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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서,장항,서천,종천 스크랩 후쿠오카 가족 자유여행 3 (벳부와 유후인)
팝맨 추천 0 조회 186 09.02.26 15:53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둘쨋날 일정

 

- 06:23 하카다역 출발, 벳부역 08:31 도착 (特急ソニック1호)

- 벳부역 동쪽 출구에서 08 : 54 출발하는 오이타교통 버스편으로 다카사키야마(高崎山) 정류장(09:05 도착)에서 하차.

- 1시간 정도 관광 후 10 : 20 출발 버스편으로 벳부역에 도착하면 10 : 30.

- 벳부역 반대편 벳부역 서쪽 출구로 이동해서 10:35 출발 2번 버스나 10:45 출발 41번 버스로 우미지고쿠마에(海地獄前) 정류장에서 하차. 바다지옥 관람.

- 1시간 정도 관광하고 12:04 출발 2번 버스로 다시 벳부역.   (# 벳부 체재 시간 : 4시간 5분)

- 12:36 벳부역  출발. 유후인역 13:58 도착 (日豊本線(大分行き)  오이타(大分)에서 환승 久大本線(豊後森行き)

- 유후인 시내 관광. 마키바노이에 온천.   (# 유후인 체재 시간 : 3시간 9분 또는 4시간 26분)  

- 17:07 유후인역 출발. 하카다역 19:15(20:44) 도착 (特急ゆふいんの森6호)

 

 

 

 

실제적인 여행 첫날이다.

우리 부부도 부부지만, 가급적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게 하기 위해 일정을 다소 무리하게 짰다. 죽기 전에 여길 다시 또 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번 여행의 컨셉이 휴양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의 고생은 고생도 아니다. 극기 훈련이나 오지 탐험같이 일부러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정도를 고생이라고 한다면 세상을 어떻게 사나.

우리같이 한 곳을 베이스캠프로 잡고 인근 관광지를 왔다갔다하는 여행 패턴이 있고, 거치는 곳에서 숙박을 하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숙박을 하는 패턴도 있을 것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우리같이 언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비교적 저렴한 숙소를 고정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선 전자의 방법이 좋을 듯하다.

다섯 시에 일어나 아내와 아이들을 깨웠다. 아침잠이 많은 아이들에게 여행 떠나기 전 신신당부를 해서인지 집에서처럼 짜증을 내진 않지만, 그래도 벌떡 일어나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하기야 방학 때라고 최소한 아침 아홉시는 넘어야 일어나는 애들한테 다섯 시에 일어나라니... ^^

씻고 가방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하카다 역으로 향하는 중 편의점에 들러 아침거리로 샌드위치와 음료를 구입했다. 역에 도착해 어제 북큐슈레일패스로 예약해 놓은 지정석권을 가지고 플랫폼에 들어섰다. 일본 열차는 앞 차량 절반은 지정석, 뒤 절반은 자유석으로 운영된다. 북큐슈레일패스만 있으면 어딜 타도 괜찮은데, 이왕이면 확실히 앉아갈 수 있도록 지정석을 예약해 놓는 것이 좋다.

 

 

우리를 벳부까지 데려다 줄 열차는 특급 소닉 1호(特急ソニック1호)이다. 차량 외관이나 내부 시설이 나름대로 깔끔하고 멋있다. 우리로 치면 새마을호쯤 될까? 편의점에서 사온 샌드위치로 대충 아침을 때우곤 바로 낯선 거리 풍경에 빠져 들었다. 좁은 국토와 많은 인구, 그리고 넓은 산지. 그래서인지 일본은 1층집이 거의 안 보인다. 일제시대의 적산가옥이 그렇듯 대개 2층 목구조의 집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작게나마 정원을 가지고 있다. 정원이 마땅찮으면 하다못해 집 앞에 화분 몇 개라도 내 놓는다. 한국식 한옥과는 색깔을 달리하는 단아하고 정갈한 주거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1년만에 보는 이국적 정취에 빠져있다보니 어느새 벳부역에 도착했다.

 

 

벳부역 동쪽 출구에서 오이타교통 소속의 버스를 타고 다카사키야마(高崎山)로 향했다. 작년 이맘때 오사카에서도 경험했던 것인데, 일본의 버스는 장기간(대략 30초 이상 쯤?) 정차를 하면 반드시 시동을 끈다. 그런데 잠깐 끈다고 연료 소모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시동 모터나 전기계통의 고장이 유발되거나, 또는 시동시의 매연으로 큰 이익이 없을 것 같은데도 이들은 그렇게들 한다. 작년에도 이 점이 매우 궁금했는데, 귀국하는 날 숙소 사장님에게서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일본의 버스는 우리와는 달리 매우 큰 기업인데, 앞서 말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를 아끼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그렇게 한다고 한다. 나로선 좀 납득이 되지 않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일본에선 통하는 모양인데......

한 10분쯤 달렸을까? 운전석 위에 있는 전광판에 우리가 내릴 목적지가 씌어 있다.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시스템이다. 나 같은 외국인도 목적지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한자를 읽을 줄 알아야 하지만, 그런 시스템 자체만큼은 훌륭하다.

육교를 건너 원숭이 공원으로 향했다. 육교 난간에 원숭이 모양의 부조물을 만들어 놨다. 이게 바로 일본인의 특성이다. 뭐 하나라도 특징을 만들어 부각시키는......

날씨가 다소 추웠다. 피워 논 목탄 난로 주위에 원숭이들이 모여들어 불기를 쬔다.

 

 

 

한참 원숭이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원숭이 한 녀석이 한 관광객의 1회용 카메라를 낚아채서는 쏜살같이 도망갔다. 그러니까 조련사가 그걸 찾아줄 요량으로 원숭이를 달래는데, 그게 잘 안통하자 먹이를 뿌려대며 그 녀석을 회유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조련사에게서 먹이(아마도 콩이었던 듯)가 뿌려지자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던 수백 마리의 원숭이가 구름같이 몰려든다. 그 숫자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무섭기까지 하다. 관광객들 발도 여기저기 치며 달려온다. 혹시 이 녀석들이 이러다 사람 하나 붙잡고 집단 린치를 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될 정도이다.

아무튼 이런 걱정과 신기함으로 원숭이 떼에 정신을 놓고 있는데, 나와 아내, 딸의 다리 옆에 원숭이 한 마리가 웅크려 있는 게 보인다. 하도 신기해 카메라를 들이대니 그 녀석도 우리를 쳐다본다. 우리가 원숭이를 구경하는 건지, 원숭이가 우리를 구경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리를 쳐다보는 그 녀석의 표정이 하도 웃겨 우리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

 

 

 

한 시간 정도 구경을 하곤 다시 버스를 타고 벳부역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벳부역 서쪽 출구에서 가메노이교통 소속 버스를 타고 바다지옥을 향해 출발했다.

벳부는 지옥 순례 코스가 있는데, 아홉 개의 지옥이 인근에 산재해 있다. 실제 지옥은 아니고, 온천수를 바탕으로 여러 컨셉의 관광지를 만든 것이다. 우리는 그중 가장 유명한 바다지옥만 보고 오기로 했다.

바다 지옥에 도착하니 멀리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벌써 마음이 설렌다.

 

 

 

물이 상당히 뜨거워서 계란을 삶을 정도라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호흡이 가쁘다. 한쪽 귀퉁이에 식물원도 있는데 온천수를 이용해 여러 종류의 수련을 키우고 있다. 그리고 입구 옆에 족욕을 할 수 있는 족탕이 있는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하게 이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시간이 촉박해 그냥 나올 수밖에 없어 매우 아쉬웠다.

 

 

 

유후인으로 가는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바다지옥에서 한 시간 정도 구경한 후 다시 버스를 타고 벳부역으로 왔다. 그런데 점심은 먹어야겠는데 시간은 없고...... 그런데 마침 벳부역 앞 정면에 허름한 도시락집이 보인다. 진열된 도시락 샘플을 보고 하나씩 사들고는 서둘러 기차를 탔다. 염치 불구하고 기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었는데, 500~700엔 정도의 가격 대비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벳부에서 유후인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이타(大分)에서 한번 갈아 타야 한다. 벳부에서 오이타까지는 우리나라로 따지만 일종의 전철 개념의 열차를 타야 한다. 열차에 어떤 이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분당선, 안산선 등과 같이 선로명과 목적지로 열차를 구분해 승차해야 한다. 아마 초행자들은 개념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오이타에서 유후인까지 특급유후DX4호(特急ゆふDX4호)를 탔다. 노란색의 예쁜 열차였다. 이 열차에서 도시락을 먹었는데, 옆 사람이 계속 힐끗거려서 좀 미안했다. 하기야 밀폐된 공간에서 냄새를 피워댔으니 얼마나 고역이었겠는가. 우리로선 시간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좀 주의가 필요하다.

 

 

 

유후인역에 도착했다. 세 번째 사진이 킨린코 호수인데, 유후인역에서 긴린코 호수까지 휘~이 걸어갔다가 걸어오는 코스로 관광을 하면 적당하다. 길 양 옆으로 각종 기념품 가게와 식당 등이 있는데, 그 아기자기함이 여자들에겐 꽤나 흥미를 자아낼 만하다. 우리는 날씨가 춥고 다리가 아파서인지 아니면 여성 취향이 아닌지 기념품 가게 좀 들러보는것 말고는 큰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우스개소리로, 유후인을 여자+여자가 가면 5시간, 여자+남자가 가면 3시간, 남자+남자가 가면 체류시간이 1시간이라는 말이 있는데,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

당초에 유후인역 주변의 마키바노이에에서 온천을 하려고 계획했는데, 시간이 애매하고 다들 지쳐서인지, 결국 안하고 그냥 후쿠오카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 귀국하기 전에 한번은 하지 않겠냐는 포석이었는데, 이게 결국 마지막 기회였다. ㅠㅠ  온천 좋아하는 사람은 온천을 겸한 고급 료칸(여관)을 이용하기 위해 일부러 일본을 찾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우린 저렴한 온천도 한번 못했으니...... 쩝~~

 

 

 

나중에 얘길 들으니 우리가 일본에 있던 시기 우리나라는 무척 추웠다고 한다. 따뜻한 곳을 찾아 내려간 보람이 있긴 했지만, 여행하기에 적당한 날씨는 아니었다. 옷깃을 여미며 종종걸음으로 유후인 거리를 헤매던 우리는 서둘러 역으로 향했다. 우리가 탑승한 열차는 특급유후인노모리6호(特急ゆふいんの森6호)였다. 푸른 빛이 도는 짙은 초록색의 둥그런 모양의 열차인데, 그 위용이 대단하다. 일본의 열차는 각 노선마다 고유의 열차가 있는데, 열차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차내의 시설과 서비스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열차는 옛날 우리나라의 통일호 정도인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열차는 항공기 기내 서비스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이점도 일본의 특징이라면 특징일까......

열차 내에서 유후인의 한 빵집에서 산 소프트케?을 먹었는데, 질감이 부드럽고 혀에 살살 녹을 정도로 달콤하다. 아이들이 또 먹고 싶다고 해서 귀국할 때까지 여기저기 빵집을 기웃거려 보았지만, 결국 비슷한 맛을 찾진 못했다.

 

 

 


하카다역에 도착하니 배가 출출하다. 하카다역은 이웃된 건물들과 이어진 구조로 되어 있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니 각종 식당과 술집, 그리고 슈퍼마켓 등 없는 게 없을 정도이다. (저녁에 이 마켓에 가면 도시락을 싸게 살 수 있다. 일종의 일일 세일이랄 수 있겠다. 보관만 잘 할 수 있다면 다음날 아침 도시락을 저렴한 값에 미리 사 놓아 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다.)

식당가를 배회하던 우리는 한 라면집을 발견하고는 망설임없이 들어갔다. 약간 시니컬해 보이는 아가씨에게 주문을 하고 식당을 둘러보니, 역시 일본스럽다. 대개 혼자 먹는 사람들이고, 라면에 맥주를 곁들여 먹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혼자 식당에 가기를 꺼려하고, 그런 사람을 보면 소위 왕따 아니냐는 시각으로 쳐다보곤 한다. 그러나 일본은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둘 이상이 먹기보다는 혼자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식탁 모양과 배치도 우리와 다를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영역을 중시하는 일본과, 동류 의식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와의 문화적 차이가 식사 문화에도 나타나는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한 10분 기다리니 드디어 라면이 나왔다. 우리나라 기성품 라면과는 확연히 다르다. 기름이 둥둥 뜨는 게 우리나라 사람이 먹긴 매우 느끼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일본 라면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겠다. 김치만 추가된다면 더없이 훌륭한 메뉴일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

식성대로 주문한 네 종류의 라면을 먹어보며 ‘생각보다 괜찮은데~~’를 연발하며 맛있게 먹었다. 물론 그래도 우리나라 얼큰한 라면이 제일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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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2.26 16:35

    첫댓글 어제 저녁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따끈한 오뎅에 사케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지요..서천으로 내려가는 나를 위한 환송회라며~~ 그 술집에 가득 장식되어 있는 일본 소품들을 보면서 일본을 가고픈 맘이 불뚝 솟는 걸 느꼈지요...글을 읽으며 하반기 쯤 시간을 내 볼까 생각합니다..ㅎ

  • 09.02.26 22:13

    저도 시간만 있으면 일본에 꼭 다녀와 보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주위사람들이 일본에 간다고 하면 왜 가냐는 식으로 이야기 했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잘 개발된 관광자원 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대하는 친절함은 우리가 더 배워야 할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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