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모(35)씨는 올해 초 여유 자금으로 서울 마포구 도화동의 한 오피스텔 53㎡(16평)형을 1억1000만원에 구입해 보증금 1000만원, 월 임대료 70만원에 세를 놓았다.
곧바로 회수한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투자금액 1억원으로 연 8.4%의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6개월여 만에 짭짤한 시세 차익도 챙기게 됐다. 여의도·광화문·용산 쪽으로 통근하는 직장인들의 임대수요가 늘어나면서 매매가가 2500만원, 월 임대료는 10만원가량 올랐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오피스텔이 대안 투자로 관심을 끌고 있다. 주거용이 아니면 1가구 2주택에 해당하지 않고, 아파트와 달리 청약·대출 규제가 까다롭지도 않기 때문이다.
2003년까지 우후죽순처럼 지어지면서 나타난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신규 공급 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데다 다음 달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20∼30대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역별 양극화 현상 뚜렷
6000여 실의 오피스텔이 밀집돼 있는 분당 정자역 일대 오피스텔은 지난해 11월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주거 환경이 좋아 서울 강남권 직장인과 미혼 싱글족들의 수요가 많다. 1억1400만원가량이던 인텔리지오피스텔 49.5㎡(15평)형의 호가는 현재 1억3500만원으로 올랐다.
임대료도 월 60만원에서 65만~70만원 선으로 뛰었다. 인근 태경공인 관계자는 “정자역과 연결되는 신분당선이 2010년 개통되면 평당 1000만원 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해 팔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당을 중심으로 한 성남지역 오피스텔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매매가와 월세가 각각 5.2%와 3.1% 상승했다.
서울시와 철도공사의 공동개발이 확정된 용산구와 삼성타운 입주가 시작된 강남역 중심의 서초구 오피스텔도 강세다. 용산구와 서초구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각각 5.1%와 3.7%, 월세는 각각 3.5%와 6.1% 상승했다. 2%대 초반에 머문 아파트값 상승률을 넘어선다.
하지만 약세를 보이는 지역도 적지 않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영등포는 월세는 올랐지만 매매가는 오히려 0.43% 떨어졌다. 양천구는 매매가가 소폭 올랐지만 월세는 오히려 2.5% 하락했다.
2003년까지 오피스텔이 집중적으로 들어섰던 일산 백석역 일대와 서울 강남·구로구 등은 임대료가 비교적 많이 오른 반면 월세는 1% 안팎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114 임지혜 과장은 “오피스텔 시장은 철저히 임대 중심의 실수요에 따라 좌우되므로 지역별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 감소 변수는
분양만 된다면 오피스텔은 건설사에 둘도 없는 수익사업이다. 지하주차장이 서비스면적으로 포함되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이를 고스란히 전용면적에 포함시킬 수 있다.
상업지역이라 용적률도 아파트보다 두 배 이상까지 높아진다. 좁은 땅에 더 많은 물량을 지어 분양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2002∼2004년 수도권에서 오피스텔 분양이 붐을 이뤘다.
2003년 한 해에만 4만 채 가까운 물량이 공급됐다. 온돌 설치가 가능해지는 등 오피스텔의 주거 기능이 강화되면서 수요가 늘어나리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외면했다.
분양 면적의 절반 수준인 낮은 전용률과 발코니가 없고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 때문에 생활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상당수 오피스텔이 완공 뒤 분양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된다.
지난 3월 4855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기록했던 송도 ‘더 프라우’도 치솟았던 프리미엄이 뚝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수도권 오피스텔 공급량은 지난해 2116가구로 급감했고, 올해에도 1776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들어 오피스텔 시장의 공급 과잉이 거의 해소됐고 시세도 바닥을 쳤다고 본다.
그러나 오피스텔의 주거 기능에 제약이 큰 상태에서 공급 감소가 매매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 컨설턴트는 “아파트의 분양면적 중 전용면적 비율이 80%가량인 데 비해 오피스텔은 50% 수준이어서 투자목적의 가수요가 붙기 어렵다”며 “철저히 임대수익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익률 잘 따져야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전세를 끼거나 대출을 받아 사는 것은 위험이 크다.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모씨는 얼마 전 4000만원의 은행 대출을 받아 1억원짜리 소형 오피스텔을 구입한 뒤 보증금 4000만원, 월세 35만원에 임대를 했다.
은행 빚은 보증금으로 바로 갚았다. 이 경우 김씨의 임대수익률은 연간 6.4%에 불과하다. 자기 돈 6000만원에 취득세와 등록세 460만원, 중개수수료 90만원 등 모두 6550만원을 투자해 연간 420만원의 임대수입을 받게 된다. 재산세와 수리비 등 각종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은 더 줄어든다.
임대 관리를 한다고 신경 쓰는 것을 감안하면 5% 초반인 은행에 돈을 묻어두는 게 차라리 낫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대출로 투자하는 것도 비슷하다. 자기 돈 2000만원, 대출 8000만원으로 1억원짜리를 샀는데 1년 뒤 시세가 500만원 하락한다면 손실률이 25%에 달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 때 역세권 등 교통이 편리하고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 신혼부부 수요가 많은 지역 등 임대 수요가 많은 곳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초동 삼성타운처럼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면 더 좋다. 대학가 근처는 학생들이 관리비 부담이 큰 오피스텔보다 원룸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조사를 잘 해야 한다. 또 대단지보다는 관리비가 저렴하고 가전제품 등이 모두 구비된 풀옵션형 소형 오피스텔이 임대에 유리하다.
전용률은 되도록 높은 곳이 좋다. 최근 매매가가 많이 오른 곳은 임대수익률이 떨어지므로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김 컨설턴트는 “임대수익성 측면에선 용산이나 분당보다 넥타이 부대가 많은 충정로·광화문 지역과 학생 수요가 많은 관악구 쪽이 더 유망하다”며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1가구 2주택으로 간주돼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하고, 업무용으로 사용할 때는 부가가치세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7. 9. 2
첫댓글 경매수업 마지막날에 소개했던 '기간입찰' 물건이 마포구 도화동 오피스텔이었지요. 응찰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