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여울 작가 서사시집 ‘논개의 길’
김여울 작가 서사시집 '논개의 길' 표지 @아시아뉴스전북=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전북=이두현 기자] 김여울 작가가 서사시집 ‘논개의 길’(도서출판 마음)을 냈다. 논개의 짧은 생애를 총 23장의 서사시로 풀어놓아 이해하기 쉽게 했다.
김 작가는 「여는 시」에서 “역사 속 한 여인의 몸으로 일깨운 애국 혼 작금 우리 민초들 논개의 자화상 가슴에 새기고 살아라”(- ‘논개의 고향’ 부분)라고 열어젖혔다.
논개의 관향은 신안 주씨이고 의암은 국가에서 내려진 사호다. 조부인 통정대부 용일이 전라도 장수현 임현내면 큰골마을에 들어와 서당을 열고 훈장을 지냈는데 아비 주달문도 대를 이어 훈장을 하던 중 인의현 서하면 봉정마을 박씨 규수를 맞아 혼인하여 대룡이란 아들을 낳아 길렀으나 15세에 요절했고 그 후 오랫동안 자식이 없다가 박씨 나이 사십이 넘어서야 낳은 게 ‘논개’이다.
김 작가는 논개란 이름의 뜻과 이름을 짓게 된 배경부터 펼쳐나간다.
논개가 예닐곱 살 적 이름 때문에 또래 아이들로부터 암캉아지라고 퍽도 놀림을 받게 되자 그의 어머니는 논개란 이름에 대한 깊은 사연을 딸에게 들려준다. 사당에 있던 아비 주 달문이 아내 박씨가 딸을 출산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육갑을 짚어보니 사갑술의 괘 ‘갑술년, 갑술월, 갑술일, 갑술시’여서 사주가 네 개의 개로 겹쳤으니 이는 장차 예사 아이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개를 낳았다고 생각하고 아비는 아기 이름을 ‘놓은 개’로 지었다. 그리고 ‘놓은 개! 놓은 개!’ 하고 부르다 보니 어느새 ‘논개’가 되기에 이르렀단다. 예서 ‘놓았다’는 말은 ‘낳았다’의 경상도 방언이고 사갑술의 ‘술’은 주역에서 말하는 십이지간 중 열한 번째 나오는 ‘개 술(戌)’자로 개를 뜻함을 독자들은 사전에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논개는 영특했다. 청백리 재상 황희 정승을 모시는 창계서원에서 책을 읽던 논개는 학동들이 장난치며 소란을 떨자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이 글을 써서 서당 벽에 붙여놓았다.
- 화고인부절(花高人不折); 꽃이 높으니 꺾지 못한다.
- 초성구난행(草盛拘난難行); 풀이 우거지니 개가 못 간다.
논개가 열네 살이 됐을 때 몸값을 두둑이 받은 작은아버지 주달무에 의해 임현내면 산내마을 김풍헌 댁 민며느리로 팔려 가는 처지가 됐다. 날짜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자 모녀는 건넛마을에서 첫닭울음 소리가 들려오는 시각에 옷가지 보퉁이를 옆구리에 꿰차고 발소리를 죽이며 사립을 나섰다. 억울한 혼인을 피하기 위해 논개의 외가가 있는 육십령 고개 너머 경상도 안의현 봉정마을로 야반도주를 결행한 것이다.
혼사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2년 동안 숨어 살다가 결국에 발각돼 장수 관아 형리들에게 붙잡혔다. 장수 관아에서 물 긷는 종으로 종살이를 하던 논개는 환갑을 턱밑에 둔 최경회 현감의 부실로 들어가게 된다.
왜적의 졸개들이 백성들을 분탕질한다는 소문을 듣고 최병회가 의병활동을 시작하자 조정에서는 그를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로 임명했기에 논개는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혈전 끝에 진주성이 함락되자 최경회는 책임을 지고 남강에 투신 자결했다.
승전한 왜적들은 관기들을 모아 칠석날에 승전 축하연을 벌이자 논개는 기생으로 위장해 들어가서 승전에 도취되어 있던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남강가의 바위에서 와락 껴안고 낙화하여 한 떨기 수중고혼이 되었다.
김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최경희 장군을 따라 진주성에 입성 용맹을 떨쳤던 장수의 의병들이 성이 함락하자 진주성을 탈출한 후 최경희 장군과 논개부인이 장렬하게 순국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의병들이 시신이라도 찾아 고향 땅에 묻어드려야겠다는 충정에 남강 일대를 수색하던 중 최경희 장군과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껴안고 죽은 논개부인의 시신을 찾았고 그들 장수고을 의병들은 장장 백오십리 길을 시신을 운구해서 안의현 서상면 방지마을에 이르러 주씨 문중과 장사지낼 것을 의논했으나 왜적의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거절을 당하자 당산 뒤쪽 골짜기에 고이 두분을 장사 지냈다”며 “이 일을 살아서 고향에 돌아온 의병들이 후손들에게 전해준 설화가 이어져 오던 끝에 근래 장수 관내 뜻있는 선각들의 열정이 모여 두 분의 묘소를 발견, 오늘에 이르렀다”고 했다.
김여울 작가는 동시, 수필, 동화, 수필, 문학평론 등 다양한 장르를 창작하고 있다. 1969년 《학원》 고교생소설공모에 「복코」 입선, 전북대 개교16주년 전국고교생문예작품현상모집에 소설 「문등이」 입선 등 학창시절부터 작가의 기질을 발휘했다. 전남일보(현 광주일보)신춘문예 소설,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에 당선됐다. 수상경력은 전북아동문학상, 장수군민의장문화장, 현대아동문학상, 전북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공무원문예대전 동시 우수상 등 화려하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아동문학회, 전북수필문학회, 전북시인협회, 전북소설가협회, 한국문학방송작가회, 장수문인협회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이두현 기자
-출처 : <아시아뉴스전북>,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