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예화
▣그것은 내 탓이요
한 마을에 그것도 서로 옆집에 너무도 다르게 살아가는 두 집이 있었다.
한 집은 오손도손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이에 그 옆집은 하루 멀다 하고 식구끼리 매일 다투고 살았다.
하루는 매일 다투다 못해 옆집에 다정하게 사는 집을 좀 본받기 위해 온 가족이 그 집을 방문하였다.
"저희는 가족끼리 하루 멀다 하고 서로 다투는데 어떻게 하면 이 집처럼 행복한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저희는 다툴 일이 없는데요"
마침 행복한 집의 딸이 방문 온 사람들을 대접하기 위해 과일을 담을 접시를 꺼내다가 그만 깨뜨리고 말았다.
"어머 죄송해요. 제가 그만 조심하지 못하고."
옆에 있던 엄마가 같이 유리 조각을 주워 담으며 말했다.
"아니다. 엄마가 하필이면 그런 곳에 접시를 두었구나."
엄마의 말을 듣던 아버지가 말했다.
"아니오, 내가 아까 보니까 접시를 둔 모양이 위태해서 위험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바로 두지를 못했소. 미안하오."
그 집을 방문했던 가족들은 그 집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는 그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났다.
"정말 행복은 가까이에 있군요. 저희는 그동안 나보다는 상대만을 탓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런 일이 없을 겁니다. 누구나 행복해지기 싫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 어차피 더러워 질텐데
영국의 소설가 스위프트(1667~1745)는 유복자로 태어나 백부의 손에 양육되었으며, 고전과 역사 공부를 많이 하여 정계에 야심을 품기도 했으나, 출생 때부터의 방랑벽과 인간 혐오증이 심하여 한때는 목사가 되기도 하고, 또 성당의 사제가 되기도 했으나 그 위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작품활동을 계속하였다.
그의 작품으로는 <걸리버 여행기>가 있다.
어느날 스위프트가 그의 하인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첫날은 호텔에서 묵고 그다음 날 아침 일찍 길을 떠나기 위해 하인에게 말했다.
"곧 아침을 먹고 또 길을 떠나야 하니까 지금 내 구두를 닦아 놓도록 해” 잠시 후 구두를 신으려고 하니까 구두가 닦이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아니, 구두를 닦으라니까 도대체 이게 뭐냐?"
그러나 하인은 씩 웃으며 말했다.
"주인님, 어차피 조금만 가면 곧 더러워질 텐데 닦으면 뭐 합니까?"
스위프트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무 말도 없이 떠날 준비를 서두르고 하인과 함께 식당으로 내려갔다.
스위프트는 지배인에게 뭔가를 부탁하더니 자리에 와서 앉았도 이내 스위프트의 식사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스위프트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자, 이제 출발하자."
"주인님, 저는 아직 밥을 먹지 못했는데요."
스위프트가 웃으며 말했다.
"그까짓 아침밥 같은 거 먹지 않으면 어떠냐. 밥을 먹어도 어차피 조금 있으면 또 배가 고플 텐데."
▣로댕의 조각<칼레의 시민들>
프랑스 북쪽의 칼레라는 조그만 도시에는 프랑스의 조각가 로댕이 만든<칼레의 시민들>이라는 조각이 세워져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백년전쟁을 치루고 있을 때 영국군이 칼레시를 공격하였으나 칼레의 시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맞서 싸우자, 공격은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영국 왕은 칼레시를 에워싸고는 시민들이 식량이 떨어져 항복할 때를 기다렸다. 몇 달이 지나고 성안의 식량이 떨어져 더는 이제 버틸 수 없게 되자 칼레의 시민들은 회의를 열었다.
"내일 아침 대표 한 사람을 보내 항복의 뜻을 전합시다."
영국 왕은 칼레시민 대표에게 항복의 뜻을 전해 듣고는 그들에게 식량을 주는 대가로 조건을 붙였다.
"그래 좋다. 너희들의 항복을 받아들인다. 대신에 조건이 있다. 너희들 모두를 살려주는 대신 시민 중 대표로 여섯 명을 뽑아 처형하겠다. 내일 아침까지 여섯 명을 성문 앞으로 내보내라." 왕의 말을 전해 들은 칼레시민들은 슬픔에 잠겼다. 그때 생피에르가 나섰다.
"내가 가겠습니다." 생피에르의 용기에 감명을 받아 서로 대표로 죽겠다고 나선 사람은 일곱 명이었다. 대표로 뽑을 사람은 여섯 명인데 공교롭게도 일곱 명이 나서자 한 명을 어떤 방법으로 빼야 할지 걱정이었다.
"내일 아침 성문 앞에 늦게 나오는 한 사람을 빼도록 합시다."
이튼날 아침 성문 앞에 여섯 명은 생피에르의 집에 가보았더니 이미 그는 목숨을 끊은 뒤였다.
그곳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죽음을 자원한 대표들의 용기가 행여 내가 살았으면 하는 생각 때문에 약해질까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니 그대들의 조국 사랑하는 마음이 변치 않길 바라오."
▣ 한 우아한 부인의 뒷모습
옷을 곱게 차려입은 한 부인이 일곱 살쯤 되어 보이는 아들의 손을 잡고 미술품 전시장에 관람하러 왔다. 부인의 모습이 어찌나 우아하던지 미술관에 온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부인은 아들과 함께 작품 한 점 한점을 천천히 감상하며 어떤 작품 앞에서는 미소를 짓기도 하고 또 어떤 작품 앞에서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는 모습이 부인의 기품을 더욱 자아내었다.
그런데 부인의 손을 잡고 있던 아들은 어찌나 짖궂던지 작품에 함부로 손을 대고 다녔다.
부인은 그럴 때마다 나직한 소리로 아들에게 말했다.
“얘야, 작품에 마구 손을 대면 안 돼요. 조용히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껴야 하는 거에요”
아이를 타이르는 부인의 태도에 많은 사람은 큰 감동을 하였다.
얼마 후 미술관에 있던 사람들이 점점 빠져나가고 부인과 그 아들 둘만이 남게 되었다.
아들이 도자기 진열대 앞에서 자기 머리 위에 있는 도자기에 손을 대자 재빨리 전시장을 둘러본 부인이 전시장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아들에게 무섭게 꾸짖었다.
"이 새끼야, 도자기가 떨어지면 대가리 깨진단 말이야 알았어?"
▣바보라고 놀림 받던 대통령
미국의 제23대 대통령 벤자민 해리슨(1833~1901)은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인디에나주의 법조계에서 활약하다가 188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지명되어 당선되었다.
벤자민 해리슨이 어렸을 때의 일이다.
동네 어귀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는데 해리슨이 나와서 함께 놀려고 하자 아이들이 해리슨에게 니켈로 된 큰 동전과 은으로 된 작은 동전을 두 개던지며 말했다.
"해리슨 여기 땅바닥에 동전 두 개가 있으니 네 마음대로 한 개만 주어 가져." 아이들의 말이 끝나자마자 해리슨은 니켈로 된 큰 동전을 재빠르게 주워들자 아이들은 '와'하고 웃으며 또다시 니켈로 된 큰 동전과 은으로 된 작은 동전 두 개를 던지며 해리슨에게 주워 가지라고 반복했다.
그때마다 해리슨은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되면서도 항상 니켈로 된 큰 동전을 주웠다.
그것을 보고 있던 한 할머니가 해리슨에게 말했다.
"얘야 해리슨! 너는 멀쩡한 애가 왜 그런 걸 모르냐? 네가 지금 집은 돈은 크기는 크더라도 돈 가치는 반밖에 되지 않는단다. 네가 주운 돈은 5센트이고 저건 10센트란다. 그런데 왜 5센트를 줍니? 그러니까 아이들이 너를 바보라고 놀리지 않느냐?"
그러자 해리슨이 할머니의 귀에 대고는 조용히 속삭였다.
"할머니 제가 저기 있는 10센트짜리를 주우면 아이들이 재미가 없으니까 이 짓을 안해요, 그러면 제가 손해잖아요."
▣두개의 촛불 중 하나를 끄고
어느 날 존 모레가 밤이 늦은 시간에 책을 읽고 있는데 웬 할머니가 그를 찾아왔다.
"잠시 뵙고 말씀드릴 것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들어오십시오."
존 모레는 할머니를 안으로 정중하게 맞았다.
"이곳에 편히 앉으세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계셨군요?"
"그렇습니다.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는지요?"
존 모레는 이야기하면서 켜 놓았던 두 개의 촛불 중 하나를 껐다. 할머니는 존 모레가 촛불 하나를 급히 끄는 것을 보고는 괜히 찾아왔구나 하는 심정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말씀드리기 뭣하지만, 선생님께서 기부금을 좀 내주셨으면 해서 찾아왔습니다." "기부금이요?"
"예, 실은 얼마 전 이곳에 세워진 학교가 재정난으로 학교 운영이 어려워져서 얼마가 되어도 좋으니 선생님께 기부금을 원조받기로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아져서 제가 찾아온 것입니다. 얼마가 되어도 좋으니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잘 알겠습니다. 수고가 많으시군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겠지요. 5만 달러면 되겠습니까?"
'아니, 5만 달러를요?"
"할머니께서 놀라시는 걸 보니 왜 액수가 적어서 그러세요?"
"아니요, 적다니요. 실은 아까 제가 방에 들어섰을 때 선생님께서 급히 촛불 하나를 끄시는 것을 보고 기부금을 내시기는 다 틀린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5만 달러나 내신다니 너무 기쁘고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존 모레는 빙그레 웃으며 할머니께 말했다.
"할머니, 글을 읽을 때는 촛불 두 개가 필요하지만 제가 할머니와 이야기할 때는 촛불 한 개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조금은 인색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제가 이처럼 절약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할머니께 5만 달러를 기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오늘은 내가 줄 돈이 없구나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인 루소는 '민약론' '에밀' 등의 대작을 많이 남겼다. 루소는 하루 종일 서재에서 보낼 때가 많았는데 해가 지는 오후에는 건강을 생각해서 가끔 산책 하곤 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루소가 산책하고 있는데 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다리를 저는 남루한 꼬마가 그를 불렀다.
"선생님, 한 푼만 주세요.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습니다.
루소는 그 꼬마가 가엾어 주머니에서 몇 푼을 꺼내어 건네주자 그 꼬마는 고맙다고 말을 하고는 이내 돌아섰다. 그 후부터 루소는 그 꼬마를 자주 만나게 되었고 그때마다 몇 푼의 돈을 주었고, 그 꼬마는 의례 루소를 만나면 돈을 받는 것으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루소와 꼬마가 여느 때처럼 또 만났으나 루소가 그 꼬마에게 돈을 주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으나 텅 빈 채 돈이 한 푼도 없었다.
"꼬마야, 안 됐구나. 오늘은 내가 돈이 없구나. 내일은 꼭 잊지 않고 돈을 주마." 그러나 그 꼬마는 무척 서운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루소는 생각했다.
"이러다가는 안 되겠구나. 저 꼬마가 나만을 믿고 다시 살아가려는 용기를 잃어버리고 단지 몇 푼의 돈만 의지하고 있구나. 그래 내가 저 꼬마에게 주는 몇 푼의 적선이 꼬마가 스스로 일어서려는 힘을 꺾고 있구나."
다음날 루소는 그 꼬마를 또 만났으나 돈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꼬마가 달려와 루소를 불렀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오늘은 잊지 않고 꼭 돈을 주시겠다고 하셨잖아요."
루소는 꼬마를 대하자 가슴이 아프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말했다.
"이제는 돈을 주지 않기로 했다. 오늘부터는 내가 너를 참사랑으로 대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란다. 내가 너에게 돈을 자꾸 주면 너는 그것을 믿고 나에게 의지하게 될 테고 그러면 너는 네 힘으로 장래를 위해 살아갈 힘을 잃지 않겠니?" 꼬마는 루소의 말을 듣고는 그저 힘없이 고개를 끄떡이고는 돌아서서 갔다.
▣잃어버린 양심과 다이아몬드
스페인의 왕 아라곤이 몇몇 신하들과 함께 민정 시찰을 나섰다. 한 보석상 앞을 지나가다가 문득 안을 들여다보니 정말 마음에 드는 보석이 눈에 띄었다.
왕은 신하들과 함께 가계 안으로 들어섰다.
왕은 보석상 주인에게 이것저것을 물으며 보석 하나를 매입하였고 잠시 후 신하들과 함께 보석 가게를 나셨다.
얼마를 걸었을까? 보석상 주인이 당황한 얼굴로 급히 따라와서는 말했다.
"폐하, 죄송하기 그지없나이다. 그런데 폐하가 다녀가시고 저희 보석 가게에서 제일 비싼 다이아몬드가 없어졌나이다."
왕은 그 말을 듣고 신하들과 함께 다시 보석상으로 되돌아갔다.
왕은 한참을 생각 끝에 보석상 주인에게 부탁했다.
"소금을 가득 채운 항아리 하나를 가져오시오."
보석상 주인은 곧 항아리를 가져왔다.
왕은 신하들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그대들은 한 사람씩 소금항아리 속에 손을 넣었다가 꺼내도록 하시오. "신하들이 왕의 명령대로 행한 후에 항아리의 소금을 쏟고 보니 과연 소금 속에서 다이아몬드가 나왔다.
왕은 관대하고 현명한 사람이어서 다이아몬드를 훔친 사람에게는 잘못을 뉘우치는 기회를 주고, 보석상 주인에게는 잃어버린 보석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언제 우나 기다려지기에
영국의 평론가이자 사상가인 칼라일은 신경이 매우 예민한 문인이었다. 그가살고 있는 마을이 점점 번잡해지자 그는 서재를 1층에서 2층으로 그리고 다시 2층에서 3층으로 옮겼다.
아마도 시끄러운 소리를 피해 자꾸 위로 옮겼으리라 생각된다. 지금도 런던에 있는 '칼라일의 집'에 찾아가 보면 서재가 맨 꼭대기 층에 사방이 두터운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날 아침, 칼라일은 수면 부족으로 눈이 몹시 충혈된 채 이웃집 부인을 찾아갔다. "실은 밤새 댁의 코오칭 새가 울어서, 간밤에 한숨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무슨 방법이 좀 없을까요?"
이웃집 부인이 의아한 듯 대답했다.
"그래요? 그렇지만 선생님 저의 집의 새는 밤에 서너 번 밖에 울지를 않는데요?“
"부인,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한번 울면은 다음에는 언제 또 우나 하고 기다려지기 때문에 도무지 잠을 청할 수가 없단 말입니다."
칼라일은 공리주의와 그리스도교로 인해 벌어진 빅토리아시대 사람들의 정신적 공백을 메워 한 세대의 예언자로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
▣ 내가 너를 업고 걸었기에
어떤 사람이 밤에 꿈을 꾸었다.
그는 꿈속에서 주님과 함께 바닷가를 걷고 있었다. 그의 마음은 기쁨에 차고 또 살아가는 것 또한 행복하였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그가 걸어온 날들이 혼자가 아닌 둘임이 분명하였다.
네 개의 발자국, 즉 두 사람의 발자국이 나란히 모래 위에 남겨져 있었다. 하나는 주님의 발자국 또 하나는 그의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의 인생에 고통이 시작되었다. 힘들고 괴로워서 견디어 내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막상 뒤를 돌아보니 같이 걸어오던 주님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그 혼자만의 발자국이 모래 위에 남아있었다.
이 사실은 그를 더욱 괴롭게 하여 그는 결국 주님께 물었다.
"주님, 주님께서는 따르기만 하면 항상 저와 함께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순간에는 왜 저를 버려두셨습니까?"
주님이 대답하였다.
"나의 귀하고 착한 아들아! 나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나는 너를 결코 버려둔 적이 없단다.
"그런데 왜 발자국이 한 사람 것이었나요?"
"그것은 네가 시련과 고통의 순간을 당할때에 내가 너를 업고 다녔기 때문이란다."
▣소녀는 죽었으나 약속은 남아있어
러시아 최대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가 어느 날 여행길에 올랐다. 그가 어느 시골집 앞을 지나가는데 어린 소녀가 톨스토이가 가지고 있는 가방을 갖고 싶다고 엄마를 조르더니 울음까지 터뜨리고 말았다.
이것을 본 톨스토이가 소녀에게 말했다.
"내가 지금 너에게 이 가방을 주고 싶으나 이 안에 든 것이 너무 많으니 내일 꼭 틀림없이 네게 이 가방을 선물하마. 그러니 울지 말고 있어라."
소녀는 노인의 상냥한 말에 이내 울음을 그치고 발그레하게 핀 얼굴로 미소 지었다. 사실 그 가방은 톨스토이에게는 선친이 남긴 귀한 유품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어린 소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음 날 그 소녀를 찾아갔다. 그런데 그 소녀의 집은 슬픔으로 꽉 차 있었다.
톨스토이는 그 집에 들어서며 소녀를 찾았다.
"어제 소녀와의 약속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소녀의 어머니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 아이는 제 딸아이인데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 아이가 그만 어제 죽고 말았답니다.
톨스토이는 소녀의 어머니에게 소녀의 묘까지 안내를 부탁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온 백합꽃이 수놓아진 가방을 무덤 앞에 바치고 엄숙히 기도를 올렸다.
소녀의 어머니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제 딸아이가 죽었으니 이 가방은 가지고 가세요."
"아니요, 따님은 죽었지만, 따님과의 약속은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 감자 한 자루씩 받은 왕자들
프랑스의 한 왕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 세 아들은 모두 용맹하고 똑똑하였다. 그러나 세 아들 중의 한 왕자에게 왕좌를 물려주어야 했으므로 왕은 무척 고심하고 있었다. 왕은 생각 끝에 감자 세 자루를 준비하여 아들 셋을 불러들였다.
"내가 너희들에게 각자 감자 한 자루씩을 줄 터이니 잘 보관했다가 앞으로 일 년 후에 내게 가지고 오노라. 일 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왕은 감자 자루를 가지고 오라고 세 아들에게 명했다.
첫째 왕자는 감자가 썩지 않도록 광 속에 잘 보관해 두었다가 그대로 가지고 왔다.
둘째 왕자는 감자 한 자루를 팔아서 돈으로 가지고 있다가 그 돈으로 감자 두 자루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셋째 왕자는 빈손으로 온 것이다.
왕이 물었다.
"셋째 너는 어이하여 빈손이고?"
셋째 왕자는 대답했다.
"예, 지금 저는 가지고 올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바마마 저와 함께 밖으로 나가셨으면 합니다."
밖으로 나와 본 왕과 첫째 둘째 왕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바마마께서 주신 감자로 이렇게 밭을 일구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잘 자라고 있으니 얼마 후에 감자를 수확하게 되면 이 모두를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신의 증서를 증거로 보이시오
미국의 남부에 노예제도가 있을 때의 일이다. 한 노예가 학대에 견디다 못해 도망치기를 결심하고 무작정 북쪽을 향해 도망치다가 그만 주인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이 사건은 재판에 부쳐졌다.
주인은 노예를 사들였을 때의 매매증서를 내보이며 이 노예가 자신의 것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각하해 버렸다.
이에 주인이 맞서고 나섰다.
"이 노예에 대해 매매증서 이외에 또 어떤 증거가 필요하다는 말입니까?"
판사가 말하기를
"노예가 사람이 아닌 물건이라면 그 매매증서만으로도 충분하오.
그러나 노예가 물건이 아닌 사람이므로 매매증서 말고 신(神)이 날인 한 신의 증서를 증거로 보이도록 하시오."
▣저는 제가 하던 일을 계속해서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학의 26대 총장인 닐 루딘스틴은 근면과 성실로써 그의 인생을 보낸 학자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두고 이렇게 말하였다.
"아니 어떻게 저 사람이 학장의 최고 위치인 하버드대의 총장이 될 수 있었지?"
닐 루딘스틴의 집 배경은 대대로 내려오는 하버드의 전통에는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했을뿐더러 그의 아버지는 유태계의 소련 인이었으며, 그의 어머니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식당 종업원이었다.
닐 루딘스틴은 그러한 그의 배경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학문을 위해서만 열심히 정진하여 모두가 우러러보는 총장이 되었다.
하루는 그의 어머니에게 사람들이 말했다.
"이제 아들이 그 유명한 하버드대의 총장이 되었으니 식당 일은 그만하셔도 되지 않습니까?"
그러자 어머니가 말했다.
"저는 아들이 더 높은 직책을 맡게 된다고 하더라도 제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출처] 좋은예화: 아름다운예화 재편(24)|작성자 선한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