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시니 도둑까치 서곡(Rossini-La gazza ladra)
로시니가 1817년에 작곡한 2막 구성의 오페라 세미세리아이다.
바두앵 도비니와 케니즈의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조반니 게라르디니가 대본을 썼다.
희극과 비극이 함께 어우러져 오페라 세리아와 오페라 부파의 중간 성격을 갖는
이 작품은 벨칸토 양식의 효시로 평가된다.
대본은 두오비구니와 카이니에츠의 작품을 G.게랄디니가 각색한 것으로 1817년 작곡,
같은 해 5월 밀라노의 스칼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하녀 니네타는 아버지가 배신자로 몰려 그 누명을 벗으려고 애쓰고 있는 판국에
까치가 은스푼을 삼켜버려 은스푼을 훔쳤다는 혐의까지 받게 된다.
그러나 나중에 아버지의 누명도 벗겨지고 은스푼 사건도 잘 해결되어 좋은 결말로 끝난다는 줄거리이다.
오늘날 오페라 자체가 상연되는 일은 드물지만 그 서곡은 관현악의 명곡으로 자주 연주되고 있다.
로시니가 25세인 1817년에 작곡한 〈도둑까치〉는 2막으로 이루어진 오페라 세미세리아이다.
당시 로시니는 〈세비야의 이발사〉, 〈오텔로〉, 〈신데렐라〉가 연이어 호평을 받으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고, 이 왕성한 창작력으로 단숨에 〈도둑까치〉를 완성하였다.
대본을 맡은 조반니 게라르디니는 1815년 프랑스에서 초연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바두앵 도비니와 루이 샤를 케니즈의 원작을 토대로 이탈리아 관객의 취향을 고려하여
새로운 대본을 완성했다. 그는 원작의 긴 도입부를 생략하고 풍자적인 느낌을 강화함으로써
작품의 긴장감과 흥미를 배가했다. 이 작품은 초연 직후부터 열광적인 환호를 불러일으키며
유럽 각지에서 공연되었다.
로시니는 〈도둑까치〉에서 세미세리아라는 양식을 시도하였다.
페라 세리아와 오페라 부파의 중간적인 성격을 가진 세미세리아는 진지하고 비극적인
분위기와 희극적인 분위기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교훈과 재미를 함께 주는 양식이다.
〈도둑까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흥행에 성공하자
세미세리아 양식 역시 이탈리아에서 크게 유행한다.
벨리니 역시 〈몽유병 여인〉에서 세미세리아 양식을 사용하여 로시니의 뒤를 이었다.
또한 이 작품은 이탈리아 벨칸토 양식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여주인공 니네타는 이제까지 로시니가 선보인 여주인공들과는 사뭇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전작인 〈세비야의 이발사〉의 로지나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이사벨라 같은 당당하고
대담한 메조소프라노가 아니라, 고통 받는 청순가련한 여인인 동시에 담대함을 함께 갖춘 인물이다.
로시니가 그려내는 니네타는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기교와 깊이 있는 표현력을 구사하는 인물로
이후 도니체티와 벨리니로 이어지는 벨칸토 양식을 처음 선보인 여주인공이다.
〈도둑까치〉에는 여주인공인 니네타 외에도 여러 조연들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원작에서 독재적인 인물로 그려졌던 촌장은 로시니의 오페라에서 어리석은 악역으로 등장한다.
로시니는 이 묵직한 베이스의 고타르도로 하여금 우스꽝스러운 노래를 부르게 함으로써
풍자적인 느낌을 강조하였다.
또한 가장 두드러지는 조연은 니네타의 아버지인 페르난도로, 고타르도와 같은 베이스이지만
더없이 진지하고 비극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로시니는 페르난도가 직면한 죽음의 공포를 무게 있게 표현하였고, 페르난도는
‘로시니 최고의 베이스’ 역할로 손꼽히게 되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조연 중 하나가 어린 소작농 피포이다.
피포는 남자 배역이지만 어린 소년이기 때문에 여성가수가 부르게 되어 있다.
당시까지도 카스트라토의 관행이 남아 있었지만, 모차르트와 마찬가지로 카스트라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로시니는 카스트라토 대신 콘트랄토를 기용함으로써
인상적인 ‘바지역할’을 창조하였다.
제로는 남장여인인 피포가 감옥에 갇힌 니네타와 함께 부르는 서정적인 이중창은
미묘한 성역할의 전도를 연출하면서 매력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부유한 지주 파브리치오의 하녀 니네타는 지주의 아들 잔네토와 몰래 사랑하는 사이이다.
전쟁터에 나갔던 잔네토가 집으로 돌아오자 온 집안은 잔치 분위기로 술렁인다.
그러나 지주의 아내 루치아는 언제부턴가 은수저 등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니네타를 의심한다.
이 집에서 기르는 말하는 까치는 사람들이 물건들을 훔친 범인에 대해 왈가왈부하자
“니네타”라고 말해 의심을 더욱 부추긴다.
한편 군인인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난도는 잠시 딸을 만나러 왔다가
상관과 싸움을 벌여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친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쳐 나온
페르난도는 니네타를 찾아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수저와 포크를 주며 그 물건들을 팔아서
도피자금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다.
니네타는 이 물건들로 인해 도둑 누명을 쓰게 되고, 마침 니네타에게 거절당해
앙심을 품고 있던 촌장 고타르도는 그녀를 체포해 재판에 회부한다.
잔네토는 의심과 절망으로 비탄에 빠진다.
감옥에 갇힌 니네타에게 잔네토가 찾아와 슬픔의 이중창을 부른다.
잔네토가 퇴장한 뒤 니네타는 평소 친하게 지냈던 착한 소작농 피포를 불러달라고 간수에게 부탁한다.
포가 찾아오자 니네타는 작별을 고하며 아버지를 위한 도피자금을 부탁한다.
사형선고를 받은 니네타는 형장으로 끌려가고, 장송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니네타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피포는 그 도둑질이 바로 까치의 짓이었음을 알게 되고
급히 교회 종을 울려 사형을 막는다. 결백이 밝혀진 니네타와 잔네토는 결혼을 허락받고,
니네타의 아버지 역시 사면되면서 기쁨 속에 막이 내린다.
스타니슬라프 렌츠, 〈팡파르〉, 1910년경
〈도둑까치〉의 서곡은 스네어드럼의 인상적인 연타로 시작된다.
스네어드럼의 인상적인 연타로 시작되는 서곡은 장대한
군악풍 음악으로 전개되면서 화려하게 시작된다. 이 박동감 넘치는
오프닝과 경쾌하고 극적인 진행은 이 서곡을 오페라보다도 더 유명하게 했다.
소나타 형식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며, 크레셴도로 한껏 고조되어 화려하게
마무리되는 코다까지 시종일관 추진력을 유지하는 이 서곡은 지금도 독립된
기악곡으로 자주 연주되며 사랑받고 있다.
로시니, 도둑까치(Rossini, La gazza ladra)
반가운 소식이나 손님을 불러 온다 해서 길조로 사랑받는 까치는 조선시대 민화에도 자주 등장하죠.
자기보다 몸집이 백배는 클 듯한 호랑이를 대놓고 비웃으며 나무 위에 앉아 있곤 합니다.
그런데 요즘 도시에서는 까치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미움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까치를 길조라기보다는 '머리 좋고 얄미운 새' 정도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이탈리아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Gioacchino Rossini, 1792-1868)의
오페라 [도둑까치]에 등장하는 까치도 평판이 좋지는 않답니다.
1817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열여덟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오페라들을 무대에 올린 천재 로시니가 스물다섯 살에
작곡한 오페라입니다. [세비야의 이발사](1816), [오텔로](1816), [신데렐라](1817) 같은
로시니 주요 걸작들의 바로 뒤에 오는 작품이죠.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로시니의 대표적 오페라 세리아인 [이집트의 모세](1818)가 바로 이 작품의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보두앵 도비니와 루이 샤를 케니즈가 쓴 원작 [도둑까치](1815)는
'프랑스 판 심청전'이라고 할 만한 효녀 이야기로, 당시 생 마르탱 극장에서
공연했을 때 엄청난 인기를 모았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효성 덕분에 사형선고를 받은 하녀의 운명에 눈물을 흘리려고 온
파리 시민이 극장에 몰려들었다고 하는군요.
로시니의 대본작가 조반니 게라르디니는 이 작품을 토대로 이탈리아
관객의 입맛에 맞춘 오페라 대본을 썼습니다.
원작의 긴 도입부를 다 빼버리고 곧장 갈등상황으로 돌입해 재미를 높였죠.
원작에서는 프랑스가 배경이었지만, 로시니 오페라에서는 19세기 초 이탈리아
북부의 어느 마을이 이야기의 배경입니다.
오페라 [도둑까치]는 세계적으로 그리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 아니지만
서곡만은 무척 유명해 음악회에서 자주 연주되죠. 타악기가 힘찬 약동을 느끼게 하는
화려하고 파격적인 서곡이 오페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고조시킵니다.
오페라에서 까치는 연기자가 검고 긴 꼬리를 달고 나타나는 것으로 표현한다.
딸이 아버지 구하는 '프랑스 판 심청전'
1막은 부유한 지주 파브리치오(베이스)의 집에서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하녀로 일하는 니네타(소프라노)는 이 집 도련님 자네토(테너)와 은밀히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전쟁터에 나갔던 자네토가 집으로 돌아오자 온 집안은 축제 분위기가 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은수저나 포크 같은 집기들이 부엌에서 하나둘씩 슬그머니 사라지면서
안주인인 루치아(메조소프라노)는 니네타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이 집에 살고 있는 말하는 까치는 누가 자네토의 신부가 되겠느냐고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걸 듣고는 ‘니네타’라고 대꾸하더니, 대체 누가 물건들을 훔쳐 가는 거냐고
사람들이 쑥덕거리자 역시 이번에도 ‘니네타’라고 외쳐 사람들을 웃게 만듭니다.
까치가 어떻게 오페라에 출연하느냐고요?
물론 진짜 까치는 아니고, 연기자가 까치처럼 검고 긴 꼬리를 달고 나타나서
무대 위를 돌아다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군인인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난도(베이스)는 자신이 속한 연대가 이 마을에
주둔하는 동안 딸을 잠시 만나보려다가, 상관과 싸움을 해 사형선고를 받게 됩니다.
니네타의 아버지는 친구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치지만 쫓기는 신세가 되죠.
그는 가지고 있던 수저와 포크를 니네타에게 주며 이 물건들을 팔아서
도피자금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동일한 물건들이 사라지자 니네타는 도둑 누명을 씁니다.
니네타는 추궁을 당하지만, 아버지가 체포될까 봐 사실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그런데 니네타에게 추근대던 시장 고타르도(베이스)는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니네타를 체포해 재판에 회부합니다.
2막입니다. 감옥에 갇힌 니네타에게 마음 좋은 간수가 잠시 햇볕을 쬐게 해 줍니다.
자네토가 찾아와 니네타와 슬픔을 나눕니다.
니네타는 마음씨 착한 10대 소작농 피포(메조소프라노)를 불러달라고 간수에게 부탁하죠.
피포가 찾아오자 니네타는 그에게 작별을 고하며 아버지를 위한 도피자금을 부탁합니다.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니네타는 형장으로 끌려갑니다.
여기서 바로 유명한 [장송행진곡]이 울려 퍼집니다.
로시니 시대에는 귀족만 이런 장송행진곡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로시니는
평민인 니네타가 형장으로 갈 때 용감한 효녀인 그녀를 위해
장중한 장송행진곡을 사용한 것입니다.
딸을 구하려 재판정에 나타난 니네타의 아버지마저 체포되어 감옥으로 끌려갑니다.
그런데 니네타를 도울 수 없어 절망하던 피포는 그 도둑질이 바로 까치의 짓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까치가 은수저나 포크를 하나씩 물어다가 자기 둥지에 숨겨놓았던 것이지요.
피포는 급히 교회 종을 울려 사형을 막게 합니다.
결국 니네타와 자네토는 결혼 승낙을 얻고, 니네타의 아버지는 사면됩니다.
모두가 기뻐하는 가운데 막이 내립니다.
교훈과 멜로드라마의 재미 함께 주는 '세미세리아'
[도둑까치]는 오페라 세리아도 아니고 오페라 부파도 아닌
'세미세리아(semiseria)' 장르로 분류됩니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과
부녀 간의 사랑은 진지하고 비극적인 분위기로 전개되지만
희극적인 상황이 자주 끼어들기 때문입니다.
여주인공 니네타는 [세비야의 이발사]의 로지나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이사벨라 같은 로시니 부파의 당당하고 대담한 메조소프라노 주인공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는 고통받는 순수한 인간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청순가련형’
벨칸토 오페라 여주인공의 하나죠.
하지만 위험에 처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편지를 거짓으로 낭독하는 등
부파적인 담대함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어 원작에서 독재적인 지배자로 등장하는 베이스 주인공이 로시니 오페라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시장 고타르도로 변신했습니다.
로시니는 악역 고타르도에게 아주 희극적인 노래를 부르게 합니다.
같은 베이스 주인공이지만 니네타의 아버지로 등장하는 페르난도는
고타르도와 대척점에 서 있는 대단히 진지하고 비극적인 인물입니다.
'로시니 최고의 베이스 배역'이라는 평을 받는 이 인물을 위해 로시니는
죽음의 공포를 음악적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했습니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인물은 극중 남자 배역이지만, 10대 소년 역인 까닭에
여성가수가 부르게 되는 '바지 역(trouser role)' 피포입니다.
특히 감옥에 갇힌 니네타를 찾아간 피포가 니네타와 함께 부르는
이중창은 마음을 울리는 감동적인 노래죠.
로시니의 천재적인 음악적 착상과 주도면밀한 작곡방식 덕분에, [도둑까치]는
세 시간 반이나 걸리는 긴 오페라인데도 지루한 구석이 없습니다.
라 스칼라 극장 초연 때 관객을 환호와 도취로 이끌며 대성공을 거둔 이 오페라는
19세기 중반에 이르자 유명 오페라하우스들의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잡았습니다.
1819년 빈, 1820년 리스본, 1830년 뉴욕, 1843년 스톡홀름, 1854년 파리 등
유럽과 미국에서 공연의 성공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초연이 큰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로시니의 음악적
역량이었지만 시대적으로 볼 때 프랑스대혁명으로 세계질서가 변화하고
시민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진 시기여서이기도 했습니다.
19세기 초에는 시민계급에 속한 관객들이 '선은 궁극적으로 승리한다'는
교훈과 멜로드라마적 재미를 오페라에서 얻고 싶어 했고, 바로 이 소재가 이런
욕구와 잘 맞았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신분사회에서는 귀족의 죽음에만 사용했던 장송행진곡 풍의 사형장 행진곡을
하녀 신분인 여주인공에게 사용했다는 점도 시민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로시니의 혁신적인 시도였습니다.
로시니의 [도둑까치]는 음악형식 면에서 볼 때 낭만주의보다는 고전주의에 가까운 작품이지만
도니체티와 벨리니의 낭만주의 벨칸토 오페라에 길을 열어 준 작품입니다.
벨리니의 [몽유병자 여인] 역시 [도둑까치]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당대의 '세미세리아' 형식을 사용했습니다.
(La gazza ladra) - The Thieving Magpie
동물을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들이 더러 있다.
예를 들면 파스티에리의 '갈매기'(The Seagull), 야나체크의 '교활한 작은
암여우'(The Cunning Little Vixen),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황금 닭'(The Golden Cockrel),
그리고 로시니의 '도둑까치'(La gazza ladra: The Thieving Magpie)이다.
'도둑까치'는 오늘날 거의 공연되고 있지 않지만
서곡은 콘서트의 레퍼터리로서 자주 연주되고 있다.
'도둑까치'의 서곡은 작은 북의 뒷면에 향현(響絃: 철사줄)을
댄 스네어 드럼(Snare Drum)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도둑까치'는 오페라의 장르로 볼 때 멜로드라마 또는 오페라 세미세리아(Semiseria)로 구분된다.
오페라 세미세리아는 19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인기를 끌었던 오페라의 장르로서
오페라 부파와는 사촌간이지만 코미디적인 요소와 함께 파토스(비애)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것이 다르다.
그리고 오페라 세미세리아는 대체로 목가적인 세팅으로 구성된다.
세미세리아가 비극적인 오페라와 구별되는 것은 바쏘 부포의 등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바쏘 부포가 코믹한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오페라 세미세리아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도니체티의 '샤뮤니의 린다'(Linda di Chamounix),
그리고 로시니의 '도둑까치'이다.
벨리니의 '몽유병자'는 세미세리아의 요소를 갖추었으나 다만 바쏘 부포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세미세리아의 범주로 넣지 않고 있다.
니네타가 아버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이때 부르는 아리아가 참으로 아름답다.
전 2막의 '도둑까치'의 대본은 조반니 게라르디니(Giovanni Gherardini)가 프랑스의
바두앵 도비니(Badouin d'Aubigny)와 루이 샤를르 케니에즈(Louis-Charles Caigniez)가
공동으로 작성한 희곡 La pie voleuse(도둑까치)를 바탕으로 썼다.
도둑까치'는 1817년 5월 31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로시니는 이듬해인 1818년에 페사로에서 공연할 때에 음악을 일부 수정하였고 이어 1819년
나폴리의 테아트로 델 폰도(Teatro del Fonto), 1820년 나폴리의 테아트로 산 카를로,
1866년 파리에서 공연할 때에도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악보를 수정하였다.
리카르도 찬도나이(Riccardo Zandonai)는 1941년에 페사로에서 리바이벌할 때에
상당부분을 수정하여 마치 찬도나이의 '도둑까치'처럼 만들어 공연했다.
로시니의 스피디한 작곡은 유명하다. '도둑까치'도 예외가 아니었다.
라 스칼라 극장측은 로시니가 약속한 날짜에도 서곡조차 완성하지 않자
로시니를 어느 골방에 넣고 문을 잠그고 작곡을 독촉했다.
그리하여 서곡은 공연 바로 전날 완성될 수 있었다.
로시니는 골방에서 서곡을 작곡할 때에 악보 한장이 완성되면
그것을 창밖으로 내던졌고 그러면 창문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보가(카피스트)가
받아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재빨리 정사(整寫)했다고 한다.
1817년 '도둑까치'가 초연된 라 스칼라의 오디토리움
'도둑까치'의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화브리치오 빙라디토(Fabrizio Vingradito: B)는 부유한 농부이다.
그의 부인은 루치아(Lucia: MS)이며 아들인 자네토(Giannetto: T)는 군인이다.
귀엽고 아름다운 니네타(Ninetta: S)는 화브리치오 집에서 일하는 하녀이다.
그리고 레프란도 빌라벨라(Fernando Villabella: B-Bar)는 니네타의 아버지로 역시 군인이다.
마을의 시장은 고타르도(Gottardo: B)이며 젊은 농부인
피포(Pippo: Cont)는 화브리치오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조르지오(Giorgio: B)는 시장 집의 하인이다. 이밖에 행상인 이사코(Isacco: T),감옥의
간수인 안토니오(Antonio: T), 페르난도의 친구로서 군인인 에르네스토(Ernesto: B)가 나온다.
감옥에 갇힌 니네타가 기도하면서 부르는 아리아인 Deh, tu reggi in tal mememto 는
대단히 유명한 아리아이다. 소프라노 카바티나인 Di piacer mi balza cor와 테너 카바티나인
Vieni fra queste braccia 역시 아름답다. 이 카바티나는 벨리니의 '청교도'(I Puritani)에서
엘비라와 아르투로가 부르는 카발레타와 시작 가사가 똑같다.
모두들 루치아가 너무하다고 하면서 비난한다.
[제1막] 마을의 부유한 농부인 화브리치오는 부인 루치아와 함께 기분이 들떠 있다.
전쟁에 나갔던 아들 자네토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집의 예쁘고 착한 하녀인 니네타는 주인집 아들인 자네토와 사랑하는 사이이이다.
모두들 이들의 결혼을 찬성하지만 자네토의 어머니인 루치아만이 반대한다.
루치아는 얼마전 집에 있는 은수저가 없어진 것을 니네타의 잘못으로 돌리며 니네타를 구박한다.
드디어 자네토가 도착한다. 루치아는 기뻐서 아들 자네토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고 니네타는 파티 준비에 바쁘다.
잠시후 니네타의 아버지인 페르난도가 나타난다.
그도 역시 전쟁터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페르단도는 전선에서 비록 전우들을 위하는
일이었지만 상관인 대위와 싸웠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몰래 도망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딸 니네타를 만난 페르난도는 니네타에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은수저
세트를 팔아 돈을 마련해주면 도피생활을 하는데 쓰겠다고 말한다.
전쟁에서 돌아온 자네토를 환영하는 파티. 가싱턴 오페라 축제.
마을의 시장인 고타르도가 들어온다. 시장은 니네타를 유혹하여 어떻게 해보고 싶어한다.
니네타는 아버지가 어려운 상태에 있으므로 도와 달라고 말하지만 시장은
오히려 그것을 약점으로 잡아 니네타를 유혹코자 한다.
그때 시장의 보좌관이 탈영병을 체포하라는 영장을 가지고 와서 시장의 허락을 받고자 한다.
시장은 안경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영장의 내용을 읽지 못하고 대신 니네타에게 읽으라고 한다.
니네타가 보니 아버지 페르난도에 대한 내용이다.
니네타는 아버지와는 완전히 달리 생긴 사람의 모습을 읽어준다.
시장이 계속 니네타에 대하여 추근거리자 이를 숨어서 보고 있던 페르난도가
화가나서 시장과 한판 붙으려고 하다가 탈영병 신세이므로 참고 다시 숨는다.
세 사람이 자리를 뜨자 까치 한마리가 날아와서 루치아의 은스푼을 훔쳐간다.
병사들이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단도를 탈영병으로 체포코자 하고 있다.
니네타는 행상하는 이사코에게 아버지를 위해 자기 집에 간직하고 있던 은수저를 판다.
잠시 후 자네토와 다른 사람들이 돌아온다.
루치아는 은수저가 없어진 것을 보고 이번에는 분명히 도둑을 잡겠다고 다짐한다.
루치아는 시장에게 도둑을 잡아 달라고 부탁한다.
시장은 즉각 조사를 하면서 집안도둑은 사형에 처
비탄에 빠진 니네타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집의 은수저를 판 돈을 흘린다.
이윽고 행상인 이사코가 붙잡혀 온다.
이사코는 니네타로부터 산 은수저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고 하면서
다만 은수저에 F.V.라고 적혀 있다고 밝힌다.
F.V는 니네타의 아버지인 페르난도 빌라벨라(Fernando Villabella)의
이니셜도 되지만 화브리치오 빙그라디토(Fabrizio Vingradito)의 이니셜도 된다.
니네타는 아버지 페르단도의 부탁으로 자기 집안의 은수저를 팔았다는 얘기를 하지 못한다.
페르난도가 경찰이 쫓고 있는 탈영병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번 기회에 니네타의 콧대를 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당장 니네타를 체포하라고 지시한다.
[제2막] 니네타는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간수인 안토니오는 니네타를 측은하게 생각한다.
안토니오는 자네토가 면회오도록 연락한다. 니네타는 자네토에게 죄가 없다고 말한다.
자네토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떠난다. 잠시후 시장이 니네타를 찾아온다.
시장은 니네타에게 자기의 제안을 수락한다면 석방하겠다고 말한다.
니네타는 시장과 결혼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대답한다.
간수인 안토니오가 시장과 니네타의 얘기를 엿듣고 시장이 자리를 뜬 사이에
니네타에게 무슨 일이든지 할수 있는대로 돕겠다고 말한다.
니네타는 우선 아버지가 필요로 하는 돈을 마련하는 일이 걱정이다.
니네타는 같은 자기와 함께 화브리치오의 집에 하인으로 있는 피포를 불러
금십자가를 팔아 그 돈을 아버지와 약속한 지점인 밤나무 아래에 놓아 달라고 부탁한다.
시장이 니네타를 유혹코자 하지만 니네타는 차라리 죽겠다고 대답한다.
니네타가 재판을 받게 된다. 유죄판결을 받아 사형을 언도받는다.
이 소식을 들은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난도가 재판장으로 뛰어 들어와
항변코자 하지만 이미 늦었다. 페르난도 역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두 사람 모두가 사형에 처해질 운명이다.
페르난도의 군대 친구인 에르네스토가 이 마을을 급히 찾아온다.
에르네스토는 페르난도를 사면한다는 왕의 사면장을 가지고 왔다.
길에서 에르네스토는 피포를 만나 시장이 어디 있는지 길을 묻자 피포가 친절하게 가르켜준다.
에르네스토는 피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은전 한 닢을 준다.
그때 까치 한마리가 잽싸게 은전을 낚아채어 탑위로 날아간다.
피포와 에르네스토는 도둑까치를 쫓아간다.
니네토의 무죄가 입증되고 페르난도도 사면된다. 모두 행복하다.
음흉한 시장만 제외하고서...
니네타가 총살장에 끌려온다. 사형집행인이 니네타에게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으면 하라고 한다.
한편, 피포와 에르네스토는 탑위의 까치 집에서 잃어버린 루치아의 은스푼을 발견한다.
이들은 범인이 까치라고 소리치며 사형을 중지하라고 탑의 종을 울린다.
사람들은 두 사람이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니네타를 구해야 한다고 소리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총살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종소리가 총살을 집행하라는 신호로 알고 니네타를 향하여 총을 쏜다.
모두들 낙심하여 있는 중에 사형장에서 니네타가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간수인 안토니오의 배려로 공포탄이 장전되어 있었던 것이다.
모두들 기뻐한다. 에르네스토가 페르난도를 감옥에서 데려 나온다.
자네토는 사랑하는 니네타가 무사해서 기쁘다.
모두 행복한 중에 시장만이 예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