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젊음의 계절이라고 하는 건 뜨거운 여름을 피하지 않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를 날리는 방법 중 하나는 짜릿한 레저 스포츠를 체험하는 일이다. 요즘 제주에서 뜨겁게 떠오르는 육, 해 공 레포츠 3종 세트를 소개한다. 땅 위를 구르고, 바다를 누비며, 하늘을 나는 사이 더위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제주에서 유일하게 저브와 빅볼을 체험하는 제주빅볼랜드
커다란 공 안에서 신나게 굴러볼까?! 저브&빅볼
"꺄아~~!" 커다란 공이 구르기 시작하자 안에서 즐거운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 풀숲 위로 공이 평화롭게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안에선 엎치락뒤치락 그야말로 난리다. 언덕을 굴러 내려가던 공이 멈추자 이번엔 "까르르~ 까르르~" 한바탕 웃음 잔치가 펼쳐진다. 도대체 공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곧 탑승을 앞둔 마음이 콩닥콩닥 설렌다. 드디어 탑승! 겉보기와 달리 공 안쪽은 마치 에어쿠션처럼 말랑말랑하다. 저브는 동시에 2명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서로 마주 보는 자세로 탑승한다. 출발 전 안전장치 줄이 풀리거나 헐거우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스태프가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해준다. 커다란 공 안에 들어가 언덕이나 비탈을 구르며 즐기는 저브와 빅볼은 뉴질랜드에서 처음 개발된 신개념 익스트림 스포츠다. 지름이 3.2m에 달하는 커다란 공 안에 어른 서넛은 너끈히 들어가는 지름 1.8m 정도의 또 다른 공이 있어 안쪽 공간에 사람이 탑승을 한다. 저브는 발목과 허벅지, 허리에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공에 매달려 타기 때문에 공이 굴러가는 방향과 속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왼쪽/오른쪽]언덕을 굴러 내려가며 즐기는 저브와 빅볼. 보통 10~30km 속도로 구른다. / 공 안에 또 다른 공이 있다. 저브를 체험하기 위해 공 안에 탑승하는 관광객
"이제 공 굴립니다!" 슬금슬금 공이 굴러가기 시작하자 몸도 따라서 움직인다. '어, 어! 이거 장난 아닌데?' 허공에 매달린 몸이 공을 따라 360도 회전한다. 위, 아래가 바뀔 때마다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온다. 공이 나인지, 내가 공인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구르다 보면 어느새 종점에 다다른다. 머리칼이 헝클어지고 얼굴이 좀 달아오르지만,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엄지 척! 멀미가 심하거나 어지럼증이 있다면 아쉽지만 패스할 것을 권한다.
[왼쪽/오른쪽]안전장치를 매고 공에 매달려 굴러가는 저브. 몸이 360도 회전하며 구른다. / 공 안을 물로 채워 즐기는 빅볼. 워터 슬라이드를 탄 듯 온몸이 흠뻑 젖는다.
빅볼은 저브보다 난이도가 낮고 타기도 수월하다. 공 안으로 점프해 들어간 후 물속에 앉아 있으면 준비 끝! 안전장치 대신 공 안에 물을 채워 넣어 마치 워터 슬라이드를 타는 것 같은 시원함과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때문에 수영복이나 래시가드를 입으면 편하다. 공이 구를 때마다 여기저기 물세례가 쏟아지고 물살에 몸이 미끄러지는 통에 안에선 그야말로 물난리가 난다. 물놀이를 좋아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매번 교체하는 물은 또 어찌나 시원한지, 한바탕 구르고 나면 한여름 무더위가 싹 가신다. 저브1인 2만 5000원, 빅볼 3만 원이며 어린이․청소년(6세 이상~19세 이하)은 각각 2만 3000원. 빅볼&조브 선택 2회시 5만원, 4만 4000원.
[왼쪽/오른쪽]제주 바다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투명카약 / 에메랄드 빛 바다와 새하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월정리 해안은 투명카약의 메카다.
투명한 바닥 아래 펼쳐진 에메랄드 빛 바다, 투명카약
요즘 인기인 제주의 바다를 즐기는 핫한 방법! 바로 투명카약이다. 동체가 투명한 카약을 타고 옥색 바다 위를 유유히 누비다 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바닷물이 워낙 맑고 깨끗해 날씨가 좋은 날이면 투명한 바닥을 통해 물 밑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운이 좋으면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부 지역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월정리 해안은 투명카약을 즐기는 최고의 명소다.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는 바다와 새하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풍경이 해외 유명 휴양지 못지않은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투명카약 체험장은 북적이는 해변과 조금 거리가 있어 훨씬 한적하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수심이 깊지 않고 물결도 잔잔해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왼쪽/오른쪽]구명조끼를 입고 투명카약에 오르면 준비 끝! / 누구나 쉽게 체험하는 투명카약. 바다 위를 마음껏 누벼보자
투명카약은 사전에 특별한 준비가 필요 없으며 누구나(임신부와 36개월 미만 어린이는 제외) 쉽게 체험이 가능하다. 탑승 전에 제공되는 구명조끼만 단단히 여미면 바다로 나설 준비는 끝난다. 특별히 물에 젖는 일이 없기 때문에 일상복 차림도 OK! 다만 바람에 모자가 날아갈 수 있으니 끈을 조여 매거나 아예 벗고 타는 것이 편할 수 있다. 투명카약에 올라타는 마음이 두근두근 떨린다. 보통 2인승을 많이 타지만 인원수가 많은 가족들은 4인승이나 6인승을 이용해도 좋다. 자리에 앉으면 안전요원이 간단히 노 젓는 방법을 알려준다. 노 젓기를 익히고 나니 바다가 내 품안에 있는 듯 금세 자유로워진다. 물살을 거슬러야 할 때는 다소 힘이 들어가지만 가벼운 노 젓기만으로도 바다를 마음껏 누비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구명보트가 주변을 돌며 카약 이용자들의 안전한 체험을 돕는다.
바다 쪽에서 바라본 섬은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잠시 노 젓기를 멈추고 투명한 바닥을 내려다본다.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전혀 무섭지 않다. 아쉽게도 니모 같은 물고기는 만나지 못했지만 바다 위에서 누렸던 시원한 바람과 찰랑대는 물결, 햇살에 아롱지는 맑은 물빛이 마음속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투명카약은 1인 1만 원(7세까지 5000원)이며 약 20분 체험한다.
[왼쪽/오른쪽]제주의 하늘을 마음껏 즐기는 패러세일링 / 더 재밌고 스릴감 있는 체험을 위해 물에 살짝 빠뜨리기도 한다.
하늘을 날며 즐기는 제주의 절경, 파라세일링
하늘에서 바라보는 제주의 풍경은 어떨까? 궁금하다면 직접 하늘 위를 날아보자! 어떻게 하늘을 나느냐고? 제주의 하늘을 즐기는 방법, 파라세일링이 답이다. 파라세일링은 해상에서 특수 고안된 낙하산을 이용해 상공을 즐기는 수상 겸 항공 레저스포츠다. 바다에서 모터보트를 달려 낙하산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륙부터 착륙까지 모든 비행 조종이 보트 운전자와 승무원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편안한 마음과 마음껏 즐기려는 자세만 있으면 누구나 상공을 누비는 특별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왼쪽/오른쪽]제주도 중문 바다에서 즐기는 패러세일링 / 낙하산 장비를 착용한 후 기다리면 곧 하늘 위로 떠오른다. 승무원 지시만 잘 따르면 만사 오케이!
게다가 제주에서도 얼마든지 패러세일링 체험이 가능하다는 사실! 패러세일링은 동남아나 남국의 휴양지에서나 즐기는 레포츠라고 생각했다면 이제 그만 오해를 푸시라. 얼마 전에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혜성과 공명이 로맨틱한 패러세일링 이벤트를 펼친 곳도 바로 제주의 하늘이다. 해안 절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중문 바다. 모터보트를 타고 10여 분 달려 나가니 푸른 수평선 너머로 펼쳐진 하늘이 가슴에 안긴다. 보트가 멈춰선 후 뒤쪽 갑판에서 미리 입은 구명조끼 위에 낙하산 장비를 착용하고 잠시 대기하고 선다. 이내 보트가 달리기 시작하자 어~어~ 하는 사이 몸이 둥실 떠오른다. 바람을 타고 낙하산이 점점 더 높이 떠오르는데, 어라? 예상 외로 상공을 나는 기분이 너무나 평온하다. 저 멀리 모터보트 달리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오고, 몸이 너무나 가볍게 느껴져 마치 무중력 상태에 둥둥 떠 있는 것 같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제주 바다. 모든 비행 조종은 보트에서 이뤄져 편안히 즐기면 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너무 파래 눈이 시릴 정도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라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다. 발아래 물살을 가르며 달려가는 보트가 장난감처럼 앙증맞게 느껴지고, 육지에 세워진 수많은 건물들도 성냥갑을 반듯하게 늘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흥분과 쾌감이 온몸에서 들끓어 크게 한 번 소리쳐본다. "야호! 내가 하늘을 날고 있어!" 아마도 이 기분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1인 6만 원. 사전 예약은 필수이며 보통 5~9월까지(계절풍에 따라 변경 가능) 체험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