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카의 전신인 '런 앤 건(Run & Gun)'의 창단멤버이자 '싸카'의 카페지기인 박경서 군의 결혼식이 있는 날. 현재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박사과정(환경생태학?) 중에 있으면서 12년간 사귀어 온 우리 회원 남수의 친누이인 김근영 양과 백년가약을 맺는 뜻깊은 날이다. 이미 카페에 우리의 유니폼을 입고 깜찍한 세리머니를 보여준 터라 회원들은 낯설지가 않으리라.
회장님과 이정상, 길윤이, 그리고 신랑의 오랜 친구 지상천과 함께 대절버스를 타고 결혼장소인 청양으로 갔다. 무더운가 싶더니 가는 길에는 비도 내린다. 오후의 날씨를 예고라도 하는 듯... 식장에서 반가운 조우를 하고, 맛있는 식사와 즐거운 예식, 이 모두가 젊은 한쌍의 앞날을 마음깊이 축하하고 복을 비는 싸카의 사절단 역할이다?!?ㅋ ㅋ
신부와 혼주, 남수는 밤에 봐도 한가족이다. 잃어버릴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 아담싸이즈(? 미안 남수 ㅋㅋ)에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아버님 죄송ㅋㅋ) 인상... 오늘의 결혼이 그들의 앞날에 행복만을 가져다주는 모멘트가 되기를 기도한다.
예상보다 약간 늦게 카이스트에 도착, 권부상, 윤광재, 홍창기와 그의 아들(승환:귀여운 녀석), 그리고 루키 대흠이가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다. 속속 회원들이 도착하면서 휴식 중인 카이스트 베트남 학생들로 구성된 VNKAIST와 협상(?)을 시도, 친선경기를 하기로 했다. 근데 이게 웬일,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이건 비가 오는게 아니라 퍼붓는다. 게다가 우박까지... 기왕 버린 몸,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풀고 있는데... 난 오늘 비가 내 몸을 때려서 나는 소리를 처음으로 생생하게 들었다. 마치 프라스틱 통을 때려 울리는 소리 같은... 정말 신기(?)했다. 헉! 졸지에 '빠께스' 됐다!!
도저히 그칠 것 같지 않은 폭우의 기세에 거센 천둥과 번개까지 가세하여 우리의 축구사랑을 저지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일단 경기를 시작하기로 하고, 피치에 들어서니 물줄기가 시원하다. VNKAIST, 작지만 빠르고 몇몇은 개인기량도 꽤 있는 게 만만찮다. 그러나 공수의 폭을 좁게 한 우리의 우세가 점차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경기는 기울기 시작했다. 한 골, 두 골 터지더니 5골인가 6골인가 기억이 잘 안 난다. 상대 팀은 종료 직전 공격수의 정교한 밀어넣기 골로 간신히 영 패를 모면할 수 있었다. 오늘의 경기는 한마디로 수비, 미드필드, 공격 지역의 밸런스 면에서 우리의 우세가 결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걸 '경기력'이라고 한다. 축구가 단체경기인 이상 공수 밸런스와 유기적인 움직임 등이 승패를 결정짓는다는 교훈을 주는 한판이었다. 경기장 곳곳에 논을 방불케 하는 물이 고여 사실상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즐거운, 또 이역만리 타국에서 외롭게 공부하는 그들과의 친선의 장을 마련한 번개팅 경기였다. 그들에게도 행복이 피어나길 소망한다.
오늘은 온통 싸카와 함께 한 짧고도 즐거운 하루였다. 할 수 없다. "Saturday is Soccerday"
작은 거인 최민호 만세! 코리아 만세!! 대~한~민~국~!!!
첫댓글 오늘은 수영에 양궁까지.. 대단합니다. 축구도 이겨야 되는데
물이 담기지 않는 신기한 "빠께스"였네요 ㅋ 비올때 축구는 시원해서 좋습니다. 급정지, 급턴 할 때는 물에 불은 축구화가 곧 터질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는 하지만.. 싸카데이는 항상 즐거운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