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제스님에게 배우는 ‘불교적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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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산의 솔 바람, 청풍이 쉴 날이 없고/ 해운대 팔경의 보름달은 볼수록 아름답구나./솔 바람 밝은 달이 해운정사 도량에 서로 만나니/그 선경(仙境)의 진미를 어느 누가 맛보리오/이 호시절에 재가오계와 바른 참선지도 대법회를 개설하니 기쁘고 기쁨이로다.” 着肉汗杉如脫 方知棒喝亦愚痴 廓然本體等虛空 箇中消息有誰知 육신의 땀 옷을 벗어 던져 마칠 것 같으면/바야흐로 봉과 할이 또한 우치함을 앎이로다/확연한 본체는 허공과 같음이니/ 이 가운데 이 소식을 아는 이가 누가 있으리오 인간의 생명은 호흡지간에 있나니, 모든 중생들에게 어떻게 귀중한 세월을 낭비하지 않고 일상생활 속에서 바른 참선을 하여 진리의 눈을 열 수 있게끔 할 수 있는가에 이번 법회의 목적이 있다. 진리의 바른 눈을 갖춘다는 것은 가히 쉽지 않다. 그러므로 먼저 진리의 바른 눈을 가진 눈 밝은 선지식을 만나야 되나니, 만일 만나지 못하면 껍데기 수양과 껍데기 공부를 지어가다 세월만 놓치게 되어 크게 그르치게 될 것이다. 이번 해운정사에서 재가 오계를 설하고 바른 참선법회를 여는 그 깊은 뜻은 만 사람으로 하여금 재가 오계를 받아 지키도록 하여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수승한 인간의 복락을 누리게 하는 데 있다. 모든 재가자들이 지켜야할 덕목 다섯가지가 있으니 바로 오계다. 첫째, 불살생(不殺生). 산 생명을 죽이지 말라. 사람, 축생, 곤충 혹은 아무리 작은 미물이라 할지라도 생명이 있는 것은 죽이지 말라. 산 생명을 죽이고 해하는 데서 우리의 좋은 심성이 포악해지고 나 아닌 모든 상대를 두려움의 공포에 떨게 한다. 이로 인해 서로 죽이고 해하는 싸움이 그칠 날이 없게 되는 것이다. 모든 생명은 나와 똑같이 고귀하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둘째, 불투도(不偸盜). 내 것이 아닌 것을 도둑질 하지 말라. 주지 않은 남의 물건을 탐하지 말지니, 남의 물건은 온갖 노력과 정성을 들여 이루어 놓은 재물이며 무한한 공이 든 물질이다. 만약 이를 탐하면 한량 없는 복을 감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나의 재물이 줄어들고 가난함과 추위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셋째, 불사음(不邪淫). 부부 외에는 삿된 음행을 해서는 안 된다. 부부로써 백년가약을 맺어 한 가정을 일구어 오손도손 잘 사는 중에 외도를 행하면 하루아침에 화목한 가정이 파산되고 사랑이 깨지며 결국에는 이별이 되는 동시에, 그 해가 자녀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이로인해 자녀의 교육과 성장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되는 것이요, 나와 더불어 온 가족의 청정한 마음을 더럽히게 될 것이다. 부디 지금부터라도 육신의 헛된 욕정에 끄달려 나와 남의 청정한 불심을 더럽히지 말지니라. 넷째, 불망어(不妄語). 거짓말을 하지 말라. 이 세상은 공동체로 이루어진 것으로 서로 공경하고 위해주어야 하는 생활공동체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거짓이나 이간질, 험담으로써 신의를 잃어버린다면 동과 서로 헤어져 불행을 초래할 것이다. 다섯째, 과음(過飮)하지 말라.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고, 박식하고,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술을 지나치게 먹게 되면, 올바른 이성을 잃게 되어 출세와 복락의 근원인 지혜가 어두워져 실수와 잘못이 늘어가게 되니, 어찌 그 부와 명예가 나에게 남아 있겠는가. 이 다섯 가지를 잘 지키면 인간세계가 불국토가 되고 극락정토가 되어서 서로 존경하고 믿고 따르니 지상낙원을 이루게 될 것이다. 재가 오계를 잘 받아 지니는 가운데 또한 중요한 것은 ‘참나’를 찾는 것이다. 참 나를 찾지 못하면 육도윤회와 사바세계의 그칠 날 없는 고통을 영원히 벗어나기 어려우니, 이 ‘참나’를 찾아 가는 그 속에 영원히 마르지 않는 복락이 있다. 금생에 견성성불을 못 하더라도 바른 참선지도를 받아서 바르게 지어나가 바른 종자를 심어 놓게 되면 내생에는 반드시 진리의 도를 성취하게 된다. 참나를 찾기위해서는 바른 신심과 용기를 내어 선지식스님의 바른 지도를 받아서 일상생활중에 간절하게 화두가 흘러가게 해야 할 것이다. 보고 듣는 것을 다 잊어버리고 화두일념에 낮이 지나가고 밤이 지나가는 줄을 모르고 화두삼매가 지속되면, 홀연히 부처님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선지식을 못 만나 바른 지도를 받지 못하고 혼자서 공부를 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스승 없이 깨친 이는 천마외도(天魔外道)”를 면치못할 것이다. (스님은 법문 말미에 마조와 제자 백장스님의 법거량과 고봉스님과 금오스님의 법거량, 그리고 진제스님과 스승 향곡스님의 법거량을 소개했다. 마조스님이 뒷산에 갔다오는 백장스님에게 산에서 사람을 보았느냐고 묻자 보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을 못만난 이유를 묻자 백장스님은 “만나면 곧 선사님께 찾아가 말씀 드리겠습니다”한다. 그러자 마조스님은 “어디서 그 소식을 얻었느냐”고 하자 백장스님은 자신의 허물이라고 한다. 이에 마조스님은 당신의 허물이라고 답했다. 고봉스님과 금오스님의 법거량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공스님의 뒤를 이어 조실인 고봉스님이 법상에 오르려 하자 금오스님이 장삼자락을 붙잡으며 “법상에 오르시기 전에 한 말씀 일러달라’고 한다. 이에 고봉스님은 “장삼을 놓아라”고 거듭해서 말한다. 이를 놓고 25년전에 향곡스님이 진제스님에게 “너가 고봉스님이었으면 뭐라 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진제스님은 “할”하고 답한다. 향곡스님은 “네가 그러할진데 부산시민을 다 눈을 멀게 하여가리라”하고 진제스님은 중국의 백장선사처럼 “소승의 허물입니다”한다 향곡스님은 다시 마조스님처럼 “노승의 허물이니라”고 답한다. 스님은 이 세 일화를 들려주며 “그럼 마조와 백장선사의 문답이 훌륭함인가. 향곡선사와 진제의 문답이 훌륭함인가”라며 대중에게 물었다.) “저저처평지유여(低低處 平之有餘), 고고처관지부족(高高處 觀之不足) (낮고 낮은 곳은 평평하여 가는데 남음이 있음이요/높고 높은 곳은 보아가는데 부족함이로다) 부산=박부영 기자 [불교신문 2079호/ 11월12일자] |
첫댓글 해운정사 법당......제가 스님 친견했을 적에 스님께서 함장하시며 " 열심히 합시다" 하시며 인자하신 모습....... 우리들도 이 카페 공간에서 부지런히 정진 해 봅시다... 늘 법문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가보고 싶은곳 뵙고 싶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