지 말지 깊이 고뇌하셨습니다. 설하면 왕난(難)이 일어나고, 난이 두려워 설하지 않으면 “자비가 없음과 같다.”(어서 200쪽)입니다. 일단 “둘 중에서는 말해야 할 것이로되”(어서 200쪽) 하고 결단하셨습니다.
그러나 법화경을 설해서 왕난을 만나 퇴전할 정도라면 애초부터 설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나아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거듭 자문하는 가운데 떠오른 것이 보탑품에 나오는 육난구이(六難九易)의 법리(法理)였습니다.(어서 200쪽).
'구이(아홉가지 쉬운 일)'에는 '수미산을 들어서 내던지는 일' '마른 풀을 짊어지고 불 속에 들어가도 타지 않는 일' '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무수한 경전을 암송하는 일' 등 실제로는 불가능한 사례를 들었습니다.
한편 '육난(여섯가지 어려운 일)'에는 '부처가 멸한 뒤 법화경을 수지해 한 사람을 위해서 설하는 일' 등을 들고, '구이'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단 한 사람을 위해 법화경을 설하는 일이 왜 그렇게까지 어려운가. 그 이유중 하나는 한 사람의 생명에서 일어나는 내면의 변혁이야말로 가장 어렵고 끈기 있는 연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말법에는 대난이 필정(必定)입니다.
그렇기에 '인난'이 절대조건이 됩니다. 그리고 이 시련을 끝까지 견디고, 가로막는 고난의 벽을 돌파하는 원동력이 바로 서원의 힘입니다.
대성인은 “이번에 강성한 보리심(菩提心)을 일으켜 퇴전 않겠다고 원했노라.”(어서 200쪽)는 불퇴의 대서원을 품고, “산에 산이 겹치고 파도에 파도가 덮치며, 난에 난이 더하고 비(非)에 비를 더함이라.”(어서 202쪽)는 대법전에 돌진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난을 참고 견디는 속에 누구나 숙명을 사명으로 바꾸는 인생을 살아가고, 행복해질 수 있는 '만인성불(萬人成佛)' '민중불법'의 대법을 확립하셨습니다.
광선유포는 난사 중의 난사
부처를 '능인(能忍, 잘 견딘다)'이라고 합니다.
인내가 강하지 않으면 유다원질(猶多想族), 황멸도후(況滅度後) 등이라 일컫는 말법의 사바세계에서 법화경을 설하고 행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대난이 일어나는 앞날을 각오하고 도다 선생님을 절복의 대장군으로하여 창가학회는 일어섰습니다. 그것은 대성인이 펼친 인난홍통(忍難弘通)의 대투쟁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찍이 나는 '입종선언일'에 즈음해 광선유포가 난사(難事) 중의 난사인 까닭을 육난구이의 법리에 따라 말한 적이 있습니다.
법화경은 '만인성불의 법입니다. 인간의 생명에 깃든 무명(無明)을 타파하고 개개인의 생명을 내면에서 갈고닦아 자신의 존엄과 무한한 가능성에 눈뜨게 하는 그 한사람 한사람의 행동은 필연적으로 여러 형태로 새로운 변혁의 파동을 일으킵니다. 그것은 기존 틀에 모든 것을 수용하려는 기성 권력과는 힘의 방향성이 전혀 다릅니다. 거기에는 의도하지 않아도 마찰과 상극이 생깁니다. 반대하는 압박도 있을 수 있습니다.
최대의 선의에 입각해 성실이라는 두 글자로 사회를 마주하고, 우호의 마음으로 입정안국(立正安國)을 기원해도 이런 잠재적인 긴장은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난'이라는 불요불굴의 혼이 사바세계의 광선유포에 불가결합니다.
민중의 벗으로서 다가가다.
이 '인난'과 일체인 것이 '자비'입니다. 그것은 가장 괴로워하는 사람, 가장 고뇌하는 사람 편에 서는 일입니다. 산스크리트(고대 인도의 문장어) 등에서는 '자비'를 의미하는 말과 '우정'을 의미하는 말의 어원이 같습니다. 괴로워하는 민중에게 진정한 벗이 되어 다가가 도와주고 구제하려는 마음이 자비의 본의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마음입니다.
대성인이 소중히 여기신 비유에 어린 자식을 데리고 고난의 여정을 계속한 한 어머니가 격류에 떠내려가는 자식을 목숨 걸고 끝까지 지키려고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열반경, 어서 233쪽 참조). 어떤 재난을 만나도 오직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자념(慈)”(어서 234쪽), 다시 말해 자비심이 위대한 경애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대성인은 인난하면서 자비로운 어머니가 체현한 불퇴의 일념이 바로 성불의 인(因)이 된다고 밝히고 저 유명한 <개목초>의 한 구절을 설하셨습니다.
"나와 더불어 나의 제자는 제난(諸難)이 있을지라도 의심이 없으면 자연히 불계(佛界)에 이르리라.”(어서 234쪽)
창가의 사제가 온갖 난을 이겨내고 전 세계에서 신독(身讀)한 어문입니다. 이 성훈을 배독할 때, 5월 3일이 '창가학회 어머니의 날'이라는 점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더욱이 6월에는 세계 제일의 부인부가 결성 70주년을 맞습니다. 어떤 고난이나 숙명의 폭풍우에도 지지 않고,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지키며 쾌활하고 명랑하게 전진하는 창가 태양의 스크럼에 나는 만강(滿座)의 감사와 상찬을 드리고자 합니다.
〈법화취요초>의 일절
약왕품에 가로되 “나의 멸도(滅度)의 후, 후의 오백세(五百歲) 중에 광선유포하여 염부제(浮提)에 있어서 단절케 함이 없으리라” 등 운운. 또 가로되 “이 경은 즉 이는 염부제 사람의 병지양약(病之良藥)이니라” 등 운운, 열반경에 가로되 “비유컨대 칠자(七子)와 같으니, 부모가 평등하지 않음이 아니로되 연(然)이나 병자(病者)에 대하여는 마음이 곧 오로지 무겁다” 등 운운. (중략) 제약(諸藥) 중에는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가 제일의 양약(良藥)이니라. (어서 335쪽 5행~9행)
현대어역
약왕품에는 “내(석존)가 죽은 뒤 후의 오백년 중에 (법화경을) 광선유포해 일염부제에 단절되게 하면 안 된다.”고 있다.
또 (이 품에는) “이 경은 일염부제 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양약이다.”라고 있다. 열반경에는 “비유하자면 일곱명의 자식이 있는데 부모는 이 일곱 자식들에게 평등하지만 그래도 병든 자식에게는 더욱 마음을 쏟는 것과 같다.”고 있다. (중략)
온갖 약 중에서 남묘호렌게쿄가 최고의 양약이다.
법화경은 말법을 위한 경전
이어서 〈법화취요초>의 한 구절을 배독하겠습니다. 여기에서는 '부처의 영원한 생명을 밝힌 법화경 수량품은 대체 누구를 위해 설했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오직 석존 멸후의 중생을 위함이고 특히 “말법 금시(今時)의 니치렌 등을 위함이니라.”(어서 334쪽)며, 대성인과 제자들을 위해 설했다고 단언하셨습니다.
그리고 용출품, 수량품 등의 경문에 이어서 약왕품과 열반경에서 문증(文證)을 드셨습니다. 먼저 밝히신 약왕품의 경문은 말할 나위도 없이 부처가 입멸한 뒤 악세말법에서 법화경을 염부제에 광선유포하고 일체중생을 구제하도록 석존에게서 의탁받은 진문(眞文)이자, 세계광선유포가 불의불칙(佛意佛)이라는 문증입니다. 이 경문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말법 광선유포를 서원해 일어선 사람이 지용보살입니다.
전 세계 사람의 병을 고치는 양약
더욱이 같은 약왕품에서 이 법화경은 '일염부제 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양약이다.'라는 경문을 드셨습니다. 이는 법화경의 광선유포는 그저 가르침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모든 중생이 고뇌를 극복하는 구제에 바로 초점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의왕(大醫王)인 부처의 자비로운 눈으로 보면 말법의 중생은 역병 등 '몸의 병'이라는 위협에 놓여 있을 뿐 아니라, 무명으로 뒤덮인 삼독(三毒) 강성한 '생명의 병'에 침범당했습니다. 이 고뇌를 치유하고 말법의 중생을 구제하는 대양약이 남묘호렌게쿄입니다. 현실의 고뇌에 허덕이는 민중 한사람 한사람을 어떻게 구제하는가. 여기에 만인성불의 법인 법화경의 근본 관점이 있습니다.
이어서 인용하신 것은 열반경에 설해진 칠자(七子)의 비유입니다.
- 어떤 부모 밑에 자식 일곱명이 있었다. 부모는 일곱 아이에게 아낌없이 평등하게 사랑을 쏟았다. 그런데 한 아이가 중병에 걸렸다. 그러자 부모는 절대 편애하는 것은 아니지만 병든 자식을 특히 신경 쓰는 법이다.
이 '병든 자식'은 본래 석존에게 위해를 가한 아사세왕(阿閣世王)을 가리킵니다. 가장 구제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존재가 실은 가장 괴로워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대성인은 '병든 자식'을 다른 누구도 아닌 구제하기 힘든 말법의 중생 한사람 한사람이라고 파악하셨습니다. 자기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고 절망하고 있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되느니라.”(어서 1253쪽) 하고 한 사람의 어머니에게 무한한 희망을 보내신 답서에도 이 칠자의 비유는 씌어 있습니다.
계속 문하를 격려한 대성인
눈앞의 '한 사람'을 마주하고, 어디까지나 '한 사람'을 소중히 하고, '한 사람'을 끝까지 구제하는 행동에 바로 불법의 진수가 있습니다.
입정안국의 대도(大道)를 열고 아득히 먼 염부제 광선유포를 전망하며 대성인은 어디까지나 문하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을 어루만지고 계속 격려하셨습니다.
또 한 나라의 광선유포, 나아가 불법서환(佛法西還)과 동양광포를 서원하신 도다 선생님은 날마다 병고, 생활고, 가정불화 등의 고뇌를 안고 상담을 위해 찾아온 학회원을 감싸 안고 거듭 개인지도를 하셨습니다.
추상적인 일반론으로 일체중생을 구제하는 이상을 내거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한 사람의 고뇌를 해결할 수 있는가. 그것이 만인성불을 위한 서원의 시금석입니다. 불법의 승부입니다. 다시 말하면 “일은 만(萬)의 어머니”(어서 498쪽)라는 말처럼 구체적인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갖을 때 비로소 일체중생이 살아 있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눈앞의 한 사람을 구제하는 일은 일체중생을 구제하는 일과 통합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모든 사람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토로했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내 마음에는 “이 세상에서 비참이라는 두글자를 없애야 한다!”고 외치신 도다 선생님의 자애로운 얼굴이 떠오릅니다.
간디가 가르쳐준 우화
간디의 영손(令孫) 아룬 씨가 할아버지에게 들은 인상 깊은 우화가 있습니다.
어느 이른 아침, 한 남자가 해변을 걷고 있는데 수많은 불가사리가 모래사장에 떠밀려와 있었다. 해가 뜨면 바싹 말라 버릴 것이다. 남자는 불가사리를 집어 바다에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곳에 온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보라. 전부 살릴 수 없다.”며 비웃었다. 때마침 불가사리 하나를 들고 바다에 던진 남자가 말했다. “저 불가사리는 다르지."
아룬 씨는 이 우화에서 '한 사람의 생명에 다가가 그 생명을 구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큰 변화'라는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그야말로 '무수(無數)'라는 추상적인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연이 있는 한사람 한사람을 성실히 마주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누구나 참으로 소중한 존재
일찍이 분석심리학자 카를 융은 동서냉전의 와중에 국가권력이나 군사력이 팽창하고, 사람들이 무력(無力)한 존재로 군중화되는 병리에 날카로운 경종을 울렸습니다. 개인이 '사회 속에서 어느 조직을 나타내는 숫자 중 하나' '교환이 가능한 극소단위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면 대체 어디에 '개인의 존엄'과 '개인의 가치'가 있을까. 융은 개인 한사람 한사람은 결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누구나 '참으로 소중한 존재'라고 주장하고 이렇게 강하게 호소했습니다. “자신의 혼을 구제하는 것이야말로 세계를 구제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실로 급소를 찌르는 말입니다. 민중 한사람 한사람은 인생도, 안고 있는 고뇌도 천차만별입니다. 그 한사람 한사람이 존극하고 더없이 소중한 생명입니다.
일대일 대화야말로 광포를 전진
대성인은 어의구전>에서 “일체중생이 이(異)의 고(苦)를 받음은 모두가 이는 니치렌 일인(人)의 고가 되느니라.”(어서 758쪽)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다른 어서에서는 “일체중생의 동일고(同一苦)는 남김없이 이는 모두 니치렌 한 사람의 고라고 말하느니라.”(어서 587쪽) 하고도 쓰셨습니다.
“이의 고”라는 모든 중생의 괴로움을 하나하나 한몸에 받아서, 또 “동일고”라는 만인에게 공통되는 근본적인 괴로움을 마주하고 그 해결을 위해 끝까지 기원하는 자비의 마음으로 민중 속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70년 전, 도다 선생님은 회장에 취임한다는 결의를 표명하고 75만 세대 홍교라는 광선유포의 원업(願業)을 사자후하셨습니다. 학회원이 약 3000세대인 시대였습니다. 누구나 깜짝 놀란 원대한 목표였습니다. 선생님은 다시 등단해 인사한 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광선유포는 온 나라의 한사람 한사람을 절복하고 모든 사람에게 어본존을 수지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광선유포는 무릎과 무릎을 맞댄 일대일담판, 다시 말해 일대일 대화로 달성된다.”
어디까지나 한 사람을 소중히 하고 한 사람과 우정을 맺어야 합니다. 한 사람을 격려하고 생명 오저에서 꿋꿋이 살아갈 힘을 소생시켜야 합니다. 이 착실한 행동의 축적이 바로 세계 192개국·지역으로까지 지용의 민중연대를 넓히고 창가학회를 세계종교로 비상시킨 원동력입니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용기와 성실
도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의 세계는 깊은 자비심으로 대하면 얼마든지 변화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진심으로 예의 바르고, 진심으로 강한 인내로 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나도 청년부 실장으로서 확대의 선구에서 이렇게 동지와 대화한 적이 있습니다. “모두 오저에는 우주의 대생명과 이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진지하게 기원하고 한사람 한사람과 대화를 나누면 반드시 가정과 직장 그리고 지역 나아가서는 세계까지도 바꿀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금도 변함없는, 또 세계의 벗이 계승하고 있는 광선유포의 올바른 법칙이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서 다른 한 사람에게로, 또 그 다음 사람에게로! 마음과 마음을 잇는 용기와 성실의 연쇄에 광선유포의 희망찬 푸른 들판은 무한히 넓혀집니다.
창립 100주년이라는 영광의 봉우리를 향해
나는 도다 선생님의 제자로서 지금도, 또 앞으로도 묘법을 유포하는 불이의 여정을 계속하겠습니다.
누군가가 아닙니다. 자기 마음이 불타고 있으면 됩니다. 그 홀로 서는 사자의 투혼이 내뿜는 불꽃이 인간혁명 즉 광선유포의 대도를 개척하는 것입니다.
창립 100주년이라는 영광의 봉우리를 향해 우리는 오늘도 강한 인내로 '입정안국' '입정안세계(立正安世界)'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나하나 실천하지 않겠습니까!
광선유포의 서원 그대로 위풍당당히! -끝-
- 법련, 2021년 6월호 -
어구해설
① 삼독(三毒) _ 가장 근원적 번뇌인 탐진치(욕심, 분노, 어리석음)를 말한다.
② 발적현본(發迹顯本) _ '적(迹)을 발하고 본(本)을 나타냄'이라고 읽는다. 숙업과 고뇌를 안고 있는 모습(적)을 열어서 범부의 몸으로 본디 생명에 갖춘 본원적인 자비와 지혜가 넘치는 부처의 경지(본지)를 나타낸다
③ 《영원의 도읍》. 영국의 소설가 홀 케인(1853년~1931년)의 작품. 1900년의 로마를 무대로 인간공화의 이상을 지향한 장대한 혁명 드라마가 묘사되어 있다. 이케다 선생님은 젊은 날에 도다 선생님에게서 동지와 함께 읽어보라며 이 책을 받았다.
④ 삼류강적(三類强敵) _ 석존 멸후의 악세에서 법화경을 홍통하는 사람을 박해하는 세 종류의 강적이다. ①속중증상만(俗衆增上慢, 재가의 박해자) ②도문증상만(道門增上慢, 출가의 박해자) ③참성증상만(潛聖增上慢, 박해의 원흉이 되는 고승).
⑤ 〈개목초〉 사도유배 중 쓰카하라에서 술작해 1272년 2월, 문하 일동에게 주신 글. 니치렌 대성인이야말로 주사친(主師親)의 삼덕(三德)을 갖춘 말법의 어본불(御本佛)임을 밝히셨다.
⑥ 천태(天台), 전교(傳敎) _ 모두 상법시대(像法時代)의 법화경 계승자. 천태(538년~597년)는 중국의 진나라, 수나라 시대에 활약해 《마하지관》을 강술하여 일념삼천(一念三千)의 관법을 확립했다. (767년~822년)는 일본 헤이안 시대 초기에 법화경을 선양했다. 《법화수구》, 《현계론》 등을 저술했다.
⑦ 육난구이(六難九易) 법화경 보탑품 제11에서 석존 멸후에 법화경을 수지하고 홍통하는 어려움을 여섯가지로 들고, 그 어려움을 나타내고자 아홉가지 난사를 오히려 쉬운 일로 설했다.(법화경 390쪽~)
⑧ 유다원질(猶多怨族), 황멸도후(況滅度後) 법화경 법사품 제10에 “이 경은, 여래가 지금 세상에 있을 때에도 원질이 많거늘 하물며 멸도한 후임에 있어서랴.”(법화경 362쪽) 하고 씌어 있다. 이 법화경을 설할 때는 석존 재세에도 원질(반발이나 적대)이 강한데 하물며 석존이 입멸한 뒤에 더 많은 원질을 받음은 당연하다는 뜻.
⑨ 무명(無明) _ 생명의 근원적인 무지(無知)를 말한다. 궁극의 진실을 밝힌 묘법을 믿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다. 또 그 무지에서 일어나는 어리석은 충동을 말한다.
⑩ 〈법화취요초〉 _ 1274년 5월, 사도유배에서 돌아온 직후에 도키 조닌에게 주신 글. 일대성교(一代聖敎)의 승렬을 밝히어 법화경이 가장 뛰어난 경전이고 특히 여래수량품 제16은 석존 멸후 말법의 니치렌 대성인을 위해 설해졌다고 밝혔다. 또 말법 유포의 대법은 법화경의 간요이자 삼대비법(三大秘法)의 남묘호렌게쿄임을 나타내셨다.
⑪ 아사세왕(阿世王) _ 석존 재세부터 멸후에 걸친 인도 마가다국의 왕. 제바달다의 꼬임에 넘어가 아버지를 유폐시키거나 석존의 살해를 도모하기도 했다. 후에 온몸에 대악창(大惡瘡, 악성 종기)이 생겼을 때, 대신 기바의 권유로 석존에 귀의하여 그 설법을 듣고 병을 치유했다. 석존 입멸 후 제1차 불전결집을 외호했다고 전해진다.
⑫ 마하트마 간디 _ 1869년~1948년, 인도의 정치가이자 민족운동 지도자. 189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이 인도인에게 저지른 인종차별에 반대해 사그라하(진리의 파악)라는 비폭력 불복종운동을 펼쳤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인도로 돌아와 1920년대 초반부터 인도국민회의파를 이끌어 독립운동을 지도했다. 시인 타고르는 인도 민족운동의 지도자로서 간디를 '마하트마(위대한 혼)'라고 불렀다.
⑬ 카를 융_1875년~1961년, 스위스 출신 정신과 의사. 분석심리학의 창시자. 프로이트의 제자로 정신분석을 창시하는데 공헌했다. 나중에 독자적인 분석심리학을 확립했다. 그의 연구는 다방면에 걸쳐 인류학, 민족학 등의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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