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쏠로 비박에 나서본다,
예전에 가끔 내가 고집하고 즐겨하던 호젓한 산행이다,
홀로 떠나는 비박은 일행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
마음이 참 편하다,
예초에 일행과 두로봉 에서 랑데뷰 하기로 약속이 됬었는데
그쪽 에서 차질이 생겨 연락이 안된다.
쏠로 비박 예측을 못하고 와서 먹거리가 충분치 않아서 걱정인데
나 특유의 산에서는 잘 안먹는 장점을 살려 보기로 하고 출발한다
아침밥을 잘 안먹는 습관에 현재 공복이고 베낭 안에는 라면1개 누릉지
한뭉치 라면 1봉 윈저 위스키 1병이 고작이다
후배들이 우리집 밑반찬을 좋아해서 김치와 짱아치만 한보따리,,
이 기회에 요즘 많이나온 뱃살좀 빼야할듯하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92691495121A8AB12)
무겁지 않으세요?
외롭지 않으세요?
무섭지 않으세요?,
신들린놈 처럼 잔뜩 등에 메고 묵묵히 걷는 나를 향해
던저지는 무수한 질문
무겁죠,
하지만 내 삶의 무개보다는 가볍습니다,
외롭지 않습니다.
그곳 에는 구름이 나랑 놀아주고
바람이 장난처주고 밤이면 달과 별이 함께 놀아주거든요,
무섭지 않아요,
산은 순하게 살아가는 나에게 아무런 두려음도 위협도 되지 않습니다
오이려 무서운건 저 아래 사람 사는 세상이지요
질시와 시기와 배신 사기 절도 폭력 그리고 살인까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2036EC4B5121A8E828)
상원사 적렬보궁이 가까와 오자 스님의 염불 소리가
등산로 중간중간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엄숙 하게 들려온다,
삶을 다득 거려주던 혜민스님의 책을 아직도 다 떼지 못했는데.
틈나는 데로 읽다가 요즘은 정호승님의 산문집에 빠져 있기때문에.
허긴 혜민스님의 책은 속도를 내야할 필요를 못느낀다
그져 영혼이 배고풀때.
육신이 지치고 마음이 분노할때 몇페이지씩 보려고 아끼고있는지도 모른다.
목탁과 염불소리가 건조햇더 내 영혼에 촉촉한 습기를 입혀준다,
관세음보살 나미아불타불,,
![](https://t1.daumcdn.net/cfile/blog/1767A14A5121A90A0A)
태양이 머리위에 떠있는 낮 한시가 훌쩍 넘어서 비로봉 정상에 도착했다,
날씨가 참 좋다
바람도 미풍수준이고. 하늘엔 구름한점 없다,
허기를 느낀다,
아침에 혹시나하고 라면에 말아먹을려고 가지고온 주먹밥 봉지를 꺼낸다,
별다른 반찬 없이 몇입에 나눠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배고품을 달래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어찌하랴! 가진게 그것뿐인데...
![](https://t1.daumcdn.net/cfile/blog/216AE44A5121AAF911)
천천히 상황봉 방향 으로 걷기 시작한다,
시간이 늦어갈수록 산객들의 수 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원만한 능선이라서 유유자적 할수가있다,
말이 필요가 없다
훠이훠이 여유럽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말이 필요없음을 이렇게 홀로 걸으면 느끼는 것이다
말을 많이하고
말을 많이 듣고,
말로 인해 상처주고
말로 인해 상처가 되고.불교 에서 인연의 근거가 되는 것을 업이라 한다,
그 중 에서 가장 씻기 힘든게 구업 이라고 한다,말로 짓는 업이다,
,
![](https://t1.daumcdn.net/cfile/blog/014E35505121A98731)
얼마쯤인가 걸었을때 마음에 드는 박지를 발견한다,
멀리 바다가 보이고 명산의 산너울이 눈에 시리도록 들어오는
조망이 참 좋은곳에 오늘밤 유 하기로 한다,
굳이 바람을 피해 숨어들어갈 필요가 없다,
나는 긴밤을 바람과 대화 하여야 하기때문이다
텐트끈을 어리지만 거친 작은 나무에 묶는다,
적시 적소에 어린나무가 숨가뿐듯 눈에묻혀 그 끝만 하늘을 향해있다,
맞다!
이 산을 지키는 나무는 볼품없고 작은 나무들이다
잘난 나무는 꺽이고 베여가고 쓸모 없는 못난 나무들만 끝내 남아서
산을 지키는것이다,
아!네가 오랜세월 여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https://t1.daumcdn.net/cfile/blog/265BAD505121A9A616)
이른 저녁밥을 먹어야겠다 해가지면 바람이 극성을 부릴게 뻔하다싶어
식량 디팩을 꺼내열어보니 황당하다,
버너와 코펠을 빠트리고왔다.
나는 주로 리헥터만 즐겨 가지고 다니는데 어쩌다 빠트린듯 하다,
그 흔해빠진 초코렛 비스켓도 오늘은 안가지고왔다
허긴 평소에 군것질을 잘 안하는 편이라서 그렇다,
전에 가끔 지리산을 갈때는 간식거리를 많이 가지고 다닌다
그것은 내가먹기보다도 산기슭 외딴집 아이들을 만나면 나눠주기 위해서다
허지만 오대산은 그런곳이 못되서 주의깊게 준비를 안했다,
라면1봉 마른누룽지 한뭉치 위스키 한병 으로 내일 점심 까지 버텨야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024FA04D5121A9D425)
![](https://t1.daumcdn.net/cfile/blog/17294B4E5121A9EF05)
해가진다
뜨겁게 달구다가 저렇게 저믄다,
나의인생도 그대들의 인생도 저렇게 저무는것이다,
빠르게 빠르게..
이세상에 저물지 않는것이 어데 있으랴
누군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척 띄우고 목받치는 울음 삼키며 뼈가루를 뿌리고 있다했다,
살아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아니 그리 멀지 않은 날에 시선머리 불타는 노울 속에 놓히리니 가슴의 못다한말 남아있어
더러는 저녁강에 잘디잔 물비눌로 되살아 나서 안타까이 그대 이름 불러도 알지 못하리...
걸음마다 이별이 기다리고 이별끝에 저 하늘도 노울이 지나니
이 세상 저물지 않는 것이 어데 있으랴!
그래 시간은 흐른다,
결국 시간만큼 사는 나는 죽을 것이다,모든것을 남겨놓고
그리고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은것 처럼 해는 또 뜨고 질것이다,
때어나고 또 죽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23266E485121AA2933)
![](https://t1.daumcdn.net/cfile/blog/223AE5485121AA2A06)
아내가 보고싶어진다,
집에서는 등돌리고 자면서도 이렇게 산에올라 먼곳을 바라보면은
아내가 그리워질때가 많다,
늘 부족하고 늘 무능하고 늘 실망 시켜주는 내가 참 미안하다,
몸은 늙어도 정은 늙을줄을 모른다,얼음장밑 계곡의 싱구러운 물소리 처럼,
사랑 하는 내 아내 늘 부러워만 했지 누군가한테 한번도 부러움을 받지 못한....!
![](https://t1.daumcdn.net/cfile/blog/191B334F5121AA710E)
참 힘들다!
사는게 참 힘들다 아내 에게 갈 모든 마음을 수시로 몰려오는 미래의 관한
두려움이 모두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간혹 실낱 같이 비춰지는 희망은 오래가지 못하고 나를 어두운 절망 으로
밀어넣기 일수다,
허긴 사람 에게 고뇌가 끊어지는 것은 섬진강 물이 마르는것을 바라는게 낫다고했다
우리 에겐 고뇌가 일상 이지 마르지 않고 솟아 오르는 삶의 일부이다,
어떻게될까?
어떻게 되어 있을까?
그리 멀지 않은 몇년이 흐른후.
나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리고 그때 까지 내가 살아 존재 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지금보다 얼마나 더 힘든 삶을 살고있을까,
아내여, 그리고 아내의 남편이여!
우리는 참아야 하고 이겨 나가야한다.
이 어려음을 끝내 극복 하여야만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39F0485121AB3A10)
![](https://t1.daumcdn.net/cfile/blog/203EAF485121AB3B04)
언젠가 들은 독수리의 이야기가 생각이난다,
인간의 수명과 거의같은 독수리는 30년이 넘으면 날개의 깃털이 무거워져 날지못하고
부리는 너무 자라서 목을 찌른다,
독수리는 본능적 으로 이대로 죽을 것인가 뼈를 깍는 고통을 밟아
다시 새롭게 태워날것인가 선택 하여야한다,
새삶을 선택하면 6개월정도 먹는것을 포기하고 높은 산정에 둥지를 틀고
암벽에 수도없이 부리를 처 깨트리는 아품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새부리가 날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한다,
새 부리가 나면 발톱을 모두 뽑아내고 새 발톱이 자랄대 까지 또 기다린다,
그 부리로 낡은 날개의 깃털도 뽑아내고 새깃털이 자라 날개짓을 할수 있을때까지
기다려야한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 스러운지 독수리의 몸은 피 투성이가 된다고 한다,
나는 그 변화의 시간을 두번이나 놓치고 방관하여 지금의 어려음에 봉착해있다,
나 스스로 변하지 않고 주위 여건먼 변해주기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무심했고 충실하지 못했던 그 세월의 복수가 시작된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7704A4A5121ABA30B)
간혹 누군가는 나를 보고 자유러워 보인다고 한다,
그것은 착각 이고 나의 속임수일지 모른다,
나는 생계라는 둘레 속 에서 감금되어 자유럽지 못하다
때로는 고립자 처럼 갇히고 때로는 늘 도망자 처럼 쫒기는 생을 살고있다,
내가 밝은 모습만 보여줘서 그러하다,
하지만,
나는 더 아파야한다
나는 더 외로워야 한다
나는 더 추워야한다,
훗날 내가 갈곳이 그러한곳이니 그러므로 그 환경에 익숙해져야한다,
두렵다 그 두려음 때문에 글을쓰고 시를 읽고 사랑이 시들도 고갈되지 않게 하려고
늘 애를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229B44C5121AB6E1B)
별이뜨기 시작한다,
북두칠성이 뚜렸하고 선명하게 보인다,
별빛은 새벽녁이 더 좋다,
새벽 밤하늘을 기대하며 음악을 들으며 술을 먹는다,
안주라야 생라면 한봉지..
마른 누렁지를 꺼내 입에 넣고 깨물다가 포기 하고 뱃어낸다
너무 딱딱 해서 씹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먹으면 누하고 이빨이 젤 먼져 망가진다더니..
밤이 깊어갈수록 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한다
거칠게 텐트를 흔들어댄다,
아주 익숙한 흔들림이다,
한잠을 자고일어나 텐트밖 하늘을 내다본다,
별이 차츰 모습을 감춘다.
날이 흐려지고 안개가 수시로 산을 덮는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2641A9485121ABCF02)
이른아침 눈을 뜬다,
바람은 거칠고 눈보라가 쉴새없이 몰려다닌다,
일출은 고사하고 별사진 한장 못건졌다.
얻은게 없는 하룻밤 하루 아침이다,
그져 상심만 가득 어두운 밤하늘밑 산봉우리에 쏟아냈을뿐!
주섬주섬이 아니라 빠르게 짐을싼다,
너무 춥다,
철수는 동작을 빠르게 하여야한다,
바람이 모든것을 날려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대충 아무렇게나 베낭에 막 쑤셔 넣는다,
이럴때는 베낭이 좀 더 컷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카메라란 놈이 크고 무겁고 못생긴 삼각형 틀을 가추고 있어서
수납 하기가 보통 나뿐게 아니다
모양도 안나고 베낭의 각도 안생기기 때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607B4A5121ABED2F)
다시 걷는 일상이 시작한다,
속이 비워서 힘이든다,
눈에 덮혀 길이 없어지고 발이 푹푹 빠진다,
어제 안주 없이 먹은 술때문에 갈증이 나지만 물도 여유가 없다,
밥은 고사하고 물이라도 싫컷 먹었으면 하는 바래음이다,
상황봉 지나 상원사 주차장 으로 내려가는 샛길이 있을텐데 아무리 가도 길이 안나타난다,
나중 내려와서 보니 폐쇄되어 있었다
두로령 거의 다 가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게 되어있었다
두로봉 갈림길 에서 상원사 주차장 까지 5,3키로라는 표지가 나타나고 나는 그길을 따라
내려간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0166CF4A5121AC1822)
허기는 지지만 평화럽고 여유럽다,
음악을 외부 스피커를 통해 켠다,
아침 8시 전에 출발하고 11시가 넘었는데도 사람 한명 못 만난다,
외롭지만 행복하다,
서서히 발길을 재촉한다
상원사 에서 12시50분에 떠나는 버스를 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부까지 2만3천원 주고 또 택시를 불러 타야 하기 때문이다,
근래 비박에 교통비 포함 잡비가 너무 많이든다,
다음 부터는 만원만 있으면 충분한 치악산 이나 주구장창 다녀야겠다,
오늘 처럼 혼자가 좋다,자유러워서.....!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9A74F5121AC371E)
11시반에 출발했던 장소로 원점회귀 하엿다,
많은 등산객 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뒤 섞이고 있었다,
막걸리 한잔 생각이 간절하다,
하지만 없다 이곳 에는 절 소속 이라서 찻집만 뎅구러니 한개가 있을뿐!
캔콜라 한개를 따서 급하게 입에 쏟아넣는다,
청랼감과 동시에 걱 하고 그트름을 쏟아낸다.
살것같다 급한대로 갈증이라도 해결하니...
매점에 젊은 아낙이 말을건다,
나는 이시간 이 아낙을 위해 약을 팔아야겠다.
버스시간 까지는 아직도 한시간 이나 남았으니..........................
걸어온 나의 길을 다시 돌아 보게 만드는 글입니다.
헉!저글올린지 5년가까이 된글인데 어떻게 보셨나요?요즘같으면 저런사진 글 올리면 난리나는데 ㅋ
암튼 깜짝놀랬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