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3년 8월 1일(금)
들른 곳: 진주-진주성, 경상대, 경상대 빨래방
통영-미륵산, 용화사, 도남동
숙박: 거제도 찜질방
하동을 포기(ㅠ_ㅠ)하고 도착한 진주에선
고맙고 감사한 일이 많았습니다^^
우선 남해 금산서는
제 생각엔 이른 시간(5시 10분)임에도 불구
시내 버스가 끊어져
당황하던 차에
마침 차에 시동을 걸고 계시던
부부께 접근
부탁드렸더니
쾌히 터미널까지 태워주시더군요
그 분들이 진주분들이었습니다^^
다음 행선지를 물어보셨는데
만약 여수였음 아예 여수까지
태워주실 생각이셨더군요
이 분들의 다음 목적지는 향일암이었거든요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ㅠ_ㅠ
말씀을 들어보니
부부가 함께 산을 즐기시는 것 같아서
더없이 부러웠습니다^o^
진주에 도착해선
며칠동안 해결 못한 빨래 때문에
경상대쪽으로 새벽같이 갔는데
조깅하고 계시던 아주머니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죠
저 땜에 일부러 댁을 지나치시고
빨래방까지 데리고 가주셨는데
빨래방 문이 닫혀 있자 저보다 더 난감해하시더군요
아주머니 딸래미도 예전엔 저처럼
방학때마다 혼자 여행을 다니곤 했대요^^
동네 아주머니들께 빨래방 주인 아주머니가
서울에 가셔서 어차피 며칠동안은
문 열기 힘들다는 정보를 입수하시더니
곧 경상대 안에 빨래방이 있다는 걸 기억해내시고
안내해 주시더라구요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빨래방 문 여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경성대 근처에 있는 진주성에 갔었는데
산책하기 참 좋은 코스더군요
도착한 시간이 일러선지
입장료도 받지 않았구요^O^
빨래방에 빨래를 맡기고
기다리는 2시간 동안 편지를 썼는데
여행 중 간간이 보냈던 엽서랑은
느낌이 또 틀리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써 본 편지였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여행중에 못 먹었던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맛도 일품이고 가격도 저렴하고...
경상대 주변을 좀 돌아봤는데
대로변을 중심으로 골목 구석구석까지
앞다퉈 있는 상점과 음식점들...
경상대 앞은 정말 번화하더군요^^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빨래방이었는데
제 행색이 영락없는 여행자라 그런지
빨래방주인 아저씨께서 이것저것 물으시더라구요
당신께서도 여행을 참 좋아하신다며
제가 하동을 지나쳐온 걸 더 아쉬워하시더라구요
참 맛나게 얘기를 듣고
세탁비를 드리고 나오려는데
왠걸..안받으시겠다는 겁니다
여행하는데 돈 많이 든다고
예의 그 무뚝뚝한 경상도 말씨로
너무도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넘 감사해서
음료수 두개를 사서
하나는 아주머니 드리고
다른 하나는 아저씨 드리려는데
또 안받으시는 겁니다
"니 무라"
-이 말투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ㅠ_ㅠ
감동이죠
아무리 그래도 음료수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저...그냥 감사하다 머리 숙이고 나왔습니다
아저씨 몫으로 산 음료수를
홀짝거리면서
가슴 가득 넘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 품고
신나게 걸어가고 있는데
왠 오토바이 하나가 앞에 서는 겁니다
양말 한 짝이 눈 앞에 보이더군요
칠칠맞는 제가 빨래방에 놔두고 온 것을
아저씨께서 오토바이 몰고 달려와 전해 주신겁니다
ㅠ_ㅠ
이번 여행을 하며 느낀건
정말 누구 말처럼
꼭 많은 것을 미리 알아야
많은 것을 볼 수 있는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꼭 많은 것을 봐야 더 좋은 여행을 하는 것도 아니구요
때론 풍경에 취하고
때론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기도 했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사람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만난 사람과
나를 만난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여행의 즐거움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 한번 하고...혼자 아는 척 하는군요--;;)
여행 초반
배낭족 둘을 만났는데
한 친구가 제게 말을 걸더라구요
"어디 어디 다녀오셨어요?"
대답만 하고
휭 하니 걸어가버렸습니다
ㅠ_ㅠ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아쉬운지T_T
여하튼 진주는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했지만
그곳에선 만난 여러 분들 덕에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PS.진주 얘기에 취해서 통영은 그냥 지나가버리는군요--;;
통영선 미륵산 용화사에 갔었습니다
용화사를 찾다 길을 잘못 들어 헤맸던 기억이 아직도 나는군요 ^^
첫댓글 ^^ 마음이 따뜻해져요.
태클 같지만...경상대랍니다...기분나쁘시다면 죄송...여행다니시는게 무지 부럽네용^^
감사합니다...고쳐야겠네요...왜 그렇게 기억을 하고 있지? ^^;;
통영이라...제 고향이죠.용화사 말고도 좋은곳이 많은데..담에 시간이 된다면 다시 들려보시기 바랍니다.^^
숙박은 대체로 다 찜질방이네요~ ^^;; 저도 찜질방한번 가봐야 할텐데....
저도 통영인데..올 여름에는 직장땜에 가보지 못했군요.밤바다 너무 낭만적인데...도남일주도로 멋있고요.
진주라.. 논개가 생각 나는군요.
ㅎㅎ 찜질방에서의 숙박, 아주 좋은 생각이네요~ 민박하는것보다.. 즐거운 여행 계속되시길...*^^*
무작정 떠나서 고생도 하는 게 맛이겠져.....글에서 자유가 묻어나요....^^*
아~~~~~ 멋있는 여인!!! 글에서 정이 뚝뚝 떨어져요.. 가볍게님.. 넘 멋져멋져!! 담해엔.. 저도 멋있는 여행을 해야겠어요.. 여행하고 저도 꼭 가볍게님처럼 메죠님과 함께 할께요...