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에 관한 시모음 3)
꽃말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분홍상사화 /김귀녀
잡풀 속에 핀
바람 탱글탱글한 햇볕아래
수심의 빛깔
애절하다
연분홍 그녀
하늘만 쳐다본다
눈물이 핑 돈다
상사화 /우공 이문조
지독한
그리움 앓아
길어진 모가지
얼마나
아팠으면
눈물 자국 자국마다
핏빛 저리 선연할까?
상사화 /은파 오애숙
희망참 주려했니 봄전령 되었던 넌
한여름 푸른 날개 보란듯 자랑하다
어느날 사라졌기에 이별초라 부르지
꽃대가 피기 전에 소멸 될 이유 대체
뭔지는 모르지만 만날 수 없는 이별
초록잎 품에 피련만 슬픔 삭여 피었누
세상사 슬픈 인생 있기에 당참으로
굳세게 승리하라 일깨워 주기위해
당당히 연분홍웃음 화사하게 웃는가
상사화 /나호열
하행선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회덕인터체인지에서
호남고속도로로 접어들어 논산, 익산, 고개 숙인 만경강
슬쩍 곁눈질하고 김제나 태인 그렇지 않으면 정읍에서
고창, 영광 쪽으로 빠져 이십칠 킬로 선운사 앞마당
사랑, 사랑 말들 많지만 전국 사랑을 볼 수 있다기에
동백꽃 지고 잎만 푸르른 날을 골랐네
봄이면 수줍은 듯 가녀린 이파리 몇 촉 올라오고 시들고
한참 뒤 그자리에 더 수줍은 꽃이 피어 무엇이 몸이고
마음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데 잎 지고 꽃 진 자리 서성거리는
한여름 늘어진 두 그림자 우리가 그런 사랑 아닌가 정말 아닌가
상사화 /이영지
내 목청 내가 듣는 이 깊은 숲에 들어
꽃길로 들고나도
입술이 부풀고도
못 막는
그리 그리움 벼랑끝의 꽃에는
분홍의 가슴이랑 촛불로 뜨는 날개
한 가닥 소리로 와
들으려 이 길로 와
숲으로 가는 길에는 그리움의
상사화
상사화 /소리새 박종흔
아름다운 꽃이라
말하지 마라
정열적인 자태라
미화도 마라
얼마나 힘든
이별의 아픔인지
슬픔인지
아무도 모른다.
모진 설움 견디고
긴 밤 지새며
잎새 기다리는
그리움으로 피운 꽃
가슴의 붉은 정열
꽃잎에 칠하고
수술에 맺힌
애 끓는 사랑의 절규
끝내 이루지 못한
잎새와의 만남
우리의 아픈 운명은
사랑이라 말하리.
상사화의 꿈 /안광수
산사에 울려 퍼지는
마음을 알리지 못하는
가련한 꽃이여
이곳에 와서 불공을 드리며
슬피 울던 너의 뒷모습
하늘이 내려앉아 있어요
하늘과 땅 얼룩지게 하는
얼굴을 보며 기뻐하는
그대는 누구인가요?
아픔 상처로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그대 모습을 그리며
나의 모든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상사화 /우공 이문조
힘찬 푸름으로
그 자리 굳게 지키더니
기어이 떠나버리고
네가 떠난 그 자리
예쁜 꽃 피었으니
살신성인
네 희생이 헛되진 않았구나
세상 불 밝힐 꽃 한 송이
피울 수 있다면
내 죽으도 아깝지 않으리.....
相思花 /濯纓 김병근金丙根
그대 향한
불꽃같은 사랑
하늘이
갈라놓은 運命인가요
오 無心한 神이시여
굽어보소서
숨결 같은 사랑
목숨 만 양 그리다가
血管 같은 꽃대궁
相思花 피웠나니
眞情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면
애타 듯
思慕의 情 九泉 寃鬼되리
오
一片丹心 이여
상사화 /김순자
백 년을 기다려
당신을 볼 수만 있다면
행복할 겁니다
사로스 주기가 돌아오면
해와 달은 뜨겁게 포옹하건만
난 당신을 마주할 수 없으니
내 가슴은 멍이 들어
붉은 피를 토합니다
집요하다 마셔요
당신을 기다리다 지쳐
떨어진 흉한 모습
임의 푸른 옷깃으로
조금만 가려 주신다면
정말 행복할 겁니다
*사로스주기;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상태로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는 주기.
상사화 /김순태
갈바람만 알고 있는 임 소식에
꽃잎마다 그리움 담고
낮은 담장 서성이는 애달픈 사랑
귀뚜라미 가는 시절 아쉬워 울어댈 때
연분홍 눈물 방울방울 품고
기다리는 고운 매
달빛에 박속같이 고운 살결 내비치며
임 향한 그리운 마음 담아
하늘 자락에 뿌려가며
토해내는 외로움
꽃 노을 지며 임이 오시려나
뭇별이 쏟아지면 길 찾아오시려나
선잠에 깨어난 붉은 입술 고운 매
밤새 울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청명한데
연분홍빛 윤슬은
임 마중의 눈물인가
야속하게도 임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갈바람에 꽃대만 흔들리는구나!
상사화 사랑 /홍대복
긴긴밤 잠 못 들고 애태우던 우리 사랑
별을 세며 고운 사랑 영원히 다짐했지
애달파라 지난날 우리들의 그 언약도
이제는 남남 되어 상사화 된 슬픈 사랑
못 건넌 애증의 강 겨울비만 내리고
검푸른 물결 위에 표류하는 조각배여
꼬깃꼬깃 구겨져 눈물 젖은 편지처럼
내 마음의 통나무집 안개비에 젖는다
상사화 /김연식
찬바람 불어오는
시월에 초입
때늦은 너의 모습
처량하여 애처롭다
그리움 사무쳐
새끼 가슴 끓어올라
꽃잎마저 붉게 물들어
가냘프게 떨고 있음에
마음마저 저리다
첫사랑 그리워
울다 울어
가슴 터져, 핏빛으로
물든 얼굴 애달프기 한이 없다
공허한 기다림
이룰 수 없는 사랑
어쩌면 좋을는지
살며시 남포등 놓고 가련다.
사랑 놓고 가련다.
상사화 /서봉석
情은 잎이 되어
푸름으로 고였으되
恨은 꽃이 되어
붉어 혼자 곱더이다
꾸밈도 고임도
제 각각이 아득해서
願된 보고픔
베어 문 찬바람에
옥다문 년
입술처럼
빈손으로 지는 정은
落葉으로 슬피 가고
잎 진 뒤 핀 꽃으로
줄래, 줄래
恨은 남아, 붉은
그냥 붉은
절대 혼절
일월로
함께 떴다 지면서도
相思花 된 해와 달이
色色 피우느라 시끄럽고
色色 지우느라 시끄러운
迷妄에 病든 法悅에
없는 바람에도
흔들흔들 뒤척이는
잎 그리는 어린 꽃이
連理枝연리지 한 가지로
同歸於盡동귀어진 비는 마음
새 빨간 꽃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