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본선이 열렸다. 적당한 싸움이 이어지고 왠만한 카드는 접으며 탈락하지 않으려 버티던 중에 칲이 제일 많은 고수머리 안경 남자는 내가
카드를 보기도 전 앞서 올인을 부르고 기세등등 한 모습을 보였다. 내 앞 선수들은 모두 카드를 던졌고 난 어떤 카드를 가졌을지 카드를 들추려 했다.
그때 마침 바 입구쪽에 이에나가 나타나며 나를 발견하고 함박 미소를 짓고는 자기 팔뚝을 가슴 쪽으로 당기며 '파이팅.!' 하라는 모션을 취하였다.
그런 타이밍이라 왠지 묘하게도 기대감이 생기며 기분이 좋았다. 들춘 카드는 QQ 포켓 이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그것을 꺽을 수도 있다. QQ은
매우 강한 카드이지만 위로 AA나 KK이 간혹 있을 수 있고 AK나 AQ, AJ, A10 등이 A를 뛰워 충분히 배드빗을 맞힐 수도 있으며 가장 중요한 난점은
상대가 내 스텍을 커버한다는 점이다. 상대는 지더라도 더 도전 할 여유의 칲이 남게 되고 나는 지게 되면 그걸로 게임이 끝이라는 점이다. 이런
경우 불운의 탈락과 행운의 연장선에 선다. 카드를 꺽는편이 오히려 1%라도 토너먼트 교과서적인 측면에서는 우위가 있다. 아마도.! 때마침
이에나가 그곳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카드를 버렸을 것 같다. 안경의 올인에 대하여 고민을 한 후 내 뒤쪽에 남은 플레이어들을 살피니 다들 꺽을
준비를 하는 듯 보였다. "콜.!" 나의 콜에 안경은 얼굴이 왠지 굳어졌다. 그가 오픈 한 카드는 AK 다이아몬드 두장이다. 안경의 카드가 꽤 좋아
보였지만 내 QQ에 대해 결코 편안 할 수 없었고 내 입장에서는 고작 22페어를 손에 든 것이나 매 한가지 경우였기에 오픈 될 카드에 긴장 되었다.
이대로 탈락 한다면 포커 룰을 잘 모르는 이에나에게 그저 내 실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춰 질 듯하여 주눅스러웠지만 여기서 탈락 한다해도 3천페소
정도의 상금은 받을 수 있기에 비교적 잘 한 것인 양 맛있어 보이는 샾 스페셜 메뉴인 안심 스테이크를 주문하여 같이 먹으면 되겠다고 안심했다.
플랍이 열렸다. '헉.!' A, 10, K 나에게 억울하게도 열린 플랍이 안경의 탑 투페어로 그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다. 내 카드는 거진 넘어간 것과 같이
보였고 선수 몇명의 표정에서 '너 좋은게 들었는데 아깝지만 탈락인 것 같다.' 위로 하는 듯 중얼 거렸다. 턴에는 3이 나왔고 그 상황은 더욱더 나의
탈락으로 보여졌다. 리버가 열리기 전 내가 이길 카드는 Q과 J 뿐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외쳤다. "이에나.!" 이에나가 여자였고 여왕이 여자였으므로
그렇게 외쳤다. 리버.! 리버에는 정말로 거짓말 같이 하트 무늬 Q이 '따악.!' 하고 웃으며 나타났다. 나는 그판에 꽤 많은 칲을 쓸어 모으며 칲 리더로
도약하였고 안경은 숏스텍 되어 테이블 꼴찌가 됨에 낯 빛이 흙색으로 변했다. 영문을 잘 모르는 이에나는 내가 외친 '이에나.!' 라는 말에 Q이 열리던
동시에 "와이.?" 하며 내게 대답했고 우연히 그 일을 번갈아 본 어떤이가 '껄껄껄' 웃었다. 그 판을 계기로 난 라스베가스의 기념 트로피를 앞에 놓고
사진을 찍게되는 우승을 했다. 주최자가 우승을 멋져 보이게 하려 했는지 10만 페소 가량의 상금을 모두 100페소 묶음 다발로 준비해 보기 좋게
쌓았는데 마치 백만페소 더미 처럼 보였고 많은 사람들의 눈은 부러움으로 가득 했다. 이에나와 축하의 저녁을 먹을때 문득 샤먼이 말했다는 공터
이야기가 생각나 그곳에 가보자 했다. 공터 옆에 사는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토지주 아들이 시내에 오토바이 샾을 차리려 혈안이 되어 부지를
급히 팔려 했고 120sqm로 좁지도 않았으며 땅은 7만페소에 매매 내 놓았 다는데 자기가 소개비 1만 페소를 받기로 했으며 5천을 덜 받을 테니
65,000에 흥정하겠다며 기대에 찬 의기를 보여 왔다. 다음날 오후 땅주인을 만나 이에나의 이름으로 그 땅을 계약했다. "이땅은 너를 만나서 좋은
일이 생긴 것이니 네 것이야.!" 하고 권리를 말해 주니 이에나는 그간의 삶에 고생한 이유였는지 금새 굵은 눈물을 보이고 말했다. "아냐 땅은 니꺼야
언제든 필요하면 말해.!" 난 대답 할 일 없이 미소를 보였다. 그간 이긴 돈과 토너 상금에서 땅을 사고도 10만 정도가 남았으므로 5만으로 벽돌과
시멘트 철근을 사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이에나는 그간 저축해 놓았던 돈이라며 12만을 내어 보였으나 가게가 완성되면 내가 코리안 프로덕트를
알아 볼테니 좋은 물건을 채우는데 쓰라고 놓아 두라했다. 인부들에게 작업 지시하고 현장감독을 틈틈히 하며 라스베가스에서 계속 포커를 쳤고
집의 생활비를 만들 수 있었다. 부지 앞쪽 우측 70% 크기는 그녀가 이미 하던 상점을 생각하여 꾸몄고 나머지 공간은 거실과 살림집을 지었는데
집이 완성 되면서 이에나는 여러번 감격했고 나의 권유로 그녀의 부모와 세명의 여동생, 남동생 한명 모두 깊숙한 산촌에서 볼리나오 도외로 이사해
왔고 그들에게 나는 왕보다 더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나와 나 사이에 적정한 선을 정하지는 않았으며 만찬을 먹던 어느날 그 선에 대하여
가족들이 심각히 물어 왔고 나는 답했다. '나는 이미 좋은 여자와 결혼 한 것과 같고 이제부터 우리는 친척이며 나는 이에나의 리얼 라이크 오빠이다.'
라고 말하니 그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럼 너는 내 아들이네.?" 하며 웃었는데 그의 나이는 나 보다도 한살 어렸고 이에나의 엄마는 그 보다도 어렸다.
나는 언제든지 찾아가 쉴 곳이 한군데 생겨 좋았고 내가 원한다면 이에나를 언제든지 안을 수 있었지만 리카와의 의리를 생각해 그러지 않았다.
이에나에게 차비와 친절을 선물 받고 그에 대한 감사로 그들 가족에게 집 선물을 했음에도 그간 포커게임에서 돈이 추가되어 7만페소가 손에
남았으며 볼리나오에 자주 들르기로 약속하고
그곳에서 잠시간 꿈속에 있던 것 같은 느낌을 뒤로 한채 내 일상으로 돌아왔다. 돌아 오기전
이에나에게 샤먼을 다시 보게되면 괜찮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연락처를 받아 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샤먼의 신통한 발언이 왠지 궁금했지만 그 후로도
한동안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고 어디에 사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샤먼스토리는 상식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일이며 그동안 포커를 칠때
계속적으로 느꼈던 이질적인 영역이 분명 있었는데 그것은 샤먼 스토리와 닮은 영력의 차원인 듯하다. 만약 패를 보기전에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미리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샤먼의 능력과 닮았다. 볼리나오 그곳에 이에나가 말 하길 내 삶이 Qeen과 같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 후 두주가 더 지났을때
난 볼리나오에 다시 방문했다. 이에나의 말이 터미널에서 지프니를 타고 산쪽으로 8킬로미터 정도 가면 이브야안 이라는 마을에 있고 그곳에서
샤먼을 만날 수 있다며 상점 손님의 지인을 통해 전해 들었다 했다. 이브야안에 가면 망고가 많이 나고 마침 제철이라 상점에 여러 날 두고 팔 수
있게끔 지프니를 통째 빌려 한차 떼어오면 판매에 좋은 수완이 될거라 했다. 이에나는 스마트 폰도 없는데 스마트 한 여자라 생각 되었다.
첫댓글 스마트폰도 없는데 스마트한 여자 ㅎㅎㅎ
홀덤스토리는 언제든 재미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