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10. 세탁기
한국에서 이사 올 때 가져온 세탁기가 고장이 났다.
그 때 아예 새로 사서 가지고 올 걸 그랬다. 냉장고와 TV는 새로 사서 가져왔는데 세탁기는 옛날부터 쓰던 통돌이를 그냥 가져왔다.
Milla가 한글로 된 세탁기를 사용할 줄 몰라서 거의 안 쓰다. 이불이나 커튼 등 큰 빨래가 있을 때 또는 손님이 와서 한꺼번에 빨래가 많이 생겼을 때는 내가 직접 버튼 조작을 해 준다.
한국 세탁기는 전 자동이므로 탈수까지 다 끝난 다음에 Milla가 그걸 줄에 널어 놓기만 하면 끝이다.
그런데 그게 고장이 났으니 큰 일이다.
평소에 잘 안 쓸 때 천으로 덮어 놓고 그 위에다 무겁고 날카로운 걸 올려 놓았던 모양이다. 전원이 콕 찍혀서 전혀 작동이 안 된다.
여기서 그걸 고친다는 것도 난감한 일이다.
우리 두 식구 빨래야 평소처럼 손으로 비벼 빨겠지만 언제까지 세탁기 없이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남편과 함께 SM Mall에도 가 보고 Robinson의 Handiman이나 Walt Mart의 Abenson에도 들려서 세탁기를 살펴 본다.
세탁기를 먼저 사 본 경험이 있는 P씨 부부가 우리를 위해 함께 골라주고 점검해 주고 깎아주고 조언 해 주어서 고맙다.
최신 트롬 세탁기도 있지만 통돌이처럼 생긴 세탁기도 한국에 비해 몹시 비싸다.
우리는 주로 한국 제품에만 눈이 간다. LG세탁기를 골랐다. 전 자동은 너무 비싼 데다가 그럴 필요가 없다.
가장 많이 나가는 게 반 자동이다. 작동도 아주 간편하다.
물과 세제를 넣고 타이머를 옆으로 돌리면 원하는 시간만큼 빨래가 돌고 나서 물이 빠진다.
두 번이나 세 번 필요한 만큼 헹구어 낸다. 그 다음 옆에 달린 탈수통에 빨래를 담고 탈수 타이머를 돌리면 그만큼 탈수가 된다.
모든 게 영어로 되어 있으니 Milla가 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밀라는 아주 좋아한다.
여기 살면서 이렇게 하나 둘 이곳 물건들에 길들여 진다.
첫댓글 외국에선 가전 기국가 망가저도
수리하는 데 한국과 달라서
어려운점이 참 많지요.
전자제품은 동물왕국 같지라…
중고는 대개 버리고 새것을 사는데…
외국에서의 일상생활이 고국에서와는 완연한 차이가 있군요
청주고33산오름에서 김재정친구가 유럽쪽에서 교환 교수시절이야기를 들려줄때가 있었는데 대단히 검소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