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에 보기드문 한파에 잔뜩 움츠러드는 연말이다.
시 왹곽에 있는 고향에는 영하 15도 란다.
평소 주말이면 날새기 무섭게 고향을 찾았었겠지만 엄두가 안난다.
게으름피우다 여덜 시 20분경에 딸래미 랜트해 주면서 고향으로 갔다.
차를 대고 내리니 아랫집 아줌마가 눈을 쓸고 있다.
"여기는 내가 쓸게유~~~~~~"
대문을 여니 마당에도 눈이 수북하다.
대빗자루 가져다 대문밖 길을 먼저 쓸고~~~~~~~
시골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바닥이 따숩다.
사람 살지도 않는 방이 이정도니 한 주 새에 보일러 기름이 꽤나 들어갔지 싶다.
보일러 콘드롤러를 보니 온수도 고온으로 돼있고 난방도 10도로 돼있다.
윗풍사나운 시골집에 10를 유지하려니 열씨미 보일러가 돌아갔지 싶다.
온수 저온으로하고 외출기능으로 세팅했다.
옥상으로 올라가 눈삽으로 눈을 밀어 아래로 퍼냈다.
한우 기르던 외양간을 정리했다.
엄니가 쓰시던 장롱을 꺼내고 바닥을 걷어내니 멍석이 깔려있다.
얼마만에 보는 멍석인가?
멍석을 둘둘 말아보니 아래에도 멍석이 깔려있다.
내 어렷을 적에 아버지가 만드셨으니 육십년가까이 되었지 싶다.
이 멍석 만드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맨 가에는 새끼를 여러 겹꼬아서 멍석폭보다 반 발 쯤 길게 늘인다.
멍석폭보다 길게 하는 건 양쪽으로 손잡이를 만들기 위함이다.
손잡이 할 만큼 띄우고 가는 새끼로 날줄을 죽 늘인다.
그 날줄에 가로로 짚을 엮어나가면 조금씩 조금씩 멍석의 형태가 이루어진다.
멍석 하나 만드는 데 두어 달은 걸렸지 싶다.
이 멍석은 여러 모로 요긴하게 썼었다.
곡식을 널어서 말리기도하고 여름날 저녁, 모깃불 피워놓고 멍석 위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가난했던 그 시절, 저녁은 으레 칼국수를 먹었었다.
애호박과 감자를 숭숭 썰어넣은 칼국수 맛이란 배고프던 시절 무엇에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다.
한 참 큰 때이니 한 양푼을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면 흐뭇한 표정으로 그 걸 보시던 엄니는
"저 눔은 송아지여 송아지~~~" 이러셨었다.
이렇게 저녁을 먹곤 아버지는 목침을 괴고 누우신다.
우리 형제들도 한 옆에 앉아 별을 헤아려 보곤 했었다.
'은하수가 아만큼 가면 쌀밥먹을 수 있것네~~~~~`
한 나절 열기가 식을 무렵 하나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자곤 했었다.
콘크리트로 만든 구유도 세월의 무게에 갈라지고 부스러졌다.
파이프를 지레삼아 밖으로 옮겼다.
집에서 걸어서 선영으로 갔다.
눈내린 경치도 구경하고 혹시 눈무게에 소나무가지가 부러지지않았는 지???????
눈을 뒤집어쓴 돌탑과 정원수가 운치를 더해준다.
제절에는 고라니가 먹을 걸 찾아 헤멘 자국이 보인다.
이 즈음이 산짐승들의 겨울나가기 제일 힘든 때이지싶다.
그라인더에 톱날을 장착한 기계로 주위의 나무를 잘라 외양간에쌓았다.
내차를 보고 형이 들렀다.
"멍석이 있네유~~~`"
"허허 잘 보관햐~~"
일요일엔 마누라차가 시동이 안걸려 일찌감치 출동했다.
비상용으로 밧데리 충전기 사줬는 데 사용 할 줄을 모르나보다.
가보니 라이트켜놓고 라디오 틀어놓고 있다.
충전기 대고 시동걸라 했지만 안된다.
다시 내 차에 있는 점프선을 이용해 연결하고 시동걸어보라 했지만 마찬가지다.
내가 운전석에 들어가 걸어보니 일방에 걸리는 걸~~~~~~~`
나온 김에 고향으로 향했다.
외양간에서 꺼낸 장롱을 개조해 연장보관용다이를 만들었다.
시제때 베어 울밖에 방치한 감나무 가지를 정리했다.
무육낫으로 잔가지 정리해 쌓아놓고~~~~
굵은 건 모아서 마당으로 옮겼다.
전기톱으로 잘랐다.
가지런히 쌓으니 든든하다.
뒤안의 감나무는 좀더 정리를 해야되지 싶다.
옥상보다 낮게 유지할 수 있게 아랫쪽을 잘라 정리해야겠다.
일찍 와서 추위에 떨며 움작였으니 일찌감치 집으로향했다.
이 번 주말에는 돌탑에 공을 들여야겠다.
시작만 해놓고 진척이 없으니~~~~~~
첫댓글 ^^
뱜바우님 옛집의 마굿간(외양간을 마굿간이라 불렀네요.)이나
저희 시골집 마굿간이나 지금의 모양새가 대동소이 하네요. ㅎ~
많은 일들을 주말에 해내셨네요.^^
감사합니다.
우리 지방에선 오양간이라 했었습니다. 집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살아야 제격인 데 자꾸 허물어져가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마굿간 장작이 보기즣습니다.
멍석에서 그냥자믄 ㅠ
저도 멍석 오랜만에 봅니다.
감사합니다.
멍석에서 자문 얼굴에 멍석이 생기는 거지유~~~```
아버지의 자취를 보니 새롭습니다.
연말 잘 보냇요.
님글보니 고향 노래가 흥얼거려집니다
아버지도 보고싶고요 ㅠㅠㅠ
감사합니다. 엣것은 모두 그리운 것이지여````
이추운 날도
고향 가셨내요
부모님 추억 가득한
물건들도 있으시내요
집은 사람이 살지 않으면 금방 추해
지든대요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지어놓고 제대로 살지도 못하고 세월만 갔습니다.
추위에 건강유의하시기바랍니다.
요즘 같으면 기름값이 겁나지요
멍석은 이 부근에도 보이던데 옛사람들의 고난했던 삶이 느껴집니다
밤바우님의 고향이야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하시는 일 크게 이루시기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