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가장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복음선교 |
저는 평소 선교나 교회 일에 관심없이 그냥 미사에만 습관적으로 참석하며 미지근한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3월 레지오에 입단하면서부터 믿지 않는 이들에게 주님 말씀을 전하는 일이 얼마나 시급하며 중요한 일인가를 깨달았습니다. 레지오 조직이 그리스도 신자라면 누구나 다 해야되는 일이라고 깨우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이 복음을 전하라"(마르 16, 15) 하신 예수님의 명령을 가슴에 새기며 가두선교에 참여하고 이웃과 낯선 이들에게 선교책을 전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교책은 저의 필수품이 되어 가까운 이웃부터 선교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희 아파트 16층에 사는 새댁 집에 아기도 한 번 볼겸 선교책을 한 권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대화를 해보니 생각보다 젊은 분이 불교에 심취해 있는 것 같아 주님께 맡기기로 하고 나오려는데 그때 마침 새댁의 친구가 찾아 왔습니다. 그들끼리 대화에 방해되지 않으려고 나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서 있다보니 그 집 신장 위에 두고 온 제 집의 열쇠가 생각났습니다. 곧 다시 그 집에 갔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그때 새댁이 친구에게 저를 천주교 신자라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새댁 친구는 평소 천주교에 관심은 있었으나 성당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혼자 가기도 싫고 해서 그냥 있었다고 했습니다. 얼른 이것이 기회다 싶어 관심을 보이는 그 친구에게 간단한 신앙대화와 예비자 입교일 그리고 선교책을 주면서 안내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자기소개서를 써주어 기쁘게 그 집을 나왔습니다. 우연히 갔던 그 집에 찾아온 손님을 인사시켜 주어 이렇게 입교시킬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합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그 동안 준비시켜 놓으셨나 봅니다. 작년 4월에 입교한 그분이 드디어 성탄절에 영세를 했습니다. 이처럼 한 분의 입교는 저에게 수많은 예비자를 입교시킬 수 있다는 동기와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저에게 선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은총의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 후 같은 아파트에 사는 냉담 중인 부인이 있었는데 신부님께 면담시키고 교적정리, 고해성사를 권유하며 새로운 신앙생활을 하도록 회두시켰습니다. 어느 날 그분과 천주교 얘길 하다보니 그 집 장부에게도 입교 권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직장 일로 너무 바빠서 시작은 하였으나, 교리에 결석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꾸준히 전화로 권면하며 교리반에 올 때마다 따라나와 지금은 열심히 교리 중입니다. 그리고 올해 2월 26일 입교일을 앞두고 3년 전부터 알게 된 어떤 친구에게 늘 성당에 갈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기에 수시로 성수도 떠다주고 성서도 사다주고 자주 전화도 하고 찾아가 기도도 해주고 여러 모로 성의를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마음을 열어 교리를 공부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권면한 결과 마침내 26일 입교했습니다. 저는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도 늘 가방에 넣어 다니는 선교책을 주면서 "가시는 동안 한 번 읽어보십시오." 하며 전하기도 하고 신앙대화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멀리 떨어진 대명동에 있는 성토마스성당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버스가 오랜 시간 오지 않아 차비는 좀 아까웠지만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목적지를 얘기하고 성호를 긋고 주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선교책을 꺼내 "기사님, 저는 천주교 신자인데 이 책 안에 천주교가 어떤 종교인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상세히 적혀 있으니 한 번 읽어보십시오." 하면서 언제나 겸손하신 성모님을 생각하면서 이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며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나름대로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듣고만 있던 기사 아저씨는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릴 때가 되자 좋은 말씀 너무 많이 해주어 감사하다며 택시비도 깎아 주었습니다. 사양했지만 그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에 고맙게 받은 후 "주님! 지금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한 저분을 당신께 맡깁니다." 하고 성당으로 갔습니다. 또 한번은 약속이 늦어져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기도를 한 후 기사님께 선교책을 전하면서 신앙대화를 이끌어 갔습니다. 30대 초반의 젊은 분이었는데 "저는 죄인입니다. 이제까지 너무 죄를 많이 지어서. 저같은 죄인도…" 하고 말 끝을 흐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모두 다 죄인입니다. 죄 안짓고 사는 사람 있습니까? 그렇지만 진정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청한다면 우리를 위해 죽으시기까지 한 주님께서 다 용서해 주시지 않으리 없습니다. 어서 회개하고 주님께 도움을 청하십시오." 하고 입교를 권유했습니다. 그분은 기꺼이 자기소개서를 써주면서 자기 부인과 통화해서 인도해 주길 원했습니다. 그 후 몇 차례 전화 통화를 하고 만나서 그 부인부터 먼저 입교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세속의 즐거움으로 너무 마음대로 산 남편도 주님께서는 사랑으로 이끄시어 지금은 너무 변화되어 부부가 열심히 교리 중에 있습니다. 이렇듯 제가 만난 분들을 주님께서는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시고 고집으로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변화시키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백화점 쇼핑을 갔을 때, 셔틀 버스 안에서 옆 자리에 앉은 아가씨에게 선교책을 주면서, 제가 천주교 신자되었음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얘기를 하다보니 자기도 신앙을 한 번 가져보고 싶다고 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써주고 입교일에 성당으로 인도해 주길 원했습니다. 여러 번의 전화 통화로 거리가 멀어도 우리 지산 본당으로 입교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멀어서 도저히 안되겠던지 가까운 곳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분과도 지금 계속 전화 통화 중이며 가까운 성당의 입교일에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이분 또한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며칠 전에는 저희 레지오 단원 7명이 주변 주택가 방문선교를 나섰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철통같이 문단속을 하고 있어 도무지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몇 군데 문을 연 집은 남자였습니다. 그러나 얘기할 기회를 주지 않아 선교책만 전하고 왔습니다. 어떤 집은 벨을 누르고 "지산 성당에서 나왔습니다. 선교책을 선사하고 싶으니 한 번 읽어보십시오." 했더니 문도 열지 않고 "가요!" 하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순간 눈물이 핑 돌고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릅니다. 이웃도 모르고 오직 내 집, 내 가족, 나만을 생각하며 대문보다 더 철통같이 닫힌 저들의 마음을 "주님! 활짝 열어 주십시오. 저들을 도와주십시오." 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실망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서 가는데 앞에 왠 아주머니가 오기에 선교책을 건네면서 "혹시 종교가 있으십니까?" 하고 물으니 개신교 신자라고 했습니다. 순간 개신교 신자라면 누구나 성모님에 대해 우상이니 하며 비난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이 분은 생각과 달리 천주교에 관심이 좀 있다며 책을 받은 후 자기소개서를 써 주었습니다. 그날 터덜터덜 힘 빠져 걸어오다가 만난 이 개신교 신자 아주머니 때문에 아팠던 제 마음이 조금은 가셔졌습니다. "주님, 용기 잃지 않고 힘내게 도와주세요." 하고 기도하면서 그날의 피로와 어려움조차 주님께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월요일은 저희 로사리오의 모후 쁘레시디움 주회날입니다. 신부님께서 훈화와 강복을 주신 후, 말씀 끝에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축복의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하신 그 말씀이 너무 좋았습니다. 집에 오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1005호 아저씨를 만났는데 그분에게 선교책도 드리고 신앙대화도 조금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뜻 결단을 못 내리신 것 같았습니다. 오늘 기회다 싶어 얘기하고 싶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긴 대화가 힘들 것 같아 인사만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그 댁으로 인터폰을 했습니다. 그분과 신앙대화 중 "축복의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했더니 너무 좋은 말이라며 감탄했습니다. 부인과 의논해 같이 성당에 나가겠다고 연락해 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천주교 안내책을 받는 분이 얼마 안 있어 마음의 문을 열도록 성령께서 역사하신다고 봅니다. "주님! 이렇듯 우리가 조금만 이웃에게 신앙 권유의 적극성을 띄면 주님 앞으로 얼마든지 올 수 있는 많은 영혼들이 있으니 우리를 통해 그들이 축복 받을 기회를 주십시오." 그 외에도 길을 가거나 버스를 타거나 기회만 닿으면, 아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저와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 선교책으로 구원의 진리를 전하도록 많이 안내해 주셨답니다. 평소에 내성적이고 말 주변도 없는 제가 이렇게 주님을 전하려고 할 때면, 어디선지 용기와 힘이 생기고 말을 하도록 주님께서 함께 일하심을 느낍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기에 십자가로써 고통과 죄악에서 헤매이는 영혼들을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주님을 영접하도록 저를 만나는 사람마다 기회를 만들어 주시고 구원의 말씀을 전하게 하십니다. 이렇게 우리가 일상으로 바치는「주님의 기도」내용 중 첫 기도인 "하느님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도록" 저는 날마다 간절히 간절히 기도하며 실천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미약한 저는 이 세상 끝날까지 복음을 전하며 주님을 증거하겠습니다. 형제자매 레지오 단원 여러분, 이렇듯 주님께서는 부족한 저를 통하여 많은 영혼 구원하는 데 동참하도록 하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이웃과 만나는 모든 이에게 알리고자 할 때, 주님께서는 힘 주시고 능력 주시고 많은 은총을 주십니다. 우리 모두 주님께 도움을 간절히 청하며 담대히 나아갑시다. 주님! 찬미 영광 받으소서! 이 선교책으로 전교할 수 있도록 책을 출판하신 저희 지산 본당 이판석 요셉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영육간의 건강을 빕니다. 그리고 오늘 부산 연산본당 레지오 형제자매님들 앞에 설 수 있도록 기회와 힘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한테 선교책을 받은 모든 분들이 언젠가는 주님을 찾을 수 있도록 그들에게 신앙의 은혜를 내려주실 줄 믿습니다. 레지오 교본 366쪽 이하에 지시한대로 이웃과 많은 영혼을 찾아갑시다. 그러면 그들 중에 우리를 기다리도록 주님께서 준비해 두신 분을 만납니다. 이것이야말로 선교로써 주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97. 7. 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