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Q를 높이자
1)들어가는 말
-우리는 자본 유통의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더 이상 멸시할 일이 아니며 오히려 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돈의 중요성이 강조 되고 있는 상황에서 돈의 융통을 의미하는 금융의 중요성 또한 크게 부각 되고 있다.
어른이 되어서는 돈 관리의 중요성을 매우 중시 여기지만 어려서 돈을 밝히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우리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어린이의 금융교육은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결과로서 최근 청소년 신용불량자의 속출 등 금융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여 나타나는 폐해가 속속 들어 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려서부터 돈을 벌고 쓰고 저축하는 요령을 가르쳐 부자가 되는 능력, 즉 금융 IQ를 기르고 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미국과 우리의 금융교육 현실을 비교하여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 ‘금융 IQ를 높이자’ 라는 책을 읽고 그에 대한 레포트를 작성하고자 한다.
2)금융 IQ, FQ란?
-FQ는 금융과 지수를 합친 신조어로 ‘금융지능지수’를 뜻한다. IQ가 지능검사 결과를 정신연령으로 나타낸 수치를 말하는데 비해 FQ는 감성지수(EQ)처럼 특정한 분야에서 지성을 나타내는 태도나 특성을 말한다.
이는 자신이 소유한 금융지식을 자각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며 충동적인 결론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 개인 금융 생활을 제대로 영위해 나가는 태도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3)미국의 금융 IQ 교육
-부자 어린이가 부자 나라를 만든다.
21세기형 문맹은 문자를 읽을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돈의 소중함과 관리 방식을 모르는 것, 즉 금융문맹을 뜻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미국 정부는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금융문맹 퇴치는 전 국민의 금융 IQ를 높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미국은 어린 학생들에게 ‘부자’ 되는 방식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렇듯 일찍이 금융 IQ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은 고리타분한 이론 교육보다 실제 현장에서 몸소 금융지식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교육을 강조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단지 절약과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로 하여금 팀을 짜서 실습하면서 스스로 깨닫는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학생들은 금융교육의 기본적인 사항을 습득한 뒤 교내 은행 모의실습에 들어간다. 팀원 중 몇 명은 예금자 역할을, 몇 명은 은행원 역할을 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사회에서 은행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몸소 깨닫게 된다.
-학교가 앞장서는 금융 IQ높이기.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교육은 돈 관리라며 조기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로드 페이지 미국 교육부 장관은 어릴 때부터 금융 IQ를 길러 주는 것이야 말로 부자나라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미국 교육 정책에 호응하여 금융교육을 법제화하고 예산까지 배정하였으며 미국 전국경제교육협의회가 금융교육 홍보에 발 벗고 나섬과 동시에 교육 현장의 최전선인 학교는 물론 가정이나 사회단체, 은행, 증권사들도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챙기는 금융교육
미국 재무부는 모든 미국인에게 돈을 관리하는 능력, 즉 금융지식을 가르치는 게 목표라는 기치를 내걸고 경제교육실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창설했다.
또한 폴 오닐 재무장관은 “이 조직은 모든 미국인의 돈 관리 능력을 증진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다양한 접근법을 개발할 것” 이라며 “재무부는 물론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도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소개했다.
곧이어 폴 오닐 재무장관은 교육부 장관과 만나 두 부처가 금융교육에 대한 공동 성명을 내기도 하였다.
-미국 13개 주 경제 과목 필수 지정
연방정부 차원에서 미국이 금융문맹 퇴치를 위한 특별 예산을 배정하기는 2002년이 처음이지만 상당수 주정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름대로 금융교육을 실시해 왔다. 50개 주들은 각기 다른 금융 교육을 실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같은 주에서도 자치구별로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그러나 금융교육에 관한 대강의 지침이 각 주마다 정해져 있어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전체 주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38개 주가 일선 학교나 교사에게 금융교육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또, 16개 주는 학교에서 금융교육이 포함된 경제학 과목을 강의할 것을 요구하며 13개 주는 경제학 과목 이수를 의무화 했다.
-금융교육을 확산하는 다채로운 참여 프로그램.
미국은 금융교육을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먼저 미국 교육부가 학생들의 경제, 금융 이해력 향상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평가의 틀’ 이라는 프로젝트가 그 예 이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미국 내 공립학교 12학년 학생들의 경제 및 금융지식을 평가하자는 것이다. 대학 진학이나 사회 진출을 앞둔 12학년생에게 있어 경제 능력을 파악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 교육부는 현재 이 프로젝트의 시험 구성 내용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양한 계층에서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또 한 가지의 참여 프로그램으로 금융지식경진대회가 있다.
콜로라도 주 덴버에 위치한 전국금융교육기금(NEFE)은 매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위 ‘금융 백일장’ 이라는 금융지식경진대회 행사를 개최한다. 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졸업 후 사회에 진출했을 때 경제생활을 보다 지혜롭게 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이 대회는 우리나라 돈으로 4500만 원이 채 안 되는 상금을 미끼(?)로 미국 50개 주 전역에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돈’에 대한 건전한 가치관을 심어 주고 경제생활의 요령을 터득하게 한다.
NEFE가 이러한 전국 규모의 금융지식경진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것은 뜻을 같이 하는 기관, 단체, 개인들의 든든한 후원 덕분이다.
그 밖에 대표적인 참여 프로그램으로 실적에 따라 상금을 받는 모의 주식투자게임이 있다.
모의 주식투자게임은 ‘경제교육을 위한 증권업재단(SIFEE)’의 주최로 해마다 봄, 가을 두 차례씩 개최된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이 투자게임은 3~5명의 학생이 팀을 이뤄 10주 동안 주식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주의 주식투자게임 운영 담당자에게 결과를 전해 주면 투자 실적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우승팀을 가려 수상한다.
SIFEE는 각 팀에게 가상의 돈을 10만 달러씩 주고 실제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 등에 상장된 종목의 주가 흐름을 감안해 투자하게 하여 수익률에 따라 순위를 정한다. 이때 주식을 사고 팔 경우 2%의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엄격한 게임 규칙을 적용한다. 2002년도에만 국내외에서 70만 명이 참가했으며 참여 교사만도 2만 5000명에 달한다.
참가 학생들은 주식 투자를 통해 주식 시장은 물론 경제 정책과 국제 관계, 기업의 돈 흐름 등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무궁무진한 금융교육 교재
미국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금융교육에 쓰이는 교재는 무려 350가지에 달한다. 이들 교재는 여러 단체에서 만든 것들로 단행본, 가이드북, 정기 간행물, 비디오 및 오디오 테이프, CD-롬, 게임기 등 다양한 형태를 띤다.
투자금융 회사인 메릴린치가 펴낸 초등학생용 소책자 ‘돈이 중요해’ 에는 돈에 관한 기초 지식, 즉 금융 IQ를 테스트 할 수 있는 100가지 퀴즈가 담겨있다.
또한, ‘머니매스’라는 책처럼 수학을 접목해 금융교육과 수학교육의 이중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교재도 적지 않다. 이러한 교재들은 학생들의 흥미를 배가시킬 뿐 만 아니라 한 가지 교육으로 다목적 교육 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 금융교육 교재의 공통점은 포괄적이고 이론에 치우친 경제 일반보다는 개인 재무교육에 초점을 맞춘다는 데에 있다.
이러한 350가지에 달하는 미국의 금융교육 교재 가운데에는 시뮬레이션, 게임, 비디오테이프, CD, DVD 등 소프트웨어만 100가지가 넘는다. 단순히 책만 가지고는 학생들의 흥미를 끌면서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하기가 힘들다고 미국 교육계에서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는 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혼자서도 재미있게 공부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전문 교사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란이기도 하며 이와 더불어 시청각 교육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교육 효과를 올리려는 것이다.
-학교로 달려가는 금융기관들
조기 금융교육 업무를 주관하는 재무부 금융교육실장인 주디 차파 차관보는 “은행이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금융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국가의 금융 인프라 구조를 튼튼하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설명하며 금융기관의 금융교육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현재 미국의 은행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금융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기관들 중 웰스파고, TCF파이낸셜, 헌팅턴뱅크셰어즈 가 대표적인 금융기관이다.
먼저, 웰스파고는 세계적인 은행으로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금융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인터넷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수표와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초 지식을 가르친다. 또, 다양한 투자 수단과 주택 담보대출에 대해서도 교육한다.
TCF파이낸셜은 ‘학교 내 은행’ 이라는 개인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습과 게임을 결합해 학생들에게 저축을 독려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은행원들은 주기적으로 학교 수업에 참가해 돈, 신용, 저축 등 기본적인 금융 개념을 설명한다. 또한 TCF파이낸셜은 매달 하루를 ‘은행의 날’로 정해 학생들이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저금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 있는 금융기관인 헌팅턴뱅크셰어즈는 초등학생들이 교내에 ‘헌팅턴키즈클럽’을 개설하도록 돕고 있다.
학생들은 이 클럽을 직접 운영하여 사회 속에서 은행이 어떤 일을 하는지 배운다.
-부모가 앞장서는 금융교육
미국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가정 내 금융교육이 그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에서 금융컨설턴트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데이비드 바흐는 베스트셀러인 그의 저서 ‘현명한 부부가 부자로 인생을 마감 한다’에서 자신이 성공한 배경에는 할머니의 가르침이 컸음을 기술했다.
또한,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가정에서의 조기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가난은 죄다.
미국에서는 학교, 은행뿐 아니라 심지어 동네 사설 도서관까지 곳곳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금융교육을 펼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교육 장소에 모인 어린이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눈에 띠는 공통점이 있다. 교육을 받는 상당수 어린 학생들이 흑인이나 히스패닉 계통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대개 미국 내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계층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교육을 하는 교사들 역시 백인 보다는 같은 흑인이나 히스패닉 계통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들은 동족들을 더 이상 가난하게 살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사명감에 가득 찬 작은 혁명가들이다. 이들의 강의 내용을 들어보면 “가난은 죄가 아니니 용기를 내라” 식의 고루한 이야기는 절대 없다.
대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은 분명한 죄다. 분발해서 부자가 되라”는 내용을 설파한다.
흔히 부자가 되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생각부터 한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갑자기 돈을 많아 번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루기가 너무나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무분별한 소비 태도부터 뜯어고치는 것 이다.
돈의 소중함, 계획적인 소비, 절제의 미덕에 대한 깨달음. 이 같은 사고는 조기 금융교육에서 비롯된다는 평범하고도 당연한 진리를 미국인들은 깨닫고 있으며 지금 실천에 옮기고 있다.
4)우리 금융교육의 실태
-금융지식 결핍증에 빠진 한국의 신세대
미국에서는 주요 도시 금융교육 기관과 학교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금융 IQ 높이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이때,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소비 활동으로 인한 부담을 이겨 내지 못하고 카드 빚 때문에 가출하거나 범죄를 일으키는 일이 속출하며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10대와 20대는 지금 ‘금융지식 결핍증’을 앓고 있다.
국민은행 경제경영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가운데 예금 부분보장제도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4%에 불과했다. 또한 캐피털, 투자신탁운용, 상호저축은행, 신용금고 등 금융기관의 차이점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 역시 20대 중 3%에 그쳤다. 20대 가운데 가정이나 학교 중 어디에서도 금융교육을 받아 본 일이 없다고 답한 경우도 28%에 달했다. 특히 재부설계 방법 등 실용적 지식에 대한 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신용 문제에 있어 가장 투명하고 사회 초년생으로서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할 10대, 20대가 ‘금융교육 부재의 나라’에 사는 대가로 자신의 신용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금융 및 교육 관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금융교육 부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들이 자국의 상황을 ‘금융문맹 상태’로 규정하고 금융교육을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하거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금융교육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할 때 한국의 금융교육은 너무나 낙후돼 있다.
미 의회가 ‘조기금융교육법안’을 제정하고 향후 5년 간 금융교육 프로그램에 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20대 신용 불량자 45만 명
금융교육의 부재는 사회적으로 치러야 하는 비용을 눈 덩이처럼 불리고 있다. 금융기관들의 카드 연체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대거 신용 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
2002년 10월 말 전체 신용 불량자 252만 명 중 10~20대는 무려 45만 명(18%)을 넘는다.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쓴 뒤 이를 갚지 못해 신용 불량자로 낙인 찍힌 5명 중 1명이 10대 또는 20대인 셈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도 하기 전에 개인 파산에까지 이르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같은 젊은이들의 일탈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무분별한 소비행위를 일삼은 본인들이게 있다.
그러나 10대와 20대에게 금융교육을 제대로 시키지도 않고 카드를 마구 발급해 주거나 외상 소비를 부추긴 사회 시스템 역시 면책 받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조기 금융교육이 시급함을 지적한다. 신용과 신용 관리란 게 무엇인지, 건전한 소비 태도가 어떤 것인지, 자산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에 대한 금융지식을 가르치지 못해 결국 지금과 같은 신용 위기를 자초 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10~20대에게 금융교육을 제대로 가르칠 교사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진수 인천교육대 교수는 “대부분의 교육대학에서 몇 년 전까지 필수 과목이던 ‘경제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전환했다. 그에 따라 경제 과목을 배우지 않고도 초등학교 교사가 될 수 있어 교사들조차 경제교육을 내실 있게 할 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한다.
-한국에만 있는 중학생 신용 불량자
학교와 가정에서의 금융교육 부재는 청소년들을 대거 신용 불량자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 신용카드, 휴대폰, 인터넷 게임 등 외상 소비의 무서움을 모르는 청소년을 달콤하게 유혹하는 수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라 청소년 신용 불량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그 원인은 물론 금융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에 있다. 여기에다 소득이 없는 청소년들을 무분별하게 가입시키는 카드 회사의 얄팍한 상혼이 사태를 더 고약하게 만들고 있다.
-금융, 경제 교육을 홀대하는 정규 교과 과정
21세기형 문맹이라 할 수 있는 금융문맹이 도처에서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가운데 아직까지도 대한민국의 학교는 ‘인성’과 ‘지성’에 힘써야 할 곳이라는 이유로 소위 ‘돈 굴리기’를 가르치는 것은 금기시 하고 있다.
국내 초, 중, 고 교과 과정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 경제 교육은 여전히 홀대받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금융 대국인 미국에서 학교교육에 금융 IQ 높이기를 접목하기에 한창인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오히려 2005년 대학입시부터는 이공계 지원 학생들은 아예 경제 과목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등 교육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 심지어 문과 학생도 굳이 경제 과목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고등학생 절반 이상이 금융문맹 상태로 학교를 졸업해 성인이 된다는 뜻이다.
금융, 경제 교육의 홀대는 고교 과정 이전부터 시작된다. 초등학교 2~3학년 도덕 과목애서 금융에 대한 가치, 태도 부분을 조금 다루고, 4~5학년에서 기초 금융지식과 기능을 약간씩 취급하고 있을 뿐이다.
교육 내용 역시 학습자인 학생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친다.
이러한 금융교육 불모지에서 신용 불량자가 난립하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돈 버는 법을 배우고 싶다.
서울 둔촌고등학교 박종희 교사는 고등학교 1~2학년생 193명을 대상으로 경제에 관한 지식을 배운다면 가장 배우고 싶은 내용은 무엇이냐고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경제 또는 사회 과목에 대한 학습을 끝마친 학생들에게 경제 공부를 다시하게 된다면 어떤 경제 공부를 하고 싶은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은 다시 경제 공부를 하게 되면 주식 공부, 재테크 학습, 돈 버는 방법에 대한 학습을 우선적으로 받고 싶다고 답했다.
이러한 설문 결과는 학생들은 실제적인 금융교육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데도 고등학교 경제교육은 지나치게 경제원론을 중심으로 한 학문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금융교육은 전무한 실정임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5)금융 IQ 키우기
-용돈에서 시작하는 소득 교육
미국 청소년 경제, 금융 교육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소득, 돈 관리, 소비와 신용, 저축과 투자 등 네 가지 분야 가운데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난색을 표하는 것이 소득 분야이다. 아직 직업을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소득, 즉 돈 벌기의 개념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얻는 소득은 대부분 부모가 큰 대가 없이 주는 용돈이다.
때때로 청소나 집안일을 돕고,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돈 벌기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경제, 금융 교육에서 돈 벌기의 개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가정에서 소득 개념을 제대로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에서부터 용돈의 개념에 대한 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며 용돈을 이용해 바른 금융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조차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엇갈린 답을 제시하며 용돈을 주는 목적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그러나 용돈을 주는데 다음 6가지 원칙은 모두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이다.
1.용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큰 기준을 정해 줘라.
2.용돈으로 해결해야 할 일들을 명확히 하라.
3.용돈에 대한 제어 권한을 가져라.
4.용돈은 정해진 시점마다 정해진 액수만큼 줘라.
5.아이들이 용돈 범위를 벗어나 지출하려할 때 절대 허락하지 말라.
6.추가로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제공하라.
-돈 관리방법 가르치기
아이들에게 금융, 경제 교육을 할 때 가장 난감한 주제 중 하나가 ‘돈 관리’다. 일일이 간섭하자니 끝이 없고, 적당히 넘어가자니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아이들이 스스로 올바른 금융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미국 개인 금융 컨설턴트인 닐 갓프레이가 제시한 단계별로 범위를 넓혀 가는 방법이 있다.
그 첫 단계는 연령별로 인생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아이들이 15세 정도 되면 예산과 관련된 ‘연령별 인생 계획표’를 만들어 보게 하는 게 좋다. 해당 연령 대에 가장 갖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 큰 예산이 필요한 항목을 하나씩 적어 나가는 것이다. 모범 답안은 없지만 계획표를 작성하면서 인생의 목표를 정하게 되고 꿈을 이루기 위한 금융 수단에 관심을 갖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S.O.S.에 따른 계획성 있는 돈 관리이다.
돈 관리 영역은 이른바 'S.O.S.'로 불리는 세 가지로 구분 된다. 저축(Savings), 기부금(Offerings), 소비(Spending)가 그것이다.
저축은 장기와 단기로 나눠서 해야 하며 기부금에 대한 교육은 사회를 윤택하게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또 기부금에 대한 예산 배정을 통해 10대는 어린 시절보다 사회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인식 시킬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금융 결정 범위를 넓히는 단계이다.
10대 중반이 지나면 아이들의 돈 관리 영역을 은행 계좌를 다루는 법에서 신용카드, 주식시장 등으로 넓혀야 한다. 대학생이 되거나 사회에 나가기 전에 앞으로 실제 겪게 될 금융 결정 상황에 대한 준비 교육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 위험 관리
돈과 관련한 위험 관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돈을 불리기는커녕 갖고 있는 돈마저 날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돈의 가치가 항상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휴지 조각처럼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돈을 갖고 있다 보면 항상 위험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돈과 관련한 위험 관리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그 중 예금도 위험 관리 수단의 일종이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은행에 맡겨둔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첫째 이유는 은행에 돈을 맡기면 그에 따른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돈을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예금을 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위험 관리에 있다. 만약 돈을 은행에 맡기지 않고 숨겨두면 절대 안심할 수 없다. 그만큼 분실의 위험이 크다.
또한 대표적인 위험관리 수단으로 보험이 있다.
보험은 크게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으로 나뉜다. 보험에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만일 있을지 모를 사고에 미리 대비 하자는 데에 있다.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이 막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소비 이해하기
영어에 이런 말이 있다. ‘공짜 점심은 없다!’ 이 말은 경제학에서도 자주 인용된다. 한마디로 모든 선택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기회비용 이라 한다. 기회비용이란 사람들이 어떤 일을 선택할 때 포기하는 데 따르는 비용을 의미한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물건을 구입하면 지출한 돈이 기회비용이 된다. 기회비용은 잃어버린 것이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명한 소비 자세가 필요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저축 이해하기
1959년 9월 중순 태풍 사라가 한국을 강타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84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태풍은 매년 발생했고 정부는 태풍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매년 댐을 만들어 대비 했다. 43년 뒤인 2002년도에도 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엄습했다. 루사는 사라보다 훨씬 셌지만 인명 피해는 246명에 그쳤다.
왜 그랬을까. 댐을 쌓아 위험에 대비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조금만 비가와도 여기저기 물난리가 났다. 매년 여름 장마 때만 되면 홍수로 인해 전국에서 사망하는 사람이 속출했고 지을 잃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댐을 건설한 후부터는 홍수 피해가 줄기 시작한 것이다.
강물은 그대로 두면 바다로 흘러가 버린다. 비가 많이 오면 강물이 넘쳐 사람들에게 많은 해를 주지만 댐을 만들어 두면 댐은 홍수를 막아준다. 이 물은 집에서 밥을 짓고 공장을 돌게 하고 댐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전기도 만든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미리 저축해 두지 못하면 ‘비 오는 날’에 대비할 수 없다.
비가 많이 오면 그 물을 모았다가 비가 오지 않아 땅이 메말랐을 때 쓰는 것처럼 돈이 있을 때 그 돈을 모으면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이처럼 저축은 미래를 위한 ‘댐’의 기능을 한다. 저축은 사고나 질병으로 치료비가 필요할 때, 퇴직 후 일을 할 수 없을 때, 땅이나 집, 차를 구입할 때, 대학에 진학하거나 결혼 할 때 댐 물과 같은 구실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저축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는 것만이 저축은 아니다. 저축에는 예금, 투자, 보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저축할 수 있는 기관도 농협,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증권회사, 보험회사, 투자신탁회사 등 여러 가지가 있다.
6)맺음말
-지금까지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융 교육실태에 대해 알아보고 금융 IQ를 키우는 데 필요한 정보들도 알아보았다.
미국과 비교하여 우리나라는 많은 점에서 아직 금융 문맹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대학 교재용 경제학 원론을 축소한 듯한 경제교육을 지양하고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하루 빨리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하여 선진적인 금융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가적 차원의 금융교육 캠페인을 벌이고 전 국민의 금융 IQ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우리나라가 신용 선진국으로 도약해야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