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타 오야스코4 - 오야스코 협곡에 걸린 붉은 다리에서 계곡의 단풍을 바라보다!
2022년 10월 31일 아키타역 에서 기차를 타고 유자와 湯沢 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미나세강을 끼고 동쪽으로
달려서 모토유 "Motoyu 元湯" 정류장에서 하차해 모토유 湯の宿 元湯くらぶ 로 들어가 체크인을 합니다.
오야스쿄 온센 (小安峽 溫泉 소안협 온천) 에서 유명한 협곡 을 구경하기 위해 긴 계단을 한참 내려가
60m 깊이의 V자 오야스쿄 협곡에서 '오야스쿄 다이훈토우 (小安峡大噴湯)' 를 구경합니다.
'오야스쿄 다이훈토우 (小安峡大噴湯)' 란 미나세강의 급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기슭을 침식시켜 생긴
오야스쿄 협곡 에서 대지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듯 열탕과 증기가 격력하게 분출 하는 것을 말합니다.
바위 틈 사이로 98도의 원천(源泉) 이 끓어오르는 모습과 굉장한 소리와 함께 수증기를
뿜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열탕과 수증기가 격렬하게 분출하는
"오야스쿄 다이훈토" 는 대지의 숨결을 느껴 보라는 듯 단애의 갈라진 틈에서 솟아납니다.
'오야스쿄 다이훈토우 (小安峡大噴湯)' 를 구경하고 다시 길고 가파른 계단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와 200미터
를 걸어서 협곡에서 올려다 보이던 계곡에 걸린 붉은 다리 로 찾아가니 계곡에 단풍 이 참으로 예쁩니다.
단순히 단풍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고 협곡에 흐르는 물이며 또 바위틈에서 쉬쉬~ 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분출되는 흰 수증기 를 보며 석양에 일몰 까지 구경하다가..... 문득 유윤종 씨가
동아일보에 쓴 에드 용이 지은 ‘이토록 굉장한 세계’ 라는 책을 소개하는 기사가 떠오릅니다.
후각으로 풍경을 그리는 채찍 거미 와 예민한 발로 수면 아래 보는 해달...... “인간이 아는 세계는 빙산의
일각, 세상은 생명체 종만큼이나 다양, 인간의 오감 너머 그들만의 ‘감각의 제국’ 이 있다. 하늘을
나는 새가 아니고서야/ 어찌 알겠는가/ 광대무변한 세계의 즐거움이/ 당신의 오감에 가로막혀 있다는 것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져본 것이 나의 세계를 이룬다. 그 세계에는 한계가 있다.
사람은 1초에 20번 보다 더 적게, 2만번 보다 더 많이 진동 하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파장 이 1억분의 38m 보다 짧거나 1억분의 75m 보다 긴 빛은 보지 못한다. 다른 동물들이 느끼는 세계 는
어떤 모습일까. 과학저널리스트 저자가 소개하는 동물계 ‘감각의 제국’ 은 화려하며 장엄하기까지 하다.
채찍거미는 앞다리에 있는 긴 냄새 센서로 길 을 찾는다. 이들의 뇌에는 후각으로 느낀 풍경 이 펼쳐질
것이다. 여러 뱀은 열을 감지하는 구멍이 있어 냉온(冷溫) 패턴을 시각 정보에 합성해 인식한다.
해달은 종일 물에 게으르게 떠있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뇌를 살펴보면 발
에서 신호를 받는 부분 이 엄청나게 크다. 그 민감한 감각으로 물고기를 낚아채고
성게를 잡고 조개를 캔다. 해달에게 세계는 발이 느끼는 모양과 질감 으로 넘쳐난다.
별코 두더지는 열한 쌍의 더듬이가 돋아난 별 모양의 코 를 갖고 있다. 1초에 열두 번씩 땅굴 벽 을
두드리며 자신의 주변 세상, 특히 먹잇감을 파악한다. 땅속에 사는 이들에게는 더듬이가 시각
대신이다. 검은칼고기는 1400만개나 되는 전기 수용체로, 오리너구리는 전기장으로 세계를 파악한다.
박쥐가 초음파로 주변을 ‘보는’ 것은 널리 알려졌다. 먼저 초음파를 발생시켜 돌아오는 파형을
인식한다. 100만분의 1초의 시간 차를 감지해 1mm 의 거리 차이 도 구분한다. 여기 대항
하는 전략도 나왔다. 불나방은 옆구리에서 초음파를 내 박쥐가 혼선 을 일으켜 놓치게 만든다.
시각은 인간이 비교적 잘 특화해온 감각 이다. 같은 시야각 내에 구분할 수 있는 화소 수 에서 인간은 맹금류를
제외하면 가장 뛰어나다. 너구리나 고래는 세상을 단색으로 파악하고 개도 두가지 색각 세포 만 갖고
있다. 영장류가 가진 세가지 색각 은 나무 위에서 살 때 싱싱하고 영양 많은 식물을 구별하는데 큰 이점이 됐다.
하지만 인간도 시각의 모든 면에서 뛰어나지는 않다. 인간과 가까운 돼지도 보는 자외선 을
우리는 못 본다. 벌이나 어떤 새들은 네 가지 색각세포 가 있어 훨씬 많은 색을 구분한다.
소는 시각세포가 집중된 첨예부(尖銳部) 가 가로로 배열되어 한 번에 지평선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인간처럼 주변을 둘러보는 일 은 여러 동물들에게 특이한 행동으로 비칠 것이다.
이 책은 ‘우월함’ 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다양성’ 에 대한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종(種) 마다 자기의 생존에 필수적인 감각을 잘 진화시켜 왔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주 오만에 빠진다. 반려견을 산보시키면서 개가 길가 구석의 냄새 를 맡는 데 몰두
하면 “더러워, 빨리 가자” 며 끌어낸다. 그러나 개에게 산보는 후각으로 가득 찬 감각의 향연 이다.
저자는 ‘하나의 종이 사라질 때마다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 하나를 잃는 것’
이라고 경고한다. “우리는 문어가 된다는게 어떤 기분 인지 결코 모를 수
있지만 적어도 문어가 존재하고 그들의 경험이 우리와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려고 노력할 수 있다.
그 선물은 자연이 준 것으로, 소중히 간직해야 할 축복이다.”
그러고는 다리를 떠나 천천히 걸어서 모토유 "Motoyu 元湯" 정류장 옆에 있는 유노주쿠 모토유
구라부 湯の宿 元湯くらぶ 라고도 부르는 온천 료칸인 모토유 湯の宿 元湯くらぶ 로 돌아옵니다.
돌아와서는 저녁을 먹기 전에 먼저 온천욕 부터 하기 위해 긴 복도를 걸어서 온천탕을 찾아가
노천 온천탕 에 들어가 밤하늘을 보니 아이헨도르프 시인의 “그리움” 이란 시가 떠오릅니다.
별들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
나는 홀로 창가에 기대어
고요한 마을
멀리서 들리는 역마차 피리소리를 들었다.
어쩐지 가슴이 타오르듯 뜨거운
이렇게 아름다운 여름밤
저렇게 함께 여행할 사람이라도 있다면 좋겠네.
그런 생각을 슬쩍 하기도 했다
젊은이 두사람이
산비탈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걸어가면서 노래하는 소리가
고요한 산자락을 따라 멀어져간다.
살랑살랑 속삭이는 숲을 맴돌고
현기증 나는 바윗길을 맨돌아
낭떠러지를 뚝 떨어져서
숲의 어두움속에 사라지는 샘물을 맴돌고간다.
그들은 대리석 조각에 대해 노래하고 있었다.
어두컴컴하게 우거진 갈퀴덩굴속의
바위 있고 잔디밭 있는 정원과
달그림자에 떠오르는 궁전을 노래했다.
아름다운 여름밤
아가씨들이 그 창가에 기대어
아련한 샘물의 솟삭임 소리에 귀 기울이며
칠혐금 소리 울리기를 기다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