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나무 카페 모임의 답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아마도 답사에 참여한 것이 10년은 넘은 듯합니다. 그래도 초창기에는 열의도 조금 있었는데, 나무보다 우리나라 순수 야생화를 찾아서 식물 공부를 하고 했던 것이 제게는 더 우선순위의 결정이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나무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아니라, 노거수도 함께 찾아다니며 혼자 즐기곤 했습니다.
2024년 1월 답사에서 나무에 대한 관심이 조금 줄어든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나름 오늘 답사의 제 목표는 달성한 듯합니다. 우리 문화유적에 대해 조금만 관심을 가지시면 정말 재미있는 분야인데 그냥그냥 시간 때문에 답사지의 안내 설명만 듣고 지나가시는 것이 안타까워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문화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께서는 그냥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가 답사하게 되면 먼저 인터넷을 검색하여 공부하시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수박 겉홡기식의 공부밖에 되지 않습니다. 문화재에 대하여 공부 하다보니 나름 조금 깨닫게 되는 부분이 생겼는데, 그것은 공부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그것은 무조건 의문을 가지고 바라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을 놓고 보면 의문이 한둘이 아님에도 모두 그냥 사진만 담고 지나가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문화재에 대해 초보자라고 하시면 당연히 느껴야 할 의문이 생겨야 합니다.
1. 탑(塔)은 언제 어디서부터 생겼으며 왜 탑(塔)을 만들었을까?
2. 평소 석탑만 보았는데 전탑이란 무엇이며 모전석탑은 또 무엇인가?
3. 석탑과 전탑을 가만히 보고 생각해 보니 층수가 모두 홀수 층으로 되어 있는데 왜 그럴까?
4. 기단에 문양이 있는데 그것들은 무엇인가? 등등
의문을 가지고 바라보시고 그 의문에 대해 답을 구하고자 노력하시면 노년의 인생이 즐겁게 흘러갈 것입니다.
불교의 탑(塔)은 고대인도의 브라만교(힌두교의 전신)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자이나교와 불교에서 발생 되었니다. 가우타마 싯다르타(부처님의 이름)는 인도 가필라국의 왕자로 태어나 29세에 출가를 하고, 35세에 갖은 고행 끝에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석가족 집안에서 성자 태어났다는 뜻으로 석가모니라 불리게 되었고, 부처, 여래, 대웅, 응공 등 10가지 명칭이 붙게 됩니다. 그리고 45년간 인도 각지를 돌아 다니시며 설법을 하시고 불교를 전파하시다가 80세에 입적하게 됩니다. 제자들이 부처님을 화장하고 나온 사리를 보관하기 위하여 탑을 만들게 되는데 당시 인도의 장례법에 따라 네모의 기단을 다져 만들고, 그 위에 밥그릇을 엎어 놓은 듯 둥근 형태의 지붕을 얹었으며, 그 위에 오늘날 양산 같은 것을 올렸는데, 그것이 지금 탑의 상륜부입니다. 탑을 스투파(Stupa)라고 합니다. 불교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지역마다 조금씩 변형은 있지만 이것이 탑의 기원이 됩니다.
전탑(塼塔)은 무엇인가? 전탑은 진흙을 벽돌 모양으로 만들어 불에 운 것입니다. 이런 전탑은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며, 우리나라는 전탑보다 석탑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전탑은 6개뿐입니다. 석탑이 많은 이유는 화강암이 많기 때문이고 잘 허물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석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경우는 목탑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삼국시대에는 목탑이 많았지만, 목탑은 오랜 세월을 버틸 수 없고 화재가 발생하면 전부 소실되는 경향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후기부터 석탑을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목탑은 법주사 팔상전인데 5층 목탑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여 그 나라에서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 탑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반면 모전석탑은 화강암을 벽돌 양으로 다듬어 탑을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모전석탑도 전탑계 모전석탑과 석탑계 모전석탑으로 세분되는데 이것은 전문적인 수준이라 석탑 답사를 많이 하고 보아야 이해가 됩니다.
탑은 왜 홀수인가? 중국에서 세로는 하늘을 뜻하고 가로는 땅을 뜻합니다. 그리고 홀수는 양수이기 때문에 석탑은 홀수로 만들었습니다. 불교에서 탑은 부처님의 사리가 들어가기 때문에(후에는 경전 등 불상이 들어감) 부처님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탑돌이를 하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중국인들이 만들어 놓은 규정이 있는데, 그것은 천/지, 음/양, 남/여, 홀/짝, 좌/우와 같이 먼저 나오는 단어가 우월합니다. 그래서 '천존지비'와 같이 하늘은 존귀하고 땅은 비천합니다. 그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변형이 되어 '남존여비'로 바뀌게 되어 남자는 존귀한 사람이고 여자는 비천한 사람으로 되었습니다.
기단 면석에 문양은 왜 있는가? 석탑의 기단은 4각이 대다수이고 석등의 경우 간주석이나 화창은 8각이 많습니다. 이곳 면석에 양각하는 문양은 욕계 6천의 초선천인 사천왕천의 사천왕(절에 가면 천왕문을 지키는 동방 지국천왕, 남방 증장천왕, 서방 광목천왕, 북방 다문천왕)을 양각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면석에는 팔부신중(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가라)을 새기는데 이 팔부신중(팔부신장)은 사실 힌두교의 신들로 불법에 교화되어 2명씩 각 사천왕의 부하가 되어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악으로부터 보살피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그래서 사찰의 탑이나 석등과 같은 면석에는 사천왕이나 팔부신중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안동 민속박물관을 탐방하시면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제비원 마애불상' 사진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 제비원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시지 않더군요. 사찰 이름에 왜 '원(院)'자 붙었을까요? 절이면 당연히 제비사(寺)라고 해야 맞는데......
안동 제비원은 원 이름은 '연미사(燕尾寺)'입니다. 그런데 제비원으로 불리게 된것은 조선시대에 사찰도 기능에 따라 자복사찰, 호국사찰 등과 같이 몇 종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한양 도성으로 연락을 하려면, 하루만에 당도하지 못하여 역참을 거치게 되어있으나, 역참이 없는 지역은 사찰에서 역참 노릇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 역참 노릇을 하는 사찰 이름에는 '원(院)'자가 붙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안동 제비원과 충주 미륵대원은 역참 기능을 하였던 사찰이라 원(院)자가 붙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유가형 시인님께서 요청해서 찍은 사진인데 전달할 장법이 없어 올려 놓습니다. 다운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용성님 글 올려주시어 고맙습니다. 처음 신청 시에 익은 이름이라고 여겼는데 저가 세세히 인사 못한 면이 송구했습니다. 그간 관심으로 다시 찾아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세월이 흐르다보니 이젠 활동력도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차운 한기에 건강을 헤치기라도한다면 어쩌나 하여 1월은 실시하기가 어려운 달이기에 가까운 곳으로 택했다 봅니다.사진 솜씨가 출중하네요. 답사를 다니다보면 문화유적과 나무가 함께있기에 양면을 선호하게 되더군요, 지금의 회원들도 생태쪽 보다는 문화유적 면의 선호가 훨씬 더 많이 선호하는 편입니다
우린 다방면에 전문가가아닌사람들로 모였기에 인터넷 검색 정도의 아마추어들이랍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즐거운 모임이 되어지곤 하여 웃음지우며 정을 나누는 재미가 더 하다 봅니다. 지금 나무카페는 임원개선이 오래만에 이루어져 적응기인지라 어수선 합니다.
이점 참고하여 주시기를 바라면서 용성님의 글에 답올리는 바이니 널리 이해바랍니다.
하시는 일들이 잘 이루어 지시기를 바라오며 강령하소서 나무카페 직전회장 김상기 올림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려 하였으나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여전히 활동을 하시는 모습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탑에 대해 잘 배우고 가비다.
감사합니다.
용성님 반갑습니다
같은 연배가 많아
호의적인 모임이던
예전이 그리울 뿐이지요
근데 공부 하라 하지마시우 ㅋ
걍 오랜사람들과 만남이
즐겁고 행복한것도 좋지유?
무튼 전탑 석탑 두종류는
확실하게 익혔습니다
좀 짧게 갈챠주세욤
너무 길면 모리에 쥐나여~~
근데 샘
방을 따로 만들면 어떨까요
이왕 오셨으니
꽃향기 바람향기
신선하게 날려주심이~~?
꽃과 바람
타이틀도 좋크만요~~~^^
반갑슈~~~ 펄펄 뛰어다니던 시절이 그립네요. 주리 소나무를 보호수로 만들고 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무슨 별도의 방을 만들어요. 방을 만들면 그곳에 묶어 자유로움이 없어져요. ^^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지식을 가지고 깊이 알아보려는 마음보다 회원님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으로 참여하다 보니 올리신 글을 읽으니 부끄럽기도 합니다. 처음 만나 이야기를 좀 나누었는데 의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저 옛날 생각에 쓸데없는 글을 남긴 듯 합니다. 그저 이런 저런 모임에 가면 그저 나도 그곳에 다녀왔다는 기억 뿐인 듯하여
하나라도 배움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안타까운 헛소리를 하였나 봅니다. 되도록 다음 답사에도 참여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꽃과바람 보탑에 대한 내공이 매우 깊은 고수일세요.
특히 좔영 솜씨도 또한 일품이고요.
어느 분인지는 잘 모르지만 언제 기회가 되면
사찰과 각종 보탑에 대해 한 번 배우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