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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리조트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 설천봉(雪川峰)으로 오르다~~
▲ 덕유산리조트 설천하우스 |
덕유산리조트는 덕유산 정상 북쪽 산자락에 넓게 들어앉은 대규모 휴양시설이다. 스키와 보드
등 겨울레포츠의 성지(聖地)로도 아주 명성이 높은데, 스키장을 비롯, 수영장과 골프장, 눈썰
매장, 호텔 등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 내부가 매우 넓어서 내부를 이동할 때 차량과 셔틀버스
를 이용해야 될 정도이며, 곤도라 승강장이 있는 설천하우스는 리조트 동부에 자리해 있다.
이곳 리조트의 중심인 스키장은 덕유산의 피부를 싹 밀고 만든 것으로 덕유산 정상 북쪽 봉우
리인 설천봉까지 펼쳐져 있다. 설천봉이나 그 중간까지 곤도라나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스키나
보드로 내려오는 것이다.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지나치게 넓은 공간을 잡아먹는 스키장이나 골프장이 너무
남발되고 있어 이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나라가 미대륙이나 시베리아 벌판, 중원대륙,
호주대륙 정도 되면 모르지만 유감스럽게도 매우 좁고 좁은 현실이라 그런 것들을 몇 개 만들
면 국토가 거의 꽉찰 지경이다. 게다가 그들로
인해 자연도 적지 않게 파괴되고 있으니 지구와
후손들을 위해 한번 생각을 해봐야 될 문제이다.
나무로 삼삼해야 될 산자락이 스키장으로 벌거숭이 임금처럼 된 현장을 보니 인간이 오로지 그
들의 부질없는 취미를 위해 너무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덕유산에 희귀
한 동/식물이 많고, 전나무의 일종인 구상나무의 대규모 자생지인데, 스키장과 리조트로 인해
적지 않은 자연이 고통을 받게 된 것이다.
흔히 말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우리는 친구라는 구호.
실은 자연과 지구의 최대 적은 인간
이다. 그 인간이 전기를 만든답시고 적상산에 양수발전소와 적상호란 혹을 붙였고, 덕유산에는
그보다 더 큰 덕유산리조트와 스키장을 붙였다. 더 이상 대자연 형님의 콧털을 건드리지 않았
으면 좋으련만, 이러다 정말 그의
대보복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덕유산리조트 곤도라는 케이블카와 비슷한 것으로 설천하우스(해발 700m)와 설천봉 정상(1520m
)을 이어준다. 무려 해발 800m를 뛰어넘는 이 곤도라는 선로 길이 2.659m, 속도는 초속 5m, 소
요시간은 약 20분, 곤도라 1대당 정원은 8명이다.
그의 등장으로 덕유산 정상까지 2시간 이상 힘들게 올라야 되는 수고로움이 크게 줄었으며, 설
천봉에서 정상(향적봉)까지는 달랑 20분 정도만 오르면 된다. 허나 정상의 접근성이 너무 쉬워
지면서 사람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났고, 그로 인해 향적봉과 설천봉 구간의 자연이 크게 망가
졌다. 곤도라가 다니는 구간 역시 스키장으로
인해 망가지긴 마찬가지, 2012년 5월부터 2개월
간 설천봉~향적봉 구간의 자연을 복원했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땜방용에 불과하다. |
▲ 설천하우스에서 바라본 곤도라 승강장과 덕유산 설천봉
▲ 스키장에 인공눈을 뿌려 슬슬 겨울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인공눈이지만 곤도라를 타고 윗세상으로 올라가면 거기는 진짜
눈이 기다리고 있다.
▲ 스키장 인공눈밭을 누비는 관광객들
▲ 곤도라 타는 곳
▲ 설천봉으로 인도하는 곤도라 승강장
▲ 좁은 곤도라에서 바라본 스키장 |
곤도라를 타는 줄이 조금 길었지만 거의 20초에 1대씩 빗자루 배차를 하는 지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탑승했다. 초속 5m로 사람의 뛰는 속도와 거의 비슷해 처음에는 이 속도로 설천봉까지 언
제 올라가나 싶었다. 하지만 금세 설천하우스가 작은 점이 되어 흐릿해지고 대신 푸른 하늘이
점점 가까워진다. 밑에는 아직 늦가을인데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풍경은 서서히 겨울로 변하여
눈쌓인 풍경이 펼쳐진다.
곤도라에서 정면을 보면 바로 앞에 가파른 오르막이 있어 덜하지만 뒤를 보면 정말 까마득하게
펼쳐지는 풍경에 두 눈이 어지럽다. 그렇게 곤도라를 20분 타면 설천봉에 도착한다. |
▲ 설천봉 정상 |
설천봉(1520m)은 덕유산 정상 북쪽에 자리한 봉우리로 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의 윗쪽 시작점이다.
설천봉에서 내려가는 스키와 보드 코스는 경사가 꽤 각박해 상급 코스로 치며 스키철에는 곤도
라 외에 별도로 리프트도 운행한다.
설천봉 정상에는 마치 요새처럼 생긴 휴게소가 있는데, 식당과 편의점을 갖추고 있다. 허나 물
가는 속세에 비해 1.5~2배 이상 비싸다. 음료 역시 산의 높이만큼 비싸게 받는다. 그래도 사먹
는 사람이 적지 않아 장사는 쏠쏠해 보인다. 편의점은 비록 할인카드에 의지해 할인을 해도 시
중의 같은 편의점보다 비싼 건 마찬가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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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천봉에 자리한 3층 기와집 |
▲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오르는 산길 |
설천봉휴게소 남쪽에는 8각형을 띈 3층짜리 기와집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기와집이 설천봉의
실질적인 꼭대기로 겉으로 보면 하늘에 제를 지내는 원구단이나 천단(天壇)처럼 신성한 건물로
보인다. 허나 저것은 이곳이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 그 분위기에 어울리게끔 만든 장식용 건물
에 불과하다. 그래도 그냥 휴게소만 있는 것보다는 저거라도 있으니 정상 풍경이 조금 신비롭
게 다가오며, 덕유산리조트 관련 관광자료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곳의 간판과 같은
존재이다.
설천봉까지 올라온 일행들은 가득 쌓인 눈과 미끄러운 산길에 기겁을 하여 대다수 휴게소 주변
에서 길을
멈추었다. 향적봉까지 편히 가게끔 길이 정비되어 있기는 해도 눈빙판길까지 개선된
것은
아니다. 나도 향적봉까지 가려고 했지만 생각 외로 미끄러운 그 길을 오르기가 겁이 났다.
아무리 팔팔한 30대라고 해도 20대는 아니며, 나도 이제 몸을 사려야 된다. 자칫 미끄러지면
큰일난다. 향적봉까지 간 일행은 1/3 정도인 10여 명, 그중 1명이 내려오는 중 크게 미끄러져
응급차 신세를 졌다.
눈길에 단단히 꼬리를 접고 설천봉으로 도로 내려가 그곳에서 계속 머물렀다. 덕유산에서 가장
하늘과 맞닿은 향적봉(1614m)이 바로 코앞이건만 가지 못하는 한이 오죽하랴. 결국 다음에 다
시 와야될 명분만 만들고 말았다. 하긴 이렇게 좋은 명소를 1번만 오는 것도 솔직히 섭섭하지.
집에서 가까우면 두고두고 옆구리에 끼고 싶다. |
▲ 향적봉으로 잠깐 오르는 길에 바라본 설천봉
설천봉 정상을 장식하고 있는 3층 기와집이 꽤 신비롭게 보인다.
마치 높은 존재가 하늘에 제를 지내는 공간처럼 말이다.
▲ 가깝고도 먼 덕유산 향적봉
20분 거리란 말에 많이 주저했지만 결국 몸을 사리는 쪽으로 기울었다.
허나
돌리는 발길이 너무 아쉬워 자꾸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 설천봉 정상을 장식하는 3층 기와집
여기서 바라보는 조망이 꽤 일품이다.
▲ 힘차게 남쪽으로 달려가는 덕유산 산줄기
▲ 설천봉에서 바라본 천하 (무주 안성면 지역)
마치 학이나 용의 등에 올라타 천하를 내려다보는 기분이다. 천상(天上)세계가
보일 정도로 하늘과 맞닿은 곳이니 조망의 품질도 꽤 우수하다.
▲ 설천봉에서 바라본 천하 (무주 안성면 지역)
▲ 설천봉휴게소 옥상에 조그만 기와집이 있어 마치
성곽 위에 세운 망대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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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천봉에서 만난 구상나무들 |
구상나무(Korean Fir)는 제주도 한라산(漢拏山)이 원산지로 한라산과 지리산(智異山), 덕유산
에 많이 살고 있다.
이 나무는 전나무의 일종으로 우리나라 토종 나무인데, 서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로 많이 애용
되고 있는 나무가 바로 구상나무이다. 지구촌에 퍼진 구상나무는 모두 우리나라에서 식재된 것
으로 공룡을 깨끗히 말아잡순 빙하기(氷河期)를 견딘 강인한 나무이기도 하다. 허나 아무리 강
한 나무라고 해도 빙하기의 후예인 겨울 제국 앞에 모든 것이 털린 상태라 정말 빙하기를 이긴
나무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앙상하기 그지 없다. |
▲ 설천봉에서 바라본 천하 (구천동, 무풍면 방면)
▲ 설천봉 정상 동쪽 부분
▲ 설천봉과 밑 세상을 이어주는 곤도라 |
향적봉을 찍고 내려오는 일행을 기다리느라 1시간 정도 설천봉에 머물렀다. 하늘의 속살이 보
일 정도의 고지대라 바람이 무척 패기가 있어 휴게소에 들어가 30분 정도 추위를 녹이고 있으
니 그곳에 갔던 사람들이 모두 내려왔다.
그래서 덕유산을 뒤로 한 채, 다시 곤도라에 의지해 밑 세상으로 내려갔다. 내려갈 때는 올라
갈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속도로 움직여 소요시간은 비슷하며, 밑이 까마득하게 보여
언제
내
려가나 싶었으나 점처럼 작았던 밑의 여러 시설(설천하우스 등)이 점점 커지고 대신 설천봉은
한줄기 점이 되어 사라지면서 무탈히 설천하우스에 도착했다.
이렇게 짧게나마 덕유산에 대한 볼일을 마치고 구천동터널과 적상산입구를 거쳐 무주터미널로
나왔다. 여기서 아쉽지만 일행들과 쿨하게 작별을 고하며 충북 영동(永同)으로 가는 군내버스
를 타고 40여 분을 달려 영동역으로 넘어갔다. 여기서 서울행 누리로 열차(무궁화호의 별종격
열차)에 고된 몸을 담고 북쪽으로 달려 나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정말 번개처럼 날라가 재미나게 보냈던 그날 하루, 그곳이 그리워지고 같이한 이들이 보고 싶
은
마음에 비록 한참이나 보잘 것은 없지만 이렇게 글을 남겨 그날을 추억해본다.
이렇게 하여 겨울맞이 무주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고한다.
※ 무주 덕유산리조트 찾아가기 (2017년 1월 기준)
* 무주까지 가는 방법은 앞에 무주머루와인동굴 참조
* 무주시외터미널에서 구천동으로 가는 직행버스(1일 11회)나 군내버스(1일 5회)를 타고 덕유
산리조트(리조트3거리)에서 하차. 리조트 방면으로 2분 걸어가면 '생두부촌'이란 식당이 있
다. 그 앞에서 리조트행 무료셔틀버스 이용 (1일 20여 회 운행)
* 무주읍내(제일의원, 산림조합)에서 리조트행 무료셔틀버스 이용 (1일 6회 운행, 아침 2회는
시장4거리, 반딧불주유소, 군민회관 경유)
* 설천면(면사무소 앞)과 구천동(관리공단 밑 주차장)에서 리조트행 무료셔틀버스 이용 (설천
에서는 1일 9회, 구천동에서는 1일 10여 회)
* 서울 종합운동장(2,9호선 종합운동장역 7번 출구 밖 150m 지점)에서 덕유산리조트행 정기셔
틀버스가 1일 1회 떠난다. (비수기에는 주말만 운행하며 자세한 운행 정보는 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 참조)
★ 덕유산리조트 곤도라 관람 정보 (2017년 1월 기준)
* 이용요금 : 어른 편도 11,000원, 왕복 15,000원 / 어린이 편도 7,700원, 왕복 11,000원 (리
조트 회원은 30% 할인)
* 곤도라 설천봉행은 대체로 9시부터 17:30분까지, 리조트행은 16:30~18시까지 운행한다. 4계
절마다 운행시간이 다르므로 자세한 운행시간은 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 곤도라 부분을 참조.
* 덕유산리조트 설천하우스 소재지 :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심곡리 1287-5 (만선로 185)
* 덕유산리조트 문의 ☎ 063-322-9000
* 덕유산리조트 홈페이지는 ☞ 이곳을 클릭한다. |
첫댓글 에고 에고 아까워라... 향적봉 정상엘 안 오르다니...
향적봉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이제는 몸을 사릴 나이인지라 ㅠㅠ 향적봉은 다음에 날씨 좋을때 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