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범죄
[삼하 11장]
[내용개요]
본장은 유명한 다윗과 밧세바의 간음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요압을 필두로 이스라엘 군대를 암몬 정복 전쟁에 보내고 왕궁에 남은 다윗은 마침 목욕하던 밧세바를 발견하고 그를 데려다가 동침하였다(1-5절). 그 후에 밧세바가 잉태하자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전장에 나간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불러 동침케 하였다. 그러나 우리아가 이를 거절하자(6-13절) 요압에게 편지를 보내 전장에서 전사하도록 만들라고 명하였다(14-21절). 결국 요압의 간계로 우리아는 전사하였고 다윗은 밧세바를 궁으로 데려와 아내로 삼았다(22-27절). 본장은 성군인 다윗의 범죄를 통해 인간은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죄인임을 보여 주고 있다.
[강 해]
본장은 본서의 분기점입니다. 즉 지금까지 계속되던 다윗의 번영은 본장에서부터 쇠퇴의 길로 빠지게 됩니다. 본장에는 다윗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로 하나님과 깊고 고상한 영교를 가졌었던 다윗의 생애에서 씻을 수 없는 죄악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즉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간음할 뿐만 아니라 충신인 우리아를 전장에서 죽게 만드는 죄악입니다.
1. 밧세바를 범하는 다윗
1) 출정하지 아니한 다윗
해가 돌아와서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때는 봄 장마가 끝난 뒤를 말하며, 겨울 동안 쉬었던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때입니다. 다윗은 이때에 요압과 온 이스라엘 군대를 요단 강 동편에 위치한 랍바로 출전시켰습니다. 랍바는 당시 암몬의 수도이며, 현재는 요르단의 수도인 암만을 가리킵니다. 왕은 보통 자신이 군사들을 직접 지휘하였는데, 이때 다윗은 출정하지 않고 예루살렘의 안락한 처소에서 머물러 있었습니다.
a. 전쟁의 시기인 해가 돌아옴(왕상20:22)
b. 암몬의 수도인 랍바(삼하12:26)
2) 목욕하는 여인을 보게 됨
다윗은 저녁때가 되자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지붕 위를 거닐며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다윗은 우연히 한 여인이 목욕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목욕하는 여인이 다윗에게는 심히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하와의 경우처럼 다윗도 보는 것을 통해 유혹에 빠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윗은 밧세바를 보자 즉시 정욕이 통하였습니다.
a. 음심이 가득한 눈으로 봄(벧후2:14)
b.마음을 빼앗김(아4:9)
3) 밧세바와 동침하는 다윗
보는 것을 통해 유혹받는 다윗은 사자를 보내어 그 여인이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였습니다. 다윗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은 엘리암의 딸이며 우리아의 아내인 밧세바였습니다. 다윗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본 후 사자를 보내어 밧세바를 자기에게로 데려오게 하고 더불어 동침하였습니다. 이미 다윗에게는 여러 명의 아내가 있었으나 다윗은 만족하지 못하고 '간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계명(참조, 출20:14-17)도, 남의 아내라는 사실도 무시한 채 자신의 욕망을 채웠습니다. 다윗은 일시적으로 성적인 만족을 얻었지만 그 영혼의 평안은 사라져 버렸고 이후 그의 범죄로 인해 엄청난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a. 요압과 함께 전쟁에 출전했던 우리아(삼하11:16)
b. 안목의 정욕에 휩싸임(요일2:16)
2. 흉계를 꾸미는 다윗
1) 잉태한 밧세바
우리아의 아내인 밧세바는 다윗과 더불어 동침하였습니다. 비록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라고는 하지만 다윗의 동침 요구를 거절했다는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녀에게도 잘못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는 다말이 행하였던 강한 저항(참조, 삼하13:12-13)과 같은 기록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밧세바와 더불어 동침한 후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그녀를 자연스럽게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이를 잉태하고 다윗에게 이 사실을 전하였습니다. 밧세바의 임신으로 말미암아 다윗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a. 자신을 더럽히게 되는 타인의 아내와의 동침(레18:20)
b. 밧세바의 잉태는 간음한 죄의 대가임(약1:15)
2) 우리아를 소환함
다윗은 자신이 동침한 여인 밧세바가 아이를 가졌다는 잉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윗은 자신의 범죄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 전쟁에 나가 있는 우리아를 급히 예루살렘으로 소환하였습니다. 우리아를 소환한 다윗은 그에게 요압과 이스라엘 군사의 안부를 묻고 전쟁의 상황을 세세하게 질문하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다윗은 이스라엘 군사들을 걱정하는 훌륭한 왕처럼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기 위한 다윗의 거짓된 물음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다윗은 그에게 선물을 주면서 집에 가서 쉬라고 하였습니다.
a. 장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하는 군사들(마8:9)
b. 자신의 죄를 은폐하려는 의도(삼하11:15)
3) 집에 가지 아니한 우리아
다윗은 우리아가 집에서 아내와 함께 자게 만듦으로써 자신의 죄악을 은폐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다윗의 의도를 모르는 우리아는 다윗의 명을 따르지 않고 왕궁 문에서 다른 신복들과 함께 잤습니다. 이는 그가 전쟁터에서 고생하는 동료 군사들을 생각하면서 집에 가지 않았던 때문입니다. 그는 전쟁에 임하는 장수로서 철저하게 자신의 위치를 알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관리했던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다윗은 더욱 간교한 계책을 꾸몄습니다. 즉 우리아로 하여금 술에 취하게 하여 그가 무의식중에 집에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아는 술이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궁 문 앞에서 갔습니다.
a. 우리아에게 집에 가서 쉴 것을 명한 다윗(삼하11:8)
b. 생활에 얽매이지 않은 군인(딤후2:4)
3. 충신 우리아를 죽게 함
1)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소환하여 자신의 죄를 은폐하려던 다윗의 계획이 우리아의 선한 열심으로 좌절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다윗은 우리아를 전쟁터로 보내면서 요압에게 편지를 보내게 됩니다. 그 편지에는 우리아를 가장 치열한 전선에 배치하였다가 그를 적군의 손에 죽게 하라는 명령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윗의 편지를 받은 요압은 왕의 명령대로 적군들이 있는 곳에 우리아를 배치하여 결국 죽게 만들었습니다.
a. 은밀하게 행하는 다윗(삼하12:12)
b. 죄악을 도모하는 묘책(시64:6)
2) 다윗에게 보고하는 요압
우리아가 죽은 것을 들은 요압은 곧바로 전령을 보내어 전쟁의 모든 피해 상황을 전달하게 했습니다. 또한 우리아가 죽었다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다윗은 자니 병사들의 죽음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요압을 위로하였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범한 죄악을 감추기 위하여 충성스러운 장수 우리아를 죽게 하였던 것입니다. 다윗은 이러한 엄청난 살인을 주도했으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a. 다윗의 명대로 우리아를 죽게 한 요압(삼하11:17)
b. 용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음(암2:14)
3) 밧세바를 아내로 맞아들임
남편 우리아가 죽은 것을 안 밧세바는 호곡하였습니다. 장례를 마치마 다윗은 밧세바를 자신의 궁으로 데려왔습니다. 이제 밧세바는 다윗의 아내가 된 것입니다. 간음과 살인을 한 후에 다른 사람의 아내를 빼앗은 다윗의 행위를 하나님께서는 악하다고 판단하셨습니다. 우리아가 죽음으로써 다윗의 간음과 살해 음모는 성공한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결코 하나님을 속일 수 없었고 왕으로서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모습은 적나라하게 성경에까지 기록되었습니다.
a. 슬퍼하며 애통함(창23:2)
b. 다윗에게 네 명의 아이를 더 낳아 준 밧세바(대상3:5)
결론
본장을 통해 죄악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 것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였던 성군 다윗 왕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간음한 이후에 계속해서 끔찍한 사건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우리는 다윗의 범죄 사실에서 사람은 수구나 범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어떠한 형태의 죄라도 멀리해야 함을 인식하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해가 돌아와서. '그 다음 해 봄'을 가리킴. 즉 히브리 태양력으로 3, 4월을 나타냄. 팔레스타인은 겨울에 비가 계속 오기 때문에 건조해지는 봄에 국가의 대사를 시작하였음.
2절. 지붕. '옥상'을 뜻하는 말. 팔레스타인은 더운 기후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집 구조를 선택하였는데 여기서 옥상은 그 집의 가장 시원한 곳으로 만들어짐.
3절. 밧세바. 대상3:5에는 '밧수아'라고 나타남. 우리아의 아내이자 다윗의 아내. 이스라엘의 3대 왕인 솔로몬을 낳음.
8절. 왕의 식물. 왕이 내리는 선물을 의미.
11절. 영채. 광야나 전쟁터에 만든 거처. 임시용이므로 만들고 해체하기가 쉬웠음.
12절. 오늘. 히브리인들의 하루는 해질 때부터 다음날 해질 때까지임.
13절. 신복. 원어 <db,[,:에베드>는 '하인, 노예, 종'을 뜻. 여기서는 왕을 섬기는 신하를 의미.
19절. 사자. 소식을 전하는 사람. 즉 왕이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파견된 사람.
[신학주제]
악의 파급성. 본장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성군이라는 다윗의 범죄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사울과의 대결 속에서도 의롭게 살았던 다윗도 정욕을 이기지 못하고 신하인 우리아의 아내와 간음죄를 범하고 말았다. 이는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죄에 대해 무방비 상태이며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 준다. 뿐만 아니라 본장의 사건은 죄는 또 다른 범죄를 초래한다는 죄의 악순환에 대해 보여 준다. 다윗은 밧세바와의 간음을 은폐하기 위해 결국 신하인 우리아를 죽이고 말았다. 이처럼 죄는 속성상 죄를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죄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죄로부터의 해방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은폐보다는 철저한 회개를 통해 치유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적교훈]
요압은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우리아를 죽이라는 다윗의 편지에 한 점의 의심도 없이 그를 죽이고 말았다. 요압은 다윗이라는 개인에 대해 철저히 충성한 사람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먼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바로 서야 함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성도들도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은 잘못된 태도이며, 자신도 하나님의 징계를 받게 된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모든 일에 먼저 그 일이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일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만일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어떤 인간 관계나 이익에도 불구하고 거절하는 공의로운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