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전시명 :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 ㅇ 전시기간 : 2023. 10. 31.(화) ~ 2024. 3. 17.(일) ㅇ 전시장소 : 대구미술관 1전시실 ㅇ 참여작가 : 렘브란트 판 레인(1606~1669) ㅇ 전시구성 : 동판화 120점 대구미술관은 2023년 해외교류전 "렘브란트, 17세기의 사진가"를 개최한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는 서양미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로 꼽히는 거장이며, 미술사가들로부터 ‘렘브란트 이후 판화의 역사가 다시 쓰였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판화, 특히 동판화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독보적인 판화가였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관과 네덜란드의 렘브란트순회재단(Stichting Rembrandt op Reis), 벨기에의 판화전문 미술관 뮤지엄드리드(Museum de Reede)가 협력해 렘브란트의 동판화 12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모 전시로, 자화상과 초상화로 대표되는 유화 뿐만 아니라 에칭과 드라이포인트 기법을 활용한 판화를 평생 300여 점 남긴 렘브란트의 판화가로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이 발명되기 2세기 전 마치 카메라의 렌즈와도 같은 시선으로 17세기의 세상과 당시의 사람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작품에 담아 낸 렘브란트의 시선에 주목한다. 전시는 렘브란트의 동판화 120점을 자화상/ 거리의 사람들/ 성경 속 이야기/ 장면들/ 풍경/ 습작(Sheets of Studies & Albums)/ 인물·초상(Faces & Portraits) 등 7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소개한다. 대구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렘브란트의 삶과 예술을 조망하고, 그 빛과 어두움, 무엇보다 그의 ‘세상을 향한 시선’을 함께 나눠 보고자 한다. 이 전시가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 세상과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았던 위대한 화가의 시선을 따라가 보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 ‘63세 때의 자화상’, 1669년, 캔버스에 유화, 86×70cm.
"꿈을 포기하는 젊은이는 생명이 없는 시신과 같으니 살아가지 않느니만 못하다." ㅡ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 ‘34세의 자화상’, 런던 내셔널 갤러리. ◆ 빛과 어둠의 마술사 렘브란트(Rembrandt)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는 네덜란드 예술의 황금시대를 열었으며 서양 미술사상 17세기의 가장 위대한 화가로 꼽힌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주요 작품은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베드로(Peter Denying Christ)'와 '루크레티아(Lucretia)'.'야경(Nightwatch)'.'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The Anatomy Lesson of Dr. Nicolaes Tulp)'.'플로라처럼 분장한 사스키아(Saskia as Flora)' 등 유화와 소묘, 금속판에 금속 바늘 등으로 그림을 그리고 산 용액을 이용하여 부식 시킨 뒤 잉크를 바르고 찍어내는 에칭(Etching) 등 다양한 분야에 통달한 미술사의 거장으로 수많은 초상화와 자화상은 인간의 성격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며, 소묘는 당시 암스테르담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판화 기법을 터득한 그의 에칭화는 생전에도 고가에 팔릴 정도였고, 후대 판화가들에게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렘브란트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국민화가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과 달리 그의 말년은 초라했다. 렘브란트의 굴곡진 인생은 그가 남긴 자화상과 그의 다른 그림에도 잘 드러난다. 렘브란트는 특히 초상화에 인물의 개성과 심리를 담아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런 재능을 '자화상'에서도 발휘했다. 22세 때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은 독일의 시인․소설가․극작가인 괴테(Goethe, Johann Wolfgang von, 1749-1832)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이로 인해 탄생한 작품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이다. 괴테는 이 작품 속에서 젊은 날 꿈을 접고 우울과 방황의 날을 보내던 자신을 떠올리며, “꿈이 없는 청춘은 시체나 다름없으니 살아가지 않느니만 못하다.”라고 말했다. 렘브란트의 그림은 강렬한 명암 대비가 특징으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대비시켜 입체감을 드러내 그림에 극적인 효과를 주었다. 이를 키아로스쿠로라고 하는데, 16세기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카라바조가 창안한 것이다. 또한 렘브란트는 독일 화가 아담 엘스하이머의 명암법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다. 렘브란트는 유화뿐만 아니라 에칭과 드라이포인트 기법을 이용한 판화도 많이 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동판화를 독학으로 연구할 만큼 판화에 특별한 애정을 기울였다고 한다. 화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어머니를 모델로 제작한 '늙은 여인의 흉상', '늙은 여인의 얼굴'과 암스테르담 시절에 제작한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빌라도 앞에 선 그리스도'는 이 위대한 화가가 판화에 있어서도 특출난 재능을 가졌음을 보여 준다. 또한 초상화가로서 자신의 자화상을 평생 그렸던 그답게 사스키아와 자신의 모습을 그린 동판화도 남겼다. 1630년대에 렘브란트는 성서를 주제로 한 에칭을 여러 점 제작했다.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빌라도 앞에 선 그리스도', '목동들에게 예수 탄생을 알리다' 등이다. 그는 에칭에 있어서도 빛과 어둠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여 표현했다. 가령 윤곽선을 진하게 그리는 경우에는 색조를 연하게 사용하거나 아예 윤곽선을 지우고 형태와 광휘를 드러내도록 색채를 사용하여 어둠 속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효과를 주었다. 렘브란트만큼 자화상에 매료되어 있던 화가도 없다. 그는 청년 시절부터 꾸준히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으며, 말년에는 더욱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그는 자신을 때로는 화가로, 때로는 신사로, 때로는 이야기 속의 인물로 표현했다. 예컨대 '웃고 있는 제욱시스'는 고대 그리스의 화가 제욱시스가 죽어 가는 와중에도 늙고 주름진 노파를 그리면서 웃음을 참았다는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따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 ‘웃고 있는 제욱시스’, 1668년. 쾰른 발라프-리하르츠 박물관.
1 렘브란트 판 레인, ‘부드러운 모자를 쓴 자화상’, 1634년, 에칭(Etching), 4.9×4.4㎝. 17세기를 통틀어 렘브란트만큼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는 없을 것이다. 그의 자화상 작품들은 젊은 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가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나이들어갔는지를 짐작케 한다. 렘브란트 시대에는 자화상이 다양한 예술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화가에게 자신의 얼굴은 가장 손쉬운 연습용 모델일 것이다. 렘브란트는 레이던에 머물던 시절, 주로 자신을 모델로 작업을 했다. 거울을 보며 행복, 분노, 공포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판화에 옮겨 넣었다. 이러한 훈련은 그가 훌륭한 스토리텔러로 발전하는데 자양분이 되었다. 자화상 판화는 명함의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구매자에게 직접 그린 본인의 모습을 명함처럼 제공하는 것은 두 배로 흥미로운 일이었다.
2 렘브란트 판 레인, ‘돌난간에 기대어 있는 자화상’, 1639, 에칭, 드라이포인트(Etching and drypoint), 20.5×16.4㎝. 렘브란트가 서른세 살 때의 자화상이다. 암스테르담의 브리스트라트에 새 집을 구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의 모습으로, 벨벳모자에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난간에 팔을 올린 채 앞을 바라보고 있다. 거장 라파엘로와 티치아노의 유명한 초상화를 참고한 이 포즈는 무척이나 자신만만하게 보인다. 이 작품은 렘브란트가 에칭으로 제작한 자화상들 중 가장 잘 알려지고 인기 있는 작품이자, 많은 화가들이 모사한 작품이다. 일 년 뒤 렘브란트는 이 자화상을 유화로 다시 그렸다.
3 렘브란트 판 레인, ‘사스키아와 함께 있는 자화상’, 1636년, 에칭(Etching), 10.4×9.5㎝. 챙이 달린 16세기 스타일의 베레모를 쓴 렘브란트의 곁에 2년 전 결혼한 아내 사스키아가 앉아 있다. 렘브란트는 이 작품에서 자신을 드로잉 중이거나 혹은 에칭 작업 중인 화가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부부가 함께 등장하는 유일한 판화로, 가장 유명한 자화상 가운데 하나다.
4 렘브란트 판 레인, ‘모자를 쓰고 웃는 자화상’, 1630년, 에칭(Etching), 4.8×4.3㎝. 화가에게 웃음은 아마도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일 것이다. 1630년경 렘브란트는 여러가지 감정을 보여주는 작은 자화상 동판화를 다수 제작했는데, 그는 이 자화상들을 나중에 성서나 역사의 장면을 그릴 때 인물들의 표정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했을 것이다.
5 렘브란트 판 레인, ‘소리치는 듯 입을 벌린 자화상’, 1630년, 에칭(Etching) , 7.3×6.2㎝. 1630년경 제작한 작은 자화상 판화 중 하나로, 훗날 그린 성서와 역사의 장면을 묘사하기 위한 연습으로 여러가지 얼굴 표정을 실험해 본 것 같다. 다른 작품에서는 놀라거나 웃는 얼굴이 많이 등장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그는 헝크러진 머리와 찌푸린 미간으로 소리를 지르는 듯한 모습으로, 마치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6 렘브란트 판 레인, ‘떠돌이 농부 가족’, 1652년, 에칭(Etching), 11.3×9.3㎝. 렘브란트는 이른 시기부터 일상의 장면들에 매료되었다. 그는 이미 레이던에서 행인, 거지, 거리의 악사 등 거리의 사람들을 판화의 소재로 삼고 있었다. 유명한 프랑스 판화가 자크 칼로(Jacques Callot, 1592~1635)가 거지를 소재로 제작한 판화 작품들이 당시 널리 유통되었고, 렘브란트가 그로부터도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시선은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 있었고, 판화 작품에도 공을 들여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작품에 반영하는 것은 렘브란트 화법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는 이상화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세상을 작품에 담아내었다.
7 브란트 판 레인, ‘눈먼 바이올린 연주자(The Blind Fiddler)’, 1631년, 에칭, 뷰린(Etching and burin), 7.8×5.3㎝. 바이올린을 든 거지의 모습이다. 연주자에게 끈으로 묶여 있는 개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가 눈먼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630년경 렘브란트는 거지와 거리의 인물들을 소재로 여러 점의 판화를 제작했는데, 이 시리즈의 후기 작품 가운데는 배경에 여인과 같은 인물들이 추가되어 보다 정교한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있다.
8 렘브란트 판 레인, '엄청 춥군'하고 외치는 농부' 이 정도야 뭘'하고 대답하는 농부(날씨 이야기를 하는 두 농부) A Peasant, Calling Out: 'Tis Vinnich Kout A Peasant, Replying: 'Dats Niet (Two Weather Peasants), 1634년, 에칭(Etching), 11.2×4.3㎝·11.2×3.9㎝. 렘브란트의 독특한 판화 작품이다. 한 쌍으로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렘브란트가 텍스트를 추가한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한 명이 “엄청 춥군.” 이라 말하고, 다른 한쪽은 “이 정도야 뭘.“ 하고 대답하고 있다. 배경에 긴 막대기를 들고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계절은 한겨울인 것 같다. 이 작품은 16세기 독일 판화가 한스 제발트 베함(Hans Sebald Beham)의 목판화를 참고로 한 것으로 보인다.
9 렘브란트 판 레인, ‘높은 모자를 쓰고 지팡이에 기댄 거지 (Beggar in a High Cap, Standing and Leaning on a Stick)’, 1639년, 에칭(Etching), 8.3×4.5㎝. 거지를 소재로 한 자크 칼로의 판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분명한 작품이다. 렘브란트는 칼로를 존경했고, 그의 판화를 여러 점 소장하고 있었다. 그림자를 나타내는 긴 평행선들은 칼로의 작품에 늘 등장하는 요소다. 거지를 소재로 한 렘브란트의 판화 중 가장 큰 작품이다.
10 렘브란트 판 레인, ‘병자를 고치는 예수(Jésus-Christ guérissant les malades)’, 1648년, 에칭, 드라이포인트, 뷰린(Etching, drypoint and burin), 27.8×38.8㎝. 성경 속 장면들은 렘브란트의 작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예술가는 풍경, 정물, 인물과 동물, 텍스처 등 모든 분야에 능숙해야 했고, 또한 글을 읽고 이야기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어야 했다. 렘브란트는 그림을 그리기 전, 미리 상상하는 데 매우 능숙했다. 이야기의 특정 시점에서 주인공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과 동물과 같은 조역들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성경 속 이야기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를 잘 알고 있었지만, 아담과 하와를 이상적인 젊은이의 모습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등 자신만의 독특한 해석을 통해 표현했다.
11 렘브란트 판 레인, ‘아담과 하와(Adam and Eve)’, 1638년, 에칭(Etching), 16.2×11.6㎝.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는 잘 알려진 창세기의 이야기를 묘사한 작품이다. 아담의 손은 선악과를 먹으려고 손을 뻗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하와에게 먹지 말라 경고하는 것 같기도 하다. 두 사람은 대개의 예술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담과 하와의 모습이 아니라 매우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심지어 약간 늙고 주름진 모습이다. 나무 위의 뱀은 뒤러의 판화에서처럼 발톱이 달린 용으로 표현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