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쓰기는 트로트가 되었다.
나의 원룸에서 베란다의 내가 키우는 귀여운 화분 옆을 지나서, 방충망을 뚫고 묵호역의 KTX를 타고, 양양 공항의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간다. 훨 훨 훨
나는 시공을 넘나드는 타임머신에 올라탄다.
어느새 쿠바의 노을지는 해변에 가있다.
또는 볼리비아에서 죽었던 체게바라의 밀림속에, 또는 백봉령에 뿌려져서 동해바다로 날아갔던 아버지의 뼛가루 속에, 또는 죽은 아내의 웃음 속에, 또는 내가 다녔던 동경대 야스다 강당의 연못 앞에, 또는 동경대 정문 아까몽 앞의 요조한 40 년전 내 방안에, 또는 내가 놀았던 필리핀 두마게티 야자나무 아래, 또는 두마게티에서 첫 외도를 했던 그녀의 가슴에, 또는 나와 싸웠던 묵호시내 날깡패새끼들과 술 마셨던 묵호역 앞의 포장 마차에, 또는 백혈병에 걸려 무균실에서 나를 향해 손 흔들던 딸아이의 얼굴에, 또는 스쿠바 다이빙을 하면서 아포섬의 아름다운 바닷속에, 또는 웅산의 재즈를 들으며, 또는 45 년전 첫경험의 묵호 시내 창녀촌의 그녀에게, 또는 묵호시내 깡패들과 싸우다가 삼거리 양복점 유리창을 박살내서 돈 주러 왔던 어린 엄마의 가냘픈 어깨위에, 또는 아버지와 바람 피웠던 근덕농고 음악선생의 향수 냄새 속에, 또는 10 월 유신에 산림청에서 짤려서 강릉 월대산 밑에서 닭키웠던 닭장 속에, 또는 아침마다 일어나서 머리맡에서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켰던 막걸리의 시큼한 냄새, 또는.....
때로는 사피엔스가 태어난 아프리카 밀림속으로, 때로는 박경리 토지 속의 평사리 마을에, 때로는 500 년 전 잉카 제국의 황제 아타우알파와 피사로 사이에, 때로는 내가 태어난 강릉시 옥계면 낙풍리 기와집 황토 마당 앞에, 때로는 스스로 멸망해 가는 사피엔스의 추악한 모습을, 때로는, 때로는.......
다시 돌아온다.
묵호노인회관 노래교실을 거치고, 진성의 눈내리는 안동역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