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항암 하루 전날 밤이었다. 자다 깨다 하기도 했지만 그런 대로 잠은 이루었다. 아침 6시 29분 고속 버스표 였어서 4시쯤에 몸을 씻었다.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국선도 수련을 했다. 하다 보니 준비, 행공, 정리 운동까지 마쳤다. 그렇게 하기는 모처럼 만이었다. 갈 준비를 하고 문 단속을 하고 집을 나온다. 어둠은 사라지고 아침이 밝아온다. 세종 청사 승강장까지 걸어서 간다. 고속 버스가 오기를 기다린다. 여행 가방을 들고 나온 사람들이 많다.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같다. 인천 공항으로 가는 버스가 오자 우루루 타는 모습이다. 물끄러미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나는 건강해 보이는 그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러는 사이에 내가 기다리는 고속 버스가 온다. 내 자리에 가서 앉는다. 서울로 가는 동안, 꾸벅 꾸벅 졸기도 한다. 설사 신호가 오지는 않는것 같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1시간 40분쯤 지나 목적지인 강남 터미널에 이른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화장실부터 간다. 장루를 확인해 본다. 다행히 설사는 안 보인다. 전철 역까지 바삐 걷는다. 출근 시간인지라 사람들이 많다. 매봉역에서 내리고 병원 셔틀 버스를 기다렸다가 탄다. 9시쯤 병원에 도착한다. 채혈부터 한다. 2층 비뇨 의학과에 접수를 한다. 8시간 이상 금식을 하였기에 몹시 배가 고프다. 구내 식당으로 간다. 설렁탕을 사 먹는다. 비뇨 의학과로 와서 진료 대기를 한다. 그 후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오늘 따라 진료가 많이 밀리는것 같다. 진료실에 들어가고 설사 얘기를 했더니 설사약을 처방을 해준다. 처방전을 받고 외래 약국부터 먼저 들린다. 그런 다음 항암 치료실로 간다. 오후 2시가 지날 때까지 항암 주사를 맞는다. 끝나고 나오다가 구내 식당을 다시 들린다. 비빔밥을 사 먹는다. 병원 셔틀 버스를 타고 매봉역에서 내리고 전철로 갈아타고 고속 터미널에서 내린다. 세종 청사로 가는 고속 버스표를 끊는다. 기다렸다가 고속 버스를 탄다. 차창 밖의 날씨는 맑고 화창하다. 나는 그저 아무런 생각이 없다. 세종 청사에서 내리니 해는 서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천변 따라 걸어 오는데 걷는게 힘에 부친다. 겨우 걷는다. 오다가 앉을 자리가 있으면 쉬었다 가기도 한다. 집에 오자 마자 어질 어질하다. 그냥 눕는다. 그대로 누워 있다가 저녁은 누른밥을 해서 좀 먹었다. 될 수 있으면 생각을 줄이도록 하자. 단순해 지자. 오늘 밤은 잠이라도 좀더 편안히 잘 수 있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