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 지역을 돌아본 하루
- 이 학 덕 -
지난 3월 8일(토)이다.
매월 한 번씩 만나 가보지 않은 곳을 택해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시간을 가지는 팀이 있다. 이제까지는 주로 동해안 쪽을 다녔는데, 지난해 말부터 내륙지역을 다녀 보기로 하고 실행 중이다.
우리 일행은 영천역 광장에서 am 10시에 만나기로 되어 있어 우리 부부는 아침을 일찍 먹고 8시 50분경에 집을 나섰다. 경산 진량을 지날 때이면 주로 차량의 통행이 잦아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종 종 있어 약 4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공휴일 나들이객들이 많을까 싶어 조금 일찍 서둘러 나선 것이다.
영천은 경북 영천시의 시소 재지로 동쪽 끝에 금호강의 단애가 있고 전방에는 평야가 전개되어 있어 과수농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영천 하면 사과와 포도로 유명세를 띠고 있다. 중앙선과 동해중부선의 분기점이 있어 교통의 요지라 농산물의 집산지이다.
포항으로 가는 막바지 부분에 호국영령들을 모시는 호국 공원이 있고 바로 직전에 우리나라의 강성을 배출하는 육군 제3사관학교가 있어 군사의 요충지일 뿐만 아니라 명승고적으로 은혜사, 조양각, 보현산천문대, 팔공산, 명원루 등이 있는 군 소재지 이다. 나는 과거 교직에서 현역으로 있을 때 이곳에 있는 영천여고에서 4년간 근무한 적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만나기로 한 팀이 약속시각 보다 약 10분가량 늦게 왔다. 우리는 바로 같이 타고 짝 팀이 이제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하는 팔공산 지역을 돌아보기로 하고 먼저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산44번지에 있는 팔공산 갓바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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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팔공산 갓바위 관봉에는 석조여래좌상(일명 갓부처)이 있는데 국가지정 보물(제431호)로 해발 850m의 험준한 관봉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을 배경으로 조성된 단독 원각상으로 통일신라 시대 의현대사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신라 선덕여왕 7년 조성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갓바위 부처를 만드는 동안 밤마다 큰 학이 날아와 그를 지켜주었다고 하며,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영험 많은 부처로 알려져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기도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관광자원으로 곽광을 받고 있는 소재지 명칭의 행정적 싸움이 대구시 동구와 경북 경산시 간에 있기도 한 곳이다.
팔공산갓바위부처를 뵈러 가려면 두 곳의 진로가 있는데, 대구 동구 지역을 통해서 정면으로 올라가는 코스와 경북 경산 와촌 지역을 통해서 올라가는 코스가 있다.
대구지역을 통해서 가게 되면 가파른 산길 계단이 1,365계단이나 되고 경산지역을 통해서 가게 되면 경사도가 조금 완만한 891계단을 올라가면 되기 때문에 기도 객들은 주로 이곳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여기엔 전통사찰 ‘선본사’가 있는데 이 ‘선본사’는 신라 소지왕 13년에 극달화상이 창건한 사찰로서 1614년에 수청대사가 중창하였으며, 소속 문화재로는 지방유형문화재인 제115호 3층 석탑과 보물 제431호로 지정된 관봉석조여래좌상(일명 갓바위 부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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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은 신라 시대에 장산(獐山)이라 부르다가 고려 말 충선왕(1309년)에 와서 경산이라 부르게 되었는데 1995년 시·군이 통합되면서 도농복합형태의 경산시가 된 곳이다.
이 팔공산갓바위부처를 뵙고 하산하기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지만 본인의 개인적 용무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하산하여 입구 인근에 있는 손 두부 명가로 이름난 ‘솔매기그’ (장희진 씨 경영/053-852-9344)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대구 동구 도학동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 교구본사인 팔공총림 ‘동화사’를 찾았다.
동화사는 예로부터 운수납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석우, 효봉 대종사를 비롯한 성철 스님 등 수많은 신지식인을 비롯한 한국불교 선맥의 중심이며, 인간 삶의 괴로움을 구제하는 자비의 약사여래 근본 도량일 뿐만 아니라 존망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호국의 유서 깊은 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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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경내를 들어서면 입구에 봉황문이 있는데, 그곳 앞에 승용차 이용 시 2천 원의 주차비와 입장료(경로는 무료)를 내고 주차 후 개천을 따라 난 솔숲 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통일대불 대작불사관’(경판 글씨; 노태우 대통령)을 관람하게 되는데 이곳도 금강이라 칭하는 130계단을 올라가야 경내로 들어설 수 있다.
경내 왼편에 통일대전 성보박물관이 있고 넓은 광장 안쪽 중앙에 우리나라 사찰에 있는 어느 불상보다도 큰 석조통일대불이 서 있으며 대불 좌우편에 경주 불국사 경내에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의 형태를 닮은 탑이 서 있고 우측 편에 불교문화관이 지하 1층으로 건립되어 있어 이곳은 선 체험관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을 벗어나 와 위쪽으로 약 5분 정도의 거리를 따라 올라가면 용호문이 있는데, 이곳 우측에 설법전이 있다. 동화사 경내에 들어서면 봉서루, 법화당, 대웅전, 화엄당, 영산전, 산신각, 조사전, 칠성각 등이 요처에 자리 잡고 있어 돌아볼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시간 관계상 통일대불전과 동화사 본당을 보고 난 뒤 대구시 동구 신용동에 있는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를 보기 위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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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마을 위쪽 끝자락에 자리한 생가는 마치 한 마리의 큰 용이 도사리고 있는 듯하며, ‘용의 머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생가로 들어서면 입구 계단은 2~3m 높이의 자연 암반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마을 뒷산 능선이 마당 끄트머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당 입구와 집 뒤편에는 자연석 바위 덩어리가 박혀 있는데 이렇게 집터 주변에 바위가 있을 때 풍수에서는 그 석이 좋은 바위이면 권력을 나타낸다고 해석을 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는 466㎡, 건물면적 66.45㎡의 1층짜리 목조건물 3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입구 왼쪽 사랑채엔 조부모가 기거한 방과 디딜방아 간이 함께하고 있고 안채엔 부모님이 거처한 방과 노 대통령이 출생한 방, 그 옆 뜰에 노 대통령 동상이 서 있고 사랑채와 안채 중간 뒤쪽에 정화수를 떠 놓고 빌던 장독대가 있다. 그 외 입구 우측에 외양간이 있다.
여기를 관람하며 노 대통령 생가 살리기 캠페인으로 전개하고 있는 방명록에 사인을 한 뒤 우리 일행은 맞은편 언덕 용진길 169-8에 있는 전원주택형의 전통찻집 ‘다연’을 찾았다. 커피, 수 제빵, 초콜릿, 대추차 등을 제공하는 곳으로 테라스형으로 꾸며져 전망이 좋고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연인과 함께 한 번쯤 들러 놀다가 갈만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우리 일행은 그동안 쌓인 여독을 따끈한 수제 빵과 대추차 한잔으로 녹인 후 귀가를 서둘러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2014. 3. 11.(화) 12:50 作
첫댓글 고운 하루 보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