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2
엘리제를 위하여
아무리 좋은 음악도
계속 들으면 재미없다
지게차 후진하며 들려오는
저 멋진 음악이 공해다
아무리 좋은 소리도
자꾸 들으면 의미 없다
덤프차 후진하며 내는
저 경고 소리가 짜증스럽다
아무리 익숙한 노래도
끝없이 들려오며 지겹다
이웃집에서 울려대는
노랫가락에 귀가 난감하다
* 11집 '등이 가렵다' / 2021 / 담장너머 //
* 엘리제를 위하여는, 독일의 작곡가 베토벤이 1810년 무렵에 작곡한 피아노 독주곡 가단조. 작품 번호 173번으로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이 즐겨 연주하는 쉬운 곡이다.
이미 우리 귀에 너무나도 친숙한 멜로디를 지닌 음악이지만,
집 근처 공장 지게차에서 반복해서 울리는 그 소리는 아무리 좋아도 결국은 공해다.
그래도 삑삑대는 소리보단 백번 낫긴 하다
아무리 좋은 소리도 자구 들으면 싫증나고 나중엔 짜증도 난다
어떤 좋은 음악도 아무때나, 함부로 수시로 들려오면 소음에 불과하다.
내가 원하지 않는 소리는 소음일 뿐이다.
나는 어떤 소음이나 잡음으로 이웃을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은 되돌아봐야 한다. 남들이 원하지 않는 걸 하는 게 소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