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1.24] 통영 나들이~
바다의 땅이라는 통영을 다녀갔다.
통영(統營)은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을 줄인 말로
선조37년(1604) 통제사 이경준이 두룡포(지금의 통영시)로
통제영을 옮기면서 이름을 얻게 되었는가 보다.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라 한 이는 미당이지만
바다의 땅에서는 그도 흔한 수식일 뿐이다.
작년 5월에 영면한 박경리 선생을 비롯, 통영의 바람이 낳은 이는 시인 김춘수 유치환,
극작가 유치진, 작곡가 윤이상, 화가 이한우와 전혁림에 이르기까지 헬 수 없다.
유난히 바람이 많았던 하루,
바람따라 통영의 사람 내음 쫓았다.
통영항구에서 충무김밥으로 허기 채우고
통영 사람들이 '동백로'라 말하는 산양일주도로를 돌아
박경리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고 전혁림 미술관을 관람한 후
아이들과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고 올 참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54E0C497FC69723)
통영항.
맑은 하늘 아래 통영항의 아침이 차분하다.
하지만 명절 앞두었으니 이내 왁자할 것이다.
저 멀리 언덕 위, 뭉게구름 아래 동피랑 마을의 골목 골목도
개구장이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로 시끌시끌할까.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54E0C497FC69724)
충무김밥집이 십여호 줄이은 항구,
김밥 기다리는 동안 어설픈 모형의 거북선이 반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154E0C497FC69825)
박경리 선생님 묘소.
선생, 하늘도 푸르던 작년(2008) 5월 타계하였더니
양지바른 고향의 품에서 영면하시었다.
시에서는 차츰 추모의 공원으로 단장할 참이라는데
내 마음에는 그저 저리 훤히 두어도 좋을 성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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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는 미륵(선생의 묘소는 통영의 미륵도 내
미륵산 자락에 모셔졌다)의 살핌 아래 놓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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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시야도 훤한 남쪽 바다의 너른 품을 가졌으니 말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4154E0C497FC69928)
양지 바른 곳의 묘소.
묘소 바로 아래 큰 펜션이 있고 이름하기를 양지펜션이라 하였으니
이곳이 참말 햇살이 가득한 곳인줄 알겠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5154E0C497FC69929)
산양일주도로에서 바라본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사람들이 '동백로'하고도 하고 '꿈길드라이브 육십리'라고도 하는
산양일주도로는 오른편으로 바다와 왼편으로 산이 내내 동행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54E0C497FC6992A)
미륵산 케이블카.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텐데
강풍으로 연이틀 운행을 하지 않아 아쉽게도 발길을 돌렸다.
처부모님의 통영 낙향으로 이제 통영 걸음 잦을테니 아쉬움은 없다.
통영은 장모님의 고향인데 통영에서 조그만 숙박업을 시작하신 것이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54E0C497FC69A2B)
전혁림 미술관.
전혁림(1916 生) 선생은 '바다의 화가'로 불리우는 통영의 살아있는 문화다.
일찌기 1945년에 김상옥, 윤이상, 김춘수, 유치환, 유치진님등과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하였으며
2003년에는 '전혁림미술관'을 개관하여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그림에 문외한으로 선생의 작품세계를 감히 평할 수 없으나
듣기로 '색채의 마술사'라는 수식이 있다하며
비전공, 비유학으로 일가를 이룬 추상미술의 대가라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154E0C497FC69A2C)
미술관 3층에서 바라본 하늘.
미술관과 뭉게구름 품은 하늘이 곱게 어우려졌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4154E0C497FC69A2D)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54E0C497FC69B2E)
미술관에 걸려있는 선생과 어느 어린이의 대화.
관람왔던 아이가 할아버지 화가와의 대화를 글로 옮긴 것인데
아이에게 그림에 대한 선생의 철학을 설명하는 자상한 모습이 절로 느껴져
우리 두 공주와도 함께 읽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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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땅, 통영.
작은 항구도시지만 묻어나는 문화와
예술의 향기는 실로 깊기만 한 곳.
가다 귀 기울이면 선율이 흐르고
가다 고개 들면 시가 노래하고
가다 걸음 멈추면 색채가 춤추는 곳.
동피랑서피랑 언덕배기의 모진 세월과
어물전 비릿한 갯내음의 억센 손길과
미니스커트 다방 아가씨의 콧소리도
그 바닷 바람 한껏 품은
음악과 시와 그림의 토닥임 앞에
이내 내일의 꿈이 되어 살고지는 곳.
그곳에서 만난 바람,
그곳에서 만난 사람,
내게도 깊은 울림되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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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기축년 새해 댁내 만복이 깃들길 기원합니다! 부산서 장모님 고향인 통영으로 낙향한 처부모님 덕에 앞으로 명절 마다 통영길이 잦게 되었네요. 차츰 이곳저곳 둘러볼까 합니다^^
뭉개![구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gif)
사진이 좋습니다^^.......애들 방학 끝나기전에 어디든 가야하는데.......(이번주말에 양양 쏠비치 가려고 예약했다가.....사정상 취소 하니까......스불 20% 깍고 돈 돌려주네요![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
그러네요^^ 곧 방학도 끝~ 그나마 애들과 어울릴 시간도 금새 지나가 버리는가 봅니다~
거의 집에는 않계시네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그래서 또 부럽고...따라와 주는 마님도 부럽고..^^;;...
어젠 집에 있었습니다. 옆지기 약속으로 외출한지라 애들 보았네요^^
통영의 사진이 따듯합니다. 가족이 함께 있어 그런가 봅니다. 잘 봤습니다.
당일 무척 바람 불고 추워 나들이로 별로였지만 하늘이 너무 높아 그럭 좋았답니다^^
통영 -거제도-외도-주산지...2박3일 다오면서 수녀님과 동행한 여행인지라 아쉬운 부분도 있었네요!!ㅎ 남쪽나라 좋아요. 통영사진자주 올려주세요.
주말엔 바람 탓에 외도행 배편도 모두 통제여서 많은 분들이 발길을 돌렸던가 봅니다. 차츰 이곳 저곳 둘러볼 참입니다^^
오호~ 조만간 통영에 갈 예정인데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제 고조부께서 마지막 208대 삼도수군통제사(홍남주)셨습니다. 얘들 데리고 조상의 발자취를 찾아서...
장군의 자손이시네요^^ 큰 교육의 걸음이 될 것입니다!!!
서울은 아직도 추운데 남쪽은 봄이왔군요....^^
봄은 무슨^^; 추워 혼났어요...ㅋㅋㅋ
가족들과의 좋은 여행...부럽습니다..^^
예^^ 설 잘 쉬고 가신거죠? 기축년 한 해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한 폭의 그림이군요.. ^^
통영이 작은 도시지만 그래서 좁지만 나름 아기자기 낭만이 있는 것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