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에서 대형사고를 일으킨 PF대출이 무엇입니까?

[김상배(파랑새)]

지방은행에서 대형사고를 일으킨 PF대출이 무엇입니까?

Q. 지역농협의 비상임이사입니다.

 최근 한 지방은행에서 PF대출로 500억이상의 금융사고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PF대출이 무엇이며, 왜 그런 대형사고가 일어난 것입니까?

또 우리 농협은 이런 사고로부터 안전합니까?

A. PF대출이란,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의 약칭입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금융지원제도의 하나로서 금융기관이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특정 사업에 대해 물적담보중심이 아니라, 앞으로의 사업성과 현금흐름에 의존하여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 거래 방식을 가리킵니다.

주로 도로·항만·공항·발전소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나 석유 탐사 및 개발, 부동산 개발 등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의 향후 개발 수익을 담보로 대출받는 금융 기법입니다.

통상 해외 건설이나 SOC의 건설,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설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금융지원, 즉 사업자금을 대출할 때 담보를 잡지 않는데, 사업 자체가 채권의 담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융기관이 어떤 특정한 개발계획, 즉 개발프로젝트 전체에 대하여 사업권 일체를 담보로 하여 개발비용 일체를 융자지원하고 후일 프로젝트의 판매나 주택분양 결과 매출액에서 융자지원금액과 이자, 수수료 등을 회수하는 방식입니다.

아파트단지 건설의 경우를 에로 들면, 이 방식을 이용하면 ‘사업시행자’는 자신의 사업계획과 아이디어를 토대로 자기자금의 부담이 없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모든 사업비용, 즉 토지구입비, 아파트건축비, 토목공사비, 인허가비용, 분양비용 등 일체의 비용을 지원받고, 공사는 건설업체에게 맡겨서 건축과 토목 등 공사 일체를 수행하게 하고, 분양은 분양전문업체에 위탁하여 분양을 하게 한 다음에 분양이 완료되면 총분양금액에서 금융지원액과 이자, 수수료를 상환하고 건설사업의 이익을 차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금융기관'은 아파트건설사업 전체를 담보로 확보하게 되므로 대출금의 부실이나 회수에 문제가 없게 되고, 대규모 자금을 활용하므로 대출업무의 원가가 낮아지고 이자와 수수료 등 수입은 높아지며, 아파트 구입자들에 대한 분양자금 융자를 독점적으로 취급하므로 다시 새로운 대출시장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대출방식은 사업의 시장성과 채산성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고, 또 시행업체의 사업 수행 능력 등 전 분야에 걸쳐 면밀한 심사를 하여야 합니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반면, 위험성이 높아 일반 기업 대출이나 가계대출에 비해 고도의 전문성과 판단력이 필요하고 또 별도의 금융비용이 소요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대부분 워낙 대규모 사업이다 보니 여러 금융기관이 협력하여 자금을 분담하여 융자하는 협조융자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으며, 시공을 맡게 되는 건설사와는 별도로 프로젝트만을 위한 회사(시행사)를 설립하여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 공사감리와 별개로 프로젝트관리자(project manager), 또는 프로젝트 관리법인을 두어 사업전반에 대한 별도의 관리 감독과 통제를 하기도 합니다.

이번에 지방은행의 PF대출 사고는 이러한 금융제도에 대하여 해당은행의 임직원들이 대부분 잘 알지 못하였던 관계로 담당직원 한사람이 십수년간 같은 업무를 독점, 독단적으로 추진 및 처리하여 온 것을 아무도 견제나 감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입니다.

즉 담당자가 십여년 같은 업무를 담당하면서 실무자에서 담당부장까지 승진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관리와 견제, 감시 감독이 전혀 없다보니 허위 서류로 PF대출의 형식을 빌어서 대규모 자금을 유령회사에 지원하여 그 자금으로 주식투자와 돈놀이 등을 하다가 결국 문제가 터진 것입니다.

이 PF대출제도는 지역농협에는 아직 제도가 없고 농협은행에서는 오래 전부터 취급해 왔는데, 감사와 감독, 관리 통제가 철저하여 아직 별다른 사고나 문제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지역농협에서도 이러한 방식의 대출을 취급하게 될 것인데, 그 때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의 전문성을 지원받고 또 관리 감독시스템과 내부 견제 및 통제절차도 함께 도입하여 사고나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